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11章
孟子曰, 「好名之人能讓千乘之國, 苟非其人, 簞食豆羹見於色。」
맹자가 말했다.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은 천승의 나라도 사양할 수 있으나, 진실로 그러한 사람이 아니라면 한 그릇의 밥과 한 그릇의 국에도 얼굴 빛에 나타난다."
○好名之人, 矯情干譽. 是以 能讓千乘之國. 然 若本非能輕富貴之人, 則於得失之小者, 反不覺其眞情之發見矣. 蓋觀人 不於其所勉, 而於其所忽然後 可以見其所安之實也.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뜻을 속이고 명예를 주장함이라. 이로써 천승의 나라를 사양함이라. 그러나 만약에 본래 능히 부귀를 가볍게 하는 사람이 아니면 득실의 작은 것에서 도리어 그 진정이 발현됨을 깨닫지 못하니라. 대개 사람 관찰함을 그 힘쓰는 바에 하지 말고 그 문득하는 바에 한 연후에 가히 써 그 편안한 바의 실제를 봄이라.
第12章
孟子曰, 「不信仁賢, 則國空虛, 無禮義, 則上下亂, 無政事, 則財用不足。」
맹자가 말했다.
"어질고 현명한 사람을 믿지 않으면, 나라가 비게 되고, 예의를 무시하면 상하가 문란하고, 정사가 없으면 재물이 쓰기에 부족하다."
○空虛 言若無人然. 禮義 所以辨上下, 定民志.
○生之無道, 取之無度, 用之無節故也. 尹氏曰, 三者以仁賢爲本, 無仁賢 則禮義政事處之, 皆不以其道矣.
○공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음을 말함이라. 예의는 써 위아래를 분별하는 바로 백성의 뜻을 정하니라.
○생산함에 도가 없고 취함에 법도가 없고 씀에 절도가 없는 까닭이라. 윤씨 가로대 세 가지는 인현으로써 본을 삼음이니 인현이 없으면 예의와 정사의 처리함이 다 그 도로써 하지 않느니라.
第13章
孟子曰, 「不仁而得國者有之矣, 不仁而得天下未之有也。」
맹자가 말했다.
"어질지 못한데 나라를 얻은 자는 있어도, 어질지 못한데도 천하를 얻은 자는 아직 없었다."
○言不仁之人, 騁其私智 可以盜千乘之國, 而不可以得丘民之心. 鄒氏曰, 自秦以來 不仁而得天下者 有矣. 然 皆一再傳而失之, 猶不得也. 所謂得天下者, 必如三代而後可.
○어질지 못한 사람이 그 사사로운 지혜를 다하여 가히 써 천승의 나라를 훔치나 가히 써 많은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니라. 추씨(鄒浩) 가로대 진나라로부터 이래로 불인하고도 천하를 얻은 자 있음이라. 그러나 다 한 두 번 전하고 잃으니 얻지 못함과 같으니라. 이른바 천하를 얻는 자는 반드시 삼대(夏 殷 周)와 같은 뒤에야 가하니라.
丘 : 마을. 옛 중국에서, 4읍(邑) 128가(家)가 사는 구역. ‘四井爲邑 四邑爲丘’『漢書』
丘民 : 많은 사람. 시골 사람, 곧 교양이 없이 촌스러운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第14章
孟子曰,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是故 得乎丘民, 而爲天子, 得乎天子爲諸侯, 得乎諸侯爲大夫。諸侯危社稷則變置。犧牲旣成, 粢盛旣潔, 祭祀以時, 然而旱乾水溢, 則變置社稷。」
맹자가 말했다.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벼운 존재이다. 그러므로 많은 백성을 얻게 되면 천자가 되고, 천자의 신임을 얻으면 제후가 되며, 제후의 신임을 얻으면 대부가 된다.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고 그 제후는 버린다. 희생이 이미 준비되고 제물로 바칠 곡식이 정결하며 때맞추어 제사를 지냈어도, 가물고 홍수가 발생하면 사직을 바꾸어 설치한다."
○社 土神, 稷 穀神, 建國則立壇壝, 以祀之. 蓋國以民爲本, 社稷亦爲民而立, 而君之尊, 又係於二者之存亡, 故 其輕重如此.
○사는 토지 신이오, 직은 곡식 신이니 나라를 세우면 단과 담을 세워서 써 제사함이라. 대개 나라는 백성으로써 근본을 삼음이오, 사직 또한 백성을 위하여 세우며 인군의 높음은 또한 두 가지의 존망에 달려 있음이라. 그러므로 그 경중이 이와 같으니라.
