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下惠妻
魯大夫柳下惠之妻也。柳下惠處魯,三黜而不去,憂民救亂。妻曰:「無乃瀆乎!君子有二恥。國無道而貴,恥也;國有道而賤,恥也。今當亂世,三黜而不去,亦近恥也。」柳下惠曰:「油油之民,將陷於害,吾能已乎!且彼爲彼,我爲我,彼雖裸裎,安能汚我!」油油然與之處,仕於下位。柳下旣死,門人將誄之。妻曰:「將誄夫子之德耶,則二三子不如妾知之也。」
裎 : 벌거숭이 정. 벌거숭이, 벌거벗음. 홋옷, 끈. 옷을 추어 올리다.
誄 : 뇌사 뢰. 뇌사. 죽은 이의 생전의 공덕을 칭송하며 조상하는 글. 조문을 읽다. 빌다. 사람의 공덕을 들어 신에게 복을 빎.
노(魯)나라 대부 유하혜(柳下惠)의 아내 이야기이다. 유하혜는 노나라에서 머물면서 세 번 내침을 당했는데도 떠나가지 않고 백성들을 근심하며 어려움을 구제하려 하였다.
아내가 말했다. "더럽힘을 당하시렵니까 ! 군자에게는 두 가지 부끄러운 일이 있는데 나라에 도가 없는데 몸이 귀해지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며, 나라에 도가 있는데도 몸이 비천(卑賤)해지는 것이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금 어지러운 시대를 만나 세 번 내침을 당하고도 떠나지 않는 것 또한 부끄러운 일입니다."
유하혜는, "마음 붙일 곳 없는 백성들이 해를 입게 될 것인데 내가 그만둘 수 있겠소! 또한 저들은 저들을 위하고 나는 나는 나를 위하는데, 저들이 알몸을 드러낸다 할지라도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겠소 !"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지내며 하위직을 맡아 일했다.
유하혜가 죽자 그의 문인들이 조문을 짓고자 하였다.
아내가 말하였다. "제 남편의 공덕을 들어 조문을 짓고자 한다면, 남편의 덕을 아는 것은 내가 그대들보다 나을 것입니다."
乃誄曰:「夫子之不伐兮! 夫子之不竭兮! 夫子之信誠而與人無害兮! 屈柔從俗,不强察兮! 蒙恥救民,德彌大兮! 雖遇三黜,終不蔽兮! 愷悌君子, 永能厲兮! 嗟乎惜哉, 乃下世兮! 庶幾遐年, 今遂逝兮! 嗚呼哀哉,魂神泄兮! 夫子之諡,宜爲惠兮!」 門人從之以爲誄,莫能竄一字。
君子謂柳下惠妻能光其夫矣。
詩曰:「人知其一,莫知其他。」此之謂也。
頌曰:下惠之妻,賢明有文,柳下旣死,門人必存,將誄下惠,妻爲之辭,陳列其文,莫能易之。
竄 : 숨을 찬. 숨다. 달아나다. 숨기다. 받아들이다. 손을 놓다. 은밀히. 버리다. 죽이다. 글자를 고치다. 꼬드기다.
그리고 조문을 지었다.
"선생은 자랑하지 않았도다!
선생은 중도에 그만두지도 않았도다!
선생은 참으로 성실하여 남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았도다!
몸을 굽혀 세속을 따랐으며 힘으로 다스리지 않았도다!
치욕을 무릅쓰고 백성을 구제하여 덕이 널리 두루 미치게 하였도다!
세번이나 내침을 당했으나 끝내 쓰러지지 않았도다!
훌륭한 군자여, 영원히 그 이름 드날리리라!
아아, 애석하게도, 세상을 떠나셨도다!
오랜 세월 함께 하시기를 바랬건만 이제 우리 곁을 떠나셨도다!
아아, 슬프도다, 혼백이 떠나셨도다!
선생에게 시호를 바치나니 혜(惠)로 함이 마땅하도다!"
문인들이 이에 따라 조문으로 하였는데 한자도 글자를 고칠 수가 없었다.
군자는, "유하혜의 아내는 능히 그 남편을 빛낼줄 알았다."고 하였다.
시에, "사람이 하나를 알아도 다른 것은 알지 못하도다.(小雅/小旻之什/小旻)"라 한 것은 이를 말한 것이다.
송에, "유하혜의 아내는 현명하고 문장력이 있어 유하혜가 죽자 문인들이 살펴 유하혜에 시호를 바치려 하였으나 유하혜의 아내가 거절하고 그 행적을 열거하여 글을 지으니 능히 고칠수가 없었다."고 하였다.
