鹿鳴之什
采薇
采薇采薇!薇亦作止。 고사리 뜯고 뜯네 ! 고사리가 또 돋네.
曰歸曰歸!歲亦莫止。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올해도 저물었구나.
靡室靡家,玁狁之故; 가족도 없고 집도 없는 것. 흉노때문인데.
不遑啟居,玁狁之故。 앉아 쉴틈도 없는 것도 흉노때문이로다.
止 : 어조사. 문장 끝에 놓는 뜻없는 종결사.
玁 : 오랑캐 험. 오랑캐. 狁 : 오랑캐 윤. 오랑캐. 玁狁 : 흉노.
采薇采薇!薇亦柔止。 고사리 뜯고 뜯네 ! 고사리 또한 부드럽네.
曰歸曰歸!心亦憂止。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마음 또한 근심스럽구나.
憂心烈烈,載饑載渴; 근심으로 속이 타니 배고프고 목마른데.
我戍未定,靡使歸聘。 우리 수자리기간 기약없어 고향 찾아 안부를 물을 수도 없네.
采薇采薇!薇亦剛止。 고사리 뜯고 뜯네 ! 고사리 또한 쇠었네
曰歸曰歸!歲亦陽止。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 올해도 시월이구나.
王事靡盬,不遑啟處; 왕사 지엄하여 앉아 쉴 틈도 없고,
憂心孔疚,我行不來。 우울한 마음에 심한 병이 났으나 내 행역에서 돌아가지 못하네.
彼爾維何?維常之華。 저 화사한 것은 무엇인가? 아가위 꽃이네.
彼路斯何?君子之車。 저 길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장수의 융거라네.
戎車既駕,四牡業業; 융거가 가는데 말 네필이 씩씩하네.
豈敢定居,一月三捷。 어찌 감히 머물러 쉬리오. 한달에 세번은 이겨야지.
駕彼四牡,四牡騤騤; 수레에 맨 말 네필, 네필 말이 굳세네.
君子所依,小人所腓。 장수가 의지하고, 병사가 따라가는 바로다.
四牡翼翼,象弭魚服; 말 네필이 나란히 가는데, 상아장식 활과 물범가죽 활집이 있네.
豈不曰戒,玁狁孔棘。 어찌 하룬들 경계하지 않으랴. 흉노가 매우 급하도다.
騤 : 끌밋할 규/가마가 등에 있을 결/갈기 종. (말이) 끌밋하다. 미끈한 모양. (말이)강하다. 굳세다. 말이 시원하게 달리는 모양.
腓 : 장딴지 비. 장딴지. 다리베는 형벌. 피하다. 덮다. 앓다.
弭 : 활고자 미. 활고자(활짱머리에 있는 시위를 매는 곳) 각궁(소나 양의 뿔로 장식한 활). 활. 그치다. 잊다. 편안히 하다. 따르다. 드리우다. 좇다.
昔我往矣,楊柳依依; 지난 날 우리가 갈때엔 버들가지 늘어졌더니
今我來思,雨雪霏霏。 이제 우리 돌아올 때엔 눈이 펑펑 쏟아지네.
行道遲遲,載渴載饑; 가는 길이 멀고 멀어 목마르고 배고픈데,
我心傷悲,莫知我哀! 우리 마음 상하고 슬픈데도 우리 서러움 알아주지도 않네.
[註]
采薇采薇!薇亦作止。曰歸曰歸!歲亦莫止。靡室靡家,玁狁之故;不遑啟居,玁狁之故。
채미채미! 미역작지。 왈귀왈귀! 세역모지。 미실미가, 험윤지고; 불황계거, 험윤지고。
고사리를 뜯고 고사리를 뜯음이여, 고사리가 또한 싹터 나왔도다.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해가 또한 저물리로다. 처자도
없고 가정도 없음은 험윤 때문이며, 쭈그리고 앉아 쉴 겨를조차 없음은 험윤 때문이니라.
