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1章
告子曰, 「性猶杞柳也, 義猶桮棬也。以人性爲仁義, 猶以杞柳爲桮棬。」
孟子曰, 「子能順杞柳之性, 而以爲桮棬乎? 將戕賊杞柳而後, 以爲桮棬也。如將戕賊杞柳, 而以爲桮棬, 則亦將戕賊人, 以爲仁義與? 率天下之人, 而禍仁義者, 必子之言夫!」
고자가 말했다.
"천성은 고리버들과 같고, 의는 나무그릇과 같다. 사람의 천성을 어질고 의롭게 하는 것은 고리버들로 나무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다."
맹자가 말했다.
"그대가 고리버들의 성질에 따라 그릇을 만들 수 있겠는가? 아마 고리버들을 상하게 해서 그릇을 만들게 될 것이다. 고리버들을 상하게 해서 그릇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또한 사람을 상하게 해서 사람의 천성을 어질고 의롭게 만든다는 것인가? 천하의 사람들을 거느려 인의에 화를 입히는 것은 반드시 그대의 말일 것이다."
杞 : 나무이름 기/쟁기 시. 구기자나무, 고리버들, 냇버들, 갯버들, [시]쟁기, 가래, 삼태기.
杞柳 : 가는 가지로 버들고리, 키 등을 만들기에 고리버들이라 함.
桮 : 술잔 배, 盞. 나무로 구부려 만든 그릇. 棬 : 나무그릇 권. 나무그릇. 나무를 휘어 만든 둥근 그릇, 쇠코뚜레. 힘쓰는 모양.
[告子]
告子는 맹자와 동시대의 인물로 맹자 사상과 비슷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일치되지 않은 점을 갖고 있음은 앞서 공손추 상편 제2장과 본편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하지만 맹자와의 토론을 통해 배우고자 하는 바가 있음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조기(趙岐)의 註에 따르면, 告子의 ‘告’는 姓이고, ‘子’는 남자의 통칭이며, 이름은 불해(不害)라 하였다. 또한 儒家와 墨家의 도를 두루 공부하고 맹자에게서 배운 일이 있었으나 性命의 이치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고 하였다. 『논어』에서 ‘공자도 命에 관해서 드물게 말씀하셨다’고 하였듯이 性命은 그만큼 말로 나타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趙岐가 告子라는 이름을 편명으로 삼은 것은 弟子로서의 질문 태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앞서 공손추 상편 제2장에서 고자의 부동심에 대한 맹자의 비판과 본편에 나오는 고자와 맹자의 문답을 놓고 볼 때 고자는 결코 맹자에게 깍듯이 제자의 예를 차려서 가르침을 청한 것 같지는 않다.
○性者 人生所禀之天理也. 杞柳 柜柳, 桮棬 屈木所爲, 若巵匜之屬. 告子言, 人性本無仁義, 必待矯揉而後成, 如荀子性惡之說也.
○성이라는 것은 사람이 남에 타고나는 바의 천리라. 기류는 고리버들이요, 배권은 나무를 구부려 만든 바이니 치와 이 같은 등속이라. 고자가 말하기를 인성은 본래 인의가 없어서 반드시 바로잡은 후에 이루어진다 하니 순자의 성악설과 같음이라.
柜 : 고리버들 거. 고리버들. 기류(杞柳). 고을이름, 낙수물통. 느티나무.
巵 : =卮의 俗字. 잔 치. 잔, 넉되들이 큰 술잔. 잇. 연지(臙脂)의 원료가 되는 풀. 잇꽃. 匜 : 주전자 이. 주전자.
孟子曰, 「子能順杞柳之性, 而以爲桮棬乎? 將戕賊杞柳而後, 以爲桮棬也。如將戕賊杞柳, 而以爲桮棬, 則亦將戕賊人, 以爲仁義與? 率天下之人, 而禍仁義者, 必子之言夫!」
맹자가 말했다.
"그대가 고리버들의 성질에 따라 그릇을 만들 수 있겠는가? 아마 고리버들을 상하게 해서 그릇을 만들게 될 것이다. 고리버들을 상하게 해서 그릇을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또한 사람을 상하게 해서 사람의 천성을 어질고 의롭게 만든다는 것인가? 천하의 사람들을 거느려 인의에 화를 입히는 것은 반드시 그대의 말일 것이다."
戕 : 죽일 장, 죽이다. 손상하다. 어지럽히다. 말뚝. 마음이 착하다.
