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6章
萬章曰, 「士之不託諸侯 何也?」 孟子曰, 「不敢也。諸侯失國而後, 託於諸侯 禮也, 士之託於諸侯 非禮也。」 萬章曰, 「君餽之粟則受之乎?」 曰, 「受之。」 「何義也?」 曰, 「君之於氓也, 固周之。」 曰, 「周之則受, 賜之則不受 何也?」 曰, 「不敢也。」 曰, 「敢問, 其不敢何也?」 曰, 「抱關擊柝者, 皆有常職, 以食於上, 無常職而賜於上者, 以爲不恭也。」 曰, 「君餽之則受之, 不識。可常繼乎?」 曰, 「繆公之於子思也, 亟問亟餽鼎肉, 子思不悅於卒也, 摽使者出諸大門之外, 北面稽首再拜, 而不受曰, 『今而後知君之犬馬畜伋, 蓋自是臺無餽也, 悅賢不能擧, 又不能養也, 可謂悅賢乎!」 曰, 「敢問, 國君欲養君子, 如何斯可謂養矣?」 曰, 「以君命將之, 再拜稽首而受, 其後廩人繼粟, 庖人繼肉, 不以君命將之。子思以爲鼎肉, 使己僕僕爾亟拜也。非養君子之道也。堯之於舜也, 使其子九男事之, 二女女焉, 百官牛羊倉廩備, 以養舜於畎畝之中, 後擧而加諸上位, 故曰王公之尊賢者也。」
만장이 물었다. "선비가 제후에게 의탁하지 않는 것은 어째서 입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이다. 제후가 나라를 잃은 후에 제후에게 의탁하는 것은 예이지만, 선비가 제후에게 의탁하는 것은 예가 아니다."
만장이 물었다. "군왕이 곡식을 보내면 받습니까?"
"받는다."
"무슨 뜻입니까?"
"군왕이 백성에게 주는 것은 본래 백성을 구휼하는 것이다."
"구휼하면 받는데 하사하면 받지 않는 것은 어째서 입니까?"
"갑히 받지 못하는 것이다."
"감히 묻습니다. 감히 받지 못한다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관문을 지키고 딱딱이를 치는 자들은 모두 일정한 직업이 있어서 윗 사람으로부터 녹을 받아 먹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는데 윗 사람으로부터 하사품을 받으면 공손하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다."
"군왕이 보내면 받는다고 하시니 모르겠습니다. 평상시에 계속 받아도 됩니까?"
"노나라 목공은 자사에게 자주 안부를 묻고 자주 삶은 고기를 보냈는데, 자사는 끝에 가서는 불쾌하게 여겨 심부름 온 자에게 손짓하여 대문 밖으로 나가게 하고는 북쪽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려 두번 절하고는 보낸 음식을 받지 않고 말했다. '이제서야 군왕께서 개나 말처럼 저를 기르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이때부터 낮은 벼슬아치가 음식을 가져다 주는 일이 없었다.
현명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등용하지 못하고 양성하지도 못하는데 현명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겠는가!"
"감히 묻습니다. 나라의 군왕이 군자를 기르려고 한다면 어찌 해야 기를 수 있다고 하겠습니까?"
"군왕의 명으로 보내면 두번 절하고 머리숙여 받는데 그 후에 창고지기가 계속 곡식을 가져다 주고, 주방을 관리하는 자가 계속 고기를 가져다 주는 것은 군왕의 명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다. 자사는 삶은 고기를 보내는 것을 자신으로 하여금 번거롭게 자주 절하게 하는 것으로 여겼다. 군자를 기르는 도가 아니었다. 요임금이 순임금을 대하는데 있어 그 자식인 아홉 아들로 하여금 그를 섬기게 하며, 두 딸을 시집보내, 백관과 가축, 창고를 준비하게 하고 밭에서 순임금을 받들게 한 후, 높은 지위를 내렸는데 그러므로 왕공은 어진 사람을 존중하였다고 하였다."
○託 寄也, 謂不仕而食其祿也. 古者 諸侯出奔他國, 食其廩餼 謂之寄公. 士無爵土, 不得比諸侯, 不仕而食祿, 則非禮也.
○탁은 의탁함이니 벼슬하지 아니하고 그 녹을 먹음을 이름이라. 옛날에 제후가 다른 나라로 달아나 그 창고의 곡식을 먹음을 기공이라 이름이라. 선비는 벼슬과 토지가 없어 제후에 견줄 수 없으니 벼슬하지 아니하고 녹을 먹으면 곧 예가 아니니라.
餼 : 보낼 희. 보내다. 음식, 희생을 보내다. 선물, 쌀, 마소의 먹이. 희생, 희생으로 쓰는 짐승. 급여, 녹미. 배부르다. 날음식.
萬章曰, 「君餽之粟則受之乎?」 曰, 「受之。」 「何義也?」 曰, 「君之於氓也, 固周之。」
만장이 물었다. "군왕이 곡식을 보내면 받습니까?"
"받는다."
"무슨 뜻입니까?"
"군왕이 백성에게 주는 것은 본래 백성을 구휼하는 것이다."
○周 救也, 視其空乏, 則周卹之, 無常數, 君待民之禮也.
○주는 구함이니, 그 (식량이) 비어서 떨어짐을 보면 구휼함이 일정한 수가 없으니 인군이 백성을 대하는 예라.
曰, 「周之則受, 賜之則不受 何也?」 曰, 「不敢也。」 曰, 「敢問, 其不敢何也?」 曰, 「抱關擊柝者, 皆有常職, 以食於上, 無常職而賜於上者, 以爲不恭也。」
"구휼하면 받는데 하사하면 받지 않는 것은 어째서 입니까?"
