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11章
孟子曰, 「附之以韓魏之家, 如其自視欿然, 則過人遠矣。」
맹자가 말했다.
"진(晉)나라의 한(韓)씨 집안과 위(魏)씨 집안을 붙여준다 해도 스스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보통 사람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欿 : 서운할 감(함). 시름하다. 서운하다. 만족하지 않음. 구멍, 함정. 험하다. 欿然 : 서운한 모양, 뜻에 차지 않는 모양
○附 益也. 韓魏 晋卿, 富家也. 欿然 不自滿之意. 尹氏曰, 言有過人之識, 則不以富貴爲事.
○부는 더함이라. 한위는 진나라의 경이니 부유한 집안이라. 감연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뜻이라. 윤씨 가로대 다른 사람을 뛰어넘는 지식이 있다면 부귀로써 일삼지 아니하니라.
第12章
孟子曰, 「以佚道使民, 雖勞不怨, 以生道殺民, 雖死不怨殺者。」
맹자가 말했다.
"편안한 도로 백성을 부리면 힘들어도 원망하지 않으며, 살리는 도로 백성을 죽이면 죽더라도 죽이는 자를 원망하지 않는다."
佚 : 편안할 일/방탕할 절. 편안하다. 숨다. 속세를 떠남. 빠져나가 없어지다. 태평스럽다. 느슨함. 방탕하다. 알맞은 정도를 넘어섬. 갈마들다.
○程子曰, 以佚道使民, 謂本欲佚之也, 播穀乘屋之類 是也. 以生道殺民, 謂本欲生之也, 除害去惡之類 是也. 蓋不得已 而爲其所當爲, 則雖咈民之欲, 而民不怨, 其不然者 反是.
○정자 가라사대 편안한 도로써 백성을 부림은 본디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자 함을 이름이니 곡식을 파종하고 지붕을 이는 유가 이것이라. 살리는 도로써 백성을 죽임은 본디 백성을 살게 하고자 함을 이름이니 해를 없애고 악을 제거하는 유가 이것이라. 대개 부득이하여 그 당연히 해야 하는 바를 한다면 비록 백성의 하고자 함을 어기더라도 백성이 원망하지 아니하니, 그 그러하지 못한 자는 이를 반하니라.
咈 : 어길 불. 어기다. 거스르다. 아니다. 기뻐하지 않다.
第13章
孟子曰, 「覇者之民, 驩虞如也, 王者之民, 皡皡如也。殺之而不怨, 利之而不庸。民日遷善而不知爲之者。夫君子所過者化, 所存者神。 上下與天地同流, 豈曰小補之哉 !」
맹자가 말했다.
"패업을 이룬 자의 백성은 즐거워하는 듯하고, 왕업을 이룬 자의 백성은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죽여도 원망하지 않고 이롭게 하여도 공으로 여기지 않는다. 백성이 나날이 착해져 가도 그렇게 되게 한 자를 알지 못한다. 군자가 지나가는 곳은 사람들이 변화하고, 마음에 지니면 신비해진다. 위아래로 천지와 더불어 함께 흐르는데, 어찌 군자의 도움이 적다고 하겠는가!"
皥 : 皞. 밝을 호. 밝다. 희다. 진득하다. 도량이 넓고 너그러워 느긋한 모양. 하늘.
○驩虞 與歡娛同, 皥皥 廣大自得之貌. 程子曰, 驩虞有所造爲而然, 豈能久也! 耕田 鑿井, 帝力 何有於我! 如天之自然, 乃王者之政.
楊氏曰, 所以致人驩虞, 必有違道干譽之事, 若王者則如天亦不令人喜, 亦不令人怒.