○言如此則天下之人, 皆以仁義爲害性, 而不肯爲, 是 因子之言, 而爲仁義之禍也ㅣ라
○이와 같다면 천하의 사람들이 다 인의로써 성을 해한다고 하여 즐겨하지 않으리니 이는 그대(고자)의 말로 말미암아 인의의 화가 됨을 말씀하심이라.
第 2章
告子曰, 「性猶湍水也。決諸東方則東流, 決諸西方則西流, 人性之無分於善不善也, 猶水之無分於東西也。」 孟子曰, 「水信無分於東西, 無分於上下乎。 人性之善也, 猶水之就下也, 人無有不善, 水無有不下。今夫水搏而躍之, 可使過顙, 激而行之, 可使在山, 是豈水之性哉! 其勢則然也, 人之可使爲不善, 其性亦猶是也。」
고자가 말했다.
"천성은 소용돌이치는 물과 같다. 동쪽을 트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을 트면 서쪽으로 흐르니, 사람의 천성이 선과 불선으로 구분되지 않는 것은 물이 동서로 나뉘어지지 않은 것과 같다."
맹자가 말했다.
"물이 진실로 동서로 나뉘어진 바가 없으니, 위아래로 나뉘어진 바도 없는가. 사람의 천성이 선한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으며, 사람에게 불선함이 없고 물이 아래로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 지금 물을 쳐거 튀게 하면 이마를 지나치게 할 수 있고, 세차게 흐르게 하면 물이 산에 있게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어찌 물의 본성이겠는가! 그 형세가 그러한 것이다. 사람이 불선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그 본성이 또한 이와 같다."
○湍 波流瀠回之貌也. 告子因前說而小變之, 近於揚子善惡混之說.
○단은 물결 흐름이 돌아 흐르는 모양이라. 고자가 앞의 말을 인하여 조금 바꾸니 양자(揚雄, 前漢 말기의 학자)의 선과 악이 뒤섞여 있다는 말에 가까우니라.
瀠 : 돌아 흐를 형(영).
☞揚雄(揚雄, 楊雄, 기원전 53년 ~ 기원후 18년)
중국 전한 말기의 사상가이며 문장가. 자는 자운(子雲)이다. 촉군 성도출신. 젊어서부터 문장을 잘하여 이름을 떨쳤는데, 특히 고자(古字)를 아주 잘 알았다. 양웅이 병들어 집에 있을 적에 가난하여 좋아하는 술을 마실 수가 없었다. 그런데 거록에 사는 후파(侯芭)란 사람이 항상 술을 가지고 와서 양웅에게 어려운 고자를 물었으며, 《법언(法言)》ㆍ《태현경(太玄經)》 등을 배웠다. 30여 세에 비로소 성제(成帝)의 급사황문랑(給事黃門郞:궁중의 제사를 관장하는 관원)이 되었다. 나중에 궁정 쿠데타로 왕망이 신(新)의 왕실을 일으키자, 「극진미신(劇秦美新)」을 지어 그를 찬양했다고 함. (異說 有) 陶淵明은 <飮酒> 第18首에서 양웅을 읊었다.
孟子曰, 「水信無分於東西, 無分於上下乎。 人性之善也, 猶水之就下也, 人無有不善, 水無有不下。」
맹자가 말했다.
"물이 진실로 동서로 나뉘어진 바가 없으니, 위아래로 나뉘어진 바도 없는가. 사람의 천성이 선한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으며, 사람에게 불선함이 없고 물이 아래로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
○言水誠不分東西矣, 然 豈不分上下乎! 性卽天理, 未有不善者也.
○물은 진실로 동서로 나뉨이 없거니와 그러나 어찌 위아래의 나뉨이 없겠는가를 말씀하심이라. 성은 곧 천리니 선하지 아니함이 있지 아니하니라.
今夫水搏而躍之, 可使過顙, 激而行之, 可使在山, 是豈水之性哉! 其勢則然也, 人之可使爲不善, 其性亦猶是也。
지금 물을 쳐거 튀게 하면 이마를 지나치게 할 수 있고, 세차게 흐르게 하면 물이 산에 있게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어찌 물의 본성이겠는가! 그 형세가 그러한 것이다. 사람이 불선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그 본성이 또한 이와 같다.
○搏 擊也. 躍 跳也. 顙 額也. 水之過額在山, 皆不就下也. 然 其本性 未嘗不就下, 但爲搏擊所使而逆其性耳.