魯黔婁妻
魯黔婁先生之妻也。先生死,曾子與門人往弔之。其妻出戶,曾子弔之。上堂,見先生之尸在牖下,枕墼席稿,縕袍不表,覆以布被,首足不盡斂。覆頭則足見,覆足則頭見。曾子曰:「邪引其被,則斂矣。」妻曰:「邪而有餘,不如正而不足也。先生以不邪之故,能至於此。生時不邪,死而邪之,非先生意也。」 曾子不能應遂哭之曰:「嗟乎,先生之終也!何以爲諡?」 其妻曰:「以康爲諡。」
墼 : 기와 격. 稿 : 볏집 고. 볏집, 화살 대. 초고, 초안, 원고. 호궤하다. 군사들에게 음식을 먹여 위로함.
縕 : 헌솜 온. 헌 솜. 풍부하다. 비축함. 어지럽다. 깊숙한 곳, 창고. 솜.
노(魯)나라 검루(黔婁) 선생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이다. 선생이 돌아가시자 증자(曾子)가 문인들과 조문을 갔다. 그의 처가 방에서 나오자 증자가 조문을 하였다. 당에 올라가 선생의 시신을 보니 창문 아래에 눕혀져 있었는데 시신은 기왓장을 베고 있었고 아래에는 볏짚이 깔려 있었으며 솜옷은 드러나지 않고 시신을 베 이불로 덮었으나 손발마저 온전히 감싸지 못했다. 머리를 덮으면 발이 드러나고, 발을 덮으면 머리가 나왔다.
증자가 "비껴 덮으면 되겠다." 고 하자, 그 처가 이렇게 말했다.
"비껴 덮으면 되겠지만, 반듯하게 덮어 몸을 다 가리지 못하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선생은 바르지 않은 것을 기웃거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살아서도 바르지 않은 행동은 하지 않았는데, 죽어서 바르지 않게 하는 것은 선생의 뜻이 아닐 것입니다."
증자는 할 말이 없었다. 곡을 하며, "아아, 선생께서 돌아가시다니! 시호를 무엇으로 지었습니까?" 라고 묻자,
그 처가 "편안할 강(康)으로 시호를 지었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曾子曰:「先生在時,食不充虛,衣不蓋形。死則手足不斂,旁無酒肉。生不得其美,死不得其榮,何樂於此而諡爲康乎?」 其妻曰:「昔先生君嘗欲授之政,以爲國相,辭而不爲,是有餘貴也。君嘗賜之粟三十鍾,先生辭而不受,是有餘富也。彼先生者,甘天下之淡味,安天下之卑位。不戚戚於貧賤,不忻忻於富貴。求仁而得仁,求義而得義。其諡爲康,不亦宜乎!」曾子曰:「唯斯人也而有斯婦。」
君子謂黔婁妻爲樂貧行道。
詩曰:「彼美淑姬,可與寤言。」此之謂也。
頌曰:黔婁旣死,妻獨主喪,曾子弔焉,布衣褐衾,安賤甘淡,不求豐美,尸不揜蔽,猶諡曰康。
그 말을 듣고 증자가 말했다.
"선생께서 생존해 계실 때, 먹는 것도 충분치 않아 배가 고팠고 옷을 입어도 몸을 다 가리지 못했습니다. 죽어서도 손과 발을 모두 가리지 못하고, 옆에 술과 고기로 제사상도 차려놓지 못했습니다. 살아있을 때 그 삶이 아름답지 못했고 죽어서도 영화롭지 못한데 이에 무슨 낙이 있어 시호를 강(康)으로 한단 말입니까?"
그 처가 대답하였다.
"옛날 선생은 군왕이 벼슬을 내리려 한 적이 있었는데 나라의 재상으로 삼으려 하였지만 사양하고 벼슬을 하지 않았으니 이는 넉넉히 귀함이 되는 것이요, 군왕이 곡식 30종목을 하사하신 적이 있었는데 선생은 사양하고 받지 않으셨으니 이것도 넉넉히 부자인 것입니다. 선생은 천하의 담백한 맛을 달게 여기셨고 천하의 낮은 지위에 편안해 하셨습니다. 가난하고 천한 지위를 애석해 하지 않고 부귀함에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인(仁)을 구해 인을 얻었으며, 의(義)를 구해 의를 얻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시호를 강(康)으로 하는 것이 어찌 어울리지 않으리오!"
증자가 말했다. "이 사람이야말로 그의 부인이로다."
군자는, "검루의 처는 가난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도를 행하였다."고 하였다.
