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4章
齊宣王見孟子於雪宮, 王曰, 「賢者亦有此樂乎?」 孟子對曰, 「有。人不得則非其上矣。不得而非其上者非也, 爲民上而不與民同樂者亦非也。樂民之樂者, 民亦樂其樂, 憂民之憂者, 民亦憂其憂, 樂以天下, 憂以天下, 然而 不王者未之有也。昔者齊景公問於晏子曰, 『吾欲觀於轉附朝儛, 遵海而南, 放于琅邪, 吾何脩而可以比於先王觀也?』 晏子對曰, 『善哉! 問也。天子適諸侯曰巡狩, 巡狩者巡所守也, 諸侯朝於天子曰述職, 述職者述所職也, 無非事者。春省耕而補不足, 秋省斂而助不給, 夏諺曰, 『吾王不遊, 吾何以休, 吾王不豫, 吾何以助。 一遊一豫 爲諸侯度。』 今也不然, 師行而糧食, 飢者弗食, 勞者弗息, 睊睊胥讒, 民乃作慝, 方命虐民, 飮食若流, 流連荒亡, 爲諸侯憂。從流下而忘反謂之流, 從流上而忘反謂之連, 從獸無厭謂之荒, 樂酒無厭謂之亡, 先王無流連之樂, 荒亡之行, 惟君所行也。景公說大戒於國, 出舍於郊, 於是始興發補不足, 召大師曰, 『爲我作君臣相說之樂。』 蓋徵招角招 是也. 其詩曰, 『畜君何尤, 畜君者 好君也。』」
제나라 선왕이 설궁에서 맹자를 접견하고 물었다. “현자도 이러한 즐거움이 있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즐거움을 얻지 못하면 그 윗사람을 비난합니다. 그 즐거움을 얻지 못했다고 윗사람을 비난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며, 백성의 윗사람이 되어서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거워하지 않는 것 또한 잘못입니다.
백성이 즐거워 하는 것을 군왕이 즐거워 하고, 백성도 군왕의 즐거워 하는 것을 즐거워 하며, 백성의 근심하는 것을 군왕이 근심하고 백성도 군왕이 근심하는 것을 근심하게 되니, 이것은 천하로써 즐거워 하고 천하로써 근심하는 것이며, 그러고도 왕노릇을 못한 자는 아직 없습니다.
지난 날 제나라 경공이 안자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전부와 조무를 돌아보고 바다를 따라 남으로 해서 낭야에 이르고자 하는데 내가 어떻게 나 자신을 닦아야 선왕이 돌아보신 것에 견줄 수 있겠소?'
안자가 대답했습니다. '참으로 좋은 질문입니다. 천자가 제후에게 가는 것을 순수(巡狩)라 하며, 순수라 하는 것은 지키는 곳(봉토)을 순행하는 것이고, 제후가 천자께 조회함을 술직(述職)이라 하니, 술직이라고 하는 것은 맡은 바의 직책을 보고함이니 정사(政事)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봄에는 경작하는 것을 살펴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고 가을에는 수확하는 것을 살펴서 부족한 것을 도와 주는 것으로, 하나라 속담에 '우리 임금이 봄농사 순시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어찌 쉬고 우리 왕이 가을 시찰을 하지 아니하면 우리가 어찌 도움을 받을 것인가? 한번은 봄농사 순시를 하고 한번은 가을시찰을 하는 것이 제후의 법도가 되었도다.' 라 하였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고, 군사가 군왕을 수행하면서 양식을 운반하여 먹으니 굶주리는 자가 먹지 못하고, 부역하는 자가 쉬지 못하여 흘겨보며 서로 비방하니, 이에 백성이 원망을 하게 되고 인군은 선왕의 명을 거역하며 백성을 학대하며 음식은 물을 내뿜듯 함부로 소비해서 유연황망(流連荒亡)에 이르게 되어 제후의 근심이 되고 있습니다. 물의 흐름을 따라 내려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을 ‘류(流)’라 하고, 물의 흐름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을 ‘연(連)’이라 하며, 짐승을 쫒아 다니며 사냥에 싫증내지 않는 것을 ‘황(荒)’이라 이르고, 술을 즐기며 싫증내지 않는 것을 ‘망(亡)’이라 이르는 것이니 선왕께서는 유연(流連)을 즐기는 일과 황망(荒亡)을 행하는 일이 없으셨는데, 지금은 오직 인군이 행하시는 바입니다.
