士子徐文遠, 與檀公惇惇禮自小相友愛, 俱儒門子弟也, 才與年相去伯仲間爾。屢以篇什相贈答, 徐子作詩云,
權子和我篇,
脫略三四聯。
中有何等語,
思之空悵然。
比如中秋十六夜,
十分明月一分虧,
光彩最可憐。
又如太眞初罷溫泉浴,
鬢亂釵橫,
濃抹小損態度有餘娟,
句句鏘鏘紙上動,
却恐飛去爲雲烟。
不然謂我久客易感傷,
故令危辭苦語不盡傳云云。
夫鍾天所賦生而有之, 不可以因物而遷。 故仲尼之生, 戱以俎豆, 文王之生, 在師不勞。是皆因自然, 本不待於韋弦。 故曰, 「非義襲而取之。」 是也。
檀公惇惇禮 : 문맥상으로 보면 權公惇禮의 誤記인 것으로 보임. 원문은 그대로 둔채 權惇禮로 해석.
篇什 : 詩歌. 또는 시가의 편장(篇章). 시경(詩經)의 아(雅)와 송(頌)의 각 10편(篇)을 1십(什)이라 한 데서 온 말.
何等 : 주로 ‘하등의’의 꼴로 부정어와 함께 쓰여, ‘아무런’, ‘전혀’, ‘조금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 ※ 等 : 무엇.
韋弦 : 韋弦之佩. 부드러운 가죽과 팽팽한 활시위를 차고 다닌다는 뜻으로, 自己의 性質을 고치는 警戒의 標識로 삼음을 이르는 말.
西門豹는 성질이 급하므로 부드러운 가죽을 차고 다니며 부드러운 성질을 기르는 경계의 표지로 삼았고, 董安于는 성실히 느리므로
활시위를 차고 다니며 급한 성질을 기르는 경계의 표지로 삼았다 함. <韓非子>
非義襲而取之 : <孟子 公孫丑上 2章> 是集義所生者. 非義襲而取之也, 行有不慊於心則餒矣,
이것은 (호연지기는) 義가 모아져서 생겨나는 바라. 義가 (갑자기) 엄습해서 (호연지기를) 취함이 아니니, (義를) 행함에 마음에 족하
지 못함이 있은즉 (호연지기가) 굶주리니라(마르니라).
선비 서문원은 권돈례와 어려서부터 서로 친했는데 모두 유학자 집안의 자제이며 재주와 나이가 서로 엇비슷하였다. 빈번히 서로 시가(詩歌)를 주고 받았는데 서문원이 시를 지었다.
권돈례가 내 글에 화답하였는데,
3, 4련을 생략하였네.
그 안에 무슨 말이 있었을가,
그것을 생각하니 부질없이 애석하네.
비유컨대 8월 16일 밤은
10푼 밝은 달이 1푼은 이지러졌으나,
광채는 가장 아름다운 것과 같다네.
또, 양귀비가 처음 온천욕을 마치고
헝크러진 머리에 비녀를 비스듬히 꽂았으며,
짙은 화장 조금 지워졌어도 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운 것과 같다네.
구절구절이 옥소리 내며 종이위에서 움직이는데,
날아가 구름, 연기될까봐 두려웠다네.
그렇지 않다면 내가 오랫동안 손님으로 있어 쉽게 감상에 젖을까 하여
일부러 위태로운 말이나 괴로운 말을 모두 전하지 않으려 한 것인가.
하늘이 부여한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소유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물로 인하여 바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태어나서 제기(祭器 : 俎豆)를 가지고 놀았으며 문왕은 태어나서 스승이 힘들지 않게 하였다. 이것은 모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래 위현으로도 바뀌기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義가 갑자기 엄습해서 그것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라 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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