"갑히 받지 못하는 것이다."
"감히 묻습니다. 감히 받지 못한다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관문을 지키고 딱딱이를 치는 자들은 모두 일정한 직업이 있어서 윗 사람으로부터 녹을 받아 먹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는데 윗 사람으로부터 하사품을 받으면 공손하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다."
○賜 謂予之祿有常數, 君所以待臣之禮也.
○사는 녹을 줌에 일정한 수가 있음을 이름이니 인군이 써한 바 신하를 대하는 예라.
曰, 「君餽之則受之, 不識。可常繼乎?」 曰, 「繆公之於子思也, 亟問亟餽鼎肉, 子思不悅於卒也, 摽使者出諸大門之外, 北面稽首再拜, 而不受曰, 『今而後知君之犬馬畜伋。』 蓋自是臺無餽也, 悅賢不能擧, 又不能養也, 可謂悅賢乎!」
"군왕이 보내면 받는다고 하시니 모르겠습니다. 평상시에 계속 받아도 됩니까?"
"노나라 목공은 자사에게 자주 안부를 묻고 자주 삶은 고기를 보냈는데, 자사는 끝에 가서는 불쾌하게 여겨 심부름 온 자에게 손짓하여 대문 밖으로 나가게 하고는 북쪽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려 두번 절하고는 보낸 음식을 받지 않고 말했다. '이제서야 군왕께서 개나 말처럼 저를 기르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이때부터 낮은 벼슬아치가 음식을 가져다 주는 일이 없었다. 현명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등용하지 못하고 양성하지도 못하는데 현명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겠는가!"
臺 : 낮은 벼슬아치. 伋 : 생각할 급. 생각하다. 속이다. 거짓, 허위. 子思의 이름.
○亟 數也. 鼎肉 熟肉也. 卒 末也. 摽 麾也. 數以君命來餽, 當拜受之, 非養賢之禮故不悅, 而於其末後復來餽時, 麾使者出, 拜而辭之. 犬馬畜伋, 言不以人禮待己也. 臺 賤官 主使令者. 蓋繆公愧悟, 自此不復令臺來致餽也. 擧 用也. 能養者未必能用, 況又不能養乎!
○기는 자주(삭)라. 정육은 익힌 고기라. 졸은 끝이라. 표는 손짓함이라. 자주 인군의 명으로써 와서 주면 마땅히 절하고 받으니 어진 자를 기르는 예가 아닌 고로 기뻐하지 아니하야 그 끝내는 다시 와서 줄 때에 사자를 손짓하여 나가게 하고 절하며 사양하시니라. 견마로 급을 기른다는 것은 사람의 예로써 자기를 대하지 않음을 말씀하심이라. 대는 천한 관리이니 사령을 주관하는 자라. 대개 목공이 부끄러워하고 깨달아 이로부터 다시는 하인으로 하여금 와서 물건을 주게 하지 않음이라(조기는 목공이 화가 나서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거는 씀이라. 능히 기르는 자 반드시 능히 쓰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또 능히 기르지도 못함에야!
曰, 「敢問, 國君欲養君子, 如何斯可謂養矣?」 曰, 「以君命將之, 再拜稽首而受, 其後廩人繼粟, 庖人繼肉, 不以君命將之。 子思以爲鼎肉, 使己僕僕爾亟拜也。非養君子之道也。」
"감히 묻습니다. 나라의 군왕이 군자를 기르려고 한다면 어찌 해야 기를 수 있다고 하겠습니까?"
"군왕의 명으로 보내면 두번 절하고 머리숙여 받는데 그 후에 창고지기가 계속 곡식을 가져다 주고, 주방을 관리하는 자가 계속 고기를 가져다 주는 것은 군왕의 명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다. 자사는 삶은 고기를 보내는 것을 자신으로 하여금 번거롭게 자주 절하게 하는 것으로 여겼다. 군자를 기르는 도가 아니었다."
僕僕 : 번거로운 모양, 귀찮은 모양.
○初以君命來餽, 則當拜受, 其後有司各以其職繼續所無, 不以君命來餽, 不使賢者有亟拜之勞也. 僕僕 煩猥貌.
○처음에 인군의 명으로써 와서 주면 곧 마땅히 절하고 받고 그 후에 유사가 각기 그 직분으로써 없는 바를 계속 대주고 인군의 명으로써 와서 주지 아니하여 현자로 하여금 자주 절하는 수고로움을 있게 하지 않음이라. 복복은 번거로운 모양이라.
猥 : 함부로 외. 함부로, 뜻을 굽히어, 외람되게, 구차이, 뒤섞이다. 통합하다. 많다. 성하다. 쌓다. 쌓인 것. 두텁다. 천하다.
야비함. 평범하다. 갑자기. 지치다. 약함.
堯之於舜也, 使其子九男事之, 二女女焉, 百官牛羊倉廩備, 以養舜於畎畝之中, 後擧而加諸上位, 故曰王公之尊賢者也。
요임금이 순임금을 대하는데 있어 그 자식인 아홉 아들로 하여금 그를 섬기게 하며, 두 딸을 시집보내, 백관과 가축, 창고를 준비하게 하고 밭에서 순임금을 받들게 한 후, 높은 지위를 내렸는데 그러므로 왕공은 어진 사람을 존중하였다고 하였다."
○能養, 能擧 悅賢之至也. 唯堯舜 爲能盡之, 而後世之所當法也.
○능히 기름과 능히 들어씀은 어짊을 기뻐하는 지극함이라. 오직 요순만이 능히 다함을 두시니 후세의 마땅히 본받을 바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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