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10章
匡章曰, 「陳仲子, 豈不誠廉士哉! 居於陵, 三日不食, 耳無聞目無見也, 井上有李, 螬食實者過半矣, 匍匐往將食之, 三咽然後, 耳有聞, 目有見。」 孟子曰, 「於齊國之士, 吾必以仲子爲巨擘焉。 雖然仲子惡能廉。充仲子之操, 則蚓而後可者也。夫蚓上食槁壤, 下飮黃泉, 仲子所居之室, 伯夷之所築與? 抑亦盜跖之所築與? 所食之粟 伯夷之所樹與? 抑亦盜跖之所樹與? 是未可知也。」 曰, 「是何傷哉! 彼身織屨, 妻辟纑以易之也。」 曰, 「仲子齊之世家也。兄戴蓋祿萬鍾, 以兄之祿爲不義之祿, 而不食也, 以兄之室爲不義之室, 而不居也, 辟兄離母處於於陵。他日歸則有饋其兄生鵝者, 己頻顣曰, 『惡用是鶃鶃者爲哉!』 他日其母殺是鵝也, 與之食之。其兄自外至曰, 『是鶃鶃之肉也。』 出而哇之。以母則不食, 以妻則食之, 以兄之室則弗居, 以於陵則居之, 是尙爲能充其類也乎。 若仲子者 蚓而後充其操者也。」
광장이 말했다. "진중자가 어찌 진실로 청렴한 선비가 아니겠습니까! 오릉에서 지낼 때 3일동안을 먹지 않아 귀가 들리지 않고 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물 가에 오얏나무가 있었는데 벌레가 반이 넘게 갉아먹은 열매를 기어가서 따먹고 세번을 삼킨 후에야 귀가 들리고 눈이 보였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제나라의 선비중에 나는 반드시 중자를 으뜸으로 삼습니다. 그렇다 해도 중자가 어찌 청렴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중자의 지조를 충족시키려면 지렁이같은 존재가 된 후에야 가능할 것입니다. 무릇 지렁이는 위로는 마른 흙을 먹고 아래로는 탁한 물을 마시는데 중자가 거처하는 집은 백이가 지은 것인가? 아니면 도척이 지은 것인가? 그가 먹는 곡식은 백이가 심은 것인가? 아니면 도척이 심은 것인가? 이것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
그러자 광장이 말했다. "그것이 무슨 상괸이겠습니까? 그는 몸소 신을 삼고 아내는 길쌈을 하여 그것으로 필요한 것을 바꿉니다."
맹자가 말했다.
"중자는 제나라에서 대를 이어 벼슬하던 집안의 사람입니다. 그의 형 대(戴)는 합(蓋)땅에서 받는 녹봉이 만종이나 되는데 형의 녹봉을 의롭지 않은 녹봉으로 여겨 먹지 않았으며, 형의 집을 의롭지 않은 집으로 여겨 거처하지 않았고, 형을 피해 모친을 떠나 오릉에서 살았습니다. 훗날 집에 돌아가니 어떤 사람이 그 형에게 살아있는 거위를 보냈었는데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이 꽥꽥거리는 것을 무엇에 쓰겠는가.' 라고 하였습니다. 어느 날 그 모친이 그 거위를 잡아 그에게 먹였습니다. 그 형이 밖에서 돌아와 '이것이 꽥꽥거린 거위의 고기이다.' 라고 말하자 밖으로 나가 뱉어버렸습니다.
모친이 주는 음식은 먹지 않고 아내가 주는 음식은 먹으며, 형의 집에서는 살지 않고 오릉의 집에서 살고 있으니 이것이 오히려 지조를 지킨다는 그 부류의 뜻을 충족시킨다는 것입니까. 중자가 지렁이같은 존재가 된 후에야 지조를 지킨다는 뜻이 충족될 것입니다."
螬 : 굼벵이 조.
○匡章, 陳仲子 皆齊人. 廉有分辨不苟取也. 於陵 地名. 螬 蠐螬, 蟲也. 匍匐 言無力不能行也. 咽 呑也.