○此章 言性本善故, 順之而無不善, 本無惡故, 反之而後 爲惡, 非本無定體, 而可以無所不爲也.
○박은 침이라. 약은 뜀이라. 액은 이마라. 물의 이마를 넘고 산에 있음은 다 아래로 나아가지 아니함이라. 그러나 그 본성은 일찍이 아래로 나아가지 아니함이 없고, 다만 치고 때리는 부리는 바를 당하여 그 성이 거슬렀을 뿐이니라.
○이 장은 성은 본래 선한 고로 순히 하면 선하지 아니함이 없고, 본래 악이 없는 고로 반대로 한 뒤에 악함이 되니 본래 정한 체가 없어서 가히 하지 아니하는 바가 없음이 아님을 말씀하심이라.
第 3章
告子曰, 「生之謂性。」 孟子曰, 「生之謂性也, 猶白之謂白與?」 曰, 「然。」 「白羽之白也, 猶白雪之白, 白雪之白, 猶白玉之白與?」 曰, 「,然。」 「然則犬之性, 猶牛之性, 牛之性猶人之性與?」
고자가 말했다. "타고난 것을 본성이라고 합니다."
맹자가 물었다. "타고난 것이 본성이라고 한다면 흰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인가?"
"그렇습니다."
"흰 깃털의 흰 것과 흰 눈의 흰 것과 같으며, 흰 눈의 흰 것은 흰 옥의 흰 것과 같은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개의 본성이 소의 본성과 같으며, 소의 본성이 사람의 본성과 같은 것인가?"
○生 指人物之所以知覺運動者而言. 告子論性 前後四章, 語雖不同, 然 其大指不外乎此, 與近世佛氏所謂作用是性者, 略相似.
○白之謂白, 猶言凡物之白者, 同謂之白, 更無差別也。白羽以下, 孟子再問而告子曰然, 則是謂凡有生者, 同是一性矣。然則犬之性, 猶牛之性, 牛之性, 猶人之性與?
○생은 사람과 물건의 써 알고 깨닫고 움직이는 바를 가리키는 말이라. 고자가 논한 성은 앞뒤 네 장이 말은 비록 같지 아니하나 그러나 그 큰 가리킴은 이에 벗어나지 아니하니, 근세에 불씨(佛家)의 이른바 ‘작용시성(작용하는 것이 성이다. 곧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잡고 발로 걷는 등의 모든 작용을 性이라 한다)’라는 것과 더불어 대략 서로 비슷하니라.
○흰 것을 일러 희다 함은 무릇 물건의 흰 것을 똑같이 일러 희다하고, 다시 차별이 없다는 말과 같음이라. 맹자가 다시 묻고 고자가 가로대 그러하다 하니 곧 이는 무릇 생이 있는 것은 똑같이 한 가지 성이라고 이름이니라.
그렇다면 개의 성이 소의 성과 같으며, 소의 성이 사람의 성과 같은가?
「然則犬之性, 猶牛之性, 牛之性猶人之性與?」
"그렇다면 개의 본성이 소의 본성과 같으며, 소의 본성이 사람의 본성과 같은 것인가?"
○孟子又言若果如此, 則犬牛與人 皆有知覺, 皆能運動, 其性皆無以異矣. 於是 告子自知其說之非, 而不能對也.
○愚按, 性者人之所得於天之理也. 生者 人之所得於天之氣也. 性 形而上者也, 氣 形而下者也. 人物之生, 莫不有是性, 亦莫不有是氣, 然 以氣言之, 則知覺運動, 人與物若不異也, 以理言之 則仁義禮智之禀, 豈物之所得而全哉? 此 人之性所以無不善, 而爲萬物之靈也. 告子不知性之爲理, 而以所謂氣者 當之. 是以 杞柳, 湍水之喩, 食色無善無不善之說, 縱橫繆戾, 紛紜舛錯, 而此章之誤, 乃其本根, 所以然者 蓋徒知, 知覺運動之蠢然者, 人與物同, 而不知仁義禮智之粹然者, 人與物異也. 孟子以是折之, 其義精矣.
紜 : 어지러울 운. 어지럽다. 사물이 많아 어지러움.
舛 : 어그러질 천. 어그러지다. 배반(背叛)함. 패려(悖戾)함. 뒤섞여 어지럽다. 착란(錯亂). 벗기다. 박탈(剝脫)함.