○興也, 薇 菜名. 作 生出地也. 莫 晩. 靡 無也. 玁狁 北狄也. 遑 暇. 啓 跪也.
○此 遣戍役之詩. 以其出戍之時, 采薇以食而念歸期之遠也. 故 爲其自言而以采薇 起興, 曰采薇采薇, 則薇亦作止矣. 曰歸曰歸, 則歲亦莫
止矣. 然 凡此所以使我, 舍其室家而不暇啓居者, 非上之人故. 爲是以苦我也 直以玁狁侵陵之故 有所不得已而然耳. 蓋敍其勤苦悲傷之
情, 而又風以義也.
程子曰毒民 不由其上 則人懷敵愾之心矣. 又曰古者 戍役兩朞而還, 今年春莫行, 明年夏代者至, 復留備秋 至過十一月而歸, 又明年中
春至春莫, 遣次戍者, 每秋與冬初, 兩番戍者 皆在疆圉, 如今之防秋也.
○흥이라. 미는 나물 이름이라. 작은 땅에서 나옴이라. 모는 저물음이고, 미는 없음이라. 험윤(周나라 때 匈奴를 이르던 말)은 북적이라. 황은
겨를이고, 계는 꿇어앉음이라.
○이는 수자리를 보내는 시라. 그 수자리에 나가는 때에 고사리를 뜯어 먹으며 돌아올 기약이 멂을 생각함이라. 그러므로 그 스스로 말하되
고사리를 뜯는 것으로 흥을 일으키면서 ‘고사리를 뜯고 고사리를 뜯으면 고사리가 또한 싹터 나왔고,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고 하면 해는
또한 저물 것이라. 그런데 무릇 이것이 나로 하여금 그 실가를 버리고 앉아서 쉴 겨를조차 없는 것은 윗사람의 연고가 아니고, 이로써 나를
괴롭히는 것은 다만 험윤이 침릉한 까닭으로 부득이해서 그런 것이라. 대개 그 수고롭고 슬픈 감정을 서술하고 또 의리로써 풍자함이라.
정자께서 “백성을 혹독하게 하는데 그 임금으로 말미암지 아니하면(『주역』 地水師괘에서 “剛中而應하고 行險而順하니 以此毒天下而
民이 從之”에 해당) 사람이 적개심을 품는다.”고 했고, 또한 “옛날에 수자리는 두 해를 부역하고 돌아오니 금년 봄 늦게야 떠나서 명년
여름에 교대하는 자가 이르면 다시 머물러 가을을(적의 침탈을) 대비하다가 11월이 지나 돌아오고 또 다음해 중춘에서 늦봄까지 다음
수자여름에는 아교가 풀어져서 활을 제대로 쓰기가 힘들다.리하는 자를 보내어 매양 가을과 겨울 초에 수자리를 교대하는 두 번들이 다
변방에 있으니 지금의 방추와 같다.”고 하니라.
圉 변방 어 * 防秋는 송나라 때의 수자리를 말하는 것으로, 北狄은 더위를 두려워하는 반면 추위를 잘 견디고, 또한 여름에는 아교가 풀어져서
활을 제대로 쓰기가 힘들기에 아교가 잘 꺾이기는(折膠) 가을에 궁노(弓弩)를 써서 싸움하기에 알맞은 시기로 보고 가을 겨울에 주로 침탈하였
다. 그러므로 변방에서는 매번 가을 겨울에 교대자들이 동시에 주둔하는 시기로 삼았다.
采薇采薇!薇亦柔止。曰歸曰歸!心亦憂止。憂心烈烈,載饑載渴;我戍未定,靡使歸聘。
채미채미! 미역유지。 왈귀왈귀 ! 심역우지。 우심열렬, 재기재갈; 아수미정, 미사귀빙。
고사리를 뜯고 고사리를 뜯음이여, 고사리가 또한 부드럽도다.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마음 또한 근심스럽도다. 근심하는 마
음에 속이 타서 배고프기도 하고 목마르기도 하노라. 우리 수자리일이 아직 끝나지 아니했으니 하여금 돌아가 안부를 묻지 못
하리로다.