○환우는 환오와 같고 호호는 넓고 커서 스스로 만족하는 모양이라. 정자 가라사대 환우는 지어 하는 바가 있어서 그러하니 어찌 능히 오래하리오. ‘밭 갈고 우물을 파니 제왕의 힘이 내게 무엇이리오’는 하늘의 자연함과 같으니 이에 왕자의 정치니라. 양씨 가로대 써한 바 사람이 환우에 이르려 할진댄 반드시 도를 어기고 칭찬을 요구하는 일이 있나니 만약에 왕자라면 하늘과 같아 또한 사람들로 하여금 기뻐하게 하지도 않고 또한 사람들로 하여금 노하게 하지도 않느니라.
[해설]
‘耕田鑿井, 帝力何有於我!’는 요임금 시절에 한 노인이 거리에서 부른 격양가이다. 내용인즉 ‘吾日出而作, 日入而息, 鑿井而飮, 耕田而食, 帝力於我何哉!(내 해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쉬며 우물을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 먹으니 제왕의 힘이 나에게 무엇이리오)’이다. 좋은 정치 곧 왕도정치란 백성들이 정치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평온한 정사를 베풀어야 하는 것으로, 그것은 곧 하늘의 자연함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殺之而不怨, 利之而不庸。民日遷善而不知爲之者。
죽여도 원망하지 않고 이롭게 하여도 공으로 여기지 않는다. 백성이 나날이 착해져 가도 그렇게 되게 한 자를 알지 못한다.
○此 所謂皥皥如也. 庸 功也. 豊氏曰, 因民之所惡而去之, 非有心於殺之也, 何怨之有? 因民之所利而利之, 非有心於利之也, 何庸之有? 輔其性之自然, 使自得之故, 民日遷善而不知誰之所爲也.
○이는 이른바 호호한 것이라. 용은 공이라. 풍씨(豊稷, 南宋人) 가로대 백성의 미워하는 바로 인하여 제거함이오, 죽이려는 데에 마음을 두지 아니했으니 어찌 원망이 있으리오. 백성의 이로운 바로 인하여 이롭게 함이오, 이롭게 하려는 데에 마음을 두지 아니했으니 무슨 공이 있으리오. 그 성품의 자연함을 도와서 하여금 스스로 얻게 하는 고로 백성들은 날마다 선을 옮겨도 누가 하는 바인지 아지 못하니라.
夫君子所過者化, 所存者神。 上下與天地同流, 豈曰小補之哉 !
군자가 지나가는 곳은 사람들이 변화하고, 마음에 지니면 신비해진다. 위아래로 천지와 더불어 함께 흐르는데, 어찌 군자의 도움이 적다고 하겠는가!"
○君子 聖人之通稱也. 所過者化, 身所經歷之處, 卽人無不化, 如舜之耕歷山, 而田者遜畔, 陶河濱而器不苦窳也. 所存者神, 心所存主處, 便神妙不測, 如孔子之立斯立, 道斯行, 綏斯來, 動斯和, 莫知其所以然而然也. 是其德業之盛, 乃與天地之化, 同運並行, 擧一世而甄陶之, 非如覇者但所小補塞其罅漏而已. 此則王道之所以爲大, 而學者所當盡心也.
○군자는 성인의 통칭이라. 가는 곳이 화함은 몸이 지나가는 바의 곳에 바로 사람이 교화하지 아니함이 없으니 순임금이 여산에서 밭을 가니 농사짓는 자가 밭두둑을 양보하고 하빈에서 질그릇을 만드니 그릇이 거칠고 이지러지지 아니하는 것과 같으니라. 있는 곳이 신이라 함은 마음이 주로 있는 바의 곳에 문득 신묘해져 헤아리지 못하니 공자가 세우면 이에 서고, 도를 하면 이에 행하고, 편안히 하면 이에 오고, 움직이면 이에 화함과 같아 그 소이연을 아지 못하고 그렇게 되니라. 이는 그 덕업의 성함이 이에 천지의 화함과 더불어 함께 운행하여 한 세상을 들어서 사람을 교화함이오, 패자처럼 다만 조금 보충하는 바로 그 틈과 새는 곳을 막을 뿐이 아니라. 이러한즉 왕도라는 것은 써한 바 큼이 되니 배우는 자 마땅히 마음을 다해야 하는 바이라.