蠢 : 꿈틀거릴 준. 꿈틀거리다. 벌 따위가 꿈틀거리는 모양. 어리석다.
○맹자가 또 말씀하시기를 만약에 과연 이와 같다면 개와 소가 사람과 더불어 다 지각함이 있고 다 능히 운동할 수 있으니 그 성이 다 써 다름이 없느니라 하시니 이에 고자가 스스로 그 말의 그릇됨을 알고 능히 대답하지 못함이라.
○우(주자)가 상고하건대 성이란 것은 사람이 하늘에서 얻은 바의 이치요, 생이란 것은 사람이 하늘에서 얻은 바의 기이니, 성은 형용해서 위에 한 것(形而上)이오, 기는 형용해서 아래한 것(形而下)이라. 사람과 물건의 남(生)이 이 성을 두지 아니함이 없고 또한 이 기를 두지 아니함이 없건마는 그러나 氣로써 말한다면 지각과 운동은 사람과 더불어 물건이 다르지 아니한 것과 같되, 理로써 말한다면 곧 인의예지의 부여받음이 어찌 물건이 얻어서 온전히 하는 바이랴. 이는 사람의 性이 써한 바 선하지 아니함이 없어서 만물의 영이 됨이라. 고자가 성의 이치됨을 알지 못하고 이른바 기라는 것으로써 해당시켰음이라. 이로써 고리버들과 소용돌이 물의 비유와 식과 색이 선이 없고 불선이 없다는 설명이 종횡으로 얽히고 거슬리며 어지럽고 어그러졌으니 이 장의 오류가 이에 그 뿌리이니, 써한 바 까닭은 대개 한갓 지각과 운동의 움직이는 것이 사람과 다못 물건이 같은 줄만 알고, 인의예지의 순수함은 사람과 다못 물건이 다름을 알지 못함이라. 맹자가 이로써 꺾으시니 그 의가 정밀함이로다.
[해설]
‘形而上과 形而下’에 관해서는 『주역』 계사상전 제12장에서 공자가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形而上者謂之道, 形而下者謂之器,...(형용해서 위에 한 것을 도라 이르고, 형용해서 아래에 한 것을 기라 이르고..)’
道라는 것은 형이상적인 것이고, 器는 형이하적이라고 하였다. 언뜻 생각하면 ‘형체라는 것은 이미 있는데 어떻게 형이상적인 도가 될 수 있나’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냥 ‘上者謂之道, 下者謂之器.’라 하지 않고, 앞에 얼굴 形자를 놓고서 상하를 말한 까닭은 무엇일까? 형체가 없는 데에서는 上下 구별을 못한다. 사람이라는 물체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 정신이 있음을 안다. 사람의 정신은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사람의 형체가 없다면 정신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다. 그래서 형체가 있음으로써 보이지 않는 형이상적인 도, 즉 정신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형체가 있음으로써 눈에 보이는 형이하적인 器, 즉 사람의 몸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형체를 먼저 놓고, 형체의 양적인 것과 음적인 것이 있게 되며, 형이상적인 것이 있고 형이하적인 것이 있게 된다. 사람에게는 정신이 있고 육체가 있다는 말이다. 이 우주만물이 변화생성하는 속에는 저 보이지 않는 이치로서의 근원자인 태극, 즉 ‘형이상자’의 도가 있는 것인데, 이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원리에 의해서 ‘형이하자’가 변화하고, 살고, 변화생성하는 것이다. 천지라는 形이 있기 때문에 上者가 나오고 下者가 나와서, 道가 나오고 器가 나오듯이, 사람이라는 형체를 보고서 정신의 형이상과 육체의 형이하가 구별되는 것이다.
위에서 주자는 性과 氣를 형이상과 형이하로 나누고, 性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이치요, 氣는 곧 生이자 드러나 보이는(나타나는) 사람의 기질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형이하적인 기로써만 사람을 본다면 동물과 별로 다를 바가 없지만 사람에게는 하늘이 부여한 바의 인의예지라는 형이상적인 理가 있음을 역설하고, 맹자의 견해에 동조하며 고자의 ‘生之謂性’을 반박하고 있다.