○興也. 柔 始生而弱也. 烈烈 憂貌. 載 則也. 定 止. 聘 問也.
○言戍人念歸期之遠, 而憂勞之甚. 然 戍事未已, 則無人可使歸而問其室家之安否也.
○흥이라. 유는 처음 나와서 약함이라. 열렬은 근심하는 모양이라. 재는 ‘곧’이라. 정은 그침이고, 빙은 물음이라.
○말하기를, ‘수자리를 서는 사람이 돌아갈 기약이 멀어서 근심하는 괴로움이 심하나 수자리 일이 아직 끝나지 아니했으니 사람이 돌아가 그
실가의 안부를 물을 수 없으리라.’고 하니라.
采薇采薇!薇亦剛止。曰歸曰歸!歲亦陽止。王事靡盬,不遑啟處;憂心孔疚,我行不來。
채미채미! 미역강지。 왈귀왈귀! 세역양지。 왕사미고, 불황계처; 우심공구, 아행불래。
고사리를 뜯고 고사리를 뜯음이여, 고사리가 또한 쇠어졌도다.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해가 또한 시월이 되었도다. 왕사를 소
홀히 못하는지라 쭈그리고 앉아 쉴 겨를조차 없으니, 근심하는 마음이 심히 병 되었으나 내 행역에 나선 길, 돌아가지 못하니라.
○興也. 剛 旣成而剛也. 陽 十月也, 時純陰用事, 嫌於無陽. 故 名之曰陽月也. 孔 甚. 疚 病也. 來 歸也. 此 見士之竭力致死, 無還心也.
○흥이라. 강은 다 자라 억셈이라. 양은 시월이니, 이때의 순음이 권세를 부려(用事, 用權) 양이 없음을 의심함이라. 공은 심함이고, 구는 병이
라. 래는 돌아옴이라. 이는 군사들이 힘을 다하여 죽음에 이르더라도 돌아갈 마음이 없음을 나타냄이라.
彼爾維何?維常之華。彼路斯何?君子之車。戎車既駕,四牡業業;豈敢定居,一月三捷。
피이유하? 유상지화。 피로사하? 군자지거。 융거기가, 사모업업; 기감정거, 일월삼첩。
저 화사한 것은 무엇인고? 아가위 꽃이로다. 저 노거는 무엇인고? 군자의 수레로다. 융거를 이미 멍에 했으니 네 마리 수말이
씩씩하도다. 어찌 감히 편안히 거처하리오. 한 달에 세 번 이기리로다.
○興也. 爾 華盛貌. 常 常棣也. 路 戎車也. 君子 謂將帥也. 業業 壯也. 捷 勝也.
○彼爾然而盛者 常棣之華也. 彼路車者 君子之車也. 戎車旣駕而四牡盛矣, 則何敢以定居乎. 庶乎一月之間 三戰而三捷矣.
○흥이라. 이는 꽃이 성한 모양이라. 상은 상체라. 로는 융거라. 군자는 장수를 이름이라. 업업은 씩씩함이라. 첩은 이김이라.
○저 화사하면서 만발한 것은 아가위 꽃이고, 저 노거는 군자의 수레(秦風 제9편인 渭陽편에서 路車는 제후의 수레라 함)이고, 융거를 이미
멍에하고 네 마리 수컷 말이 씩씩하니 어찌 감히 편안히 거처할 것인가. 한 달 사이에 세 번 싸워 세 번 이기리라.