○광장과 진중자는 다 제나라 사람이라. 염은 분별함이 있고 구차히 취하지 아니함이라. 오릉은 지명이라. 조는 굼벵이니 벌레라. 포복은 힘이 없어 능히 가지 못함을 말함이라. 인은 삼킴이라.
孟子曰, 「於齊國之士, 吾必以仲子爲巨擘焉。 雖然仲子惡能廉。充仲子之操, 則蚓而後可者也。
맹자가 말했다. "제나라의 선비중에 나는 반드시 중자를 으뜸으로 삼습니다. 그렇다 해도 중자가 어찌 청렴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중자의 지조를 충족시키려면 지렁이같은 존재가 된 후에야 가능할 것입니다."
擘 : 엄지손가락 벽. 엄지손가락. 쪼개다. 가름. 찢음. 巨擘 : 巨匠. 어떤 분야에서 그 기능이나 능력이 남달리 뛰어난 사람.
蚓 : 지렁이 인
○巨擘 大指也. 言齊人中有仲子, 如衆小指中有大指也. 充 推而滿之也. 操 所守也. 蚓 丘蚓也. 言仲子未得爲廉也. 必若滿其所守之志, 則惟丘蚓之無求於世然後 可以爲廉耳.
○거벽은 큰 손가락이라. 제나라 사람 가운데 중자가 있으니 여러 작은 손가락 가운데 큰 손가락이 있음을 말함이라. 충은 미루어서 가득함이라. 조는 지키는 바라. 인은 둑의 지렁이라. 중자가 얻어 청렴이 되지 못함을 말함이라. 반드시 만약에 그 지키는 바의 뜻을 만족하게 한다면 오직 언덕의 지렁이가 세상에 구함이 없은 뒤에야 가히 써 청렴이 되느니라.
夫蚓上食槁壤, 下飮黃泉, 仲子所居之室, 伯夷之所築與? 抑亦盜跖之所築與? 所食之粟 伯夷之所樹與? 抑亦盜跖之所樹與? 是未可知也。
무릇 지렁이는 위로는 마른 흙을 먹고 아래로는 탁한 물을 마시는데 중자가 거처하는 집은 백이가 지은 것인가? 아니면 도척이 지은 것인가? 그가 먹는 곡식은 백이가 심은 것인가? 아니면 도척이 심은 것인가? 이것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跖 : 발바닥 척
○槁壤 幹土也. 黃泉 濁水也. 抑 發語辭也. 言蚓 無求於人而自足, 而仲子不免居室食粟, 若所從來或有非義, 則是未能如蚓之廉也.
○고양은 마른 흙이오, 황천은 탁한 물이라. 억은 발어사라. 말하되 지렁이는 사람에게 구함이 없이 스스로 족하거늘 중자는 집에 거하고 곡식을 먹음을 면치 못하니 만약 좇아온 바가 혹 의롭지 아니함이 있다면 곧 이 능히 지렁이의 청렴만 같지 못하느니라.
曰, 「是何傷哉! 彼身織屨, 妻辟纑以易之也。」
그러자 광장이 말했다. "그것이 무슨 상괸이겠습니까? 그는 몸소 신을 삼고 아내는 길쌈을 하여 그것으로 필요한 것을 바꿉니다."
辟 : 실을 잦다. 길쌈함. 纑 : 실 로. 실, 무명실, 삼실. 삼을(명주를) 누이다.
○辟 績也. 纑 練麻也.
○벽은 길쌈이오, 노는 삼을 연마함이라.