第 4章
告子曰, 「食色性也, 仁內也, 非外也。 義外也, 非內也。」 孟子曰, 「何以謂仁內義外也?」 曰, 「彼長而我長之。 非有長於我也, 猶彼白而我白之。 從其白於外也。 故 謂之外也。」 曰, 「異於白馬之白也, 無以異於白人之白也, 不識。長馬之長也, 無以異於長人之長與? 且謂長者 義乎? 長之者義乎?」 曰, 「吾弟則愛之, 秦人之弟則不愛也, 是以我爲悅者也, 故謂之內。長楚人之長, 亦長吾之長, 是以長爲悅者也。故 謂之外也。」 曰, 「耆秦人之炙, 無以異於耆吾炙, 夫物則亦有然者也, 然則耆炙 亦有外與?」
고자가 말했다.
"식욕과 색욕은 본성입니다. 어짊은 내적인 것이며 외적인 것이 아닙니다. 의는 외적인 것이며 내적인 것이 아닙니다."
맹자가 말했다. "어째서 인은 내적인 것이고 의를 외적인 것이라 하는가?"
"나이가 많아서 제가 어른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라도 그가 머리가 희어서 제가 머리가 희다고 여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 흰 것은 외부에서 말미암은 것이므로 외적이라고 한 것입니다."
맹자가 물었다.
"백마의 흰 것을 흰 사람의 흰것과 다르지 않다고 하는 것은 다른 것인데, 모르는구나. 나이 많은 말의 나이와 나이 많은 사람의 나이가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인가? 또 나이 많다고 하는 것이 의인가? 나이가 많은 것이 의인가?"
"제 동생이면 사랑하고 진나라 사람의 동생이면 사랑하지 않는데 이것은 저를 기준으로 즐거움을 삼기 때문이며 그러므로 내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나이 많은 초나라 사람을 어른으로 대하고 또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어른으로 여기는데 이것은 나이를 기준으로 하여 기쁨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외적인 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맹자가 말했다.
"진나라 사람이 구은 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우리가 구은 고기를 좋아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무릇 먹을거리라는 것이 또한 그러한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면 구은 고기를 좋아하는 것도 역시 외적이라는 것인가?"
[해설]
이 제4장이 이른바 고자의 유명한 ‘仁內義外說’과 맹자의 비판 내용이다. 맹자는 ‘仁義’가 인간 본성에 갖추어져 있다는 성선설의 입장이므로, 인의에 내외 구분을 한다는 고자의 설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 고자편의 위 아래 내용을 죽 읽다보면 서로간의 설을 입증하기 위해 궤변적인 辯舌이 많이 동원되었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주역 계사상전 제5장을 보면 ‘顯諸仁 諸藏用’이란 대목이 있다. 여기서 仁은 씨앗을 말하는데 씨앗인 인이 세상에 드러나고 用은 감추어진 것으로 말하고 있다. 원칙대로 하면 仁은 감추어져 있어야 하고, 用은 드러나 있어야 한다. 그런데 仁이 드러나고 用이 감추어져 있다고 했다. 顯諸仁(현저인)이라는 것은 감추어져 있는 仁의 씨앗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싹이 터 나온 것을 말하는 것이다. 春夏秋冬 四時를 仁義禮智 四德과 연관시킬 때 봄은 仁에 해당한다. 봄에 씨를 뿌렸으니 그 仁이 세상에 드러난 것이 顯諸仁이다. 그런데 또 드러내놓고 쓰여야 할 用 자체는 諸藏用(장저용)이라 하여 감추어져 있다고 했다. 가을에 백곡이 결실을 보아 추수를 하면 그 곡식으로 음식을 해먹고 하는 것이 用이다. 그 用이 감춰진다는 것은 用的인 물건 자체가 씨앗이 되어 땅 속에 들어가고 있는 것을 말한다. 곧 ‘顯諸仁 諸藏用’이란 뜻은 한 번은 나오고 한 번은 들어가고, 한 번은 봄이고 한 번은 가을이 되고, 한 번은 씨앗을 심고 한 번은 추수하는 生長收藏의 이치를 말한 것이다.
따라서 ‘仁義’는 이미 안(태극)에 내재되어 있는 것들이 밖으로 드러나는 형상에 다름 아니기에 고자의 ‘仁內義外’ 곧 仁이 안으로부터 나온 것이고, 義는 밖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하는 설은 易의 이론에 비춰볼 때 견강부회로 볼 수 있다.
조기(趙岐) 역시 주석을 통해 ‘일은 비록 외부에 있으나 그 일을 행하는 것은 모두 마음 속에서 시작된다. 맹자는 인의가 안에서부터 우러나옴을 밝혀 고자의 미혹을 깨우쳐 주었다’라고 하였다.
