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2章
萬章問曰, 「詩云, 『娶妻如之何, 必告父母。』 信斯言也, 宜莫如舜, 舜之不告而娶 何也?」 孟子曰, 「告則不得娶。男女同室 人之大倫也, 如告則廢人之大倫, 以懟父母。是以不告也。」 萬章曰, 「舜之不告而娶, 則吾旣得聞命矣, 帝之妻舜而不告 何也?」 曰, 「帝亦知告焉則不得妻也。」 萬章曰, 「父母使舜完廩捐階, 瞽瞍焚廩, 使浚井出從而揜之, 象曰, 『謨蓋都君, 咸我績, 牛羊父母, 倉廩父母, 干戈朕, 琴朕, 弤朕, 二嫂 使治朕棲。』 象往入舜宮, 舜在牀琴, 象曰, 『鬱陶思君爾。』 忸怩, 舜曰, 『有玆臣庶, 汝其于予治。』 不識。舜不知象之將殺己與 ?」 曰, 「奚而不知也? 象憂亦憂, 象喜亦喜。」 曰, 「然則舜僞喜者與?」 曰, 「否。昔者有饋生魚鄭子産。子産使校人畜之池, 校人烹之, 反命曰, 『始舍之圉圉焉, 少則洋洋焉, 攸然而逝。』 子産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校人出曰, 『孰謂子産智? 予旣烹而食之。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故 君子可欺以其方, 難罔以非其道。彼以愛兄之道來故, 誠信而喜之, 奚僞焉。」
만장이 물었다. "시에 '장가를 들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반드시 부모님께 고해야 하네.' 라고 했습니다. 진실로 이말이 옳다면 마땅히 순임금과 같이 해서는 안되는데 순임금이 부모에게 고하지 않고 장가들 든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부모에게 고했다면 장가들지 못했을 것이다. 남녀가 한 집에서 살게 되는 것은 사람의 큰 윤리인데, 부모에게 고했다면 사람의 큰 윤리를 폐하여 부모를 원망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때문에 부모에게 고하지 않은 것이다."
만장이 물었다. "순임금이 고하지 않고 장가든 것은 제가 이미 배웠는데, 황제(요임금)가 순임금에게 딸을 시집보내면서 순임금의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어째서였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황제가 또한 순임금의 부모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것을 알렸다면 딸을 시집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만장이 말했다.
"부모가 순임금으로 하여금 창고를 고치게 하고는 사다리를 치워버리고 아버지 고수가 곳집에 불을 질렀으며, 순임금에게 우물을 치게 하고는 나오는 곳을 메워버렸는데, 순의 동생 상은 '도군(순임금)을 생매장하도록 꾀를 낸 것은 모두 내 공이니 소와 양은 부모님이 창고도 부모님이 갖고, 무기는 제가, 거문고도 제가, 활도 제가 가질 것이며, 두 형수로 하여금 제 잠자리를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상이 순임금의 궁에 들어가니 순임금이 마루에서 거문고를 타고 있어, 상은 '사무치도록 도군을 생각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부끄러워 하자, 순임금은 '이 신하들과 백성들을 너는 내 자리에서 다스려라.' 라 하였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순임금은 상이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실을 몰랐습니까?"
"어찌 몰랐겠는가? 상이 근심하면 또한 근심하고, 상이 기뻐하면 또한 기뻐하였다."
만장이 거듭 물었다. "그렇다면 순임금은 거짓으로 기뻐한 것입니까?"
"아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정나라 자산에게 살아있는 물고기를 보낸 적이 있었다. 자산은 그것을 관리로 하여금 연못에서 기르게 하였는데, 그 관리는 물고기를 삶아 먹고는 자산에게 복명하기를 '처음 연못에 놔주었을 때는 비실비실하더니 잠시 후에는 생기를 찾아 빠르게 달아났습니다.' 라고 하였다. 그러자 자산은 '제 자리를 찾았구나. 제 자리를 찾았구나.' 라고 하였다. 관리가 나와서 말했다. '누가 자산을 지혜롭다고 하였는가? 내가 그것을 삶아 먹어버렸는데도 「제 자리를 찾았구나. 제 자리를 찾았구나.」 라고 했다. 그러므로 군자는 도로는 속일 수 있어도 도가 아닌 것으로는 속이기 어렵다. 상이 형인 순임금을 사랑하는 도로서 왔기 때문에 진실로 기뻐한 것인데 어찌 거짓이라 하겠는가."
