사모비비, 주도위지。 기불회귀? 왕사미고, 아심상비。
네 필의 말이 달리고 달리니 큰 길이 굽고 멀도다. 어찌 돌아감을 생각지 아니하리오마는 왕사를 견고히 아니할 수 없는지라
내 속상하고 슬프노라.
○賦也. 騑騑 行不止之貌. 周道 大路也. 倭遲 回遠之貌. 盬 不堅固也.
○此 勞使臣之詩也. 夫君之使臣 臣之事君 禮也. 故爲臣者 奔走於王事 特以盡其職分之所當爲而 已, 何敢自以爲勞哉. 然君之心則不敢以是
而自安也. 故 燕饗之際 敍其情而閔其勞. 言駕此四牡而出使於外 其道路之回遠如此 當是時 豈不思歸乎. 特以王事 不可以不堅固, 不
敢徇私以廢公, 是以 內顧而傷悲也. 臣勞於事而不自言, 君探其情而代之言, 上下之間 可謂各盡其道矣. 傳曰思歸者 私恩也. 靡盬者
公義也. 傷悲者 情思也. 無私恩 非孝子也. 無公義 非忠臣也. 君子 不以私害公, 不以家事辭王事. 范氏曰臣之事上也 必先公而後私
君之勞臣也 必先恩而後義.
○부라. 비비는 감에 그치지 않는 모양이라. 주도는 대로라. 위지는 빙빙 돌아서 먼 모양이라. 고는 견고하지 못함이라.
○이는 (인군이) 사신을 위로하는 시라. 무릇 인군이 신하를 부림과 신하가 인군을 섬김은 예라. 그러므로 신하된 자가 왕사에 분주할 적에 다
만 그 직분에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다해야 할 뿐이니, 어찌 감히 스스로 위로하리오. 그러나 인군의 마음은 곧 감히 이로써 스스로 편하지 못
하니라. 그러므로 연향의 즈음에 실정을 서술하고 그 노고를 민망히 여김이라. 말하기를, ‘이 네 필의 말을 멍에 하여 외방에 사신으로 보낼
적에 그 도로가 구불구불하고 멂이 이와 같으니 이때를 당하여 어찌 돌아가기를 생각지 않으리오마는 다만 왕사를 가히 견고히 아니할 수
없어서 감히 사사로움으로 공변됨을 폐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로써 안을 돌아봄에 속상하고 슬프노라.’고 하니라. 신하가 일에 대하여 수고로
워도 스스로 말하지 못하거늘 인군이 그 실정을 더듬어 대신하여 말하니, 상하의 사이에 가히 각각 그 도리를 다하였다고 이를 만하도다. 전
(毛傳)에 “돌아감을 생각하는 것은 사사로운 은혜이고,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은 공의이고, 속상하고 슬프다는 것은 인정의 생각이니, 사사로
운 은혜가 없으면 효자가 아니고, 공의가 없으면 충신이 아니라.(라 하고 箋에서는) 군자는 사사로움으로 공을 해치지 못하고, 집안일로 왕사
를 사양하지 못하니라.”고 하니라. 범씨는 “신하가 임금을 섬김은 반드시 공을 먼저하고 사사로움을 나중하고, 임금이 신하를 위로함은 반드
시 은혜를 먼저하고 의를 나중한다.”고 하니라.
사모비비, 탄탄락마, 기불회귀? 왕사미고, 불황계처。
네 필의 말이 달리고 달리니 성대한 낙마로다. 어찌 돌아감을 생각지 않으리오마는 왕사를 견고히 아니할 수 없는지라 쭈그리고
앉아 쉴 겨를조차 없노라.
○賦也. 嘽嘽 衆盛之貌. 白馬黑鬣曰駱. 遑 暇, 啓 跪, 處 居也.
○부라. 탄탄은 많고 성한 모양이라. 흰말이면서 검은 갈기가 있는 것을 낙이라 하니라. 황은 겨를이고, 계는 꿇어앉음이고, 처는 거함이라.
