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學 三綱領 八條目
□ 本文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欲
正其心者 先誠其意, 欲誠其意者 先致其知, 致知在格物。
物格而后 知至, 知至而后 意誠, 意誠而后 心正, 心正而后 身修, 身修而后 家齊, 家齊而后 國治, 國治而后
天下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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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께서『대학』을 ‘初學入德의 門’으로 말씀하신데 대해 也山 선사께서는 易을 배우는 문, 즉 ‘學易의 關門’
에 해당한다고 하셨다. 七書(四書三經)에서 맨 앞에 자리한 글이『대학』이고, 마지막에 놓인 글이 『주역』으
로서,『대학』이 학문의 始條理라면 『주역』은 학문의 終條理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학』의 삼강령과
팔조목의 체계가 易의 원리에 의거한 데에서 잘 나타난다.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대학의 도는 명덕을 밝히는데 있으며 백성을 친애함에(새롭게 함에) 있으며 지극히 선한 데 그침에 있느니라
右 三綱領 一節。
[해설]
대학의 도는 대학을 공부하는 방법과 도리를 말한다. 대학으로써 사람이 마땅히 가야 할 길을 세 가지로 나누
어 말했다.
대학의 도는 첫번째는 하느님께서 주신 밝은 德을 사람이 받고 태어났는데 살다보니 그릇된 욕심과 편벽된 기
질에 가려서 밝은 덕이 흐려졌으므로, 흐려진 거울을 닦아 본래의 깨끗한 상태를 되찾듯이 본래의 밝은 덕을
회복하도록 다시 깨끗이 밝히라는 明明德이다. (德은 得也라. 즉 몸으로 체득함을 의미한다. 하늘이 부여한 사
람의 성품이란 하늘의 밝음을 받아 본래 밝으므로 곧 明德이다. 明明德의 앞에 놓인 明은 동사로서 밝히다는
뜻인데, 사람이 욕심과 기질에 의해 明德이 가려진 것을 걷어내라는 것이다. 德의 古字가 悳이므로 直心, 즉 마
음을 올곧게 하여 나아가는 것이 德이다. 서경 홍범구주의 여섯번째 절목인 三德은 임금이 갖추어야 할 세 가
지 덕목(正直 剛克 柔克)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도 정직함이 그 덕목의 머리가 된다.)
이것이 대학의 삼강령, 곧 ‘벼리 綱’, ‘옷깃 領’, 그물로 말하면 가장 중요한 벼리가 되는 것이고 옷으로 말하면
가장 중요한 옷깃이 된다고 해서 강령이라고 표현했다.
대학은 大人之學으로서 완성된 인격체인 대인의 경지로 나아가는 공부이다.
(옛날 夏 殷 周 당시에는 小學에서 어린 小子를 가르친 후 태학에서 나이든 成人(大人)을 교육하였으며, 태학
에서 가르치던 글이 곧 大學이었다.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대학을 배울 수 있었으며, 소인일
지라도 본성의 착한 성품이 있으므로 누구라도 大學을 통해서 덕에 나아가고 힘써 행하여 大業을 닦을 수 있
기에, 程子는 초학자가 德에 들어가는 문이 대학이라고 하였다. 이에 비해 주자는 대학을 대인지학이라고 정
의하는 한편 대인은 곧 成人이므로 어른이 배우는 글이라고 말씀하였는데, 王陽明은 대인지학의 대인을 천지
만물로 일체를 삼는 자라 하며 소인과 반대되는 뜻으로 풀이하였다. 일설에는 “大學은 學大인데, 大는 하늘을
가리키므로 하늘의 도를 배우는(學天) 天書가 곧 대학이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학 경문 머리글의 대학지도는 대인의 학문을 닦는 길을 뜻하며, 문구 안에 들어 있는 道學은 대학이 다름아
닌 道學書임을 보여준다. 대인은 天人合德의 지극한 경지에 달한 자로서, 공자께서 대인에 대해 “천지와 덕을
합하며 일월과 밝음을 합하며 사시와 차례를 합하며 귀신과 길흉을 합한다”(夫大人者 與天地合其德, 與日月合
其明, 與四時合其序, 與鬼神合其吉凶.)고 하였다.