窳 : 이지러질 유. 이지러지다. 약해지다. 게으르다. 나태하다. 거칠다. 무너지다. 우묵하다. 움푹 들어가다.
苦窳 : 그릇이 거칠고 이지러지거나 흠이 있음
甄 : 질그릇 견(진)/밝을 계. 질그릇. 녹로(轆轤). 오지 그릇을 만드는 데 쓰는 물레. 가마. 질그릇을 굽는 가마. 질그릇 굽는 사람. 벽돌. 땅. 바꾸다. 바뀜. 살피다. 나누다. 구별지음. 면하다. 벗어남. 나타나다. 나타냄. 힘쓰다. 흔들다. 흔들림. 밝다.
罅 : 틈 하. 틈. 구멍. 갈라지다. 그릇에 금이 감. 골짜기.
第14章
孟子曰, 「仁言不如仁聲之入人深也。善政不如善敎之得民也。善政民畏之, 善敎民愛之, 善政得民財, 善敎得民心。」
맹자가 말했다.
"어진 말은 어질다는 소문이 사람들에게 깊이 들어가는 것만 같지 못하다. 좋은 정치는 좋은 교화로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만 못하다. 좋은 정치는 백성들이 두려워 하고, 좋은 교화는 백성들이 사랑하며, 좋은 정치는 백성들의 재물을 얻고, 좋은 교화는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다."
○程子曰, 仁言謂以仁厚之言, 加於民. 仁聲謂仁聞, 謂有仁之實, 而爲衆所稱道者也. 此 尤見德之昭著故, 其感人尤甚也.
○정자 가라사대 어진 말은 어질고 두터운 말로써 백성에게 더해짐을 이름이라. 어진 소리는 어진 소문을 이름이니 인의 실제가 있어서 여러 사람이 일컫고 말하는 바가 됨을 이름이라. 이는 더욱 덕이 밝게 나타남을 보는 고로 그 사람을 감동시킴이 더욱 심함이라.
善政不如善敎之得民也。
좋은 정치는 좋은 교화로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만 못하다.
○政 謂法度禁令. 所以制其外也, 敎 謂道德齊禮 所以格其心也.
○정은 법도와 금령을 이름이니 써한 바 그 밖을 마름질함이오, 교는 도덕과 제례를 이름이니 써한 바 그 마음을 바로잡음이라.
善政民畏之, 善敎民愛之, 善政得民財, 善敎得民心。
좋은 정치는 백성들이 두려워 하고, 좋은 교화는 백성들이 사랑하며, 좋은 정치는 백성들의 재물을 얻고, 좋은 교화는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다.
○得民財者, 百姓足而君無不足也, 得民心者, 不遺其親, 不後其君也.
○백성의 재물을 얻는다는 것은 백성이 족해서 인군이 부족함이 없음이오, 백성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그 어버이를 버리지 않고 그 인군을 뒤에 하지 아니함이라.
第15章
孟子曰, 「人之所不學而能者, 其良能也, 所不慮而知者, 其良知也。孩提之童, 無不知愛其親也, 及其長也, 無不知敬其兄也。親親仁也, 敬長義也, 無他。達之天下也。」
맹자가 말했다.
"사람이 배우지 않고도 잘하는 것은 양능이라 하고, 생각하지 않고도 아는 것은 양지이다. 두세살의 아이라도 부모를 사랑할 줄 모르는 자가 없으며, 성장해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자가 없다. 부모를 친애하는 것은 인이며,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의인데, 다른 바가 없다. 인의는 천하에 두루 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良者 本然之善也. 程子曰, 良知良能 皆無所由, 乃出於天, 不繫於人.