경공이 기뻐하여 나라에 크게 경계령을 내리고 교외에 나가 머물면서 이에 비로소 창고를 열어 부족한 식량을 도와주고, 악관(大師)를 불러 '나를 위해서 인군과 신하가 서로 기뻐하는 음악을 지으라.' 고 하셨는데 아마 치소(徵招) 각소(角招)가 이것일 것입니다. 그 시(가사)는 ‘인군을 그치게 함이 무슨 허물이 되리오. 인군을 그치게 하는 것은 인군을 사랑함이로다.’ 라고 하였습니다."
* 여기서 ‘人(사람)’은 백성 등을 뜻하는 ‘民’과 달리 일반 사대부를 뜻한다.
○雪宮 離宮名. 言人君能與民同樂, 則人皆有此樂, 不然則下之不得此樂者, 必有非其君上之心, 明人君當與民同樂, 不可使人 有不得者, 非但當與賢者, 共之而已也.
○설궁은 이궁(行宮)의 이름이라. 인군이 능히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거워하면 사람이 다 이 즐거움을 두거니와 그렇지 아니하면 아래에서 즐거움을 얻지 못한 자가 반드시 그 인군을 비난하는 마음을 둠을 말함이라.
인군은 마땅히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거워하여 (가히) 일반 사대부(사람)로 하여금 (그 즐거움을) 얻지 못함이 있게 해선 안되니 다만 꼭 賢者와 더불어 함께하는 것일 뿐이 아님을 밝힘이라.
不得而非其上者非也, 爲民上而不與民同樂者亦非也。
그 즐거움을 얻지 못했다고 윗사람을 비난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며, 백성의 윗사람이 되어서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거워하지 않는 것 또한 잘못입니다.
[해설]
맹자가 양쪽이 다 잘못되었다는 양비론을 취하고 있지만 이는 실은 제선왕을 달래기 위한 화법으로 보인다. 맹자는 앞서 양혜왕 상편에서 제선왕이 희생으로 끌려가는 소를 구해줬다는 얘기를 듣고 이는 측은지심의 발로이므로 제선왕이 좀더 노력한다면 충분히 왕도정치를 행할 수 있다며 제선왕을 고무시켰다.
하편에서는 제선왕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를 여민동락과 연계시켜 그 마음을 조금만 발전시킨다면 제선왕이 왕도정치를 펼 수 있다고 설득하였다. 또한 제선왕이 용맹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필부의 용맹인 ‘小勇’보다는 聖君이 취한 ‘大勇’의 사례를 제시하였다.
또한 왕궁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 與民同樂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맹자는 인군이 여민동락하지 못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먼저 지적하지 않고 여민동락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래 사람의 비난이 우선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선왕의 태도를 지나치게 비판할 경우 오히려 제선왕이 심기가 불편해져 맹자가 펼치려고 하는 왕도정치를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下不安分 上不恤民 皆非理也.
○아래에서 분수에 맞게 편안히 (거처)하지 못함과 위에서 백성을 긍률히 여기지 못하는 것은 다 이치가 아니니라.
樂民之樂者, 民亦樂其樂, 憂民之憂者, 民亦憂其憂, 樂以天下, 憂以天下, 然而 不王者未之有也。
백성이 즐거워 하는 것을 군왕이 즐거워 하고, 백성도 군왕의 즐거워 하는 것을 즐거워 하며, 백성의 근심하는 것을 군왕이 근심하고 백성도 군왕이 근심하는 것을 근심하게 되니, 이것은 천하로써 즐거워 하고 천하로써 근심하는 것이며, 그러고도 왕노릇을 못한 자는 아직 없습니다.