曰, 「仲子齊之世家也。兄戴蓋祿萬鍾, 以兄之祿爲不義之祿, 而不食也, 以兄之室爲不義之室, 而不居也, 辟兄離母處於於陵。他日歸則有饋其兄生鵝者, 己頻顣曰, 『惡用是鶃鶃者爲哉!』 他日其母殺是鵝也, 與之食之。其兄自外至曰, 『是鶃鶃之肉也。』 出而哇之。」
맹자가 말했다. "중자는 제나라에서 대를 이어 벼슬하던 집안의 사람입니다. 그의 형 대(戴)는 합(蓋)땅에서 받는 녹봉이 만종이나 되는데 형의 녹봉을 의롭지 않은 녹봉으로 여겨 먹지 않았으며, 형의 집을 의롭지 않은 집으로 여겨 거처하지 않았고, 형을 피해 모친을 떠나 오릉에서 살았습니다. 훗날 집에 돌아가니 어떤 사람이 그 형에게 살아있는 거위를 보냈었는데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이 꽥꽥거리는 것을 무엇에 쓰겠는가.' 라고 하였습니다. 어느 날 그 모친이 그 거위를 잡아 그에게 먹였습니다. 그 형이 밖에서 돌아와 '이것이 꽥꽥거린 거위의 고기이다.' 라고 말하자 밖으로 나가 뱉어버렸습니다."
鵝 : 거위 아. 거위. 陳의 이름. 鶃 : 거위 역(예), 거위. 거위의 (우는)소리.
哇 : 토할 와/노래할 규/목멜 화. 토하다. 뱉다. 소리치다. 울부짖다. 음란한 소리, 음악. 어린아이의 소리. 아첨하는 소리. 노래하다. 목메다.
○世家 世卿之家. 兄名 戴, 食采於蓋, 其入萬鐘也. 歸 自於陵歸也. 己 仲子也. 鶃鶃 鵝聲也. 頻顣而言 以其兄受饋 爲不義也. 哇 吐之也.
○세가는 세대로 벼슬하는 집이라. 형의 이름은 대니 합에서 식채하야 그 수입이 만종이라. 귀는 오릉에서 돌아감이라. 기는 중자라. 얼얼은 거위 소리라. 자주 찌뿌리면서 말함은 그 형이 줘서 먹음으로써 의롭지 못함이라. 와는 토함이라.
以母則不食, 以妻則食之, 以兄之室則弗居, 以於陵則居之, 是尙爲能充其類也乎。 若仲子者蚓而後充其操者也。
모친이 주는 음식은 먹지 않고 아내가 주는 음식은 먹으며, 형의 집에서는 살지 않고 오릉의 집에서 살고 있으니 이것이 오히려 지조를 지킨다는 그 부류의 뜻을 충족시킨다는 것입니까. 중자가 지렁이같은 존재가 된 후에야 지조를 지킨다는 뜻이 충족될 것입니다.
○言仲子以母之食, 兄之室, 爲不義, 以不食不居, 其操守如此, 至於妻所易之粟, 於陵所居之室, 旣未必伯夷之所爲 則亦不義之類耳. 今仲子於此則不食不居, 於彼則食之居之, 豈爲能充滿其操守之類者乎! 必其無求自足, 如丘蚓然, 乃爲能滿其志, 而得爲廉耳. 然 豈人之所可爲哉!
○范氏曰, 天之所生地之所養, 惟人爲大, 人之所以爲大者, 以其有人倫也. 仲子避兄離母 無親戚君臣上下, 是 無人倫也. 豈有無人倫而可以爲廉哉!
○말하되 중자가 어미의 먹임과 형의 집으로써는 의롭지 않다 하야 먹지 않고 거하지 아니하니 그 지조 지킴이 이와 같되 아내가 바꾸는 바의 곡식과 오릉에 거하는 바의 집에 이르러서는 이미 반드시 백이의 한 바가 아니면 곧 또한 의롭지 못한 종류니라. 이제 중자가 이인즉 먹지 않고 거하지 않고 저인즉 먹고 거하니 어찌 그 지조 지킴의 류에 충만하다 하리오. 반드시 그 구함이 없고 자족함이 언덕의 지렁이같이 하여야 이에 능히 그 뜻을 충만하야 얻어 청렴하게 되니라. 그러나 어찌 사람의 가히 할 바리오.
○범씨 가로대 하늘의 생하는 바와 땅의 기르는 바에 오직 사람이 큼이 되니, 사람이 써 큼이 되는 바는 그 인륜이 있음으로써니라. 중자가 형을 피하고 어머니를 떠나 친척과 군신과 상하가 없으니 이는 인륜이 없음이니 어찌 인륜이 없고 가히 청렴하다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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