학문에 나아가는 방법을 제시한 『대학』의 세 가지 강령은 자신의 명덕을 밝히고 나아가 인민을 교화하여 모
두가 지선한 세상을 이루는 명명덕 ․ 신민 ․ 지어지선인데, 강령의 순서에 따라 선후본말의 차례와 나아가는
길이 각기 나뉜다. 경문의 三在(在명명덕 在친민 在지어지선)와 三才(天才 地才 人才)를 비교하여 재명명덕은
天才, 신민은 地才, 지어지선은 人才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삼강령의 내용에서 天地人 三才의 도가 삼강
령의 바탕임을 미루어 알 수 있다.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欲
正其心者 先誠其意, 欲誠其意者 先致其知, 致知 在格物。
옛날에 명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한 이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리고, 그 나라를 다스리려고 하는 자는 먼저 그
집을 가지런히 하고, 그 집을 가지런히 하려는 자는 먼저 그 몸을 닦고, 그 몸을 닦으려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로하고, 그 마음을 바로하려는 자는 먼저 그 뜻을 정성스러이 하고, 그 뜻을 정성스러이 하려는 자는 먼저
그 앎을 지극히 하였으니, 그 앎을 지극히 하는 것은 物을 格하는 데에 있느리라
[해설]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는 옛날 요순 임금이나 문왕, 무왕같이 자신의 밝은 덕을 밝히고 이를 온 세상에 펼쳐서
새롭게 하였던 성인들을 가리키는 말로서, 명명덕에 바탕하여 신민(新民, 親民)하였던 사례들이다. 이같이 명
명덕과 신민이 이루어져서 나와 세상이 다 같이 밝아지면 그 가운데 止於至善이 이루어지게 되는 과정을 팔조
목으로 설명하였다. 즉 자신의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는 平天下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나라를 다스리는 治
國, 치국을 하려면 먼저 마음을 바로하는 正心, 정심을 하려면 먼저 뜻을 성실히 두는 誠意, 성의를 하려면 앎
을 이루는 致知, 치지를 하려면 먼저 사물에 이르는 格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팔조목이라고 하는데,
格物 致知 誠意 正心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의 순서로 팔조목의 선후순서가 분명하다.
物로써 그 本末을 설명하면 天下는 國이 그 근본이 되고, 國은 家가 그 근본이 되고, 家는 身이 그 근본이 되고,
身은 心이 그 근본이 되고, 心은 意가 그 근본이 되고, 意는 知가 그 근본이 되고, 知는 物이 그 근본이 된다.
事로써 그 始終을 설명한다면 천하를 平하는 시초는 나라를 다스리는 治이고, 그 治의 시초는 집을 가지런히
하는 齊이고, 그 齊의 시초는 몸을 닦는 修이고, 그 몸을 닦는 시초는 마음을 바로하는 正이고, 그 正의 시초는
뜻을 성실히 하는 誠이고, 그 誠의 시초는 앎을 이루는 致이고, 그 致의 시초는 사물에 이르는 格이 된다. 순서
대로 언급하면 格은 致의 시초가 되고, 致는 誠의 시초가 되고, 誠은 正의 시초가 되고, 正은 修의 시초가 되고,
修는 齊의 시초가 되고, 齊는 治의 시초가 되고, 治는 平의 시초가 되는 것이다.
終則有始의 측면으로 본다면, 格 致 誠 正의 점진적 단계를 밟음으로써 내적 과정인 명명덕을 마치게 되고, 이
를 바탕으로 또 외적 과정인 친민(신민)의 修 齊 治 平이 비롯된다고도 볼 수 있다.
物格而后 知至, 知至而后 意誠, 意誠而后 心正, 心正而后 身修, 身修而后 家齊, 家齊而后 國治, 國治而后
天下平。
自天子以至於庶人 壹是皆以修身爲本。其本亂而末治者否矣, 其所厚者薄, 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 此謂
知本, 此謂知之至也。
물건이 온 뒤에 앎이 이르고, 앎이 이른 뒤에 뜻이 정성스럽고, 뜻이 정성스러운 뒤에 마음이 바루어지고, 마음이
바루어진 뒤에 몸이 닦이고, 몸이 닦인 뒤에 집안이 가지런해지고, 집안이 가지런해진 뒤에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평안해지니라.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한결 같게 다 수신으로 근본을 삼아야 하니라. 그 근본이 어지러우면서 끝이 다스
려지는 것은 없으며, 그 후해야 할 바에 박하고, 그 박해야 할 바에 후한 이는 있지 아니하니, 이는 근본을 앎을 이
르고, 이는 앎의 지극함을 이르니라.
注)
壹是 專行是也.
일시(壹是)는 오로지 이를 행함이라.
