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6章
孟子爲卿於齊, 出弔於滕, 王使蓋大夫王驩爲輔行。王驩朝暮見, 反齊滕之路, 未嘗與之言行事也。公孫丑曰, 「齊卿之位不爲小矣, 齊滕之路 不爲近矣, 反之而未嘗與言行事 何也?」 曰, 「夫旣或治之, 予何言哉。」
맹자가 제나라의 경(卿)이 되어 등나라에 조문하기 위해 출국하는데, 왕이 합(蓋)을 다스리는 대부 왕환을 부사로 삼았다. 왕환이 아침저녁으로 뵙는데도 제나라에서 등나라에 갔다가 돌아올 때까지 그에게 할 일을 말하지 않았다.
공손추가 물었다. “제나라 경의 지위가 낮지 않으며, 제나라와 등나라의 길이 가깝지 않은데, 등나라에 갔다가 돌아오도록 왕환에게 할 일을 말하지 않으셨는데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이미 어떤 자가 다 처리했는데 내가 무어라 말하겠는가."
蓋 : 땅이름 합. 驩 : 기뻐할 환. 기뻐하다. 기쁨. 말이 평화롭게 즐기는 모양.
○蓋 齊下邑也. 王驩 王嬖臣也. 輔行 副使也. 反 往而還也. 行事 使事也.
○합(蓋)은 제나라 하읍이라. 왕환은 왕의 총애받는 신하라. 보행은 부사라. 反은 갔다가 돌아옴이라. 행사(使事)는 부리는 일이라.
公孫丑曰, 「齊卿之位不爲小矣, 齊滕之路不爲近矣, 反之而未嘗與言行事 何也?」 曰, 「夫旣或治之, 予何言哉。」
공손추가 물었다.
“제나라 경의 지위가 낮지 않으며, 제나라와 등나라의 길이 가깝지 않은데, 등나라에 갔다가 돌아오도록 왕환에게 할 일을 말하지 않으셨는데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이미 어떤 자가 다 처리했는데 내가 무어라 말하겠는가."
[해설]
맹자는 경의 벼슬자리를 갖고 조문사절로 등나라에 다녀왔으나 실제로는 부사인 왕환이 맡아서 일을 다 처리하였다. 왕환을 소인배로 본 맹자는 그에게 무슨 얘기를 해봤자 ‘쇠귀에 경 읽기’에 지나지 않음을 알았기에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王驩 蓋攝卿以行故 曰齊卿. 夫旣或治之 言有司已治之矣. 孟子之待小人 不惡而嚴 如此.
○왕환이 대개 卿을 대리해서 행한 고로 제나라 卿을 이름이라. ‘夫旣或治之’는 담당관리가 있어 이미 처리하였음을 말함이라. 맹자가 소인을 대함에 ‘악하게 아니하고 엄하게 함’이 이와 같으니라.
[해설]
‘不惡而嚴’은 『주역』天山遯(천산돈)괘에 “遠小人不惡而嚴.(소인을 멀리하되 악하게 아니하고 엄하게 하느니라)”에 나오는 말이다. 소인이 안에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여 군자가 밖으로 물러나야 할 때 군자는 소인을 멀리할 뿐이지, 소인과 상대해서 악한 짓을 하지는 않으며 다만 자신의 행동을 바르게 하여 엄함을 보여 소인이 스스로 굴복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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