壝 : 제단 유. 제단, 제단의 담.
是故 得乎丘民, 而爲天子, 得乎天子爲諸侯, 得乎諸侯爲大夫。
그러므로 많은 백성을 얻게 되면 천자가 되고, 천자의 신임을 얻으면 제후가 되며, 제후에게 신임을 얻으면 대부가된다.
○丘民 田野之民, 至微賤也. 然 得其心, 則天下歸之, 天子至尊貴也, 而得其心者, 不過爲諸侯耳, 是 民爲重也.
○구민은 전야의 백성이니 지극히 미천함이라. 그러나 그 마음을 얻으면 천하가 돌아옴이오, 천자가 지극히 존귀하나 그 마음을 얻은 자는 제후가 됨에 불과할 뿐이니 이는 백성이 중함이 됨이라.
諸侯危社稷則變置。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고 그 제후는 버린다.
○諸侯無道, 將使社稷爲人所滅, 則當更立賢君, 是 君輕於社稷也.
○제후가 무도하여 장차 하여금 사직이 다른 사람에게 멸하는 바가 되면 마땅히 현군으로 바꾸어 세우니 이는 인군이 사직보다 가벼움이라.
犧牲旣成, 粢盛旣潔, 祭祀以時, 然而旱乾水溢, 則變置社稷。
희생이 이미 준비되고 제물로 바칠 곡식이 정결하며 대맞추어 제사를 지냈어도, 가물고 홍수가 발생하면 사직을 바꾸어 설치한다.
○祭祀不失禮, 而土穀之神, 不能爲民, 禦災捍患, 則毁其壇壝而更置之, 亦年不順成, 八蜡不通之意, 是 社稷雖重於君, 而輕於民也.
○제사가 예를 잃지 아니했음에도 토지신과 곡식신이 능히 백성을 위하여 재난을 막고 환란을 막아주지 못하면 그 단과 담장을 헐고 바꾸어 설치하나니 또한 해가 순히 이루어지지 못하면 팔사가 통하지 않았다(수확이 순조롭지 못하면 사제를 올리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니 이는 사직이 비록 인군보다 중하나 백성보다 가벼움이라.
捍 : 막을 한. 막다. 지킴. 팔찌. 활을 쏠 때 왼팔의 소매를 걷어 매는 띠. 사납다.
蜡 : 납향제 사/구더기 저/벌레 축. 납향제(臘享祭). 찾다. 구더기. 벌레.
臘享 : 臘日에 그해 일 년 동안의 農形을 여러 신에게 고하는 제사. 臘月 : 섣달, 곧 음력 12월의 異稱. 이 달에 臘祭를 행하므로 이름. 蜡月이라고도 함. 臘日 : 冬至 후 제3의 戌日.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태조 후부터 冬至 후 제3 未日로 정함.
[참조]
‘年不順成이면 八蜡不通’은 『예기』제11편 郊犧牲에 보인다. 섣달에 천자가 베푸는 蜡祭인 大蜡에는 대상이 여덟 종류인데 先嗇(선색, 神農氏), 司嗇(사색, 后稷), 百種(백종, 백곡의 정령), 農(농, 옛적의 勸農官), 郵表畷(우표철, 郵는 郵亭의 집이므로 밭고랑이 서로 이어진 곳을 표시하여 郵舍를 짓고, 田畯이 거처하던 곳. 전준-권농관, 혹은 농사의 신이라고도 함-이 이곳에 기거하면서 농경을 독려하였다), 禽獸(금수, 농경과 관계가 깊은 짐승을 말함), 猫虎(묘호, 고양이와 호랑이는 농작물을 해치는 쥐와 멧돼지를 잡아주기 때문에 모셨다), 坊水庸(방수용, 坊은 제방, 水庸은 溝渠로 모두 농사를 짓는데 공이 크기 때문에 이를 맡은 신에게 제사한다)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원문을 찾아본다.
天子大蜡八, 伊耆氏始爲蜡. 蜡也者 索也, 歲十二月, 合聚萬物而索饗之也. 蜡之祭也, 主先嗇而祭司嗇也, 祭百種 以報嗇也. 饗農及郵表畷禽獸, 仁之至, 義之盡也. 古之君子使之必報之, 迎猫爲其食田鼠也, 迎虎 爲其食田豕也, 迎而祭之也. 祭坊與水庸 事也.……八蜡以記四方, 四方年不順成, 八蜡不通, 以謹民財也, 順成之方, 其蜡乃通 以移民也. 旣蜡而收, 民息已, 故 旣蜡君子不興功.
