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7章
齊宣王問曰, 「齊桓晉文之事 可得聞乎?」 孟子對曰, 「仲尼之徒無道桓文之事者。是以後世無傳焉, 臣未之聞也, 無以則王乎!」 曰, 「德何如則可以王矣?」 曰, 「保民而王, 莫之能禦也。」 曰, 「若寡人者可以保民乎哉?」 曰, 「可。」 曰, 「何由知吾可也?」 曰, 「臣聞之胡齕, 曰, 『王坐於堂上, 有牽牛而過堂下者, 王見之曰, “牛何之?" 對曰, "將以釁鍾。" 王曰, "舍之。吾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 對曰, "然則廢釁鍾與?" 曰, "何可廢也? 以羊易之。" 不識。有諸?」
曰, 「有之。」 曰, 「是心足以王矣。百姓皆以王爲愛也, 臣固知王之不忍也。」 王曰, 「然。誠有百姓者。齊國雖褊小吾何愛一牛. 卽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 故以羊易之也。」 曰, 「王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以小易大, 彼惡知之? 王若隱其無罪而就死地, 則牛羊何擇焉?」 王笑曰, 「是誠何心哉! 我非愛其財而易之以羊也, 宜乎百姓之謂我愛也。」
曰, 「無傷也。是乃仁術也, 見牛 未見羊也。君子之於禽獸也見其生, 不忍見其死, 聞其聲, 不忍食其肉。是以 君子遠庖廚也。」 王說曰, 「詩云, 『他人有心, 予忖度之。』 夫子之謂也。夫我乃行之, 反而求之, 不得吾心, 夫子言之, 於我心有戚戚焉。此心之所以合於王者 何也?」 曰, 「有復於王者 曰, 『吾力足以擧百鈞, 而不足以擧一羽, 明足以察秋毫之末, 而不見輿薪。』, 則王許之乎?」 曰, 「否。」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然則一羽之不擧, 爲不用力焉, 輿薪之不見, 爲不用明焉, 百姓之不見保, 爲不用恩焉, 故 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
曰, 「不爲者與不能者之形, 何以異?」 曰, 「挾太山以超北海, 語人曰, 『我不能。』, 是誠不能也, 爲長者折枝, 語人曰, 『我不能。』 是 不爲也, 非不能也, 故王之不王。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 王之不王, 是折枝之類也。老吾老以及人之老, 幼吾幼以及人之幼, 天下可運於掌。詩云,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言擧斯心加諸彼而已。故 推恩足以保四海, 不推恩無以保妻子, 古之人所以大過人者 無他焉, 善推其所爲而已矣。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權然後知輕重, 度然後知長短, 物皆然, 心爲甚, 王請度之。抑王興甲兵, 危士臣, 構怨於諸侯然後, 快於心與?」 王曰, 「否。 吾何快於是。將以求吾所大欲也。」 曰, 「王之所大欲, 可得聞與?」 王笑而不言, 曰, 「爲肥甘不足於口與, 輕煖不足於體與? 抑爲采色不足視於目與, 聲音不足聽於耳與, 便嬖不足使令於前與? 王之諸臣皆足以供之, 而王豈爲是哉?」
曰, 「否。 吾不爲是也。」 曰, 「然則王之所大欲, 可知已, 欲辟土地, 朝秦楚莅中國而撫四夷也。以若所爲 求若所欲, 猶緣木而求魚也。」 王曰, 「若是其甚與?」 曰, 「殆有甚焉, 緣木求魚, 雖不得魚無後災, 以若所爲 求若所欲, 盡心力而爲之, 後必有災。」 曰, 「可得聞與?」 曰, 「鄒人與楚人戰則王以爲孰勝?」 曰, 「楚人勝。」
曰, 「然則小固不可以敵大, 寡固不可以敵衆, 弱固不可以敵强。海內之地方千里者九, 齊集有其一, 以一服八, 何以異於鄒敵楚哉? 蓋亦反其本矣? 今王發政施仁, 使天下仕者皆欲立於王之朝, 耕者皆欲耕於王之野, 商賈皆欲藏於王之市, 行旅皆欲出於王之途, 天下之欲疾其君者 皆欲赴愬於王, 其如是孰能禦之? 」
王曰, 「吾惛不能進於是矣, 願夫子輔吾志明以敎我。我雖不敏, 請嘗試之。」 曰, 「無恒産而有恒心者, 惟士爲能。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苟無恒心, 放辟邪侈, 無不爲己, 及陷於罪然後, 從而刑之, 是罔民也, 焉有仁人 在位, 罔民而可爲也。是故 明君制民之産, 必使仰足以事父母, 俯足以畜妻子, 樂歲終身飽, 凶年免於死亡, 然後驅而之善, 故民之從之也輕。今也 制民之産, 仰不足以事父母, 俯不足以畜妻子, 樂歲終身苦, 凶年不免於死亡, 此惟救死而恐不贍, 奚暇 治禮義哉! 王欲行之則盍反其本矣? 五畝之宅, 樹之以桑, 五十者可以衣帛矣, 鷄豚狗彘之畜, 無失其時, 七十者可以食肉矣, 百畝之田勿奪其時, 八口之家, 可以無飢矣, 謹庠序之敎, 申之以孝悌之義, 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 老者衣帛食肉, 黎民不飢不寒, 然而不王者未之有也。」
제선왕이 물었다.
“제나라 환공과 진나라 문공의 일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중니(仲尼)의 문도 가운데에는 제환공과 진문공의 일을 말한 자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후세에 전해진 것이 없어 신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말씀드릴 것이 없지만 왕도라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선왕이 물었다.
“덕(德)이 어떠해야 왕이 될 수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백성을 보호하는 것으로 왕이 되려 하신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과인 같은 자도 백성을 보호할 수 있습니까?”
“가능합니다.”
“무슨 연유로 나도 가능하다는 것을 아십니까?”
“신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호흘(胡齕)에게 들었습니다. ‘왕께서 堂上에 앉아 계시는데, 소를 끌고 당 아래를 지나가는 자가 있었습니다. 왕께서는 이를 보시고 「소가 지금 어디로 가느냐?」하고 물으셨는데, 그 사람이 「흔종(釁鍾)하러 갑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왕께서 「그 소를 놓아주어라. 소가 두려워 벌벌 떨면서 죄없이 죽으러 가는 것을 내 차마 볼 수가 없다.」 하시자, 그 사람이 「그렇다면 흔종을 그만 둘까요?」하고 물었고, 왕께서는 「어찌 그만둘 수 있겠느냐? 소 대신에 양으로 바꾸어라.」 하셨다.’고 하는데, 저는 몰랐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 마음이 바로 천하에 왕노릇 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백성들은 모두 왕더러 재물이 아까워서 그랬다고 여기지만, 신은 진실로 왕께서 차마 볼 수 없어서 그랬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선왕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진실로 그렇게 생각하는 백성들도 있겠습니다만, 제 나라가 아무리 작다 하나 내 어찌 소 한 마리가 아까워서 그랬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벌벌 떨면서 죄없이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소 대신에 양으로 바꾸라고 한 것입니다.”
맹자가 말했다.
“왕께서는 백성들이 왕더러 재물이 아까워서 그랬다고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작은 양을 가지고 큰 소와 바꾸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데, 저들이 어찌 왕의 마음을 알겠습니까. 그런데 왕께서 소가 죄없이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측은히 여기셨다면 어째서 소와 양을 구분하셨습니까?”
선왕이 웃으며 말하였다.
“이것이 진실로 어떤 마음이었지? 내가 재물이 아까워서 소 대신에 양으로 바꾸게 한 것은 아니었지만 백성들이 나더러 재물을 아까워 한다고 여길만 하겠구나!”
