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三十一章
唯天下至聖, 爲能聰明睿知足以有臨也, 寬裕溫柔足以有容也, 發强剛毅足以有執也, 齊莊中正足以有敬也, 文理密察足以有別也。溥博淵泉而時出之。溥博如天, 淵泉如淵。見而民莫不敬, 言而民莫不信, 行而民莫不說。是以 聲名洋溢乎中國, 施及蠻貊, 舟車所至, 人力所通, 天之所覆, 地之所載, 日月所照, 霜露所隊, 凡有血氣者 莫不尊親, 故曰配天。
오직 천하에 지극한 성인이라야 그 총명과 예지로 세상에 군림할 수 있다. 그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으로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으며, 그 강함과 굳셈으로 도리를 지킬 수 있으며, 엄숙하고 씩씩하고 중정함으로 매사에 신중할 수 있으며, 문장과 조리, 치밀한 통찰로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것이다. 두루 넓고 고요하고 깊은 근본이 있어서 수시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명성(名聲)이 중국(中國)에 넘치고 만맥(蠻貊)에까지 미쳐서, 배와 수레가 이르는 곳과 사람의 힘이 통하는 곳과, 하늘이 덮어주는 곳과 땅이 실어주는 곳과, 해와 달이 비추는 곳과 서리와 이슬이 내리는 곳에, 혈기(血氣)를 지닌 모든 것들이 높이고, 친애(親愛)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을 짝한다.”고 말한 것이다.
○聰明睿知 生知之質. 臨 謂居上而臨下也. 其下四者 乃仁義禮智之德. 文 文章也. 理 條理也. 密 詳細也. 察 明辨也.
○총명예지는 나서부터 아는 바탕이다. 임은 위에 거하여 아래로 군림함을 이름이라. 그 아래 네 가지는 인의예지의 덕이라. 文은 문장이오 理는 조리이며, 密은 상세함이요, 察은 밝게 분별함이라.
[해설]
성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生而知之이다. 오직 지극한 성인이어야 백성들 위에 군림해서 백성들을 잘 다스릴 있는데 그 바탕은 ‘聰明睿知’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 본문에서 언급한 ‘聰明睿知’는 오행으로 말하면 가운데 중앙 土에 해당하는 ‘信’이고, ‘寬裕溫柔’는 동방 木인 ‘仁’이며, ‘發强剛毅’는 서방 金인 ‘義’이며, ‘齊莊中正’은 남방 火인 ‘禮’이며, ‘文理密察’은 북방 水인 ‘智’에 해당한다.
溥博淵泉而時出之。
두루 넓고 고요하고 깊은 근본이 있어서 수시로 나타난다.
○溥博 周徧而廣闊也, 淵泉 靜深而有本也. 出 發見也. 言五者之德 充積於中 而以時發見於外也.
○부박은 주변이 광활함이요 연천은 고요하고 깊어서 근본이 있음이라. 출은 밖으로 나타남이라. 다섯 가지의 덕이 중심에 충적되어 때로써 밖에 발현함이라.
[해설]
『대학』에 “誠於中이면 形於外라(마음 속에 정성을 다하면 밖으로 나타나니라)” 하였듯이 위의 다섯 가지 덕이 ‘溥博淵泉’으로 마음 속에 채워지고 쌓이면 때로 밖으로 발현된다. 이것이 바로 천하의 至誠이 되는 것이다.
溥博如天, 淵泉如淵。見而民莫不敬, 言而民莫不信, 行而民莫不說。
두루 넓음은 하늘과 같고, 고요하고 깊고 근본이 있음은 심연(深淵)과 같으니, 그것이 드러나면 백성들이 공경하지 않는 이가 없고, 말하면 백성들이 믿지 않은 이가 없고, 행하면 백성들이 기뻐하지 않은 이가 없다.
○言其充積極其盛, 而發見當其可也.
○그 충적함이 지극히 성하고 발현함이 그 가함에 마땅함을 말함이라.
是以 聲名洋溢乎中國, 施及蠻貊, 舟車所至, 人力所通, 天之所覆, 地之所載, 日月所照, 霜露所隊, 凡有血氣者 莫不尊親, 故曰配天。
이 때문에 명성(名聲)이 중국(中國)에 넘치고 만맥(蠻貊)에까지 미쳐서, 배와 수레가 이르는 곳과 사람의 힘이 통하는 곳과, 하늘이 덮어주는 곳과 땅이 실어주는 곳과, 해와 달이 비추는 곳과 서리와 이슬이 내리는 곳에, 혈기(血氣)를 지닌 모든 것들이 높이고, 친애(親愛)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을 짝한다.”고 말한 것이다.
隊 : 떨어지다. 높은 곳에서 떨어짐. 떨어뜨리다.
○舟車所至以下 蓋極言之. 配天言其德之所及廣大如天也.
○‘주거소지’ 이하는 대개 지극히 말한 것이라. ‘배천’은 그 덕의 이르는 바가 넓고 커서 하늘과 같음을 말함이라.
[해설]
『주역』건괘 문언전에서 “대인은 천지와 더불어 그 덕을 합한다(夫大人者 與天地合其德,.......)”고 하였듯이 오직 성인이어야 지극한 정성이 있기에 천지와 더불어 셋이 되고 천지와 같이 참여하는 경지가 된다.
○承上章而言小德之川流, 亦天道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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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장을 이어서 소덕의 천류를 말했으니 또한 천도이라.
[해설]
천도의 운행이 自彊不息하듯, 쉴 새 없이 흐르는 냇물과 같은 소덕 또한 주자는 천도의 이치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