○告子以人之知覺運動者爲性故, 言人之甘食悅色者, 卽其性. 故 仁愛之心生於內, 而事物之宜 由乎外, 學者但當用力於仁, 而不必求合於義也.
○고자가 사람의 지각과 운동으로써 성을 삼는 고로 말하기를 사람의 먹을 것 좋아하고 색을 좋아함이 바로 그 성이라. 그러므로 인애의 마음은 안에서 나오고 사물의 마땅함은 밖에서 말미암으니, 배우는 자 다만 마땅히 인에 힘을 쓸 것이오, 반드시 의에 합하기를 구하지 아니하니라.
孟子曰, 「何以謂仁內義外也?」 曰, 「彼長而我長之。 非有長於我也, 猶彼白而我白之。 從其白於外也。 故 謂之外也。」
맹자가 말했다. "어째서 인은 내적인 것이고 의를 외적인 것이라 하는가?"
"나이가 많아서 제가 어른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가 저보다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며 그가 머리가 희어서 제가 머리가 희다고 여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 흰 것은 외부에서 말미암은 것이므로 외적이라고 한 것입니다."
○我長之, 我以彼爲長也, 我白之我以彼爲白也.
○내 어른이라 함은 내가 저로써 어른을 삼음이오(여김이오), 내 희다 함은 내 저로써 흰 것을 삼음이라.
曰, 「異於白馬之白也, 無以異於白人之白也, 不識。長馬之長也, 無以異於長人之長與? 且謂長者 義乎? 長之者義乎?」
맹자가 물었다. "백마의 흰 것을 흰 사람의 흰것과 다르지 않다고 하는 것은 다른 것인데, 모르는구나. 나이 많은 말의 나이와 나이 많은 사람의 나이가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인가? 또 나이 많다고 하는 것이 의인가? 나이가 많은 것이 의인가?"
[해설]
長馬之長과 長人之長은 이치로 볼 때 서로가 상이한 뜻을 품고 있다. 말의 어른이라고 하면 곧 늙은 말로 더 이상은 쓸모없다는 뜻이고, 사람의 어른이라고 하면 곧 경륜이 있는 지혜로운 늙은이로 본받을 점이 많기에 공경해야 할 대상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 ‘長馬之長’의 앞에 있는 長자는 쓸모없다는 뜻으로 ‘長人之長’의 앞의 長자는 공경해야 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나이들었다고, 늙었다고 다 義라고 보는 것이 옳은가라는 맹자의 반격이다. 고자 첫장부터 고자가 性을 사람에게만 국한시키지 않고 사물에 비유하면서부터 논리의 전개와 서로간의 반박이 궤변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곧 보편성의 원리와 개별적인 원리를 분리시켜 논의를 진행시켜야 하는데 그러하지 아니하고 한데 묶어 얘기하다보니 충돌하는 현상이다. 참고로 백가쟁명의 시대라고 불리우는 춘추전국 당시에는 통상의 도를 넘어 궤변적인 변설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일컬어 名家 혹은 논리학파라 부른다.
○張氏曰, 上異於二字, 宜衍, 李氏曰, 或有闕文焉. 愚按, 白馬白人, 所謂彼白而我白之也, 長馬長人, 所謂彼長而我長之也. 白馬白人 不異, 而長馬長人 不同, 是乃所謂義也. 義不在彼之長, 而在我長之之心, 則義之非外 明矣.
○장씨 가로대 위의 ‘異於’ 두 글자는 연문임이 마땅하다 하고, 이씨 가로대 혹 빠진 문장이 있다 하니라. 우(주자)가 상고해보건대, 흰 말과 흰 사람은 이른바 저 희거든 내 희다 함이오, 어른 말과 어른 사람은 이른바 저 어른이거든 내 어른이라 함이라. 백마와 백인은 다르지 아니하고 장마 장인은 같지 아니하니 이에 이른바 의라 하니라. 의는 저 어른(나이 많음)에 있지 아니하고 내 어른으로 여기는(공경하는) 마음에 있으니 의가 밖이 아님이 분명하니라.
曰, 「吾弟則愛之, 秦人之弟則不愛也, 是以我爲悅者也, 故謂之內。長楚人之長, 亦長吾之長, 是以長爲悅者也。故 謂之外也。」
"제 동생이면 사랑하고 진나라 사람의 동생이면 사랑하지 않는데 이것은 저를 기준으로 즐거움을 삼기 때문이며 그러므로 내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나이 많은 초나라 사람을 어른으로 대하고 또한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어른으로 여기는데 이것은 나이를 기준으로 하여 기쁨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외적인 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言愛主於我故 仁在內, 敬主於長故 義在外.