맹자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바로 인(仁)을 행하는 방법이니, 소는 보셨지만 양은 보지 못하셨기 때문에 그리하신 것입니다. 군자는 짐승을 대함에 있어, 살아 있는 모습을 보고나서는 차마 그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지 못하며, 죽으면서 애처롭게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는 차마 그 고기를 먹지 못합니다. 그래서 군자는 푸줏간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왕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시경(詩經)에 ‘남의 마음을 내 헤아려 안다네.’ 하였는데, 선생을 두고 한 말입니다. 내가 그리 행하고 그 이유를 반추해 보았으나 내 마음을 알 수가 없었는데, 선생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다시 뭉클해집니다. 그런데 이 마음이 왕도(王道)에 부합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어떤 이가 왕에게 아뢰기를 ‘저의 힘이 100鈞(720kg)을 들 수는 있지만 깃털 하나를 들지 못하며, 눈의 시력이 가을철 짐승의 미세한 털끝을 살필 수는 있지만 수레에 실린 섶나무를 보지 못합니다.’고 한다면 왕은 그 말을 인정하시겠습니까?”
“아니요, 인정 못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은혜가 금수에게는 미쳤으면서 그 공덕이 백성에게 이르지 않는 것은 유독 어째서입니까? 그렇다면 깃털 하나를 들지 못하는 것은 힘을 쓰지 않기 때문이며, 수레에 실린 섶나무를 보지 못하는 것은 밝은 눈을 쓰지 않기 때문이며, 백성들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은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왕께서 왕의 도를 펴지 못하시는 것은 하시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으신 것이 아닙니다.”
왕이 물었다.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모습은 어떻게 다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태산을 옆에 끼고 북해(北海)를 건너뛰는 것을 ‘나는 할 수 없다’고 사람들에게 말한다면 이것은 진실로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어른을 위해서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나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사람들에게 말한다면, 이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왕께서 왕도를 행하지 못하시는 것은 태산을 끼고 북해를 건너뛰는 부류가 아니라, 왕께서 왕도를 행하지 못하시는 것은 바로 나뭇가지를 꺾는 부류인 것입니다.
먼저 내 집의 노인을 섬기는 마음이 남의 집 노인에게 미치며, 내 집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의 집 아이에게 미친다면 천하를 손바닥에 올려 놓고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아내에게 모범이 되고 형제에게 이르러 집안과 나라를 다스렸네.'라 하였는데 이 마음을 들어 저기에 작용하게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은혜를 베풀면 천하를 보전할 수 있지만 은혜를 베풀지 않는다면 처자도 보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옛날 사람이 지금 사람보다 크게 뛰어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은혜를 잘 베풀었던 것일 뿐입니다. 지금 금수에까지 은혜가 미쳤지만 그 공덕이 백성에게 이르지 못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저울질을 해 보아야 무게를 알고 자로 재어 보아야 길이를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사물이 다 그러한데 그 중에서도 마음이 더욱 심하니, 왕께서는 이 점을 헤아려 보십시오.
게다가 왕께서는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시는데 군사와 신하들을 위태롭게 하고 다른 제후들과 원한을 맺은 뒤에야 마음이 유쾌하시겠습니까?”
선왕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내 어찌 이것을 유쾌하게 여기겠습니까. 장차 나의 큰 소원을 이루려 해서입니다.”
맹자가 말했다.
“왕의 큰 소원을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왕이 웃으면서 말하지 않자, 맹자가 말했다.
“살지고 단 음식이 입에 부족하고, 가볍고 따뜻한 옷이 몸에 부족해서입니까? 아니면 화려한 채색이 눈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귀로 듣기에 부족하며, 말 잘 듣고 총애하는 사람들을 앞에서 부리기에 부족해서입니까? 이런 것들이야 왕의 여러 신하들이 모두 충분히 공급을 해 주고 있는데, 왕께서 어찌 이런 이유 때문에 그러시겠습니까?”
“아닙니다. 나는 그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왕의 큰 소원을 알 만합니다. 영토를 개척하고 진(秦)나라와 초(楚)나라의 조회를 받으며 중국에 군림하여 사방의 오랑캐들을 위무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소원을 이루려 하신다면, 이는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찾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선왕이 물었다.
“이 정도로 그게 어려운 것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이보다 더 어렵습니다.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찾으면 고기는 못 얻어도 뒷탈은 없는 것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그런 소원을 이루려 하시면 마음과 힘을 다해 노력하더라도 반드시 후환이 있게 될 것입니다.”
선왕이 말했다.
“그 내용을 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추(鄒) 나라가 초(楚) 나라와 싸우면 왕께서는 누가 이기리라 보십니까?”
“초 나라가 이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작은 나라는 진실로 큰 나라를 대적할 수 없고, 소수로는 실로 다수를 대적할 수 없으며, 약자는 실로 강자를 대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중국 땅 안에 사방 천리가 되는 나라가 아홉인데, 제(齊)나라의 땅을 다 합해도 그 아홉 중에 하나를 소유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 하나가 가지고 여덟을 복종시키려 한다면 추 나라가 초 나라를 대적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어찌 근본(仁政)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으십니까? 지금 왕께서 선정을 펴시고 어진 정사를 베푸시어, 천하의 벼슬하는 자들이 모두 왕의 조정에 서고 싶게 만들고, 농사짓는 자들이 모두 왕의 들에서 경작하고 싶게 만들며, 장사꾼들이 모두 왕의 시장에 물건을 쌓아두고 싶게 만들고, 여행하는 자들이 모두 왕의 길로 다니고 싶게 만드신다면, 자기 임금을 미워하고 있던 천하 백성들이 모두 왕에게 달려와 하소연하려 할 것이니, 그 기세가 이와 같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선왕이 말했다.
“나는 사리에 어두워 그렇게 나아갈 수 없으니, 선생께서 가르침을 내리시어 내 뜻을 밝게 인도해 주십시오. 내 비록 명민하진 못하지만 가르침을 실천해 보겠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서 항심(恒心)을 갖는 것은 오로지 선비만이 가능합니다. 백성은 생업이 없으면 항심도 없게 됩니다. 항심이 없으면 멋대로 행동하고 사악하며 분수에 넘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죄에 빠지게 된 후에 그에 따라 형벌을 가한다면 그야말로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인데 어찌 어진 사람이 군주의 자리에 있으면서 백성을 그물질 할 수 있습니까?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백성의 생업을 만들어주므로써,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기고 아래로는 처자를 부양할 수 있게 하여 풍년이 들면 배불리 먹고 흉년이 되어도 죽음은 면하게 해 줍니다. 그런 뒤에 백성을 선으로 나아가게 하므로 백성들이 따르기가 쉽습니다. 지금은 백성에게 생업을 만들어 준다 해도 위로는 부모를 모시기에 부족하고 아래로 처자를 부양하기도 부족하며 풍년이 들어도 몸이 괴롭고 흉년에는 죽음을 면치 못합니다. 이와 같이 죽음에서 구제하려 해도 구휼하지 못할까 두려울 뿐인데 어느 겨를에 예의를 익히겠습니까!
왕께서 왕도(王道)를 행하려 하신다면 어찌 그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5묘의 집터에 뽕나무를 심으면 50세가 되어 비단 옷을 입을 수 있고, 닭과 돼지 개등을 기르면서 번식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70세가 되어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백묘의 밭을 경작하는데 농사철을 빼앗지 않으면 8식구의 집안이 굶주림을 면할 수 있어 학교에서 교육을 시키고 효제의 도리를 편다면 반백의 노인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머리에 이고 다니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노인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백성이 굶주리지 않고 추위를 면한다면 그렇게 하고서도 왕노릇을 하지 못한 자는 없습니다."