○양이라는 것은 본연의 선이라. 정자 가라사대 양지와 양능은 다 말미암은 바가 없으니 이에 하늘에서 나옴이오, 사람에 매어 있지 않느니라.
孩提之童, 無不知愛其親也, 及其長也, 無不知敬其兄也。
두세살의 아이라도 부모를 사랑할 줄 모르는 자가 없으며, 성장해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자가 없다.
○孩提 二三歲之間, 知孩笑 可提抱者也. 愛親敬長 所謂良知良能也.
○해제는 두세 사이에 아이가 웃을 줄 알아 가히 손을 잡아주고 안아줌이라. 애친경장은 이른바 양지 양능이라.
親親仁也, 敬長義也, 無他。達之天下也。
부모를 친애하는 것은 인이며,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의인데, 다른 바가 없다. 인의는 천하에 두루 통하는 것이다.
○言親親敬長 雖一人之私, 然 達之天下, 無不同者, 所以爲仁義也.
○말하건대 친친과 경장은 비록 한 사람의 사사로움이나 그러나 천하에 두루하여 같지 아니함이 없음은 써한 바 인의가 됨이니라.
第16章
孟子曰, 「舜之居深山之中, 與木石居, 與鹿豕遊, 其所以異於深山之野人者 幾希。及其聞一善言, 見一善行, 若決江河。沛然莫之能禦也。」
맹자가 말했다.
"순임금이 깊은 산 속에서 지낼 때, 나무와 돌과 더불어 지내며, 사슴과 돼지와 더불어 놀아서, 깊은 산속에 사는 야인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다. 그가 한 마디 좋은 말을 듣고, 하나의 좋은 행동을 보고 분발하기에 이르러서는 장강과 황하가 터진 것 처럼 기세가 대단하여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居深山 謂耕歷山時也. 蓋聖人之心, 至虛至明, 渾然之中萬理畢具, 一有感觸, 則其應甚速, 而無所不通, 非孟子造道之深, 不能形容至此也.
○심산에 거함은 역산에서 밭갈 때를 이름이라. 대개 성인의 마음이 지극히 허령하고 지극히 밝아 혼연 중에 만 가지 이치가 다 갖추어져 있으니 한 가지라도 감촉이 있으면 그 응함이 매우 빨라 통하지 아니하는 바가 없나니 맹자가 도에 나아감이 깊지 아니했다면 능히 형용함이 이에 이르지 못하니라.
第17章
孟子曰, 「無爲其所不爲, 無欲其所不欲, 如此而已矣。」
맹자가 말했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하며,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은 하고자 하지 말아야 하니, 이와 같이 할 뿐이다."
○李氏曰, 有所不爲不欲, 人皆有是心也. 至於私意一萌而不能以禮義制之, 則爲所不爲, 欲所不欲者 多矣, 能反是心, 則所謂擴充其羞惡之心者, 而義不可勝用矣. 故曰如此而已矣.
○이씨 가로대 하지 아니하고 하고자 아니하는 바가 있음은 사람이 다 이러한 마음이 있건마는 사사로운 뜻이 한번 싹터서 능히 예의로써 마름질하지 못하는 데에 이른다면, 하지 아니하는 바를 하고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하고자 함이 많으니, 능히 이러한 마음을 돌이킨다면 이른바 그 수오의 마음을 확충하여 의가 가히 이기어 쓰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가라사대 이와 같을 뿐이라 하시니라.
第18章
孟子曰, 「人之有德慧術知者, 恒存乎疢疾。獨孤臣孼子, 其操心也危, 其慮患也深故達。」
맹자가 말했다.
"사람이 덕이 있고 슬기로우며 기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자는 항상 어려움 속에 있다. 외로운 신하와 서자는 그 조심하는 것이 위태로움 때문이며, 환난을 생각하는 것이 깊기 때문에 사리에 통달하게 된다."
疢 : 열병 진. 열병. 앓다. 병. 맛있는 음식. 감질나게 하는 것.