○말하건대 사랑은 나를 위주로 하므로 인은 안에 있고, 공경은 어른을 위주로 하므로 의는 밖에 있음이라.
曰, 「耆秦人之炙, 無以異於耆吾炙, 夫物則亦有然者也, 然則耆炙 亦有外與?」
맹자가 말했다.
"진나라 사람이 구은 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우리가 구은 고기를 좋아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무릇 먹을거리라는 것이 또한 그러한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면 구은 고기를 좋아하는 것도 역시 외적이라는 것인가?"
物 : 먹을거리.
○言長之, 耆之 皆出於心也. 林氏曰, 告子以食色爲性故, 因其所明者而通之.
○自篇首至此四章 告子之辨, 屢屈而屢變其說, 以求勝, 卒不聞其能自反而有所疑也, 此正其所謂不得於言, 勿求於心者, 所以卒於鹵莽而不得其正也.
○어른이라 여기는 것과 즐기는 것이 다 마음에서 나옴을 말씀하심이라. 임씨 가로대 고자가 식과 색으로써 성은 삼은 고로 그 밝은 바로 인하여 통하게 하시니라.
○편 머리부터 이 4장에 이르기까지 고자의 변이 여러 번 굽히고 여러 번 그 말을 바꾸어서 써 이기기를 구하고 마침내 그 능히 스스로 돌이켜 의심하는 바가 있음을 듣지 아니하니, 이는 바로 그 이른바 말에서 얻음이 있지 아니하거든 마음에서 구하지 말라는 것이니, 써한 바 마침내 거칠어서 그 바름을 얻지 못함이라.
鹵 : 소금 로, 소금. 천연의 소금. 인조(人造) 소금은 鹽이라 함. 염전, 어리석다. 우둔함. 거칠다. 조잡함. 노략질하다. 방패.
莽 : 우거질 망. 풀이 우거지다. 무성함. 거칠다. 덮다. 멀다. 넓다. 크다. 숲, 초원. 풀, 잡초.
第 5章
孟季子問公都子曰, 「何以謂義內也?」 曰, 「行吾敬故, 謂之內也。」 「鄕人長於伯兄一歲, 則誰敬?」 曰, 「敬兄。」 「酌則誰先?」 曰, 「先酌鄕人。所敬在此, 所長在彼, 果在外, 非由內也。」
公都子不能答, 以告孟子, 孟子曰, 「敬叔父乎? 敬弟乎? 彼將曰敬叔父。曰弟爲尸則誰敬, 彼將曰敬弟。子曰惡在其敬叔父也? 彼將曰在位故也。 子亦曰在位故也。庸敬在兄, 斯須之敬在鄕人。」
季子聞之曰, 「敬叔父則敬, 敬弟則敬, 果在外。非由內也。」 公都子曰, 「冬日則飮湯, 夏日則飮水, 然則飮食亦在外也。」
맹계자가 공도자에게 물었다. "무엇때문에 의를 내적인 것이라고 합니까?"
공도자가 대답했다. "내가 공경하기 때문에 내적인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을 사람이 큰 형보다 나이가 한 살 더 많다면 누구를 공경합니까?"
"형을 공경합니다."
"술을 따른다면 누구에게 먼저 따릅니까?"
"마을 사람에게 먼저 따릅니다. 공경하는 사람은 큰형이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은 마을 사람이니, 결국 밖에 있으며 안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공도자가 대답할 수 없어 맹자에게 고하자 맹자가 말했다.
"'숙부를 공경하는가? 아우를 공경하는가?' 하면 그는 '숙부를 공경합니다.'라 할 것이다. '동생이 시동이 된다면 누구를 공경하는가?' 하고 물으면 그는 '동생을 존경합니다.'라 대답할 것이다. 그대가 '숙부를 공경하는 것은 어디에 있는가?' 하고 물으면, 그는 '동생이 시동의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라 대답할 것이다. 그대 또한 '마을 사람은 손님의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해라. 평상시의 공경은 형에게 있지만 잠깐의 공경은 마을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맹계자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숙부를 공경해야 하면 공경하고, 아우를 공경해야 하면 공경하는 것이니, 결국 밖에 있는 것이다. 안에서 연유되는 것이 아니다."