천자의 대사는 여덟이니 이기씨(신농씨의 다른 이름)가 비로소 사제를 두셨느니라. ‘사’라는 것은 찾음이니 해마다 12월에 만물을 한데 모으고 찾아서 흠향케 함이니라. 사의 제는 선색을 주로 하여 사색을 제사하고, 백종에게 제를 지냄은 써 수확에 보답함이니라. 농과 우표철과 금수를 흠향케 함은 인의 지극함이며 의의 다함이니라. 옛적의 군자가 부렸을진댄 반드시 보답하나니, 고양이를 맞이함은 그 밭의 쥐를 먹이기 위함이오, 호랑이를 맞이함은 그 밭의 멧돼지를 먹이기 위함이니, 맞이하여 제를 지내느니라. 방과 수용에도 제를 지냄은 섬김이라(제방과 농업용수를 맡은 신에 대한 섬김이라) …… 팔사로써 사방을 기록하나니(나라안의 풍년과 흉년을 기록하나니) 사방이 해가 순히 이루어지지 못했거든 팔사가 통하지 못함은 써 백성의 재물을 근신시킴이오, 순히 이루어진 지방에서는 그 사제가 이에 통함은 써 백성에게 베풂이라. 이미 사제를 지냈거든 백성들은 쉴 뿐이니 그러므로 이미 사제하면 인군은 공사를 일으키지 아니하느니라.
畷 : 밭두둑길 철.
第15章
孟子曰, 「聖人百世之師也, 伯夷柳下惠 是也。 故 聞伯夷之風者, 頑夫廉, 懦夫有立志, 聞柳下惠之風者, 薄夫敦, 鄙夫寬。 奮乎百世之上, 百世之下聞者, 莫不興起也, 非聖人而能若是乎 ! 而況親炙之者乎 !」
맹자가 말했다.
"성인은 백세의 스승인데, 백이와 유하혜가 그렇다. 그러므로 백이의 풍도를 들은 자는 탐욕스러운 자가 청렴해지고, 나약한 자가 뜻을 세웠으며, 유하혜의 풍도를 들은 자는 야박한 자가 후해지고, 비루한 자가 너그러워졌다. 백세의 앞에서 분발하였는데 백세의 후대에서 배운자로서 일어나지 않은 자가 없었는데, 성인이 아니면 이와 같을 수가 있었겠는가! 하물며 직접 가르침을 받은 자임에랴!"
○興起 感動奮發也. 親炙 親近而薰炙之也. 餘見前篇.
○흥기는 감동하여 분발함이라. 친자는 가까이하여 훈자(구워짐, 남의 교화를 받아 감화됨)함이라. 나머지는 전편(萬章下 제1장)
第16章
孟子曰, 「仁也者 人也, 合而言之 道也。」
맹자가 말했다. "어질다는 것은 사람이니 인과 사람을 합하여 말하면 도이다."
○仁者 人之所以爲人之理也. 然 仁 理也. 人 物也, 以仁之理合於人之身, 而言之, 乃所謂道者也.
○程子曰, 中庸所謂率性之謂道 是也. 或曰, 外國本 人也之下, 有義也者宜也 禮也者履也 智也者知也 信也者實也 凡二十字, 今按如此則理極分明. 然 未詳其是否也.
○어질다는 것은 사람이 써 사람된 바의 이치라. 그러나 인은 이치요, 사람은 물건이니 인의 이치로써 사람의 몸에 합하여 말하면 이 이른바 도이라.
○정자 가라사대 중용에서 말한 바 성을 따름을 일러 도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니라. 혹 가로대 외국본(고려본)에 ‘人也’ 아래에 ‘義也者宜也 禮也者履也 智也者知也 信也者實也(의라는 것은 마땅함이오 예라는 것은 밟음이오, 지라는 것은 앎이오, 신이라는 것은 신실함이라)’라는 스무 자가 있다 하니 이제 이와 같음을 상고해본다면 이치가 지극히 분명함이라. 그러나 그 옳은지 아닌지는 자세하지 않느니라.
第17章
孟子曰, 「孔子之去魯曰, 『遲遲, 吾行也。』 去父母國之道也, 去齊 接淅而行, 去他國之道也。」
맹자가 말했다.
"공자가 노나라를 떠날 때, '내 발걸음이 너무 더디구나.' 라고 하신 것은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자의 도리이며, 제나라를 떠날 때 쌀을 일구어 떠나신 것은 타국을 떠나는 도이다."