操心 : 잘못이나 실수가 없도록 말이나 행동에 신경을 씀. 조심. (中) 마음을 쓰다(졸이다). 걱정하다. 애태우다.
○德慧者 德之慧, 術知者 術之知. 疢疾 猶災患也. 言人必有疢疾, 則能動心忍性, 增益其所不能也.
○덕혜라는 것은 덕의 지혜요, 술지라는 것은 기술의 지식이라. 진질은 재환과 같음이라. 사람은 반드시 재환이 있으면 능히 마음을 움직여 성질을 참아 그 능하지 못한 바를 더함을 말씀하심이라.
獨孤臣孼子, 其操心也危, 其慮患也深故達。
홀로 외로운 신하와 서자는 그 마음 가짐이 위태로우며, 환난을 생각하는 것이 깊기 때문에 사리에 통달하게 된다.
[해설]
외로운 신하와 서자가 그 마음 잡음이 위태하며 그 환란을 생각함이 깊다는 것은 세상이 몹시 어지러운 때를 말한다. 인군이 있다 하여도 소인들이 모든 실권을 틀어쥐고 있어 군자인 현신이 쫓겨나고 죽음을 당하는 등 박해를 당하는 때이다. 주역으로 보자면 12번째괘인 天地否괘에서 말하는 비색(否塞)한 세상이다. 큰 것이 가고 작은 것이 오는 大往小來의 세상에서 군자는 “儉德辟難, 不可榮以祿(덕을 검소히 하고 어려움을 피해서 가히 녹 받는 것으로써 영화를 누리지 않느니라)”하여야 한다. 이것이 통달하는 경지이다. 그리하여 진정한 군자라면 九五爻에서 언급한 것처럼 “休否. 大人吉, 其亡其亡, 繫于苞桑.(비색한 것을 쉬게 하니라. 대인의 길함이니 그 망할까 망할까 하여야 우묵한 뽕나무에 매리라)”하였다. ‘이 나라가 이러면 망하고 말지’하고 걱정하며 질긴 뽕나무 뿌리에 국가를 붙들어 매어 놓는다는 말이다. 위에서 맹자가 말한 ‘외로운 신하와 서자가 그 환란을 생각함이 깊은 고로 통달하니라’라는 것은 곧 주역 비괘에서 말하는 ‘其亡其亡, 繫于苞桑.’는 뜻이다. 공자는 「계사하전」에서 다시 이를 강조하고 있는데 참고하면 다음과 같다.
子曰, 「危者 安其位者也, 亡者 保其存者也. 亂者 有其治者也. 是故 君子安而不忘危, 存而不忘亡, 治而不忘亂. 是以身安而國家, 可保也,. 易曰 其亡其亡, 繫于苞桑.」
공자 가라사대 위태할까 하는 자는 그 위를 편안히 하는 것이오, 망할까 하는 자는 그 존함을 보전하는 것이오, 어지러울까 하는 자는 그 다스림을 두는 것이니 이런 까닭에 군자가 편안하되 위태함을 잊지 아니하며 존하되 망함을 잊지 아니하며 다스리되 어지러움을 잊지 않느니라. 이로써 몸이 편안하여 국가를 가히 보존하니 역에 가로대 그 망할까 망할까 하여야 우북한 뽕나무에 맨다 하니라.
○孤臣 遠臣, 孼子 庶子, 皆不得於君親, 而常有疢疾者也. 達 謂達於事理, 卽所謂德慧術知也.
○고신은 먼 신하요, 얼자는 서자니 다 인군의 친함을 얻지 못하여 항상 열병이 있는 자라. 달은 사리에 통달함을 이르니 바로 이른바 덕의 지혜와 기술의 지식이라.
第19章
孟子曰, 「有事君人者, 事是君則爲容悅者也。有安社稷臣者, 以安社稷爲悅者也。有天民者, 達可行於天下而後 行之者也。有大人者, 正己而物正者也。」
맹자가 말했다.
