邊山蘇來寺
鄭知常
古逕寂寞縈松根、 옛길은 적막하고 솔 뿌리만 얽혀 있는데,
天近斗牛聯可捫。 하늘에는 북두와 견우 가까워 손에 잡힐 듯 하네.
浮雲流水客到寺、 뜬구름 흐르는 물처럼 나그네 절에 이르니,
紅葉蒼苔僧閉門。 붉은 잎 푸른 이끼 뿐이고 스님은 문을 닫았네.
秋風微凉吹落日、 석양에 시원한 가을바람 불어오고,
山月漸白啼淸猿。 산 위 달 밝아지니 잔나비 우는 소리 청아하다.
奇哉厖眉一老衲、 기이하다 흰 눈썹 노스님,
長年不夢人間喧。 긴 세월 세상 일 꿈도 꾸지 않는구나.
[해설]
고려 중기에 정지상(鄭知常)이 지은 한시. 칠언율시로 『동문선』 제12권에 전한다. 시선집에 따라서는 ‘변산소래사’ 또는 ‘소래사’로 적는 등 제목이 일정하지 않다. 부안군 변산에 있는 소래사에서 지은 것으로 뜬구름, 흐르는 물처럼 자신도 모르게 절에까지 이르게 된 작가가 불승(佛僧)의 한적한 생활모습을 읊은 것이다. 특히, 제2련의 ‘부운유수객도사 홍엽창태승폐문(浮雲流水客到寺 紅葉蒼苔僧閉門)’은 명구로 알려져 있으며, 이것이 요체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