편편자추, 재비재하, 집우포허。 왕사미고, 불황장부호。
펄펄 나는 비둘기여, 날기도 하며 내려앉기도 하여 우북한 도토리나무에 모였도다. 왕사를 견고히 아니할 수 없는지라 아버지를
받들 겨를이 없노라.
○興也. 翩翩 飛貌. 鵻 夫不也, 今鵓鳩也. 凡鳥之短尾者 皆隹屬. 將 養也.
○翩翩者鵻 猶或飛或下, 而集於所安之處 今使人 乃勞苦於外而不遑養其父, 此君人者 所以不能自安, 而深以爲憂也. 范氏曰忠臣孝子之行
役 未嘗不念其親, 君之使臣 豈待其勞苦而自傷哉. 亦憂其憂 如己而已矣. 此 聖人所以感人心也.
○흥이라. 편편은 나는 모양이라. 추는 부불이니 지금의 발구(비둘기)라. 무릇 새 가운데 꼬리가 짧은 것은 다 추의 붙이라. 장은 기름이라.
○펄펄 나는 비둘기도 오히려 날기도 하고 내려앉기도 하며 편안한 곳에 모여들거늘, 이제 부림을 받은 사람이 이에 외지에서 노고만 하고 그 아
비를 봉양할 겨를이 없으니 이에 인군된 자가 능히 스스로 편안하지 못하여 깊이 근심이 된다고 하니라. 범씨는 “충신과 효자가 역을 감에 일
찍이 그 어버이를 생각지 않음이 없으니 인군이 신하를 부림에 어찌 그 노고를 기다려 스스로 속상해 하리오. 또한 그 근심을 근심함을 자기 몸
과 같이 할 뿐이니, 이는 성인이 인심을 느끼는 바라.
鵓 집비둘기 발
편편자추, 재비재지, 집우포기。 왕사미고, 불황장모。
펄펄 나는 비둘기여, 곧 날고 곧 내려앉아 우북한 구기자나무에 모였도다. 왕사를 견고히 아니할 수 없는지라 어머니를 받들
겨를이 없노라.
○興也. 杞 枸檵也.
○흥이라. 기는 구계(구기자나무)
가피사락, 재취침침。 기불회귀? 시용작가, 장모래심。
저 네 마리 낙마를 멍에 하여 달리기를 급히 하니 어찌 돌아감을 생각지 아니하리오. 이에 노래를 지어서 장차 어머니 받들 것
을 와서 고하노라.
○賦也. 駸駸 驟貌. 諗 告也. 以其不獲養父母之情而來告於君也. 非使人作是歌也, 設言其情而勞之耳. 獨言將母者 因上章之文也.
(四牡五章)
○부라. 침침은 달리는 모양이라. 심은 고함이라. 그 부모 봉양함을 얻지 못한 심정으로써 와서 인군에게 고함이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 노
래를 짓게 한 것이 아니고, 그 심정을 가설하여 위로함이라. 오직 어머니 봉양함을 말한 것은 윗장의 글로 인함이라. (사모5장이라)
四牡五章 章五句
按序 言此詩 所以勞使臣之來, 甚協詩意. 故 春秋傳 亦云而外傳 以爲章使臣之勤, 所謂使臣 雖叔孫之自稱, 亦正合其本事也. 但儀禮 又以爲上
下通用之樂, 疑亦本爲勞使臣而作, 其後 乃移以他用耳.
서를 살펴 보건데, ‘이 시는 사신이 온 것을 위로한 것이라.’ 하니 심히 시의 뜻에 맞느니라. 그러므로 『춘추좌전』(襄公四年篇)에 또한 이르고,
『한시외전(韓詩外傳)』에도 ‘사신의 근면함을 밝혔다.’ 하니 이른바 사신은 비록 숙손(魯나라의 叔孫豹, 곧 穆叔이 晉나라에 갔을 때)이 스스로
를 일컬은 것이나 또한 정히 그 본래 일에 합함이라. 다만 『의례』에 또한 상하로 통용되는 음악이라 하니, 아마도 또한 본래 사신을 위로하기
위해 지었다가 그 뒤에 이에 옮겨서 다른 데에도 쓴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