懟 : 원망할 대/근심할 추. 원망하다. 원한을 품음. 근심하다. 고민함. 위배되다. 도리에 어긋남.
○詩 國風 齊風 南山之篇也. 信 誠也, 誠如此詩之言也. 懟 讎怨也. 舜 父頑母嚚, 常欲害舜, 告則不聽其娶, 是 廢人之大倫, 以讎怨於父母也.
○시는 제국풍 남산편이라. 신은 ‘진실로’이니, 진실로 이 시의 말과 같음이라. 대는 원망과 같음이라. 순이 아버지는 완고하고 어머니는 어리석어 항상 순을 해하고자 하니, 알린다면 그 장가듦을 듣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큰 윤리가 폐하여 써 부모를 원수같이 함이라.
讎 : 같다. 비슷하다. 嚚 : 어리석을 은. 어리석다. 우둔함. 말을 못하다. 벙어리. 진실성이 없다. 말에 거짓이 많음.
國風/齊風/南山
南山崔崔、雄狐綏綏。 齊나라 남산은 높고도 높은데 숫여우 어슬렁 거리네.
魯道有蕩、齊子由歸。 노나라 가는 길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文姜) 그 길로 시집갔네.
旣曰歸止、曷又懷止! 이미 시집을 갔는데 어찌 또 그리워 하는고.
葛屨五兩、冠緌雙止。 갈포 신발 다섯켤레 모두 짝이 있고 관끈도 쌍으로 쓰네.
魯道有蕩、齊子庸止。 노나라 가는 길 평탄하여 제나라 공주 그 길을 사용했네.
旣曰庸止、曷又從止! 이미 그 길을 사용했는데, 어찌 또 좇는가.
蓺麻如之何? 衡從其畝。 삼을 심으려면 어떻게 하는가? 이랑 따라 가로 세로로 뿌린다네.
取妻如之何? 必告父母。 장가들려면 어떻게 하는가? 반드시 부모님께 고해야 하네.
旣曰告止、曷又鞠止! 이미 부모님께 고해 장가들었는데 어찌 극에 달하는 짓을 하는고.
析薪如之何? 匪斧不克。 장작을 패려면 어떻게 하는가? 도끼가 없으면 할 수가 없다네.
取妻如之何? 匪媒不得。 장가를 들려면 어떻게 하는가? 매파가 없인 아니되네.
旣曰得止、曷又極止! 이미 매파 통해 장가들었는데, 어찌 극에 달하는 짓을 하는고.
萬章曰, 「舜之不告而娶, 則吾旣得聞命矣, 帝之妻舜而不告 何也?」 曰, 「帝亦知告焉則不得妻也。」
만장이 물었다. "순임금이 고하지 않고 장가든 것은 제가 이미 배웠는데, 황제(요임금)가 순임금에게 딸을 시집보내면서 순임금의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어째서였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황제가 또한 순임금의 부모에게 딸을 시집보내는 것을 알렸다면 딸을 시집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
○以女 爲人妻曰妻. 程子曰, 堯妻舜而不告者, 以君治之而已, 如今之官府, 治民之私者亦多.
○딸로써 남의 처가 되게 함을 처라 이르니라. 정자 가로대 요가 순에게 시집보내면서 알리지 않은 것은 인군으로써 다스렸을 뿐이니, 지금의 관부에서 백성의 사사로운 일을 다스림이 또한 많음과 같으니라.
萬章曰, 「父母使舜完廩捐階, 瞽瞍焚廩, 使浚井出從而揜之, 象曰, 『謨蓋都君, 咸我績, 牛羊父母, 倉廩父母, 干戈朕, 琴朕, 弤朕, 二嫂使治朕棲。』 象往入舜宮, 舜在牀琴, 象曰, 『鬱陶思君爾。』 忸怩, 舜曰, 『有玆臣庶, 汝其于予治。』 不識。舜不知象之將殺己與 ?」 曰, 「奚而不知也? 象憂亦憂, 象喜亦喜。」
만장이 말했다. "부모가 순임금으로 하여금 창고를 고치게 하고는 사다리를 치워버리고 아버지 고수가 곳집에 불을 질렀으며, 순임금에게 우물을 치게 하고는 나오는 곳을 메워버렸는데, 순의 동생 상은 '도군(순임금)을 생매장하도록 꾀를 낸 것은 모두 내 공이니 소와 양은 부모님이 창고도 부모님이 갖고, 무기는 제가, 거문고도 제가, 활도 제가 가질 것이며, 두 형수로 하여금 제 잠자리를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상이 순임금의 궁에 들어가니 순임금이 마루에서 거문고를 타고 있어, 상은 '사무치도록 도군을 생각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부끄러워 하자, 순임금은 '이 신하들과 백성들을 너는 내 자리에서 다스려라.' 라 하였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순임금은 상이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실을 몰랐습니까?"