駕彼四牡,四牡騤騤;君子所依,小人所腓。四牡翼翼,象弭魚服;豈不曰戒,玁狁孔棘。
가피사모, 사모규규; 군자소의, 소인소비。 사모익익, 상미어복; 기불일계, 험윤공극。
저 네 마리 수말에 멍에 했으니 네 마리 수말이 굳세도다. 군자가 의지하는 바이고, 소인이 따라가는 바로다. 네 마리 수말이 나
란히 가니 상아 활 끝에 물범가죽 활집이로다. 어찌 날마다 경계하지 않으리오. 험윤이 매우 급하도다.
○賦也. 騤騤 强也. 依 猶乘也. 腓 猶芘也. 程子曰腓 隨動也, 如足之腓, 足動則隨而動也. 翼翼 行列整治之狀. 象弭 以象骨飾弓弰也.
魚 獸名, 似猪 東海有之. 其皮背上斑文 腹下純靑 可爲弓鞬矢服也. 戒 警, 棘 急也.
○言戎車者 將帥之所依乘. 戍役之所芘倚. 且其行列整治而器械精好如此, 豈不日相警戒乎. 玁狁之難 甚急, 誠不可以忘備也.
○부이라 규규는 강함이라. 의는 타는 것과 같으니라. 비는 비호함과 같으니라정자는 “비는 따라 움직임이니 발의 장딴지와 같아서 발이 움직
이면 따라서 움직인다.”고 하니라. 익익은 행렬이 정돈되고 다스려지는 모양이라. 상미는 코끼리뼈로 활 끝을 장식함이라. 어는 짐승 이름이
니, 돼지와 비슷하고 동해에 있으니 그 껍질의 등위에 얼룩무늬가 있고 배 아래에는 푸른색을 띠었으니 활집과 화살통을 만들 수 있느니라.
계는 경계함이고 극은 급함이라.
○융거는 장수가 의지하여 타는 바이고, 수자리 역을 사는 자들이 비호하고 의지하는 것이라. 또한 그 행렬이 정돈되고 다스려졌으며 기계가
정밀하고 아름다움이 이와 같으니 어찌 날로 서로 경계하지 아니 하겠는가. 험윤의 난이 매우 심하니 진실로 가히 대비를 잊어서는 아니 됨
을 말함이라.
芘 비호할 비, 덮을 비, 당아욱 비 弰 활고자 소, 활의 양 머리로 시위를 매는 곳 猪 돼지 저 鞬 동개 건, 활과 화살을 담아 등에 지는 물건.
昔我往矣,楊柳依依;今我來思,雨雪霏霏。行道遲遲,載渴載饑;我心傷悲,莫知我哀!
예전에 우리가 갈 때에 버드나무가 휘늘어졌더니 이제 우리가 돌아올 때엔 함박눈이 펄펄 내리도다. 가는 길이 멀고도 멀어 목
마르기도 하고 배고프기도 하노라. 우리 마음이 상하고 슬프거늘 우리 슬픔을 알아주지 아니하도다.
○賦也. 楊柳 蒲柳也. 霏霏 雪甚貌. 遲遲 長遠也.
○此章 又設爲役人, 預自道其歸時之事, 以見其勤勞之甚也. 程子曰此 皆極道其勞苦憂傷之情也, 上能察其情, 則雖勞而不怨, 雖憂而能勵矣.
范氏曰予於采薇, 見先王以人道使人, 後世則牛羊而已矣.
○부라. 양류는 포류라. 비비는 눈이 펑펑 내리는 모양이라. 지지는 길고 멂이라.
○이 장은 또 가설하여 부역 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미리 스스로 그 돌아올 때의 일을 말하여 그 근로의 심함을 나타냄이라. 정자는 “이는 다 그
노고와 근심하며 속상한 뜻을 지극히 말했으니 윗사람이 능히 그 정을 살피면 비록 수고로워도 원망하지 않고 비록 근심되어도 능히 힘쓸 것
이리라.”하고, 범씨는 “내가 채미편에서 선왕이 인도로써 사람 부림을 보았으니,후세에는 우양일 뿐이니라(소와 양처럼 대할 뿐이니라).”고 하
니라.
采薇六章 章 八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