○重出.
○거듭 나옴이라(萬章下 제1장에 나옴)
第18章
孟子曰, 「君子之戹於陳蔡之間, 無上下之交也。」
맹자가 말했다.
"군자(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경을 당하신 것은 상하의 교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戹 : 좁을 액. 좁다. 고생하다. 재난, 액.
[해설]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액이라 함은 ‘陳蔡絶糧’인 때를 말한 듯하다. 기원전 489년에 오나라가 陳나라를 공략하고 초나라가 진나라를 지원하여 오나라 군대와 성보(城父, 지금의 한휘 호현 동남쪽)에서 대치하였다. 전란이 임박하자 공자는 제자들을 거느리고 3년간이나 머물렀던 진나라를 떠나 남쪽의 蔡나라로 피신하였다. 피난을 가던 중 오나라와 초나라의 병사들에게 잡혀 진퇴양난의 지경에 이르렀다. 가지고 온 양식도 다 떨어졌고 함께 가던 제자들은 굶주리고 지쳤으며, 어떤 제자는 병으로 쓰러지기까지 했다. 7일간을 밥도 먹지 못한 채 극심한 괴로움에 시달렸다. 공자는 자공을 파견하여 초나라 군대와 교섭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위험한 지경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 어려운 때에도 함께 길을 나섰던 제자들은 끝까지 남아 공자의 정치적 이상을 믿고 따랐는데 그들을 흔히 ‘孔門十哲’이라 부른다.
○君子 孔子也. 戹與厄同. 君臣 皆惡, 無所與交也.
○군자는 공자라. 戹(곤궁할 액)과 厄(곤궁할 액)은 같음이라. 인군과 신하가 모두 악하여 더불어 사귀는 바가 없음이라.
第19章
貉稽曰, 「稽大不理於口。」 孟子曰, 「無傷也。 士憎玆多口。詩云, 『憂心悄悄, 慍于群小。』 孔子也, 『肆不殄厥慍, 亦不隕厥問。』 文王也。」
맥계가 말했다. "저는 남의 비방을 많이 듣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상심하지 마십시오. 선비는 더욱 구설이 많은 법입니다. 시에 '근심으로 우울하여 소인들의 노여움을 샀다.' 고 하였는데, 공자가 그러하였으며, 그 노여움을 그치게 하지는 못했으나 평판이 떨어지지 않은 자는 문왕이었습니다."
○趙氏曰, 貉 姓, 稽 名. 爲衆口所訕. 理 賴也. 今按漢書, 無俚 方言亦訓賴.
○조씨 가로대 맥은 성이오, 계는 이름이라. 여러 사람의 입이 비방하는 바가 됨이라. 理는 힘입음이라. 이제 『한서』를 상고하건대 無俚를 『방언』에서 또한 賴라고 훈했음이라.
俚 : 속될 리. 속되다. 상스러움. 비속함. 속요. 상스러운 노래. 의뢰, 부탁함. 시골.
[참조]
주자가 말한 ‘今按漢書컨대 無俚를 方言에 亦訓賴라 하니라’하는 내용은 약간의 오류가 있는 듯하다.『한서』에 따르면 前漢의 季布가 贊한 글에 “賢者 誠重其死, 夫婢妾賤人感慨而自殺, 非能勇也, 其盡無俚之至耳.(현자는 진실로 그 죽음을 중히 여기고, 무릇 비첩과 천인들이 감개하여 스스로 죽음은 능히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오, 그 지극히 의지할 데가 없을 뿐이라)”하였는데, 진작(晉灼)이 이르기를 “楊雄 方言曰俚 聊也, 許氏曰賴也.(양웅의『방언』에 가로대 俚는 聊(귀 기울일 료, 힘입을 료)라 하고, 許愼은 『설문해자』에서 賴(힘입을 뢰)라 하니라”고 하였다. 이를 미뤄보건대 주자가 ‘方言’이라고 말한 것은 『설문해자』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孟子曰, 「無傷也。 士憎玆多口。」
맹자가 말했다. "상심하지 마십시오. 선비는 더욱 구설이 많은 법입니다."
○趙氏曰, 爲士者 益多爲衆口所訕. 按此, 則憎當從土, 今本 皆從心, 蓋傳寫之誤.