○樂民之樂, 而民樂其樂, 則樂以天下矣, 憂民之憂而民憂其憂, 則憂以天下矣.
○백성의 즐거움을 (인군이) 즐기고 따라서 백성이 그 (인군의) 즐거움을 즐기면곧 즐거움을 천하로써 함이요, 백성의 근심을 (인군이) 근심하고 백성이 그 (인군의) 근심을 근심하면 근심을 천하로써 함이니라.
昔者齊景公問於晏子曰, 『吾欲觀於轉附朝儛, 遵海而南放于琅邪, 吾何脩而可以比於先王觀也?』
지난 날 제나라 경공이 안자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전부와 조무를 돌아보고 바다를 따라 남으로 해서 낭야에 이르고자 하는데 내가 어떻게 나 자신을 닦아야 선왕이 돌아보신 것에 견줄 수 있겠소?'
[해설]
여기에서 관람한다(觀)는 것은 관광 삼아 돌아다니면서 구경한다는 뜻이 아니라 선대에 천자가 행하던 통치행위인 순수(巡狩)를 의미한다. 곧 觀의 ‘본다’는 것은 정치행위를 나타낸다.
이 뜻은 『주역』의 스무번째 괘인 풍지관(風地觀)괘에 잘 나타나 있다. 주나라 문왕이 쓴 괘사에 “觀有孚顒若.(觀은 믿음을 두어서 우러러 보리라)”하였다. 즉 제사 올리기 전에 목욕재계로 정성스러운 마음을 모으듯이 정사를 펼치면 백성들 또한 그 인군을 믿고 우러러 본다는 뜻이다. 공자는 문왕의 이 말을 彖傳에서
“大觀在上, 順而巽 中正以觀天下, 觀盥而不薦有孚顒若, 下觀而化也. ”(크게 바라봄으로 위에 있으니 공순하고 겸손하고 중정한 덕으로 천하를 봄이라. ‘觀盥而不薦有孚顒若’은 아래에서 보아 감화됨이라.)로 풀이하였다.
이어 大象傳에서는 “風行地上觀, 先王以省方觀民設敎.”(바람이 땅 위를 행하는 것이 觀이니, 선왕이 이로써 방소를 살피고 백성을 살펴서 가르침을 베푸느니라)고 하였다.
옛날 우임금이나 탕임금 등 선왕들이 백성들을 교육하기 위한 학교를 짓기 위해 먼저 방소를 살폈으며 학교를 세운 뒤에는 백성의 수준에 따라 소학과 대학 등의 가르침을 베풀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제경공(BC 547~490년,58년 재위)의 “吾何脩而可以比於先王觀也.”라는 말은 ‘省方觀民하여 設敎하였던’ 선왕들의 왕도정치에 대한 물음이다.
○晏子 齊臣, 名 嬰. 輔附朝儛 皆山名也. 遵 循也. 放 至也. 琅邪 齊東南境上邑名. 觀 游也.
○안자는 제나라 신하니 이름은 영이라. (제나라 3대 인군을 섬겼음이라) 전부 조무(輔附朝儛)는 다 山 이름이라. 준(遵)은 따름이라. 放은 다다름이라. 낭야는 제나라 동남쪽 국경 위에 있는 읍 이름이라. 觀은 돌아다니며 살핌(遊)이라.
