碩鼠
金 時習
碩鼠復碩鼠 無食我場粟。 큰 쥐야, 큰 쥐야, 우리 마당의 곡식을 먹지 마라.
三歲已慣汝, 則莫我肯穀。 너를 안지 이미 3년인데, 내가 먹고살게 해주지 않는구나.
逝將去汝土, 適彼娛樂國。 이제 너의 땅을 떠나. 저 즐거운 나라로 가리라.
碩鼠復碩鼠, 有牙如利刃。 큰 쥐야, 큰 쥐야, 예리한 칼날 같은 어금니가 있어
旣害我耘耔, 又囓我車軔。 이미 내 농사를 망쳐 놓고도, 내 수레바퀴 굄목마저 먹어
使我不得行, 亦復不得進。 내가 가지도 못하고, 또 다시 나아가지도 없게 하는구나.
碩鼠復碩鼠, 有聲常喞喞。 큰 쥐야, 큰 쥐야, 소리도 늘 찍찍거리면서.
佞言巧害人, 使人心怵怵。 간사한 말로 교묘하게 사람을 해쳐, 사람의 마음을 두렵게 하네
安得不仁貓, 一捕無有孑。 어디서 사나운 고양이를 얻어, 한 번에 잡아 씨도 없게 할까?
碩鼠一產兒, 乳哺滿我屋。 큰 쥐가 한 번 새끼를 낳으면, 젖먹이 새끼들이 내 집에 가득하리
我非永某氏, 付之張湯獄。 나는 영모씨가 아니니, 장탕의 감옥에 너를 넣고서는
塡汝深窟穴, 使之滅蹤跡。 너의 깊은 소굴을 메워 버려, 너의 흔적조차 없애리라.
囓 : 물 설. 齧과 同字. 물다. 깨묾. 물어뜯다. 씹음. 벌레가 먹다. 이를 갈다. 切齒함. 먹다. 침식하다. 흠, 결함. 다북쑥. 苦菫.
怵 : 두려워할 출/꾈 술. 두려워하다. 슬퍼하다. 가엽게 여기다. 달리다. 분주하다. [술]꾀다. 유혹하다.
☞永某氏之鼠
柳宗元의 三戒에 나온다. 어느 집의 주인이 쥐를 잡으면 안 된다는 금기를 지키고 살고 있었다. 그는 쥐띠이기 때문에 쥐를 잡지 않았던
것이다. 집안에 있는 쥐들은 온갖 나쁜 짓을 자행했는데, 그 집주인이 이사를 가고, 새로 온 집주인은 쥐들이 설치는 것을 보고 하나도 남
김없이 잡아 버린다. 原文은 三戒 參照.
☞ 張湯之獄 :
張湯,杜陵人也。父為長安丞,出,湯為兒守舍。還,鼠盜肉,父怨,笞湯。湯掘熏得鼠及余肉,劾鼠掠治,傳爰書,訊鞫論報,並取鼠與肉,具獄磔堂下。父見之,視文辭如老獄吏,大驚,遂使書獄。
<史記 卷第122. 酷吏列傳 張湯傳>
磔 : 찢을 책. 찢다. 가름. 형벌의 이름. 시체를 거리에 버리는 형벌, 팔다리를 찢어 죽이는 형벌. 제사지내다. 서법(書法)의 하나. 파임[ㄟ].
金時習 (1435 ~ 1493)
김시습은 세조가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자 세상을 버리고 한평생을 괴행을 일삼으며 살다 간 생육신의 한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이름이 높아 5세때 세종이 보고자 하여 대궐에 들어갔다.
그 때 지신사(知申事 : 도승지의 별칭) 박이창(朴以昌)이 무릎에 올려앉히고 물었다.
"동자의 학문은 흰 학이 창공에서 나는 것 같다지?"
그러자 시습소년은 바로 답했다.
"성상의 덕은 황룡이 벽해에서 꿈틀거리는 것 같습니다."
이를 전해 들은 세종이 재주를 아껴 후일 크게 쓰리라 생각하며 만나지 않고 비단 50필을 상으로 하사했다.
세조가 찬탈한 이듬해 서울에서 상왕(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같이 일을 도모하던 김질이 장인 정창손에 알려 그 주동자 6명을 긴급 체포, 참형에 처했는데 이를 사육신이라 한다.
그 시신은 역적의 시신이라 하여 죄에 연루되길 꺼려 아무도 손을 못대었는데 김시습이 모두 수습하였다.
단종이 세상을 떠난 후 김시습은 충격을 받아 미친 사람처럼 세상을 떠돌다 불교에 입문하여 중아닌 중노릇을 하다 세조의 부름도 일체 거절하고 행방을 감추고 살았다. 유작으로 <매월당집>,<금오신화>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