"임금을 섬기는 자가 있는데, 이 임금을 섬긴다면 아첨하는 자가 될 것이다. 사직을 편안히 하는 신하가 있는데, 사직을 편안히 하는 것을 기쁨으로 삼는 자이다. 하늘의 백성이 있는데, 도에 통달하여 자신의 도가 천하에 행해질 수 있은 후에야 행하는 자이다. 대인인 자가 있는데, 자신을 바르게 하여 만물이 바르게 되도록 하는 자이다.
容悅 : 남의 비위를 맞추며 기쁜 모양을 하거나 아첨함.
○阿徇以爲容, 逢迎以爲悅, 此 鄙夫之事, 妾婦之道也.
○아첨하고 따라서 써 용납되며 비위에 맞추어 써 기쁘게 하니 이는 비부의 일이오, 첩부의 도이니라.
逢迎 : 남의 뜻을 맞추어 줌. 사람을 마중함.
有安社稷臣者, 以安社稷爲悅者也。
사직을 편안히 하는 신하가 있는데, 사직을 편안히 하는 것을 기쁨으로 삼는 자이다.
○言大臣之計社稷, 如小人之務悅其君, 眷眷於此而不忘也.
○대신이 사직을 계책함이 소인이 그 인군을 기뻐하게 하려고 힘쓰는 것과 같아 이에 돌아보고 돌아보며 잊지 못함을 말씀함이라.
有天民者, 達可行於天下而後 行之者也。
하늘의 백성이 있는데, 도에 통달하여 자신의 도가 천하에 행해질 수 있은 후에야 행하는 자이다.
○民者 無位之稱, 以其全盡天理, 乃天之民. 故 謂之天民. 必其道可行於天下然後 行之, 不然則寧沒世不見知而不悔, 不肯小用其道, 以徇於人也. 張子曰, 必功覆斯民然後出, 如伊呂之徒.
○백성이라는 것은 위가 없음의 칭함이니 써 그 온전히 천리를 다하여 이에 하늘의 백성이라. 그러므로 이르기를 천민이라. 반드시 그 도가 가히 천하에 행해진 연후에 행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차라리 죽어도 알아줌을 보지 못하여도 후회하지 아니하여 그 도를 조금 써서 써 다른 사람을 따름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음이라. 장자 가라사대 반드시 공이 이 백성을 덮은 연후에 나가니 이윤과 여상과 같은 무리니라.
有大人者, 正己而物正者也。
대인인 자가 있는데, 자신을 바르게 하여 사람들이 바르게 되도록 하는 자이다.
○大人德盛而上下化之, 所謂見龍在田, 天下文明者.
○此章言, 人品不同, 略有四等, 容悅佞臣不足言, 安社稷則忠矣, 然 猶一國之士也, 天民則非一國之士矣, 然 猶有意也, 無意無必, 唯其所在而物無不化, 惟聖者能之.
○대인은 덕이 성하여 위아래가 교화됨이니 이른바 나타난 용이 밭에 있으니 천하가 문명한 것이니라.
○이 장은 인품이 같지 않음이 대략 네 등급이 있으니 용열하고 아첨하는 신하는 족히 말할 것이 못되고, 사직을 편안한다면 충성스러우나 그러나 오히려 한 나라의 선비요, 천민이라면 일국의 선비가 아니나 그러나 오히려 뜻이 있으니, 뜻이 없고 반드시함도 없어야 오직 그 있는 바에 물건이 교화되지 아니함이 없는 것은 오직 성인만이 능하니라.