晏子對曰, 『善哉! 問也。天子適諸侯曰巡狩, 巡狩者巡所守也, 諸侯朝於天子曰述職, 述職者述所職也, 無非事者。春省耕而補不足, 秋省斂而助不給, 夏諺曰, '吾王不遊, 吾何以休, 吾王不豫, 吾何以助。' 一遊一豫 爲諸侯度。』
안자가 대답했습니다. '참으로 좋은 질문입니다. 천자가 제후에게 가는 것을 순수(巡狩)라 하며, 순수라 하는 것은 지키는 곳(봉토)을 순행하는 것이고, 제후가 천자께 조회함을 술직(述職)이라 하니, 술직이라고 하는 것은 맡은 바의 직책을 보고함이니 정사(政事)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봄에는 경작하는 것을 살펴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고 가을에는 수확하는 것을 살펴서 부족한 것을 도와 주는 것으로, 하나라 속담에 「우리 임금이 봄농사 순시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어찌 쉬고 우리 왕이 가을 시찰을 하지 아니하면 우리가 어찌 도움을 받을 것인가? 한번은 봄농사 순시를 하고 한번은 가을시찰을 하는 것이 제후의 법도가 되었도다.」 라 하였습니다.
[참고]
『안자춘추』문편에 ‘봄에 경작을 살펴서 부족한 것을 보충해줌을 ’遊‘라 하고, 가을에 추수를 살펴 넉넉지 못한 것을 도와줌은 ’豫‘라 한다’로 나온다.
○述 陳也. 省 視也. 斂 收穫也. 給 亦足也. 夏諺 夏時之俗語也. 豫 樂也. 巡所守 巡行諸侯所守之土也. 述所職 陳其所受之職也. 皆無有無事而空行者. 而又春秋 循行郊野 察民之所不足 而補助之.
○술(述)은 베풀음이라. 성(省)은 시찰이라. 염(斂)은 수확이라. 급(給)도 또한 족함이라. 하언(夏諺)은 하나라 때의 속어(속담)이라. 예(豫)는 즐거움이라. 순소수(巡所守)는 제후가 지키는 바의 토지를 순찰하면서 다님이오. 술소직(述所職)은 그 받은 바의 직분을 베풀음이라. 다 일없이 공연히 행함이 있지 않고 또 봄과 가을로 (천자가) 교야(들바깥)를 순행하야 백성의 부족한 바를 살피고 보조하느니라.
○故 夏諺以爲王者一遊一豫, 皆有恩惠以及民, 而諸侯皆取法焉, 不敢無事慢遊, 以病其民也。
○이에 하나라 속담에 (써) 왕인 자가 한번 遊(순찰)하고 한번 즐김은 다 은혜가 (써) 백성에게 미침이 있고 제후는 (그것을) 다 법으로 취하여 감히 일없이 게을리 놀아서 (써) 그 백성을 병들게 하지 아니하니라.
今也不然, 師行而糧食, 飢者弗食, 勞者弗息, 睊睊胥讒, 民乃作慝, 方命虐民, 飮食若流, 流連荒亡, 爲諸侯憂。
지금은 그렇지 않고, 군사가 군왕을 수행하면서 양식을 운반하여 먹으니 굶주리는 자가 먹지 못하고, 부역하는 자가 쉬지 못하여 흘겨보며 서로 비방하니, 이에 백성이 원망을 하게 되고 인군은 선왕의 명을 거역하며 백성을 학대하며 음식은 물을 내뿜듯 함부로 소비해서 유연황망(流連荒亡)에 이르게 되어 제후의 근심이 되고 있습니다.
睊 : 흘겨볼 견. 흘겨보다. 곁눈질하다. 胥 : 서로 서. 方 : 거스르다. 거역함.
○今 謂晏子時也. 師 衆也, 二千五百人爲師, 春秋傳曰, 君行師從. 糧 謂糗糒之屬.. 睊睊 側目貌. 胥 相也. 讒 謗也. 慝 怨惡也, 言民不勝其勞, 而起怨謗也. 方 逆也. 命 王命也. 若流 如水之流 無窮極也. 流連荒亡 解見下文. 諸侯 謂附庸之國 縣邑之長.