○齊宣王 姓 田氏, 名 辟彊. 諸侯僭稱王也. 齊桓公 晉文公 皆覇諸侯者.
○齊宣王問曰, 五覇迭興, 桓文爲盛, 其當時取威定覇之事, 亦可使寡人得聞之乎!
○제선왕의 성은 전씨요, 이름은 벽강이라. 제후가 참람하게 왕을 일컬음이라. 제환공 진문공은 모두 제후들중 으뜸인(覇) 자라.
○제선왕이 물어 가로대 오패(齊桓公, 晉文公, 楚莊王, 宋襄公, 秦穆公)가 차례로 일어나 환공과 문공이 (먼저) 흥성하니 그 당시에 위엄을 취하고 으뜸이 된 일을 (또한) (가히) 과인으로 하여금 (얻어) 들을 수 있게 하겠습니까?
孟子對曰, 「仲尼之徒無道桓文之事者。是以後世無傳焉, 臣未之聞也, 無以則王乎!」
맹자가 대답했다.
“중니(仲尼)의 문도 가운데에는 제환공과 진문공의 일을 말한 자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후세에 전해진 것이 없어 신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말씀드릴 것이 없지만 왕도라면 말씀드리겠습니다."
[해설]
맹자는 제환공과 진문공이 떳떳이 왕도를 행했으면 공자의 학문 계통에 전해졌을 터이지만 패도를 행하였기에 전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맹자는 공자의 학문을 이어받은 사람이기에 그러한 일을 아는 바 없다고 시치미를 떼고 있다. 패제후한 일을 맹자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왕도를 얘기할 터이니 계속 들어보라는 뜻이다.
○道 言也. 董子曰, 仲尼之門 五尺童子, 羞稱五伯, 爲其先詐力而後仁義也. 亦此意也. 以, 已通用, 無已必欲言之而不止也. 王謂王天下之道.
○孟子對曰, 臣學本之仲尼, 仲尼之徒尊王賤覇, 無有稱道桓文之事者. 是以 後世無傳述焉, 臣未之有聞也. 王必欲臣言之不已, 其惟王天下之道乎!
伯 : 우두머리 패. 우두머리. 제후의 통솔자. 맹주(盟主).
○도(道)는 말함이라. 동자(동중서) 가로대 “공자 문하의 오척동자도 오패를 일컫는 것을 부끄럽게 여김은 (그) 사력(겉으로는 仁義와 왕도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간사하게 거짓을 행하는 힘)을 먼저 하고 仁義를 뒤에 하기 때문이라 하니 또한 이 뜻이라. 이(以)는 ‘그칠 이(已)’로 통용하니, 무이(無以)는 반드시 말하고자 하여 그치지 아니함이라. ‘王’은 천하에 왕노릇하는 道를 일컬음이라.
○맹자 대답하여 가로대 “臣은 본래 공자의 道를 배웠으니 공자의 무리가 왕도를 높이고 패도를 천히 여겨 환공.문공의 일을 일컬어 말한 자가 있지 않음이라. 이로써 후세에 전술한 이가 없어 臣이 들음이 있지 아니하니라. 왕께서 반드시 臣이 말하는 것을 그치지 않게 하고자 하면 (이는) 오직 천하에 왕노릇하는 王道가 있을 뿐이니이다”하니라.
曰, 「德何如則可以王矣?」 曰, 「保民而王, 莫之能禦也。」
제선왕이 물었다.
“덕(德)이 어떠해야 왕이 될 수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백성을 보호하는 것으로 왕이 되려 하신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保 愛護也.
○보(保)는 사랑하고 보호함이라.
曰, 「若寡人者可以保民乎哉?」 曰, 「可。」 曰, 「何由知吾可也?」
曰, 「臣聞之胡齕, 曰, 『王坐於堂上, 有牽牛而過堂下者, 王見之曰, “牛何之?" 對曰, "將以釁鍾。" 王曰, "舍之。吾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 對曰, "然則廢釁鍾與?" 曰, "何可廢也? 以羊易之。" 不識。有諸?」
“과인 같은 자도 백성을 보호할 수 있습니까?”
“가능합니다.”
“무슨 연유로 나도 가능하다는 것을 아십니까?”
“신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호흘(胡齕)에게 들었습니다. ‘왕께서 당상(堂上)에 앉아 계시는데, 소를 끌고 당 아래를 지나가는 자가 있었습니다. 왕께서는 이를 보시고 「소가 지금 어디로 가느냐?」하고 물으셨는데, 그 사람이 「흔종(釁鍾)하러 갑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자 왕께서 「그 소를 놓아주어라. 소가 두려워 벌벌 떨면서 죄없이 죽으러 가는 것을 내 차마 볼 수가 없다.」 하시자, 그 사람이 「그렇다면 흔종을 그만 둘까요?」하고 물었고, 왕께서는 「어찌 그만둘 수 있겠느냐? 소 대신에 양으로 바꾸어라.」 하셨다.’고 하는데, 저는 몰랐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齕 : 깨물 흘 釁 : 피바를 흔, 틈 흔 釁鍾 : 종이 갈라진 틈에 짐승피를 바르는 일
觳 : 뿔잔 곡/겨룰 각. 뿔잔. 말(量器). 살촉, 箭筒. 다하다. 끝이 됨. 곱송그리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모양. 겨루다. 견줌. 메마르다.
觫 : 곱송그릴 속. 곱송그리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모양. 觳觫 : 무서워 부들부들 떪. 전율.
○胡齕 齊臣也. 釁鍾 新鑄鍾成而殺牲取血, 以塗其釁郄也. 觳觫 恐懼貌. 孟子 述所聞胡齕之語, 而問王, 不知. 果有此事否?
○호흘은 제나라 신하라. 흔종(釁鍾)은 새로 쇠를 녹여 부어 종을 완성시킬 때 (희생) 짐승을 죽여 피를 취해서 (써) 그 틈에 바르는 것이라. 곡속(觳觫)은 두려워하고 두려워하는 모양이라. 맹자가 호흘에게 들은 바의 말을 구술(口述)하시고 왕께 묻되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과연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아닙니까?” 하니라.
郄 : 隙과 同字, 郤의 俗字.
曰, 「有之。」 曰, 「是心足以王矣。百姓皆以王爲愛也, 臣固知王之不忍也。」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 마음이 바로 천하에 왕노릇 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백성들은 모두 왕더러 재물이 아까워서 그랬다고 여기지만, 신은 진실로 왕께서 차마 볼 수 없어서 그랬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王見牛之觳觫而不忍殺, 則所謂惻隱之心, 仁之端也. 擴而充之 則可以保四海矣. 故 孟子指而言之, 欲王察識於此而擴充之也. 愛 猶吝也.
○왕이 소가 벌벌 떠는 것을 보고 차마 죽이지 못함은 즉 이른바 측은한 마음, 仁의 실마리라. 측은지심(또는 不忍之心)을 넓혀서 채우면 (가히 써) 사해를 보전할 수 있음이라. 이에 맹자가 (이를) 가리켜 말하되 왕이 이를 살펴 알았다면 (백성들에게까지) 이를 확충케 하고자 함이라. 愛는 인색하다와 같은 뜻이라.
王曰, 「然。誠有百姓者。齊國雖褊小 吾何愛一牛. 卽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故以羊易之也。」
선왕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진실로 그렇게 생각하는 백성들도 있겠습니다만, 제 나라가 아무리 작다 하나 내 어찌 소 한 마리가 아까워서 그랬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벌벌 떨면서 죄없이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소 대신에 양으로 바꾸라고 한 것입니다.”
