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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書/論語

憲問。第十四。1. 憲問恥, ~ 5. 有德者 必有言,

by 柳川 2020. 1. 10.

胡氏曰, 「此篇 疑原憲所記。 凡四十七章。」

 

호씨가 말했다. "이 편은 아마 원헌이 기록한 것일 것이다. 모두 47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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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1章

 

憲問恥, 子曰, 「邦有道穀, 邦無道穀 恥也。」

 

 

원헌(原憲)이 부끄러운 일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에 도가 있을 때 녹봉(祿俸)만 받고,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녹봉을 받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原憲]

 

原憲字子思. 子思問恥. 孔子曰, 「國有道, 谷. 國無道, 谷, 恥也.」 子思曰, 「克伐怨欲不行焉, 可以爲仁乎?」孔子曰:「可以爲難矣, 仁則吾弗知也.」
孔子卒, 原憲遂亡在草澤中. 子貢相衛, 而結駟連騎, 排藜藿入窮閻, 過謝原憲. 憲攝敝衣冠見子貢. 子貢恥之, 曰, 「夫子豈病乎?」  原憲曰,  「吾聞之, 無財者謂之貧, 學道而不能行者謂之病. 若憲, 貧也, 非病也.」 子貢慚, 不懌而去, 終身恥其言之過也.  <史記 仲尼弟子列傳>

 

藿 : 콩잎 곽. 콩잎, 쥐눈이콩. 곽향. 순형과(脣形科)의 한해살이 약초. 낙화가 깔리다. 꽃잎이 떨어져 깔리는 모양. 미역. 

閻 : 이문 염. 이문(里門). 한길, 번화한 거리. 마을. 열다. 문을 엶. 권하다. 강요함. 예쁘다. 아름다움. 옷이 긴 모양. 

 

 

原憲居魯,環堵之室,茨以蒿萊,蓬戶甕牖,桷桑而無樞,上漏下濕,匡坐而絃歌。子貢乘肥馬,衣輕裘,中紺而表素,軒不容巷,而往見之。原憲楮冠黎杖而應門,正冠則纓絶,振襟則肘見,納履則踵決。

子貢曰:「嘻!先生何病也!」

原憲仰而應之曰:「憲聞之:無財之謂貧,學而不能行之謂病。憲、貧也,非病也。若夫希世而行,比周而友,學以爲人,敎以爲己,仁義之匿,車馬之飾,衣裘之麗,憲不忍爲之也。」

子貢逡巡,面有慚色,不辭而去。原憲乃徐步曳杖,歌商頌而反,聲淪於天地,如出金石。天子不得而臣也,諸侯不得而友也。故養身者忘家,養志者忘身,身且不愛,孰能忝之。

詩曰:「我心匪石,不可轉也;我心匪席,不可卷也。」     <莊子 讓王章>

 

桷 : 서까래 각.     紺 : 감색 감. 감색.   楮 : 닥나무 저. 닥나무. 종이. 돈, 지폐.     肘 : 팔꿈치 주. 팔꿈치. (팔을 잡고)말리다.

逡 : 뒷걸음칠 준/빠를 준. 뒷걸음치다. 퇴각함. 차례가 있다. 토끼의 이름. 빠르다.

 

원헌이 노나라에 살았을 때, 집은 매우 옹색하여 지붕에는 풀이 자라고, 쑥대로 문을 옹기로 창을 만들어 두었고, 서까래는 뽕나무로 하고 문에 지도리도 없어, 위는 새고 아래는 습기로 눅눅했으나, 바로 앉아 비파의 현을 타면 노래를 불렀다.

자공이 살찐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가벼운 가죽옷에 수레 안은 감색 겉에는 흰색 으로 꾸몄었다. 그러나 수레가 커서 골목에는 들어올 수가 없어  걸어서 원헌을 만났다. 

원헌은 닥나무로 만든 갓에 명아주대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문에 나와 자공을 맞았다. (그런데 그 모습이 얼마나 초라했던지) 갓을 바로 쓰면 갓끈이 끊어지고 옷깃을 여미면 팔꿈치가 드러나며 신을 바로 신으면 뒤축이 찢어질 지경이었다. 

자공이 이를 보고 “오호! 선생께서 어디 아프십니까?”라고 물었다.

원헌이 올려다보고 말하기를 “내가 듣기로 재산이 없는 것이 가난이라고 이르고, 배우고도 능히 행하지 못함을 병이라 하였소. 나는 가난하지 병은 아니요. 세상의 평판을 바라며 행동하고, 친한 자를 모아 붕당을 만들며. 남에게 보이기 위해 학문을 하고 남을 가르쳐 자신의 이익을 꾀하며, 인의를 내세우며 악을 행하고 수레나 말에 치장이나 일삼으며 옷을 화려하게 입는 일. 나는 이런 짓을 차마 할 수 없소.” 

이 말에 자공은 머뭇거리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다가 인사도 하지 못하고 가버렸다.