"어찌 몰랐겠는가? 상이 근심하면 또한 근심하고, 상이 기뻐하면 또한 기뻐하였다."
揜 : 가릴 엄. 가리다. 가리어 덮음. 붙잡다. 덮쳐 빼앗음. 깊다. 이어받다. 답습함. 속이다. 깔봄. 노름.
弤 : 활 저. 忸 : 부끄러워할 뉵/길들 뉴. 부끄러워하다. 겸연쩍어함. 길들다. 버릇이 됨. 怩 : 부끄러워할 니(닐)
○完 治也. 捐 去也. 階 梯. 揜 蓋也. 按史記曰, 使舜上塗廩, 瞽瞍從下, 縱火焚廩, 舜乃以兩笠, 自捍而下去, 得不死, 後又使舜穿井, 舜穿井爲匿空旁出, 舜旣入深, 瞽瞍與象共下土實井, 舜從匿空中出去, 卽其事也. 象 舜異母弟也. 謨 謀也. 蓋 蓋井也. 舜所居 三年成都故, 謂之都君. 咸 皆也. 績 功也. 舜旣入井, 象不知舜已出, 欲以殺舜, 爲己功也. 干 盾也, 戈 戟也. 琴 舜所彈五弦琴也, 弤 琱弓也, 象 欲以舜之牛羊倉廩, 與父母, 而自取此物也. 二嫂 堯二女也. 棲 狀也, 象 欲使爲己妻也. 象 往舜宮, 欲分取所有, 見舜生在牀彈琴, 蓋旣出卽潛歸其宮也. 鬱陶 思之甚 而氣不得伸也. 象 言己思君之甚故, 來見爾. 忸怩 慚色也. 臣庶 謂其百官也. 象素憎舜, 不至其宮故, 舜見其來而喜, 使之治其臣庶也, 孟子言, 舜非不知其將殺己, 但見其憂則憂, 見其喜則喜, 兄弟之情自有所不能已耳. 萬章所言, 其有無不可知, 然 舜之心則孟子有以知之矣, 他亦不足辨也. 程子曰, 象憂亦憂, 象喜亦喜, 人情天理, 於是爲至.
縱 : 불을 놓다. 捍 : 막을 한. 琱 : 옥다듬을 조, 새길 조.
○완은 다스림이라. 연은 버림이라. 계는 사닥다리라. 엄은 덮음이라. 사기를 상고해보면 가로대 순으로 하여금 창고 위를 흙손질하게 하고 고수가 아래로 쫓아가 불을 질러 창고를 태우거늘 순이 이에 두 개의 삿갓으로써 스스로 가리고 아래로 내려와 시러곰 죽지 아니하며, 후에 또 순으로 하여금 우물을 파게 하거늘 순이 우물을 파면서 옆으로 나오는 숨은 구멍을 만들더니 순이 이미 깊숙이 들어감에 고수가 상과 더불어 같이 흙을 쏟아부어 우물을 메우거늘 순이 숨은 구멍을 따라 밖으로 나오더라 하니, 바로 이 일이라. 상은 순과 어미가 다른 형제라. 모는 꾀함이라. 개는 우물을 덮음이라. 순이 거처하는 바에 삼년이면 도시를 이루는 고로 도군이라 이르니라. 함은 다이라. 적은 공이라. 순이 이미 우물에 들어감에 상이 순이 이미 나옴을 아지 못하고, 써 순을 죽임을 자기 공으로 삼으려 함이라. 간은 방패요, 과는 창이라. 금은 순이 타시던 오현금이오, 조는 아로새긴 활이니, 상이 순의 우양과 창름으로써 부모를 주고 스스로는 이 물건을 취함이라. 이수는 요의 두 딸이오, 서는 평상이니 상이 하여금 자기의 처로 삼고자 함이라. 상이 순의 궁에 가서 있는 것을 나누어 취하려다가 순이 살아서 평상에서 거문고를 타는 것을 보니, 대개 이미 나와서 곧 몰래 그 궁으로 돌아감이라. 울도는 생각이 심하여 기가 얻어 펴지 못함이라. 상이 자기가 인군의 생각함이 심한 고로 와서 뵙노라고 말함이라. 육니는 부끄러워하는 빛이라. 신서는 그 백관을 이름이라. 상이 본디 순을 미워하여 그 궁에 오지 않는 고로 순이 그 옴을 보고 기뻐하여 그로 하여금 그 신하들을 다스리게 함이라. 맹자가 순이 그 장차 자기를 죽이려함을 아지 못하신 것이 아니고 다만 그 근심을 본즉 근심하고 그 기쁨을 본즉 기뻐하시니 형제의 정이 자연히 그만둘 수 없는 바가 있음을 말씀하심이라. 만장이 말한 바는 그 있고 없음을 가히 아지 못하나 그러나 순의 마음인즉 맹자가 써 아심이 있으니, 다른 것은 또한 족히 변론하지 아니함이라. 정자 가라사대 상이 근심하면 또한 근심하시고, 상이 기뻐하면 또한 기뻐하심은 인정과 천리가 이에 지극함이 되니라.
