檜風
素冠
庶見素冠兮, 요행히도 흰 관을 쓴 사람을 보았네.
棘人欒欒兮, 상제가 여위었네.
勞心慱慱兮。 힘든 마음 근심스럽네.
棘人 : 상제. 부모나 조부모가 세상을 떠나 상중에 있는 사람.
欒 : 둥글 란(난)/나무이름 란(난). 둥글다. 야위다. 몸이 수척한 모양. 쌍둥이. 모감주나무. 가름대. 모서리. 방울.
慱 : 근심할 단/넓을 박. 근심하다. 둥글다. 근심하는 모양. [박]넓다. 많다. 크다. 넓히다. 넓게 하다. 노름하다. 넓이. 폭. 노름, 도박.
庶見素衣兮, 요행히도 소복입은 사람을 보았네.
我心傷悲兮, 내 마음 아프고 슬프다네.
聊與子同歸兮。 애오라지 그대와 함께 돌아가리라.
庶見素韠兮, 요행히도 하얀 슬갑입은 사람 만났네.
我心蘊結兮, 내 마음 우울하게 맺히네.
聊與子如一兮。 애오라지 그대와 함께 하나같이 하리라.
韠 : 슬갑 필. 슬갑(膝甲: 바지에 껴입는 무릎까지 닿는 가죽 옷). 폐슬(蔽膝 : 조복이나 제복을 입을 때 앞에 늘여 무릎을 가리던 헝겁).
蘊 : 쌓을 온. 쌓다. 저축하다. 간직하다. 감추다. 너그럽다. 포용하다. 맺히다. 우울하다. 모이다. 우거지다. 덥다. 따뜻하다.
속내. 붕어마름.
[註]
예전에 사람이 죽으면 상을 치르는데 이에는 喪禮가 있다. 상례를 初終之禮(初는 돌아가심에 斂하는 것이고, 終은 장사지내는 것) 혹은
상장례(喪葬禮)라고도 하는데 특히 부모의 3년상은 졸곡(卒哭) → 소상[小祥, 사람이 죽은 지 1년 만에 지내는 제사로, 돌아가신 부모님
을 이렇게 모실 수 있기에 더 이상은 喪이라 하지 않고, 상서롭다는 祥이라는 표현을 씀] → 대상[大祥, 사람이 죽은 지 2년만에 지내는
제사] → 담제[禫祭, 혼령을 편안히 모신다하여 담제라고 함. 대상을 지낸 다음다음 달 하순의 丁日이나 亥日에 지내는 제사.
초상(初喪)으로부터 27개월 만에 지내나, 아버지가 생존한 모상(母喪)이나 처상(妻喪)일 때에는 초상으로부터 15개월 만에 지냄]
→ 길제[吉祭, 죽은 이를 저 세상에서 편하게 계시도록 다 해드렸다는 의미에서 ‘길할 吉’자를 씀. 吉祭는 禫祭를 지낸 다음 달에 지내는
제사로 정일(丁日)이나 해일(亥日)로 날을 잡아 지내는데, 만약 담제를 음력으로 2(卯月) ·5(午月) ·8(酉月) ·11월(子月)에 지냈으면 반
드시 그 달 안으로 지내야 하며, 역시 정일이나 해일에 지낸다. 상주는 길제를 지낸 다음날부터 소복(素服)을 벗고, 평상복을 입을 수 있
음]로 상례를 마친다. 상복은 염을 하고 난 뒤에는 건을 쓰고 상복을 입다가 大祥을 지내면 상복을 벗고 흰 갓과 흰 두루마기로 素服을
입는다.
위 시에서 흰 갓을 썼다고 했으니 大祥의 기간이 지났음을 알 수 있다. 예법은 이렇지만 당시 사회가 도통 이 예법을 지키지 않았다.
위 시는 初終禮의 기간 동안에 제대로 된 상제(喪祭 곧 喪主)를 볼 수 없었는데 흰 갓을 쓴 사람을 겨우 얻어 보았으니 시인의 마음이
더욱 슬퍼지며, 세상을 한탄하며 읊은 것이다.
庶見素冠兮,棘人欒欒兮,勞心慱慱兮。
서견소관혜, 극인난난혜, 노심단단혜。
행여 흰 갓을 쓴 상제가 수척함을 보랴. 괴로운 마음이 구슬프노라.
○賦也. 庶 幸也. 縞冠素紕 旣祥之冠也. 黑經白緯曰縞, 緣邊曰紕. 棘 急也. 喪事 欲其總總爾, 哀遽之狀也. 欒欒 瘠貌. 慱慱 憂勞之貌.
○祥冠 祥則冠之. 禫則除之. 今人 皆不能行三年之喪矣. 安得見此服乎. 當時賢者. 庶幾見之 至於憂勞也.
○부라. 서는 ‘다행히(행여)’라. 흰 갓에 흰 테두리한 것은 이미 대상을 다하고 쓴 갓이니, 검은 날줄에 흰 씨줄을 한 것을 호[縞冠]라 하
고, 가장자리에 선을 두른 것을 비[素紕]라 하니라. 극은 급함이니 상사에 그 총총히(바삐하는 모습) 하고자 하니 슬프고 급한 모양이
라. 난난은 수척한 모양이고, 단단은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모양이라.
○상관은 대상을 지내면 갓으로 쓰고 담제 때는 벗느니라. 지금 사람이 다 능히 삼년의 상을 행하지 못하니 어찌 이러한 상복입은 자를
볼 수 있으랴. 당시에 어진 자가 거의(겨우) 보게 되어 근심하고 괴로운 데에 이르렀느니라.
縞 : 흴 호 紕 : 선두를 비 緣 : 선두를 연
庶見素衣兮,我心傷悲兮,聊與子同歸兮。
서견소의혜, 아심상비혜, 요여자동귀혜。
행여 흰 옷 입은 이를 보랴. 내 마음이 상하고 슬프노니 애오라지 그대와 더불어 같이 돌아가리라.
3년상을 다 마치고 흰 옷 입은 사람을 볼 수 있다면 그런 사람과 함께 의형제라도 맺고 함께 하리라.
○賦也. 素冠則素衣矣. 與子同歸는 愛慕之詞也.
○부라. 흰 갓 썼다면 흰 옷을 입은 것이라. 그대와 더불어 같이 돌아간다는 것은 사랑하고 사모하는 말이라.
庶見素韠兮,我心蘊結兮,聊與子如一兮。
서견소필혜, 아심온결혜, 요여자여일혜。
행여 흰 슬갑 찬 이를 보랴, 내 마음이 쌓이고 맺혔으니, 애오라지 그대와 더불어 하나같이 하리라.
○賦也. 鞸 蔽膝也. 以韋爲之. 冕服謂之韍. 其餘曰鞸. 鞸從裳色, 素衣素裳, 則素鞸矣. 蘊結 思之不解也. 與子如一 甚於同歸矣.
按喪禮爲父爲君 斬衰三年. 昔 宰予欲短喪, 夫子曰子生三年然後, 免於父母之懷, 予也有三年之愛於其父母乎. 三年之喪은 天下通喪也.
상례를 상고하건댄 아비를 위하고 인군을 위하여 참최삼년을 했느니라(참최복을 입고 삼년상을 지낸다) 하니라. 옛날에 재여가 삼년상
衎 : 즐길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