원헌은 이에 지팡이를 끌며 서서히 걸으며 상송편을 노래하며 돌아섰는데, 그 소리가 천지에 잠겨 들었고 마치 금석의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같았다. 천자도 신하로 삼을 수 없고, 제후도 벗을 삼을 수 없다. 그래 몸을 기르는 것에 집을 잊고, 뜻을 기르는 것에 몸도 잊어 몸조차 사랑하지 않으니 무엇으로 욕되게 할 수 있겠는가?

시경(國風/邶風/柏舟)에 가로되, 내 마음이 돌이 아니니 구르게 할 수 없으리라. 내 마음이 돗자리가 아니니 돌돌 말수도 없으리라.

 

 

 

[해설]

 

주역 12번째 괘인 천지비(天地否) 단전에서 공자는 “上下不交而天下无邦也. 內陰而外陽, 內柔而外剛, 內小人而外君子, 小人道長, 君子道逍也.(상하가 사귀지 못해서 천하에 나라가 없음이라. 안에는 음이고 밖에는 양이며, 안에는 유하고 밖에는 강하며, 안에는 소인이요 밖에는 군자니, 소인의 도가 자라나고 군자의 도는 사라지느니라)”고 하였다. 이어서 공자는 그러하기에 이러한 때에 군자는 덕을 검소히 하고 어려움을 피해서 가히 녹받는 것으로써 영화를 누리지 않는다고 하였다[象曰 天地不交否, 君子以 儉德辟亂, 不可榮以祿.].

 

 

○憲 原思名. 穀 祿也. 邦有道 不能有爲, 邦無道 不能獨善, 而但知食祿, 皆可恥也. 憲之狷介 其於邦無道 穀之可恥 固知之矣, 至於邦有道 穀之可恥則未必知也. 故 夫子因其問而並言之, 以廣其志, 使知所以自勉而進於有爲也.

 

○헌은 윈시의 이름이라. 곡은 녹이라. 나라에 도가 있음에 능히 하옴이 있지 않고 나라에 도가 없음에 능히 홀로 선하지 못하는데, 다만 녹 먹는 것만을 알면 다 가히 부끄러움이라. 헌의 견개(고집스럽게 절개를 지킴)가 그 나라에 도가 없음에 녹을 받음이 가히 부끄럽다는 것은 진실로 알되 나라에 도가 있는 데에 이름에 녹을 받는 것이 가히 부끄럽다는 것은 곧 반드시 알지 못함이라. 그러므로 부자가 그 물음으로 인하여 아울러 말씀하여 써 그 뜻을 넓혀 하여금 써 스스로 힘써야 할 바를 알게 하고 하옴이 있는 데에 나아가게 하심이니라.

 

 

 

 

 

第 2章

 

「克伐怨欲不行焉, 可以爲仁矣?」 子曰, 「可以爲難矣, 仁則吾不知也。」

 

 

원헌이 물었다.

“남을 이기려고 하고, 능력을 자랑하고, 남을 원망하고, 욕심을 부리는 일, 이 네 가지를 행하지 않으면 인(仁)이라 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려운 일이라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인(仁)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해설]

 

원헌은 공자의 제자 가운데에서 남과 겨뤄 이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스스로를 자랑하지도 않고, 분내며 한스러워하지도 않았으며, 탐욕스럽지도 않았다. 그러기에 스스로가 남보다 낫다고 하는 것을 들어 이런 정도면 인이 될 수 있습니까 하고 물으며 은근히 공자의 칭찬을 받고자 하였다. 앞서 원헌은 나라에 도가 없는데 관직에 나서서 녹을 받아먹고 사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 그렇게 하지 않는 자신을 대견스러워하며 공자에게 칭찬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부끄러움에 대해 물었지만 공자는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별로 할 일도 없기에 이런 때도 녹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니까 원헌이 다시 극벌원욕하지 않는 자신을 들어 공자의 칭찬을 기대하며 물은 질문이다.

 

 

○此亦原憲 以其所能而問也. 克 好勝, 伐 自矜, 怨 忿恨, 欲 貪欲.

 

○이것 또한 원헌이 그 능한 바로써 물음이라. 극은 이기기를 좋아함이오, 벌은 스스로 자랑함이오, 원은 성내고 한함이오, 욕은 탐욕이라.

 

 

子曰, 「可以爲難矣, 仁則吾不知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려운 일이라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인(仁)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해설]

 

헌문의 극벌원욕이 하지 않는 것이 인이 됩니까 하는 물음에 공자는 인에 관한 한은 잘 허여해주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有是四者而能制之, 使不得行, 可謂難矣, 仁則天理渾然, 自無四者之累, 不行不足以言之也. 

○程子曰, 人而無克伐怨欲, 惟仁者能之. 有之而能制其情, 使不行斯亦難能也, 謂之仁則未也. 此 聖人開示之深, 惜乎. 憲之不能再問也, 或曰, 四者不行 固不得爲仁矣. 然 亦豈非所謂克己之事, 求仁之方乎. 曰克去己私, 以復乎禮 則私欲不留而天理之本然者得矣. 若但制而不行, 則是未有拔去病根之意, 而容其潛藏隱伏於胸中也, 豈克己求仁之謂哉. 學者察於二者之間, 則其所以求仁之功, 益親切而無滲漏矣.