曰, 「然則舜僞喜者與?」 曰, 「否。昔者有饋生魚鄭子産。子産使校人畜之池, 校人烹之, 反命曰, 『始舍之圉圉焉, 少則洋洋焉, 攸然而逝。』 子産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校人出曰, 『孰謂子産智? 予旣烹而食之。曰, '得其所哉! 得其所哉!' 故 君子可欺以其方, 難罔以非其道。彼以愛兄之道來故, 誠信而喜之, 奚僞焉。」
만장이 거듭 물었다. "그렇다면 순임금은 거짓으로 기뻐한 것입니까?"
"아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정나라 자산에게 살아있는 물고기를 보낸 적이 있었다. 자산은 그것을 관리로 하여금 연못에서 기르게 하였는데, 그 관리는 물고기를 삶아 먹고는 자산에게 복명하기를 '처음 연못에 놔주었을 때 비실비실하더니 잠시 후에는 생기를 찾아 빠르게 달아났습니다.' 라고 하였다. 그러자 자산은 '제 자리를 찾았구나. 제 자리를 찾았구나.' 라고 하였다.
관리가 나와서 말했다. '누가 자산을 지혜롭다고 하였는가? 내가 그것을 삶아 먹어버렸는데도 「제 자리를 찾았구나. 제 자리를 찾았구나.」 라고 했다. 그러므로 군자는 도로는 속일 수 있어도 도가 아닌 것으로는 속이기 어렵다. 상이 형인 순임금을 사랑하는 도로서 왔기 때문에 진실로 기뻐한 것인데 어찌 거짓이라 하겠는가."
圉 : 마부 어, 마부, 마굿간. 감옥, 변방, 국경. 막다, 방어함. 圉圉 : 괴로워 펴지 못하는 모양
攸 : 바 유, 빠르다. 질주하는 모양. 攸然 : 빨리 달리는 모양, 헤엄치는 모양. 태연한 모양, 침착하고 여유있는 모양.
○校人 主池沼小吏也. 圉圉 困而未紓之貌, 洋洋 則秒縱矣. 攸然而逝者, 自得而遠去也. 方 亦道也. 罔 蒙蔽也. 欺以其方, 謂誑之以理之所有, 罔以非其道는 謂昧之以理之所無. 象 以愛兄之道來, 所謂欺之以其方也. 舜本不知其僞故, 實喜之 何僞之有.
○此章 又言舜遭人倫之變, 而不失天理之常也.
○교인은 연못을 주관하는 작은 관리라. 어어는 힘들어서 펴지 못하는 모양이오, 양양은 곧 조금씩 펴짐이라. 유연히 간다는 것은 스스로 얻어 멀리 감이라. 방은 또한 도라. 망은 덮어 가림이라. 그 방으로써 속임은 이치의 있는 바로서 속임을 이름이오, 그 도가 아님으로써 속임은 이치의 없는 바로서 어둡게 함이라. 상이 형을 사랑하는 도로써 오니 이른바 그 방으로써 속임이라. 순은 본디 그 거짓을 아지 못하는 고로 실로 기뻐하시는 어찌 거짓이 있으리오.
○이 장은 또 순이 인륜의 변을 만났으나 천리의 떳떳함을 잃지 않으심을 말씀함이라.
紓 : 느슨할 서, 느슨하다. 헐거워짐. 풀다. 화해함. 誑 : 속일 광. 속이다. 기만함. 호리다. 유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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