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낚시에 숨은 이치
주 문왕이 낚시를 하고 있는 노인에게 물었다.
"낚시의 심오함이 군자의 품은 뜻과 흡사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이에 그 노인은,
"낚시에는 세가지 권도가 있습니다. 미끼로 물고기를 취하는 것은 녹봉을 주어 인재를 취하
는 것과 같고, 좋은 미끼로 큰 고기가 잡히는 것은 후한 녹봉을 내리면 목숨을 아끼지 않
는 충신이 나오는 것과 같으며, 물고기가 그 크기에 따라 쓰임에 차이가 있는 것은 인품에
따라 벼슬이 다른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 이치가 매우 깊어 그로하여 큰 것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原文]
文王曰, 何謂其有似也,
太公曰, 釣有三權, 祿等以權, 死等以權, 官等以權, 夫釣以求得也, 其情深, 可以觀大矣.
(註)
權(권): 권도를 말함, 權은 원래 저울추로서 사물의 경중을 다는 것임.
[解說]
큰 뜻을 품고 인재발굴에 고심해온 문왕에게 그 노인은 낚시의 이치를 인재의 등용에 비유
하여 인재등용의 3대 원칙을 설파하므로써 문왕의 정곡을 찌르는 답변을 하게 된다.
낚시의 이치는 사람들이 애써 명예나 이익을 추구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이 명리를 얻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양은 마치 물고기가 미끼를 구하여 바늘에 걸리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
이다.
그리하여 이 낚시에는 3가지 권도가 있다.
첫째는 녹봉을 취하는 권도로서 취하기에 합당한 인재를 얻었으면 그에 상당하는 후한 녹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희생을 필요로 하는 길에 들어서게 되면 비록 본인이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견디
어내게 되는 것으로 조금도 괴롭게 느끼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권도이다.
셋째는 권도가 있어 벼슬이 오른다면 최고의 직에도 올라야 하는 것이지만 벼슬을 범하거
나 지위를 뇌물이나 아첨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이 것이 권도이며 그리고 그 지위를
자랑하지 않는 것도 또한 권도인 것이다.
따라서 낚시를 하는 것은 하찮은 일 같지만 이 세가지 권도를 갖는 낚시는 생각밖으로 그
속에 숨은 이치가 깊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 낚시로써 큰 이치를 달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의미는 아주 모호한 말로 들리지만 문왕과 그 노인과의 대화가 진행될 수록 그 의미
가 밝혀지게 된다.
한고조 유방이 관중을 먼저 취하여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고도 당시 기세가 천하를 덮을정
도로(力拔山氣蓋世) 힘이 넘쳤던 항우의 힘에 밀려 파촉으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 한고조
뿐만 아니라 장수나 병졸에 이르기까지 울분을 느끼지 않는 자가 없었고 고향에 돌아갈
기약조차 없는 길을 가며 한숨짓는 분위기가 전체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러나 유방은 어쨌는가. 장량(자방)의 천거를 받은 한신을 파초대원수로 파격적으로 발
탁한 후, 예로써 부월을 하사하고 권한을 부여하였다.
거리의 부랑배의 가랭이밑을 기어 통과하며 조로와 멸시를 당하면서도 뜻을 가꾸며 때를 기
다리던 한신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하여 해하성에서 한 번 북쳐
항우를 물리치고 중국을 통일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되었다.
당시 천하를 쩌렁쩌렁 울리던 힘과 기세의 항우를 물리친 유방의 힘은 무엇인가. 항우는 범
증과 같은 걸출한 참모가 있었음에도 자신의 힘과 용맹에 도취하여 인재를 경시함으로써 기
회를 얻지 못한 반면에,
유방은 장량의 두뇌와 소하의 헌신적인 보필, 한신의 파격적인 발탁 임명, 진평을 비롯한
두터운 참모진과 번쾌를 비롯한 장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므로써 조직의 힘을 극대화하였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항우는 유방의 적수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인재의 등용, 인재에 대한 예우, 그리고 적재적소의 배치는 그 인재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동력임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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