褊 : 좁을 편/펄럭일 변.
○言 以羊易牛, 其迹似吝, 實有如百姓所譏者, 然 我之心不如是也.
○양으로써 소를 바꾼 것은 그 자취(행위)가 인색한 것 같아서 실로 백성들이 기롱(비난)하는 바 같은 것이 있으나 그러나 내(맹자) 마음은 이와 같지 않음을 말함이라.
曰, 「王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以小易大, 彼惡知之? 王若隱其無罪而就死地, 則牛羊何擇焉?」 王笑曰, 「是誠何心哉! 我非愛其財而易之以羊也, 宜乎百姓之謂我愛也。」
맹자가 말했다.
“왕께서는 백성들이 왕더러 재물이 아까워서 그랬다고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작은 양을 가지고 큰 소와 바꾸었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데, 저들이 어찌 왕의 마음을 알겠습니까. 그런데 왕께서 소가 죄없이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측은히 여기셨다면 어째서 소와 양을 구분하셨습니까?”
선왕이 웃으며 말하였다.
“이것이 진실로 어떤 마음이었지? 내가 재물이 아까워서 소 대신에 양으로 바꾸게 한 것은 아니었지만 백성들이 나더러 재물을 아까워 한다고 여길만 하겠구나!”
○異 恠也. 隱 痛也, 擇 猶分也. 言 牛羊皆無罪而死, 何所分別, 而以羊易牛乎. 孟子 故設此難欲王反求而得其本心, 王 不能然故, 卒無以自解於百姓之言也.
○孟子難之曰, 王無怪乎百姓之以王爲愛也. 以羊之小而易牛之大 迹有可疑, 彼百姓惡知王之心爲不忍也?. 王若果不忍其無罪就死地則牛無罪羊亦無罪, 何所擇而以羊易牛乎!
恠 : 怪의 俗字.
○이(異)는 괴이함이오, 은(隱)은 아파함이오, 택(擇)은 ‘나누다(분별하다)’와 같으니라. 소와 양이 다 죄없이 죽거늘 어찌 (이를) 분별하여 양으로써 소를 바꾸었겠는가? 라고 말함이라. 맹자가 짐짓 이 힐난을 베풀은 것은(고의적으로 이 어려운 문제를 가설한 것은) 왕으로 하여금 돌이켜 구해서(反求諸身) 그 본심을 얻게 하고자 함이건만 왕이 능히 그러하지 못한 고로 마침내 (써) 스스로 백성들의 (비난하는) 말을 해명하지 못하니라.
○맹자가 힐난하면서 말씀하기를 “왕은 백성의 왕으로서 인색하다함을 괴이 여기지 마시라. 羊의 작은 것으로써 소(牛)의 큰 것을 바꾼 것에는 자취(행위)가 가히 의문이 있으니 저 백성이 어찌 왕의 마음이 不忍함을 알겠습니까? 왕이 만약 (과연) (그) 죄없이 죽는 곳에 나아감을 차마 참지 못한다면 소도 죄가 없고 양도 죄가 없거늘 어찌 분별하여 양으로써 소를 바꾸랴 하겠습니까?” 하니라.
○王不能自察識也, 但順其所難之意, 而笑曰, 吾以羊易牛 不知當時是誠何心哉! 我實非愛其財, 而何故以羊之小, 易牛之大也. 是吾之心, 且不能自解矣. 宜乎百姓不識吾心而謂我愛也.
○왕이 능히 스스로 살펴 알지 못하되 다만 그 힐난한 바의 뜻을 순화시켜 웃어 가로대 “내가 양으로써 소를 바꾼 것은 당시에 (이) 진실로 무슨 마음이었던지 알지 못하던 바라. 내가 실은 (그) 재물을 아끼지 않았는데 무슨 연고로 양의 적은 것으로써 소의 큰 것을 바꾸라 하였겠는가? (이) 내 마음을 (또한) 능히 (나 자신도)스스로 해득을 못하니 백성들이 내 마음을 알지 못하고 나를 인색하다 이름이 마땅함이라.” 하니라.
曰, 「無傷也。是乃仁術也, 見牛 未見羊也。君子之於禽獸也見其生, 不忍見其死, 聞其聲, 不忍食其肉。是以 君子遠庖廚也。」
맹자가 말했다. “마음 상할 것 없습니다. 이야말로 인을 행하는 방법이니 소는 보고 양은 보지 못하셨기 때문입니다. 군자가 짐승의 살아 있는 모습을 보고는 그 죽음을 차마 보지 못하며, 죽으면서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그 고기를 차마 먹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군자는 푸줏간을 멀리합니다.”
○無傷 言雖有百姓之言, 不爲害也. 術 謂法之巧者. 蓋殺牛旣所不忍, 釁鐘又不可廢, 於此無以處之, 則此心雖發, 而終不得施矣. 然 見牛則此心已發, 而不可遏, 未見羊則其理未形而無所妨. 故以羊易牛則二者得以兩全而無害, 此所以爲仁之術也. 聲謂將死而哀鳴也. 蓋人之於禽獸 同生而異類. 故用之以禮, 而不忍之心, 施於見聞之所及, 其所以必遠庖廚者 亦以預養是心, 而廣爲仁之術也.
○무상(無傷)은 비록 백성의 말이 있으나 해롭지 아니함이라. 술은 법의 공교로움을 이름이라. 대개 소를 죽임은 이미 차마 참지 못하는 바이오, 흔종도 (가히) 폐하지 못하니 이에 (써) 대처함이 없으면 이 마음(不忍之心)이 비록 발했으나 끝내는 (얻어) 베풀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소를 본즉 이 마음이 이미 발해서 가히 막지 못하고, 양을 보지 못한즉 그 이치가 아직 드러나지 않아서 해로운 바가 없느니라.
이에 양으로써 소를 바꾸면 두 가지를 얻어 (써) 두 가지가 다 온전해서 해가 없으리니 이는 (써한 바) 仁을 행하는 방법이라. 소리는 장차 죽는데 슬퍼 울음을 이름이라. 대개 사람이 금수에 비해 살아 있는 것은 같되 종류는 다르니라.
이에 (살면서) 禮로써 쓰고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을 보고 듣는 바에 미치어 베푸니, (그) (써한 바) 반드시 푸주간을 멀리 하는 것은 또한 (써) 이 마음(不忍之心)을 미리 길러서 仁을 행하는 방법을 넓힘이라.
王說曰, 「詩云, 『他人有心, 予忖度之。』 夫子之謂也。夫我乃行之, 反而求之, 不得吾心, 夫子言之, 於我心有戚戚焉。此心之所以合於王者 何也?」
선왕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시경(詩經)에 ‘남의 마음을 내 헤아려 안다네.’ 하였는데, 선생을 두고 한 말입니다. 내가 그리 행하고 그 이유를 반추해 보았으나 내 마음을 알 수가 없었는데, 선생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다시 뭉클해집니다. 그런데 이 마음이 왕도(王道)에 부합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詩 小雅巧言之篇. 戚戚 心動貌. 王 因孟子之言 而前日之心 復萌 乃知此心不從外得, 然 猶未知所以反其本而推之也라.
○詩는 소아 교언편이라. 척척은 마음이 움직이는 모양이라. 왕이 맹자의 말씀으로 인하여 전일의 마음이 다시 싹터서 이에 이 마음이 밖으로 쫓아 얻는 것이 아님을 알고는 있으나 그러나 오히려 (써한 바) 그 근본을 돌이켜 미뤄 나가는 바는 알지 못하느니라.