○금(今)은 안자의 시대를 이름이라. 사(師)는 무리로서 2천5백인이 師가 되니 『춘추전』에 ‘임금이 가는데 따르는 무리’라 하니라. 양(糧)은 말린 밥 등을 이름이라. 견견(睊睊)은 눈을 흘기는 모양이라. 서(胥)는 서로라. 참(讒)은 비방이라. 특(慝)은 원망하고 미워함이라. (이는) 백성이 그 노역을 이기지 못하고 원망과 비방을 일으킴을 말함이라. 방(方)은 거스름이라. 명(命)은 왕명이라. 若流는 물이 흘러서 끝도 없는 것과 같음이라. 유연황망(流連荒亡)은 해석이 아래 글에 나타나니라. 제후는 부용의 나라(천자의 나라에 붙어 있는 나라)와 현과 읍의 우두머리를 이름이라.
糗 : 볶은 쌀 구. 볶은 쌀, 볶은 곡식. 말린밥, 건량. 볶은 쌀로 만든 떡, 또는 죽. 씹다. 부수다.
糒 : 건량 비, 건량, 말린 밥.
從流下而忘反謂之流, 從流上而忘反謂之連, 從獸無厭謂之荒, 樂酒無厭謂之亡, 先王無流連之樂, 荒亡之行, 惟君所行也。
물의 흐름을 따라 내려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을 ‘류(流)’라 하고, 물의 흐름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을 ‘연(連)’이라 하며, 짐승을 쫒아 다니며 사냥에 싫증내지 않는 것을 ‘황(荒)’이라 이르고, 술을 즐기며 싫증내지 않는 것을 ‘망(亡)’이라 이르는 것이니 선왕께서는 유연(流連)을 즐기는 일과 황망(荒亡)을 행하는 일이 없으셨는데, 지금은 오직 인군이 행하시는 바입니다.'
○此釋上文之義也. 從流下 謂放舟隨水而下, 從流上謂挽舟逆水而上. 從獸田獵也. 荒 廢也. 樂酒以飮酒爲樂. 亡 猶失也, 言廢時失事也.
○이는 윗글의 뜻을 해석함이라. 종류하(從流下)는 배를 놓아(띄워서) 물을 따라 내려감이오, 종류상(從流上)은 배를 잡아당겨 물을 거슬러 올라감을 일컬음이라. 짐승을 따르는 것은 사냥을 뜻하며. 荒은 폐함이라. 술을 즐김은 음주로써 즐거움을 삼음이라. 亡은 ‘잃어버리다’는 뜻이니 때를 놓치고 일을 그르침을 말함이라.
○言 先王之法 今時之弊 二者 有在君所行耳.
○若先王之遊觀 非巡狩則述職, 非省耕則省斂, 何嘗有流連之樂荒亡之行乎!
○선왕의 법과 오늘날의 이 폐단 두 가지는 인군이 행하는 바에 (달려) 있음을 말하니라.
○만약에 선왕이 행했던 유관(遊觀)이 순수(巡狩)이거나 아니면 술직(述職)이오 농사를 살피거나 아니면 추수를 살피는 것이거늘 어찌 일찍이 유연(流連)의 즐거움과 황망(荒亡)을 행함이 있을 것인가?
景公說大戒於國, 出舍於郊, 於是始興發補不足, 召大師曰, 『爲我作君臣相說之樂。』 蓋徵招角招 是也. 其詩曰, 『畜君何尤, 畜君者好君也。』」
경공이 기뻐하고 나라에 크게 경계령을 내리고 교외에 나가 머물면서 이에 비로소 창고를 열어 부족한 식량을 도와주고, 악관(大師)를 불러 '나를 위해서 인군과 신하가 서로 기뻐하는 음악을 지으라.' 고 하셨는데 아마 치소(徵招) 각소(角招)가 이것일 것입니다. 그 시는 ‘인군을 그치게 함이 무슨 허물이 되리오. 인군을 그치게 하는 것은 인군을 사랑함이로다.’ 라고 하였습니다."
徵 : 풍류이름 치, 오음 가운데 火에 배속된 음. 招 : 악곡이름 소. 畜 : 붙들다. 못 하게 만류(挽留)함.
