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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古文學/破閑集

卷中 18. 昌華公李子淵

by 柳川 2019. 5. 14.

昌華公李子淵, 杖節南朝登潤州甘露寺。愛湖山勝致, 謂從行三老曰,

「爾宜審視山川樓觀形勢, 具載胸臆間, 毋失豪毛。」

舟師曰, 「謹聞命矣。」

及還朝與三老約曰,

「夫天地間凡有形者, 無不相似, 是以湘濱有九山相似, 行者疑焉, 河流九曲, 而南海亦有九折灣。由是觀之, 山形水勢之相賦也, 如人面目, 雖千殊萬異, 其中必有相髣髴者。況我東國去蓬萊山不遠, 山川淸秀甲於中朝萬萬, 則其形勝, 豈無與京口相近者乎? 汝宜以扁舟短棹, 泛泛然與鳧雁相浮沉, 無幽不至無遠不尋, 爲我相收當以十年爲期, 愼無欲速焉。」

三老曰, 「唯。」

凡六涉寒暑, 始得之於京城西湖邊, 走報公曰,

「旣得之矣。 三飱可返, 糞煩王趾一往觀焉。」

遂相與登臨之, 喜見眉鬚曰,

「且南朝甘露寺, 雖奇麗無比, 然但營構繪飾之工, 特勝耳, 至於天生地作自然之勢, 與此相去眞九牛之一毛也。」

卽捐金帛庀材瓦, 凡樓閣池臺之制度, 一倣中朝甘靈寺。 及斷手, 用題其額亦曰甘露。 指晝經營旣得宜, 萬像不鞭而自至。後詩僧惠素唱之, 而金侍中富軾斷之, 聞者皆和幾千餘篇, 遂成鉅集。

 

 

南朝 : 南宋.             勝致 : 좋은 경치.       臆 : 가슴 억/단술 의. 가슴. 가슴의 뼈. 흉골. 생각, 마음. 의도. 추량.

九牛一毛 : 말 아홉마리중의 털 하나라는 뜻으로 극히 보잘 것없는 존재. 많은 것 가운데 극히 적은 것.  출전 : 司馬遷의 <報任少卿書>

庀 : 다스릴 비. 다스리다. 갖추다. 덮다.          指晝 : → 指畫

 

 

창화공 이자연이 송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윤주의 감로사에 올랐다. 호수와 산의 좋은 경치를 사랑하여 수행하는 뱃사공 삼로에게 말했다. 

"그대는 마땅히 산천과 누각의 형세를 살펴 모두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할 것이오. 조금도 빠뜨리지 마시오."

뱃사공이 대답했다. "삼가 명을 받들겠습니다."

조국에 돌아와 삼로와 약속하였다.

"천지간에 모든 형체가 있는 것은 서로 비슷한 것이 없을 수 없소. 그리하여 상수 가의 아홉개의 산이 서로 비슷하여 지나가는 사람이 의심하였고 황하의 흐름에 아홉구비가 있는데 남해에도 또한 아홉번 꺾인 물굽이가 있소.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산수의 형세가 타고난 모습이 사람의 얼굴과 같이 비록 모두 다르다 할지라도 그 가운데 반드시 서로 비슷한 점이 있는 것이오.  하물며 우리나라에 가면 봉래산이 멀지 않고 중국보다 만만배 더 산천이 맑고 수려하여 그 형세가 뛰어나니 어찌 경구와 더불어 서로 가까운 점이 없겠는가?  그대는 마땅히 조각배를 타고 오리, 기러기와 함께 둥둥 떠 다니며 깊다고 가지 않거나 멀다고 찾아가지 않은 일 없도록 하고 나를 위해 10년을 기한으로 하여 찾도록 하되 부디 서두르지 마시오."  

뱃사공이, "예." 하고 대답했다.

 

모두 여섯 번의 추위와 더위를 지내고서야  비로소 서울 서호 주변에서 그러한 곳을 발견하고는 공에게 달려가 알렸다. 

"그러한 곳을 찾았습니다. 세 끼 먹을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으니, 번거롭지만 발걸음을 하시어 한번 가서 보시지요."

이에 서로 함께 올라가 보고는 기뻐하며 노인을 보며 말했다.

"남조의 감로사가 비록 경치의 빼어남이  비할 바 없다 할지라도 그러나  다만 건물을 짓고 그림을 그려 꾸미는 기법이 특별히 뛰어날 뿐이고 하늘과 땅이 만들어낸 자연적인 형세에 이르러서는 이와는 차이가 있으니 참으로 구우일모와 같이 보잘 것 없는 것이다." 

즉시 금과 비단을 내어 목재와 기와를 준비하고 누각과 연못, 누대의 체계는 송나라 감로사를 일체 모방하도록 하였다. 

일이 끝나자 그 편액 역시 감로라 지었다. 계획과 경영이 적절하여 모든 모습이 재촉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졌다.

후에 시승 혜소가 노래하고 시중 김부식이 끝맺음하니 듣는 자가 모두 화답하여 수천여편이 되었고 마침내 큰 문집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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