小雅/小旻之什/巧言(6/4)
奕奕寢廟,君子作之。 크고 큰 침묘를 군자가 지었노라.
秩秩大猷,聖人莫之。 질서정연한 대원칙을 성인이 정하였도다.
他人有心,予忖度之。 다른 사람이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을 내가 헤아렸노라.
躍躍毚兎,遇犬獲之。 깡충깡충 뛰는 약싹빠른 토끼가 사냥개를 만나 잡혔네.
猷 : 꾀 유. 꾀, 모략, 계책. 길, 법칙, 도리. 공적. 벌레이름. 아 ! 탄식의 소리. 꾀하다. (그림을)그리다. 같다.
毚 : 토끼 참. 토끼, 약은 토끼. 약빠르다. 탐욕하다. 조금.
曰, 「有復於王者 曰, 『吾力足以擧百鈞, 而不足以擧一羽, 明足以察秋毫之末, 而不見輿薪。』, 則王許之乎?」 曰, 「否。」
「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然則一羽之不擧, 爲不用力焉, 輿薪之不見, 爲不用明焉, 百姓之不見保, 爲不用恩焉, 故 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
맹자가 말했다.
“어떤 이가 왕에게 아뢰기를 ‘저의 힘이 100鈞(720kg)을 들 수는 있지만 깃털 하나를 들지 못하며, 눈의 시력이 가을철 짐승의 미세한 털끝을 살필 수는 있지만 수레에 실린 섶나무를 보지 못합니다.’고 한다면 왕은 그 말을 인정하시겠습니까?”
“아니요, 인정 못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은혜가 금수에게는 미쳤으면서 그 공덕이 백성에게 이르지 않는 것은 유독 어째서입니까? 그렇다면 깃털 하나를 들지 못하는 것은 힘을 쓰지 않기 때문이며, 수레에 실린 섶나무를 보지 못하는 것은 밝은 눈을 쓰지 않기 때문이며, 백성들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은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왕께서 왕의 도를 펴지 못하시는 것은 하시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으신 것이 아닙니다.”
復 : 고할 복
○復 白也. 鈞 三十斤, 百鈞至重難擧也. 羽 鳥羽, 一羽至輕易擧也. 秋毫之末 毛至秋而末銳, 小而難見也. 輿薪以車載薪 大而易見也. 許 猶可也. 今恩以下 又孟子之言也.
○복(復)은 사룀이라. 균(鈞)은 삼십근이니 백균은 지극히 무거워 들기 어려움이라. 우(羽)는 새의 깃이니 한 깃은 지극히 가벼워 들기 쉬움이라. 가을 터럭의 끝은 터럭이 가을에 이르면 끝이 뾰족함이니 작아서 보기 어려움이라. 여신(輿薪)은 수레로써 섶을 실음이니 커서 보기 쉬움이라. 허(許)는 ‘可’와 같음이라. ‘今恩’ 이하는 또 맹자의 말씀이라.
○蓋天地之性 人爲貴故, 人之與人又爲同類而相親. 是以惻隱之發, 則於民切而於物緩, 推廣仁術 則仁民易而愛物難, 今王此心 能及物矣 則其保民, 而王非不能也, 但自不肯爲耳. 孟子又設喩以啓之 曰, 有人復白於王者曰, 吾之力足以擧百鈞之重, 而不足以擧一羽之輕, 吾之明足以察秋毫之末之小, 而不足以見輿薪之大, 則王許之爲誠然乎! 王曰, 否. 人未有擧重而不能擧輕, 見小而不能見大者也.
○대개 천지의 성품에 사람이 貴한 고로 사람이 사람과 더부는데 또한 동류가 되고 서로 친함이라. 이로써 측은한 마음이 발함은 곧 백성에게는 간절하게 하고 물건에는 느긋하게 하며, 仁을 행하는 방법을 미루어 넓히는 데 있어서 (즉) 백성을 사랑하는 것은 쉽게 하고 물건 사랑하는 것은 어렵게 해야 하거늘 이제 왕의 (이) 마음(측은지심)이 능히 물건에게까지 미친다면 즉 (그) 백성을 보전해서 왕노릇하는 것이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다만 스스로 즐기어 하지 아니할 뿐임이라.
맹자가 (또) 비유를 제시함으로써 그 문제를 열어주며 가로대 “사람이 왕에게 복백하는 자가 있어 가로대 ‘나의 힘이 족히 (써) 백균의 무게를 들되 족히 (써) 새털 한 깃의 가벼움은 들지 못한다 하며, 나의 밝음이 족히 (써) (짐승의) 가을 털의 끝인 작은 것을 살피되 족히 (써) 수레의 섶인 큰 것은 보지 못한다’한즉 왕께서는 可하다 하면서 진실로 그러하다 하겠습니까?” 하니,
왕이 가로대 “아니오이다. 사람이 무거운 것을 들면서 능히 가벼운 것을 들지 못하거나 작은 것은 보면서 큰 것을 능히 보지 못한다고 하는 자는 없나이다.”하니라.
○孟子曰 王旣知此 則知保民而王無難事矣. 蓋民物之待吾仁者, 有緩急, 而吾之施仁於民物者, 有難易, 今王不忍一牛之死, 恩足以及禽獸, 是能擧百鈞察秋毫也, 而乃坐視斯民之危, 功不至於百姓, 是一羽之不擧輿薪之不見也.
맹자 가로대 “왕께서 이미 이를 아시면 백성을 보전해서 왕노릇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 것입니다. 대개 백성이나 짐승이나 나의 어짊을 기다리는 데는 완급이 있고 내가 어짊을 백성이나 짐승에게 베푸는 데는 어렵고 쉬움이 있거늘,
이제 왕이 소 한마리의 죽음을 차마 참지 못하겠다면서 은혜가 족히 (써) 금수에게 미치니 이것은 (능히) 삼천근을 들 수 있고 秋毫를 살필 수 있는 것이니이다. 그럼에도 (이에) (이) 백성의 위태함을 좌시하고 (정치의) 功效가 백성에 이르지 못하면, 이것은 새의 깃을 들지 못하고 수레의 섶을 보지 못하는 것이오이다. “ 하니라.
○恩能及於所難 而獨不能及於所易, 其故獨何與? 然則一羽之不擧, 非無力也, 爲不用力焉, 輿薪之不見 非無明也. 爲不用明焉, 百姓之不見保, 非無恩也, 爲不用恩焉. 旣不用恩因以不王, 故王可以王, 而不王者, 乃能之而不爲也. 非欲爲之而不能也.
○(맹자 다시 가로대) “은혜가 능히 어려운 바(짐승)에는 미치고 유독 능히 쉬운 바(사람)에는 미치지 못하니 그 까닭은 유독 무엇이겠습니까? 그런즉 새의 깃을 들지 못함은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힘을 쓰지 않음으로 인함이며, 수레의 섶을 보지 못함은 밝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밝음을 쓰지 않음으로 인함이며, 백성을 보전함을 보지 못함은 은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쓰지 않음으로 인함이니이다. 이미 은혜를 쓰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왕노릇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왕이 가히 (써) 왕노릇할 수 있는데도 왕노릇하지 못하는 것은 (이에)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기 때문이지 하고자는 하는데 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니이다.“고 말하니라.
曰, 「不爲者與不能者之形, 何以異?」 曰, 「挾太山以超北海, 語人曰, 『我不能。』, 是誠不能也, 爲長者折枝, 語人曰, 『我不能。』 是 不爲也, 非不能也。故王之不王,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 王之不王, 是折枝之類也。
선왕이 물었다.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모습은 어떻게 다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태산을 옆에 끼고 북해(北海)를 건너뛰는 것을 ‘나는 할 수 없다’고 사람들에게 말한다면 이것은 진실로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어른을 위해서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나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사람들에게 말한다면, 이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왕께서 왕도를 행하지 못하시는 것은 태산을 끼고 북해를 건너뛰는 부류가 아니라, 왕께서 왕도를 행하지 못하시는 것은 바로 나뭇가지를 꺾는 부류인 것입니다.