시에, "아름답고 정숙한 아가씨 함께 이야기하고 싶네.(國風/陳風/東門之池)"라 함은 이를 말한 것이다.
송에, "“검루가 세상을 뜨자 처 혼자서 상을 치렀는데 증자가 조문 가니 베옷에 거친 조각 이불뿐. 가난을 편히 여기고 담백함을 달게 여겨 풍요와 맛있는 음식을 구하지 않았으며, 시신마저 온전히 가릴 수 없었지만 시호는 오히려 강(康)이라하였다.”고 하였다.
齊相御妻
齊相晏子僕御之妻也。號曰命婦。晏子將出,命婦窺其夫爲相御,擁大蓋,策駟馬,意氣洋洋,甚自得也。旣歸,其妻曰:「宜矣子之卑且賤也。」夫曰:「何也?」妻曰:「晏子長不滿三尺,身相齊國,名顯諸侯。今者吾從門間觀其志氣,恂恂自下,思念深矣。今子身長八尺,乃爲之僕御耳,然子之意洋洋若自足者,妾是以去也。」
제(齊)나라 재상 안자(晏子 : 晏平仲) 마부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명부(왕으로부터 봉작을 받은 여인)라 일컬어졌다. 안자가 출타하려는데 명부의 여인이 그 남편이 재상의 말을 모는 모습을 살펴보니 커다란 일산아래에서 사마(수레에 맨 네마리의 말)를 채찍질하며 의기양양한 모습이 매우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남편이 집에 돌아오자 그 아내가 말했다. "그대의 비굴하고 천박한 모습이 볼만합디다."
"무슨 말이오?" 하고 남편이 물으니 아내가 대답했다.
"안자께서는 키가 석 자도 못 되는데도 몸은 제나라 재상이며 그 이름이 제후들에게 떨치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문틈으로 보니 그 분의 기개는 공손하며 스스로 낮추고 생각이 깊으신 듯 했습니다. 지금 당신은 8척 장신의 몸으로 그 분의 마부일 뿐인데 그러나 당신의 모습은 의기양양하여 스스로 만족하는 모습이라 저는 그런 당신과 살 수가 없으니 떠나겠습니다."
其夫謝曰:「請自改何如?」 妻曰:「是懷晏子之智,而加以八尺之長也。夫躬仁義,事明主,其名必揚矣。且吾聞寧榮於義而賤,不虛驕以貴。」 於是其夫乃深自責,學道謙遜,常若不足。晏子怪而問其故,具以實對。於是晏子賢其能納善自改,升諸景公,以爲大夫,顯其妻以爲命婦。
君子謂命婦知善。故賢人之所以成者,其道博矣,非特師傅朋友相與切磋也,妃匹亦居多焉。
詩曰:「高山仰止,景行行止。」言當常嚮爲其善也。
頌曰:齊相御妻,匡夫爾,明言驕恭,恂恂自效,夫改易行,學問靡已,晏子升之,列於君子。
남편이 사과하며 말했다. " 내 스스로 고치리다. 어찌하면 되겠소?"
아내는, " 안자의 지혜를 몸에 품고 팔척장신을 더하여 몸소 인의를 행하며 밝은 주인을 섬기면 반드시 그 이름을 떨칠 것입니다. 또 제가 듣기로 의를 즐겁게 행하면서 비천할지언정 귀하다 해서 부질없이 교만하게 행동하지는 않는답니다." 라 말했다.
이리하여 마부는 깊이 반성하고 자책하며 도를 익혀 겸손해 하며 늘 부족한 것 같이 지냈다. 안자가 괴이하게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마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이리하여 안자는 자신의 현명함을 그가 잘 받아들여 스스로 바뀌었음을 보고, 경공에게 천거하여 대부로 삼게 하였으며 그의 아내를 표창(表彰)하여 명부가 되게 하였다.
군자는, "명부는 선을 알았다. 본래 현인이 되는 바는 그 길이 넓은데 특히 스승과 벗들이 서로 더불어 학문과 덕을 닦지 않아도 배우자 또한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시에, "높은 산 올려다 보며 큰 길을 가노라.(小雅/桑扈之什/車轄)"라 함은 항상 선을 행하는 것을 지향함이 마땅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송에, "제나라 재상 마부의 아내는 남편을 바로았는데 교만과 공손함을 말하여 밝혔고, 삼가고 두려워 하여 스스로 힘쓰도록 하여 남편이 행실을 바꾸며 학문을 멈추지 않도록 하므로써 안자가 그를 추천하여 군자의 반열에 오르게 하였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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