疏)
物格而后知至者 物旣來則知其善惡所至。善事來則知其至於善, 若惡事來則知其至於惡, 旣能知至則行善 不行惡
也。知至而后意誠 旣能知至則意念精誠也。意誠而后心正者 意能精誠, 故能心正也。國治而后天下平者 則上明
明德於天下, 是以 自天子至庶人 皆然也。壹是皆以修身爲本者 言上從天子 下至庶人 貴賤雖異, 所行此者 專壹以
修身爲本。上言誠意正心齊家治國, 今此獨云修身爲本者 細別雖異, 其大略 皆是修身也。
물건이 온 뒤에 앎이 이른다는 것은 물건이 이미 왔다면 그 선악이 이른 바를 앎이라. 선한 일이 왔다면 그 선에
이르렀음을 알고, 악한 일이 왔다면 그 악함에 이르렀음을 아니, 이미 능히 이름을 안다면, 선을 행하고 악을 행
하지 않으리라. 앎이 이른 뒤에 뜻이 성실함은 이미 능히 앎이 이르렀다면 뜻과 생각이 정성스러우니라. 뜻이 정
성스러운 뒤에 마음이 바르다는 것은 뜻이 능히 정성스러우므로 능히 마음이 바루어짐이라. 나라가 다스려진 뒤
에 천하가 평안하다는 것은 위에서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니 이로써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다 그러하니
라. 모두가 다 수신으로 근본을 삼는다는 것은 위로 천자로부터 아래로 서인에 이르기까지 귀천이 비록 다르나
이를 행하는 바는 한결 같게 수신으로 근본을 삼음이라. 위에서는 성의정심제가치국을 말하고, 이제 여기서는
다만 수신이 근본이 된다고 한 것은 자세히 구별하면 비록 다르나 그 대략은 다 이 수신이라.
其本亂而末治者否矣 本亂 謂身不修也, 末治謂國家治也, 言己身旣不修而望家國治者否矣。否不也 言不有此事也。
其所厚者薄而其所薄者厚未之有也者, 此覆說本亂而末治否矣之事也。譬若與人交接 應須敦厚以加於人, 今所厚之
處乃以輕薄, 謂以輕薄待彼人也。其所薄者厚, 謂己旣與彼輕薄, 欲望所薄之處以厚重報己, 未有此事也。言己以厚
施人 人亦厚以報己也, 若己輕薄施人 人亦輕薄報己, 言事厚之與薄。皆以身爲本也 此謂知本, 此謂知之至也者。
本謂身也。 旣以身爲本 若能自知其身 是知本也, 是知之至極也。
以 ~ 爲 ~ : ~ 을 ~ 로 삼다.
그 근본이 어지러우면서 끝이 다스려지는 것은 없으니, 근본이 어지러움은 몸이 닦이지 못함을 이르고, 끝이 다
스려짐은 국가가 다스려짐을 이름이니, 몸을 애초부터 닦지 않고 나라가 다스려지기를 바라는 자는 없다는 말이
라. 부(否)는 불(不)이니, 이런 일이 있지 않다는 말이라. 그 후해야 할 바에 박하고, 그 박해야 할 바에 후함은
있지 않다는 것은 이는 근본이 어지러우면서 끝이 다스려짐은 없다는 일을 거듭 설명함이라. 비유컨대 다른 사람
과 사귐은 모름지기 돈후함으로 응하여 다른 사람에게 더해져야 하는데, 이제 후해야 할 곳에 경박함으로 한다는
것은 경박함으로 저 사람을 대하는 것이라. 그 박해야 할 바에 후하다는 것은 내가 이미 저에게 경박함으로 주고
박하게 한 곳으로 나에게 후중하게 해주기를 바라니, 이런 일은 있지 않느니라. 내가 다른 사람에게 후하게 베풀
면 다른 사람 또한 나에게 보답하기를 후하게 하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경박하게 베풀면 다른 사람 또한 나에게
경박하게 보답한다는 말이니, 섬기기를 후하게 해야 하는데 박하게 준다는 말이라. 다 몸으로 근본을 삼는 까닭
이니, 이것이 근본을 안다는 말이고, 이것이 앎의 지극함을 말함이라. 본(本)은 몸을 이름이라. 이미 몸으로 근본
을 삼았음은 능히 스스로 그 몸을 앎과 같으니, 이것이 근본을 앎이고, 이것이 앎의 지극함이라.
右 八條目 二節。
右 經一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