○形 狀也. 挾 以腋持物也. 超 躍而過也. 爲長者折枝 以長者之命 折草木之枝, 言不難也. 是心固有, 不待外求, 擴而充之 在我而已, 何難之有?
○형(形)은 형상이라. 협(挾)은 겨드랑이로써 물건을 가짐이라. 초(超)는 뛰어 넘음이라. 어른을 위하여 가지를 꺾음은 어른의 명으로써 초목의 가지를 꺾음이니 어렵지 않음을 말함이라. 이 마음(측은지심)이 진실로 있어서 밖에서 구함을(밖에서 누가 갖다주는 것을) 기다리지 않으니, 넓혀 채워나가는 것은 내게 (오직) 있을 뿐이어늘 무슨 어려움이 있으리오. (조기의 註는 ‘折枝’를 팔다리를 주물러 주다 로 해석함) (腋 : 겨드랑이 액)
老吾老以及人之老, 幼吾幼以及人之幼, 天下可運於掌。詩云, 『刑于寡妻, 至于兄弟, 以御于家邦。』 言擧斯心加諸彼而已。故 推恩足以保四海, 不推恩無以保妻子, 古之人所以大過人者 無他焉, 善推其所爲而已矣。今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 獨何與?
먼저 내 집의 노인을 섬기는 마음이 남의 집 노인에게 미치며, 내 집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의 집 아이에게 미친다면 천하를 손바닥에 올려 놓고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아내에게 모범이 되고 형제에게 이르러 집안과 나라를 다스렸네.'라 하였는데 이 마음을 들어 저기에 작용하게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은혜를 베풀면 천하를 보전할 수 있지만 은혜를 베풀지 않는다면 처자도 보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옛날 사람이 지금 사람보다 크게 뛰어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은혜를 잘 베풀었던 것일 뿐입니다. 지금 금수에까지 은혜가 미쳤지만 그 공덕이 백성에게 이르지 못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老 以老事之也, 吾老 謂我之父兄, 人之老謂人之父兄. 幼以幼畜之也, 吾幼謂我之子弟, 人之幼謂人之子弟. 運於掌 言易也. 詩 大雅思齊之篇. 刑 法也. 寡妻 寡德之妻, 謙辭也. 御 治也. 不能推恩 則衆叛親離. 故 無以保妻子.
○노(老)는 늙음으로써 섬김이니 내 늙은이는 나의 父兄을 이름이오, 남의 늙은이는 남의 父兄을 이름이라. 유(幼)는 어림으로써 기름이니 ‘吾幼’는 나의 자제를 이름이오, 남의 어린이는 남의 자제를 이름이라. 손바닥에서 운전함은 쉬움을 말함이라. 詩는 대아 사제편이라. 형은 법이라. 寡妻는 덕이 부족한 아내이니 겸손한 말이라. 어(御)는 다스림이라. 능히 은혜를 미루어 베풀지 아니하면 즉 무리가 배반하고 친척이 떠나느니라. 이에 (써) 처자를 보존하지 못하느니라.
○蓋骨肉之親, 本同一氣, 又非但若人之同類而已. 故 古人必有親親推之然後, 及於仁民, 又推其餘然後 及於愛物, 皆由近以及遠, 自易以及難, 今王 反之, 則必有故矣. 故 復推本而再問之.
○대개 골육의 친척은 본래 같은 기운이니 (또) (이는) 단지 사람과 같은 동류일 뿐만 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 이에 옛 사람이 반드시 어버이를 봉양함을 미루어 베푼 연후에, 백성을 사랑함에 이르고 또 그 나머지에게 미루어 베푼 연후에야 물건(짐승)을 사랑함에 미치니, (이는) 모두 가까운데서 비롯하여 (써) 멀리 미침이오, 쉬움으로부터 (써) 어려움에 이르는 것이어늘 이제 왕이 반대로 하면 반드시 까닭이 있음이라. 이에 (맹자가) 다시 근본을 미루어 재차 물으심이니라.
大雅/文王之什/思齊
思齊大任,文王之母。 엄숙한 태임이 문왕의 모친이도다.
思媚周姜,京室之婦。 주강을 사랑하여 주실의 며느리로 삼았도다.
大姒嗣徽音,則百斯男。 태사가 아름다운 덕을 이어 받으니 자손이 번창하였도다.
惠于宗公,神罔時怨, 종묘의 선공에 순종하니 신이 노여워함이 없었고,
神罔時恫。 신이 상심함도 없었도다.
刑于寡妻,至于兄弟, 아내에게 모범이 되고 형제에게 이르러,
以御于家邦。 나라를 다스렸도다.
恫 : 상심할 통/두려워할 동. 상심하다. 슬프다. 애통하다. [동]두려워하다. 으르다. 협박하다. 뜻을 얻지 못하다. 의심하다. (마음이)흔
들리다.
權然後知輕重, 度然後知長短, 物皆然, 心爲甚, 王請度之。
저울질을 해 보아야 무게를 알고 자로 재어 보아야 길이를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사물이 다 그러한데 그 중에서도 마음이 더욱 심하니, 왕께서는 이 점을 헤아려 보십시오.
○權 稱錘也. 度 丈尺也, 度之 謂稱量之也. 言 物之輕重長短 人所難齊, 必以權度度之而後可見, 若心之應物 則其輕重長短之難齊 而不可不度以本然之權度 又有甚於物者.
今王恩及禽獸而功不至於百姓, 是其愛物之心, 重且長, 而仁民之心輕且短, 失其當然之序, 而不自知也.
故 上文 旣發其端, 而於此 請王度之也.
○권(權)은 저울질함이요, 도(度)는 긴 자인 長, 짧은 자인 尺이다. 탁지(度之)는 칭량(헤아림)을 이름이라. 물건의 경중과 장단은 사람이 가지런하기 어려운 바로되 반드시 저울과 잣대로써 헤아린 뒤에 볼 수 있으나, 마음이 물건에 응하는 것 역시 그 경중과 장단을 가지런하기 어려운 바로되 (가히) 본연(마음)의 권도로써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또) 물건보다는 심함(어려움)이 있음을 말하니라.
이제 왕이 은혜는 금수에게 미치면서도 (정치의) 공효는 백성에게 이르지 못하니 이는 그 물건 사랑하는 마음이 무겁고 (또) 길고, 백성 사랑하는 마음은 가볍고 (또) 짧아서 그 당연한 순서를 잃고도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이에 윗글에서 이미 그 단서를 발하시고 이에 왕이 이를 헤아릴 것을 청함이라.
抑王興甲兵, 危士臣, 構怨於諸侯然後, 快於心與?」 王曰, 「否。 吾何快於是。將以求吾所大欲也。」
게다가 왕께서는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시는데 군사와 신하들을 위태롭게 하고 다른 제후들과 원한을 맺은 뒤에야 마음이 유쾌하시겠습니까?”
선왕이 대답했다.
“아닙니다. 내 어찌 이것을 유쾌하게 여기겠습니까. 장차 나의 큰 소원을 이루려 해서입니다.”
○抑 發語辭. 士 戰士也. 構 結也. 孟子 以王愛民之心 所以輕且短者 必其以是三者 爲快也. 然 三事 實非人心之所快, 有甚於殺觳觫之牛者. 故 指以問王 欲其以此而度之也.