공도자가 말했다.
"겨울에는 끓는 물을 마시고 여름에는 물을 마시니 그렇다면 먹고 마시는 것도 또한 밖에 있는 것이구나."
○孟季子 疑孟仲子之弟也. 蓋聞孟子之言而未達故, 私論之. 所敬之人 雖在外, 然 知其當敬而行吾心之敬, 以敬之 則不在外也.
○맹계자는 의심컨대 맹중자의 아우인 듯하니, 대개 맹자의 말을 듣고 통달하지 못한 고로 사사로이 논하니라. 공경하는 바의 사람이 비록 밖에 있으나 그러나 그 당연히 공경함을 알고 내 마음의 공경을 행하여 써 공경하면 밖에 있지 아니하니라.
「鄕人長於伯兄一歲, 則誰敬?」 曰, 「敬兄。」 「酌則誰先?」 曰, 「先酌鄕人。所敬在此, 所長在彼, 果在外, 非由內也。」
"마을 사람이 큰 형보다 나이가 한 살 더 많다면 누구를 공경합니까?"
"형을 공경합니다."
"술을 따른다면 누구에게 먼저 따릅니까?"
"마을 사람에게 먼저 따릅니다. 공경하는 사람은 큰형이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은 마을 사람이니, 결국 밖에 있으며 안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伯 長也. 酌 酌酒也. 此皆季子問 公都子答, 而季子又言如此, 則敬長之心, 果不由中出也.
○백은 어른이라. 작은 술을 따름이라. 이는 다 계자의 물음에 공도자가 답함이오, 계자가 또 말하기를 이와 같다면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과연 속에서 말미암아 나옴이 아니니라.
公都子不能答, 以告孟子, 孟子曰, 「敬叔父乎? 敬弟乎? 彼將曰敬叔父。曰弟爲尸則誰敬, 彼將曰敬弟。子曰惡在其敬叔父也? 彼將曰在位故也。子亦曰在位故也。庸敬在兄, 斯須之敬在鄕人。」
공도자가 대답할 수 없어 맹자에게 고하자 맹자가 말했다.
"'숙부를 공경하는가? 아우를 공경하는가?' 하면 그는 '숙부를 공경합니다.'라 할 것이다. '동생이 시동이 된다면 누구를 공경하는가?' 하고 물으면 그는 '동생을 존경합니다.'라 대답할 것이다. 그대가 '숙부를 공경하는 것은 어디에 있는가?' 하고 물으면, 그는 '동생이 시동의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라 대답할 것이다. 그대 또한 '마을 사람은 손님의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해라. 평상시의 공경은 형에게 있지만 잠깐의 공경은 마을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庸 : 늘, 한결같은. 斯須 : 須臾. 잠시. 매우 짧은 동안.
○尸 祭祀所主以象神, 雖弟子爲之, 然 敬之當如祖考也. 在位 弟在尸位, 鄕人 在賓客之位也. 庸 常也, 斯須 暫時也. 言因時制宜, 皆由中出也.
○시는 제사에서 신을 형상하여서 써 제주인 바라. 용은 떳떳함이라 사수는 잠시라. 때로 인하여 마땅함을 지음은 다 속에서 말미암아 나옴을 말씀하심이라.
季子聞之曰, 「敬叔父則敬, 敬弟則敬, 果在外。非由內也。」 公都子曰, 「冬日則飮湯, 夏日則飮水, 然則飮食亦在外也。」
맹계자가 그 말을 듣고 말했다.
"숙부를 공경해야 하면 공경하고, 아우를 공경해야 하면 공경하는 것이니, 결국 밖에 있는 것이다. 안에서 연유되는 것이 아니다."
공도자가 말했다.
"겨울에는 끓는 물을 마시고 여름에는 물을 마시니 그렇다면 먹고 마시는 것도 또한 밖에 있는 것이구나."
○此亦上章 耆炙之義.
○范氏曰, 二章問答 大旨略同, 皆反覆譬喩, 以曉當世 使明仁義之在內, 則知人之性善, 而皆可以爲堯舜矣.
○이 또한 윗장은 불고기를 즐기는 뜻이라.
○범씨 가로대 두 장(제4장과 제5장)과 의 문답이 큰 뜻이 대략 같으니 다 반복 비유하여 써 당시 세상을 깨우쳐서 하여금 인의가 안에 있음을 밝히시니 곧 사람의 본성이 착하여 다 가히 써 요순이 됨을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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