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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古文學/破閑集

卷下15. 草堂秋七月

by 柳川 2020. 10. 27.

草堂秋七月,

桐雨夜三更。

欹枕客無夢,

隔窓虫有聲。

 

淺莎翻亂滴,

寒葉洒餘淸。

自我有幽趣,

知君今夜情。

 

此學士印份作也。學士之名雷震海東者, 實由此篇。僕昔佐桂陽府, 一日棹舟, 自孔巖縣至幸州南湖。見斷岸如苽, 松衫八九株森立於側, 而遺垣壞堵猶在。過者皆指之曰, 「此印公草堂舊墟也。」 僕艤舟不能去, 徘徊長嘯想見其人。便尋小徑登小華寺南樓, 見壁上有詩, 莓苔暗淡墨痕僅存。迫而視之, 乃印公所題也。

 

蕉鳴箔外知山雨,

帆出峰頭見海風。

 

可謂名下無虛士矣。

 

孔巖縣 :  양천의 고려시대 지명.          欹 : 감탄하는 소리 의/기울 기.     

莎 : 사초 사/베짱이 수. 사초(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풀. 잔디. 향부자). 비비다. [수]베짱이.      份 : 彬의 古字.

苽 : 菰. 줄 고. 줄(볏과의 여러해살이 풀). 眞菰(줄). 生水上連特大而薄者也.      叢薄 : 무성한 草木. 나무는 , 풀은 薄.

艤 : 배뜰 준비할 의. 배 뜰 준비하다. 

莓 : 나무딸기 매. 나무딸기. 이끼. 풀이 무성한 모양.        苔 : 이끼 태. 

 

 

 

초당의 가을 7월에,

오동나무에 비 내리는 깊은 밤.

베개에 기대 잠 못이루는데,

창밖에서 들려오는 벌레소리.

 

얕은 풀밭에선 물방울 어지러이 날리고,

차가운 잎 물뿌려 모두 청소하는구나.

나에게 그윽한 정취가 이는데,

그대가 오늘 밤의 마음을 알겠는가.

 

이 시는 학사 인빈(印份)이 지은 것이다. 학사의 명성이 우리나라를 진동시킨 것도 실로 이 시로 말미암은 것이다.

 

내가 예전에 계양부에서 보좌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배를 저어, 공암현으로부터 행주 남쪽의 호수까지 간 적이 있었다. 강가의 깎아 세운 듯한 언덕이 마치 진고(眞菰) 숲 같고, 소나무와 삼나무 八、九 그루가, 그 옆에 빽빽하게 들어섰으며, 무너진 담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그것을 가리키며 말하기를, 「이것은 인공의 초당이 있던 옛 집터이다.」라고 하였다. 나는 그대로 지나칠 수 없어서 배를 대고, 배회하며 길게 휘파람만 불다가 그 사람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득 좁은 길을 찾아, 소화사의 남쪽 누각에 오르니, 벽 위에 시가 있는 것이 보였는데, 이끼가 잔뜩 끼어 있었지만 어렴풋이 먹물 자국이 조금 남아 있었다.

다가가서 보니, 바로 인공이 지은 것이었다.

 

파초가 발 밖에서 우니 산에 비 내리는 것을 알겠고,

돛이 산봉우리를 벗어나니 바닷바람을 보겠구나.

 

명성 있는 사람 중에 헛되게 이름만 난 선비가 없다 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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