○억(抑)은 발어사라. 사(士)는 전사라. 구(構)는 맺음이라. 맹자가 왕이 백성 사랑하는 마음이 가볍고 짧은 바가 반드시 (그) 이 세 가지(興甲兵, 危士臣 構怨於諸侯)로써 만족함을 삼음이라. 그러나 세 가지는 결코 백성의 마음이 만족하는 바가 아니요, 두려움에 벌벌 떠는 소를 죽이는 것보다 심한 것이니라. 이에 왕에게 묻는 것으로써 지적하여 이로써 (왕이) 헤아리게 하고자 하심이라.
○不快於此者 心之正也, 而必爲此者 欲誘之也. 欲之所誘者 獨在於是, 是以其心尙明於他, 而獨暗於此, 此其愛民之心, 所以輕短而功不至於百姓也.
○이에 쾌하지 않음은 마음의 바름이오, 반드시 이를 함은 욕심이 유혹함이라. 욕심이 유혹하는 바가 홀로 이에 있으니 이로써 그 마음이 오히려 다른 데(욕심)는 밝으나 유독 이(측은지심)에는 어두우니 이는 (그) 애민하는 마음이 (써) 가볍고 짧고 (정치의) 공효가 백성에 이르지 못하는 바니라.
曰, 「王之所大欲, 可得聞與?」 王笑而不言, 曰, 「爲肥甘不足於口與, 輕煖不足於體與? 抑爲采色不足視於目與, 聲音不足聽於耳與, 便嬖不足使令於前與? 王之諸臣皆足以供之, 而王豈爲是哉?」
曰, 「否。吾不爲是也。」 曰, 「然則王之所大欲, 可知已, 欲辟土地, 朝秦楚莅中國而撫四夷也。以若所爲 求若所欲, 猶緣木而求魚也。」
맹자가 말했다.
“왕의 큰 소원을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왕이 웃으면서 말하지 않자, 맹자가 말했다.
“살지고 단 음식이 입에 부족하고, 가볍고 따뜻한 옷이 몸에 부족해서입니까? 아니면 화려한 채색이 눈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귀로 듣기에 부족하며, 말 잘 듣고 총애하는 사람들을 앞에서 부리기에 부족해서입니까? 이런 것들이야 왕의 여러 신하들이 모두 충분히 공급을 해 주고 있는데, 왕께서 어찌 이런 이유 때문에 그러시겠습니까?”
“아닙니다. 나는 그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왕의 큰 소원을 알 만합니다. 영토를 개척하고 진(秦)나라와 초(楚)나라의 조회를 받으며 중국에 군림하여 사방의 오랑캐들을 위무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소원을 이루려 하신다면, 이는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찾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便嬖 近習嬖幸之人也. 已 語助辭. 辟 開廣也. 朝致其來朝也. 秦楚皆大國. 莅 臨也. 若 如此也. 所爲 指興兵結怨之事, 緣木求魚 言必不可得.
○편폐(便嬖)는 가까이서 익숙하여 총애하는 사람이라. 이(已)는 어조사라. 벽(辟)은 열어서 넓힘이라. 조(朝)는 (그) 와서 조회를 이름이라. 진나라 초나라는 다 큰 나라라. 위(莅)는 다다름이라. 약(若)은 이와 같음이라. 소위(所爲)는 군사를 일으키고 원망을 맺는 일을 가리킴이오, 연목구어는 결코 (가히) 얻을 수 없음을 말함이라.
王曰, 「若是其甚與?」 曰, 「殆有甚焉, 緣木求魚, 雖不得魚無後災, 以若所爲 求若所欲, 盡心力而爲之, 後必有災。」 曰, 「可得聞與?」 曰, 「鄒人與楚人戰則王以爲孰勝?」 曰, 「楚人勝。」
曰, 「然則小固不可以敵大, 寡固不可以敵衆, 弱固不可以敵强。海內之地方千里者九, 齊集有其一, 以一服八, 何以異於鄒敵楚哉? 蓋亦反其本矣?」
선왕이 물었다.
“이 정도로 그게 어려운 것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이보다 더 어렵습니다.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찾으면 고기는 못 얻어도 뒷탈은 없는 것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그런 소원을 이루려 하시면 마음과 힘을 다해 노력하더라도 반드시 후환이 있게 될 것입니다.”
선왕이 말했다.
“그 내용을 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추(鄒) 나라가 초(楚) 나라와 싸우면 왕께서는 누가 이기리라 보십니까?”
“초 나라가 이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작은 나라는 진실로 큰 나라를 대적할 수 없고, 소수로는 실로 다수를 대적할 수 없으며, 약자는 실로 강자를 대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중국 땅 안에 사방 천리가 되는 나라가 아홉인데, 제(齊)나라의 땅을 다 합해도 그 아홉 중에 하나를 소유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 하나가 가지고 여덟을 복종시키려 한다면 추 나라가 초 나라를 대적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어찌 근본(仁政)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으십니까?
○殆, 蓋, 皆發語辭. 鄒 小國, 楚 大國. 齊集有其一, 言集合齊地其方千里, 是有天下九分之一也. 以一服八 必不能勝, 所謂後災也. 反本 說見下文.
○태(殆)와 개(蓋)는 다 발어사라. 추나라는 소국이요 초나라는 대국이라. 제나라가 모아서 그 하나를 둔다는 것은 ‘제나라 땅을 모아서 합하면 그 지방이 천리니 이는 천하 9분의 일에 해당함’을 말함이라. 하나로써 여덟을 굴복시킴은 결코 (능히) 이길 수 없음이니 이른바 뒤에 재앙이 있다 일컫느니라. 반본(反本)은 설명이 아랫글에 나타남이라.
今王發政施仁, 使天下仕者皆欲立於王之朝, 耕者皆欲耕於王之野, 商賈皆欲藏於王之市, 行旅皆欲出於王之途, 天下之欲疾其君者 皆欲赴愬於王, 其如是孰能禦之?
지금 왕께서 선정을 펴시고 어진 정사를 베푸시어, 천하의 벼슬하는 자들이 모두 왕의 조정에 서고 싶게 만들고, 농사짓는 자들이 모두 왕의 들에서 경작하고 싶게 만들며, 장사꾼들이 모두 왕의 시장에 물건을 쌓아두고 싶게 만들고, 여행하는 자들이 모두 왕의 길로 다니고 싶게 만드신다면, 자기 임금을 미워하고 있던 천하 백성들이 모두 왕에게 달려와 하소연하려 할 것이니, 그 기세가 이와 같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商 : 장사 상(짊어지거나 이고 다니면서 하는 장사) 賈 : 장사 고(앉아서 하는 장사) 赴 : 붙좇을 부(공경하는 마음이나 섬기는 뜻으로 가까이하며 따르는 것)
○行貨曰, 商. 居貨曰賈. 發政施仁 所以王天下之本也. 近者悅遠者來, 則大小彊弱 非所論矣. 蓋力求所欲, 則所欲者反不可得. 能反其本 則所欲者 不求而至. 與首章 意同.
○행화(行貨 : 재물을 행하는 것, 곧 다니면서 장사하는 것)를 ‘商’이라 이르며, 거화(居貨 : 재물을 쌓아놓는 것, 곧 앉아서 파는 것)를 ‘고(賈)’라 이르니라. ‘發政施仁’은 (써한 바) 천하의 왕노릇하는 근본이니라. 가까운 자가 기뻐하고, 먼 자가 오면 크고 작고 강하고 약함은 논할 바가 아니니라. 대개 힘으로 하고자 하는 바를 구하면 하고자 하는 바를 도리어 (가히) 얻지 못하고 능히 그 근본을 돌이키면 즉 하고자 하는 바가 구하지 않아도 이르리라. 머릿장과 더불어 뜻이 같으니라.