 

渗 : 스밀 삼/흐를 림. 스미다. 배어듬. 밭다. 거름. 새다. 다하다. 적시다. 깃이 나기 시작하는 모양. 흐르다. 그 모양. 

 

○이 네 가지를 두고 능히 제어하여 하여금 행하지 아니하면 가히 어렵다 이르거니와, 인은 곧 천리가 혼연하여 스스로 네 가지의 얽매임이 없게 되니 행하지 않는 것으로 족히 써 (인이라고) 말하지 못하니라. 

○정자 가라사대 사람이 되어 극벌원욕이 없으면 오직 어진 자라야 능하고, (극벌원욕이) 있는데도 그 뜻(성정)을 제어하여 하여금 행하지 않는 것은 이 또한 능하기가 어렵거니와 인이라고 이른다면 아니니라. 이것은 성인이 열어서 보여주심이 깊으니 아깝다, 헌이 능히 다시 묻지 않음이여. 혹이 가로대 네 가지를 행하지 않는다면 진실로 인이 되지 못하니라. 그러나 또한 어찌 이른바 극기의 일과 구인의 방법이 아니랴. (주자) 가로대 자기의 사사로움을 이겨서 버려 써 예에 회복하면 사욕이 머무르지 않고 천리의 본연을 얻거니와, 만약 다만 제어하여 행하지를 않기만 하면 이것은 병의 뿌리를 뽑아서 버리는 뜻은 있지 않고 그 가슴 속에 잠장 은복함을 허용하게 되니, 어찌 극기구인이라고 이르랴. 배우는 자가 두 가지 사이에 살피면 그 써한 바 구인의 공이 더욱 친절해지고 새나가는 것이 없으리라. 

 

 

 

 

 

第 3章

 

子曰, 「士而懷居, 不足以爲士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가 안락한 생활을 생각하면 선비라고 할 수는 없다.”

 

○居 謂意所便安處也.

 

○거는 뜻이 편안한 곳을 이름이라.

 

 

 

 

 

第 4章

 

子曰, 「邦有道, 危言危行, 邦無道, 危行言孫。」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당당하게 말하고 당당하게 행동하지만, 나라에 도가 없을 때는 당당하게 행동하되, 말은 겸손해야 한다.”

 

 

[해설]

 

나라에 도가 있다는 것은 태평한 세상을 말한다. 이러한 때에 태평한 세상이 계속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임금에게 직간(直諫)하는 일을 서슴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직간한다는 것은 곧 유배를 당하거나 목숨을 내놓는 일이기에 危言이 되고 危行이 되는 일이다. 나라가 도가 없는 혼란한 상황에서는 행실은 떳떳하게 하되 말은 겸손하게 해야 한다. 지나치게 직언하거나 무도한 자들에게 말을 함부로 했다가는 쓸데없는 화만 부르게 되고 자칫하면 개죽음을 당할 수가 있기에 말은 신중하게 하라는 의미이다.

 

 

○危 高峻也, 孫 卑順也. 尹氏曰, 君子之持身 不可變也, 至於言則有時而不敢盡, 以避禍也. 然則爲國者使士言孫, 豈不殆哉.

 

○위는 높고 높음이오 손은 낮추고 순종함이라. 윤씨 가로대 군자의 몸가짐을 가히 변해서는 아니되니, 말에 이르러서는 때로 있어 감히 다하지 못하여 써 화를 피함이라. 그렇다면 나라를 하는(정치하는) 자가 선비로 하여금 말을 겸손하게만 하면 어찌 (나라가) 위태롭지 아니한가.

 

 

 

 

 

第 5章

 

子曰, 「有德者必有言, 有言者不必有德。 仁者必有勇, 勇者不必有仁。」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말을 잘하지만, 말 잘하는 사람이 꼭 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자(仁者)는 반드시 용기가 있지만, 용기가 있는 사람에게 꼭 인(仁)이 있는 것은 아니다.”

 

 

 

○有德者 和順積中, 榮華發外, 能言者 或便佞口給而已. 仁者 心無私累, 見義必爲, 勇者 或血氣之强而已. 

○尹氏曰,有德者必有言, 徒能言者未必有德也, 仁者志必勇, 徒能勇者 未必有仁也.

 

○덕이 있는 자는 화순함을 마음 속에 쌓여 영화가 바깥으로 발하고(必有言), 말이 능한 자는 혹 변녕구급할(말만 잘하여 입을 잘 놀릴) 뿐이라. 어진 자는 마음에 사사롭고 누추한 것이 없어 의를 보면 반드시 하고(必有勇), 용맹한 자는 혹 혈기의 강할 뿐이라. 

○윤씨 가로대 덕이 있는 자는 반드시 말이 있고, 한갓 말만 능한 자는 반드시 덕이 있지 아니하며, 어진 자는 뜻이 반드시 용감하고, 한갓 용감하기만 한 자는 반드시 인이 있지 않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