○조씨 가로대 ‘선비된 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비방하는 바가 많이 되니라’ 하니라. 이를 상고한다면 憎은 마땅히 ‘흙 土’를 따라야 하거늘(곧 憎 → 增), 이제 본에는 모두 심을 따랐으니(憎으로 쓰니), 대개 옮겨 적음의 잘못이니라.
[해설]
대문의 ‘士憎玆多口하니라’에서 憎을 미워한다, 증오한다는 뜻으로 그대로 해석하면, ‘선비는 이 말 많음을 증오하니라’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하지만 앞서(盡心章句上 제33장) 왕자 점이 선비의 하는 일에 대해 물었을 때 맹자가 ‘尙志’라고 대답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진정한 선비란 남의 비방에 신경을 쓰고 일일이 그에 맞대응하며 말 많은 사람들을 증오하기 보다는 묵묵히 인의에 따르는 일을 해나가는 뿐이다. 그러기에 더욱 구설이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주자와 조기처럼 憎을 增의 誤記로 보는 것이 맹자의 뜻에 가까울 것이다.
詩云, 『憂心悄悄, 慍于群小。』 孔子也, 肆不殄厥慍, 亦不隕厥問, 文王也。
시에 '근심으로 우울하여 소인들의 노여움을 샀다.' 고 하였는데, 공자가 그러하였으며, 그 노여움을 그치게 하지는 못했으나 평판이 떨어지지 않은 자는 문왕이었습니다.
○詩 邶風栢舟及大雅緜之篇也, 悄悄 憂貌, 慍 怒也. 本言衛之仁人, 見怒於郡小, 孟子以爲孔子之事, 可以當之. 肆 發語辭, 隕 墜也. 問 聲問也. 本言大王 事昆夷, 雖不能殄絶其慍怒, 亦不自墜其聲問之美, 孟子以爲文王之事 可以當之.
○尹氏曰, 言人顧自處如何, 盡其在我者而已.
○시는 패풍 백주와 대아 면편이라. 초초는 근심스런 모양이라. 온은 성냄이라. 본래 위나라의 어진 사람이 여러 소인배들에게 노여움을 받은 것을 말하거늘 맹자가 써 공자의 일로 삼으심이 가히 써 마땅하다 하시니라. 사는 발어사라. 운은 떨어짐이라. 문은 물어보는 소리라. 본래 태왕이 곤이를 섬기심에 비록 능히 그 성냄을 다하지 아니했으나 또한 스스로 그 (긍휼히 여겨) 물어보는 아름다움을 떨어뜨리지 아니함을 말한 것이어늘, 맹자가 써 문왕의 일로 삼음이 가히 써 마땅하다 하시니라.
○윤씨 가로대 사람이 스스로 처함이 어떠한지를 돌아봄이니 그 내게 있는 것을 다할 뿐임을 말씀하심이라.
國風/邶風/柏舟
憂心悄悄,慍於群小。 근심으로 우울하여 첩들에게 노여움만 샀네.
覯閔旣多,受侮不少。 근심걱정이 많다보니 수모도 적지 않아.
靜言思之,寤辟有摽。 조용히 생각하다 떨치고 일어나 가슴만 치노라.
大雅/文王之什/綿
肆不殄厥慍、亦不隕厥問、 그러므로 노여움이 그치지 않았어도 명성이 떨어지지 않았도다.
柞棫拔矣、行道兌矣。 갈참나무와 두릅나무가 무성하였으나 도로가 통하였도다.
混夷駾矣、維其喙矣。 오랑캐가 도망쳐 숨만 쉬었도다.
[詩經 註]
肆、故今也。猶言遂也。承上起下之辭。殄、絕。慍、怒。隕、墜也。問、聞通。謂聲譽也。柞、櫟也。枝長葉盛、叢生有刺。棫、白桵也。小木亦叢生有刺。拔、挺拔而上、不拳曲蒙密也。兌、通也。始通道於柞棫之閒也。駾、突。喙、息也。
第20章
孟子曰, 「賢者以其昭昭, 使人昭昭, 今以其昏昏, 使人昭昭。」
맹자가 말했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밝은 지혜로 남을 밝게 하는데, 지금 사람들은 그들의 어리석음으로, 남을 밝게 하려고 한다."
○昭昭 明也, 昏昏 闇也. 尹氏曰, 大學之道 在自昭明德, 而施於天下國家, 其有不順者 寡矣.
○소소는 밝음이오, 혼혼은 어두움이라. 윤씨 가로대 대학의 도는 스스로 밝은 덕을 밝혀서 천하국가에 베풂에 있으니, 그 순하지 않는 자 적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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