○戒 告命也. 出舍 自責以省民也. 興發 發倉廩也. 大師 樂官也. 君臣己與晏子也. 樂有五聲, 三曰 角爲民, 四曰徵 爲事. 招 舜樂也. 其詩 徵招角招之詩也. 尤 過也.
○言晏子能畜止其君之欲, 宜爲君之所尤, 然 其心則何過哉? 孟子 釋之 以爲臣能畜止其君之欲, 乃是愛其君者也.
○尹氏曰, 君之與民 貴賤雖不同, 然 其心未始有異也, 孟子之言 可謂深切矣, 齊王不能推而用之 惜哉.
○계는 (인군의) 命을 고함이라. 출사(出舍)는 자기 잘못을 책망해서 (써) 백성을 살핌이라. 흥발(興發)은 곳집의 곡식을 꺼내 백성에게 줌이라. 태사는 음악 당당 장관이라. 군신은 자기(제경공)와 안자라. 음악에는 다섯가지 소리가 있으니 세 번째를 角이라 하니 백성을 위함이오, 네 번째를 치(徵)라 하니 일을 위함이라. 소(招)는 순임금의 음악이라. 그 가사는 치소(徵招) 각소(角招)의 가사이라. 우(尤)는 허물이라.
○안자가 능히 그 인군의 하고자 함을 막아 그치게 함이 마땅히 인군에게 허물이 되는 바이나 그 마음인즉 어찌 허물이 되겠는가?’를 말함이라. 맹자가 이를 해석해서 (써) 신하가 능히 그 인군의 하고자 함을 막아 그치게 하는 것은 (이에) 그 인군을 사랑함이라 하시니라.
○윤씨 가로대 “인군이 백성과 더불어 귀천이 비록 같지 아니하나, 그 마음은 일찍이 다르지 아니하니 맹자의 말씀이 가히 깊고 간절하다 이를 것이로되 제왕이 능히 미루어 쓰지 않으니 애석하도다! ”하니라.
[해설]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음악은 『주역』의 河圖數理에 근거한 오행의 이치에 의한 五音이 기본 바탕을 이룬다. 土(5 ․ 10)에 배속된 궁(宮), 金(4 ․ 9)에 배속된 상(商), 木(3 ․ 8)에 배속된 각(角), 火(2 ․ 7)에 배속된 치(徵), 水(1 ․ 6)에 배속된 우(羽)가 그것이다. 주자가 註에서 '三曰角' ‘四曰徵’라 한 것은 궁상각치우의 순서에 따른 것이다. 이 오음에 대해 『禮記』樂記편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宮 爲君, 商 爲臣. 角 爲民. 徵 爲事. 羽 爲物, 五者不亂, 則無怗懘之音矣. 宮亂則荒 其君 驕. 商亂則陂 其臣 壞. 角亂則憂 其民 怨, 徵亂則衰 其事 勤. 羽亂則危 其財 匱. 五者 皆亂迭相陵 謂之慢, 如此 則國之滅亡 無日矣.’
(宮은 인군을 위함이오 商은 신하를 위함이오 角은 백성을 위함이오 徵는 일을 위함이오 羽는 물건을 위함이니 다섯 가지가 어지럽지 않으면 곧 조화되지 않는 음은 없느니라. 宮이 어지럽고 거칠면 그 인군이 교만함이오, 商이 어지럽고 기울어지면 그 신하가 무너짐이요, 角이 어지럽고 근심스러움은 그 백성이 원망함이요, 徵가 어지럽고 쇠하면 그 일이 괴로움이오 羽가 어지럽고 위태로움은 그 재물이 궁핍함이니라. 다섯이 다 어지러워 서로 업신여기며 섞임을 일러 방자하다 하니 이와 같으면 곧 나라가 멸망할 날이 하루도 없느니라(곧 멸망하니라).
怗 : 고요할 첩/막힐 첨. 고요하다. 따르다. 막히다. 밀림.
懘 : 가락 맞지 않을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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