王曰, 「吾惛不能進於是矣, 願夫子輔吾志明以敎我。我雖不敏, 請嘗試之。」 曰, 「無恒産而有恒心者, 惟士爲能。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苟無恒心, 放辟邪侈, 無不爲己, 及陷於罪然後, 從而刑之, 是罔民也, 焉有仁人在位, 罔民而可爲也。」
선왕이 말했다.
“나는 사리에 어두워 그렇게 나아갈 수 없으니, 선생께서 가르침을 내리시어 내 뜻을 밝게 인도해 주십시오. 내 비록 명민하진 못하지만 가르침을 실천해 보겠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서 항심(恒心)을 갖는 것은 오로지 선비만이 가능합니다. 백성은 생업이 없으면 항심도 없게 됩니다. 항심이 없으면 멋대로 행동하고 사악하며 분수에 넘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죄에 빠지게 된 후에 그에 따라 형벌을 가한다면 그야말로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인데 어찌 어진 사람이 군주의 자리에 있으면서 백성을 그물질 할 수 있습니까?"
放辟邪侈 : 放縱 . 便辟 . 奸邪 . 奢侈를 말함. 放縱 : 아무 거리낌없이 함부로 행동함 便辟(편벽) : 남에게 알랑거리며 비위를 잘 맞춤.
偏僻 :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침.
○恒 常也. 産 生業也. 恒産 可常生之業也, 恒心 人所常有之善心也. 士 嘗學問, 知義理故雖無恒産, 而有常心, 民則不能然矣. 罔 猶羅罔 欺其不見而取之也.
○항(恒)은 떳떳함(항상함)이오 산(産)은 생업이라. 항산(恒産)은 가히 항상 생산하는 업이오, 항심(恒心)은 사람이 항상 (떳떳히) 두는 바의 착한 마음이라. 선비는 일찍이 학문하여 의리를 아는 고로 비록 恒産은 없어도 恒心은 있거니와 백성인즉 능히 그러하지 못하니라. 罔은 그물을 벌린 것과 같으니 (그) 보지 못함으로 속여서 취함이라.
是故 明君制民之産, 必使仰足以事父母, 俯足以畜妻子, 樂歲終身飽, 凶年免於死亡, 然後驅而之善, 故民之從之也輕。今也 制民之産, 仰不足以事父母, 俯不足以畜妻子, 樂歲終身苦, 凶年不免於死亡, 此惟救死而恐不贍, 奚暇 治禮義哉!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백성의 생업을 만들어주므로써,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기고 아래로는 처자를 부양할 수 있게 하여 풍년이 들면 배불리 먹고 흉년이 되어도 죽음은 면하게 해 줍니다. 그런 뒤에 백성을 선으로 나아가게 하므로 백성들이 따르기가 쉽습니다. 지금은 백성에게 생업을 만들어 준다 해도 위로는 부모를 모시기에 부족하고 아래로 처자를 부양하기도 부족하며 풍년이 들어도 몸이 괴롭고 흉년에는 죽음을 면치 못합니다. 이와 같이 죽음에서 구제하려 해도 구휼하지 못할까 두려울 뿐인데 어느 겨를에 예의를 익히겠습니까!
○輕 猶易也. 此 言民有常産而有常心也. 贍 足也. 此 所謂無常産而無常心者也.
○경(輕)은 쉬움과 같으니라. 이 문장은 백성이 떳떳한 생업이 있고 떳떳한 마음이 있음을 말함이라. 섬(贍)은 족함이라. 이는 이른바 떳떳한 생업이 없어서 떳떳한 마음이 없음이라.
王欲行之則盍反其本矣? 五畝之宅, 樹之以桑, 五十者可以衣帛矣, 鷄豚狗彘之畜, 無失其時, 七十者可以食肉矣, 百畝之田勿奪其時, 八口之家, 可以無飢矣, 謹庠序之敎, 申之以孝悌之義, 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 老者衣帛食肉, 黎民不飢不寒, 然而不王者未之有也。
왕께서 왕도(王道)를 행하려 하신다면 어찌 그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5묘의 집터에 뽕나무를 심으면 50세가 되어 비단 옷을 입을 수 있고, 닭과 돼지 개등을 기르면서 번식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70세가 되어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백묘의 밭을 경작하는데 농사철을 빼앗지 않으면 8식구의 집안이 굶주림을 면할 수 있어 학교에서 교육을 시키고 효제의 도리를 편다면 반백의 노인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머리에 이고 다니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노인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백성이 굶주리지 않고 추위를 면한다면 그렇게 하고서도 왕노릇을 하지 못한 자는 없습니다.
○盍 何不也. 使民有常産者 又發政施仁之本也. 說見下文.
○합(盍)은 何不(어찌 ~않느냐)이라. 백성으로 하여금 떳떳한 생업이 있게 함은 또한 어진 정치를 베푸는 근본이라. 설명은 아랫글에 나타나니라.
○此 言制民之産之法也. 趙氏曰, 八口之家 次上農夫也. 此 王政之本, 常生之道. 故 孟子爲齊梁之君, 各陳之也. 楊氏曰, 爲天下者 擧斯心, 加諸彼而已. 然 雖有仁心仁聞, 而民不被其澤者, 不行先王之道故也. 故 以制民之産告之.
○이는 백성의 생업을 짓는 방법을 말함이라. 조씨 가로대 여덟식구의 집은 상농부(아홉 식구의 집)의 다음가는 집이라. 이는 왕정의 근본이요 떳떳한 생업의 방법이라. 이에 맹자가 제나라와 양나라의 인군을 위해서 각각 그 방안을 제시함이라.
양씨 말하기를 천하를 (경영)하는 자가 이 마음을 들어서 저(백성의 생업)에 더할 따름이라. 그러나 비록 어진 마음과 어진 들림(소문)이 있더라도(어진 정치를 한다는 소문이 났더라도) 백성이 그 덕택을 입지 못하는 것은 선왕의 도를 행하지 못한 까닭이라. 이에 백성의 생업을 짓는다는 것으로써 이를 깨우쳐 주심이라.
○此章 言人君當黜覇功 行王道. 而王道之要, 不過推其不忍之心, 以行不忍之政而已, 齊王非無此心, 而奪於功利之私, 不能擴充以行仁政, 雖以孟子反覆曉告, 精切如此, 而蔽固已深, 終不能悟 是可歎也.
○이 장은 인군이 마땅히 패도의 공을 내치고 왕도를 행하는 것을 말함이라. 왕도의 중요함은 (그) 不忍之心을 미루어 넘어가지 않고 이로써 불인지심의 정사를 행하는데 있을 뿐이거늘 제왕이 이 마음이 없지 않되 공리(功利)의 사사로움에 빼앗겨서 능히 (불인지심을) 확충해서 (써) 어진 정사를 행하지 못하니 비록 (써) 맹자가 반복하여 깨닫도록 알려줌에 있어 정일하고 간절함이 이와 같더라도 가리워짐이 진실로 이미 깊어져 끝내는 능히 깨닫지 못하니 이에 가히 탄식함이로다.
'四書 > 孟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梁惠王 <下> 第 1章 (0) | 2020.05.06 |
---|---|
梁惠王 <下> 本文 (0) | 2020.05.06 |
梁惠王 <上> 第 6章 (0) | 2020.05.06 |
梁惠王 <上> 第 5章 (0) | 2020.05.06 |
梁惠王 <上> 第 4章 (0) | 2020.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