[해설]
‘見龍在田 天下文明’은 『주역』 乾괘 九二爻에 대해 문언전 4절에서 공자가 거듭 설명한 내용이다. 九二爻는 임금 자리인 九五爻의 ‘飛龍在天’에 상응하는 신하자리를 말하는 것으로 주공은 구이효에 대해 “九二 見龍在田, 利見大人.(구이는 나타난 용이 밭에 이으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공자는 공자는 소상전에서 “見龍在田, 德施普也.(현룡재전은 덕을 베풂이 넓음이오)”라 하였고, 문언전 제2절에서는 “九二曰, 見龍在田, 利見大人 何謂也? 子曰, 龍德而正中者也, 庸言之信, 庸行之謹, 閑邪存其誠, 善世而不伐, 德博而化, 易曰, 見龍在田利見大人, 君德也.(구이에 이르길 ‘현룡재전이견대인’은 어찌 이름인고? 공자 이르기를 용덕이 바르게 가운데 한 것이니 떳떳이(항시) 말을 미덥게 하며, 떳떳이(항시) 행실을 삼가서 간사한 것을 막고 그 정성을 보존하며 세상을 착하게 하여도 자랑하지 않으며, 덕을 넓게 하여 화하게 하니 역에 이르기를 '현룡재전이견대인'이라 하니 인군의 덕이라.)”하였다. 문언전 제3절에서는“見龍在田은 時舍也ㅣ오”라고 하며 세상에 나와 때를 관망하여 그칠 때 그치는 것이라 하였다.
이러한 이로는 앞서 주자의 앞주에서 언급한 탕임금을 만난 이윤이나 문왕과 무왕을 만난 강태공을 들 수 있다.
第20章
孟子曰, 「君子有三樂, 而王天下, 不與存焉。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 得天下英才而敎育之 三樂也。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
맹자가 말했다.
"군자에게 세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에 왕노릇 하는 것은 거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부모가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가 아무 탈없이 편안한 것이 첫번 째 즐거움이며,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사람을 굽어보고 부끄럽지 않으니 두 번째 즐거움이며,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군자에게 세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에 왕노릇 하는 것은 거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此 人所深願, 而不可必得者, 今旣得之, 其樂 可知.
○이는 사람이 깊이 원하는 바이나 가히 반드시 얻지 못하거늘 이제 이미 얻었으면 그 즐거움을 가히 아니라.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사람을 굽어 보고 부끄럽지 않으니 두 번째 즐거움이며,
○程子曰, 人能克己, 則仰不愧, 俯不怍, 心廣體胖. 其樂 可知, 有息則餒矣.
○정자 가라사대 사람이 능히 자기를 이기면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구부려 부끄러움이 없어 마음이 넓고 몸이 살지니라. 그 즐거움을 가히 알지니 쉼이 있다면 굶주리니라(부족하니라).
[해설]
‘心廣體胖’이란 단어는 『대학착간고정』전문 제6장 誠意장에 나오는 글귀이다. 그 내용을 보면 “富潤屋, 德潤身. 心廣體胖, 故君子 必誠其意.(부는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함이라. 마음이 넓고 몸은 살지니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뜻을 성실히 하나니라)”이다.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뜻을 성실히 하여 正心하고 修身을 하는 것이다. 무엇이 부끄럽겠는가? 자연 마음이 넓어지고 몸을 살지게 된다는 것이다.
得天下英才而敎育之 三樂也。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盡得一世明睿之才, 而以所樂乎己者, 敎而養之, 則斯道之傳得之者衆, 而天下後世, 將無不被其澤矣. 聖人之心 所願欲者, 莫大於此, 今旣得之, 其樂爲何如哉!
○한 세상의 밝고 슬기로운 인재를 모두 얻어서 써 자기의 즐거운 바로 가르치고 기른다면 이 도의 전함을 얻은 자가 많아 천하후세가 장차 그 은택을 입지 아니함이 없으리라. 성인의 마음에 원하고자 하는 것이 이보다 큼이 없거늘 이제 이미 얻었다면 그 즐거움이 무엇을 위함과 같으리오.
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
군자에게 세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에 왕노릇 하는 것은 거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林氏曰, 此三樂者 一係於天, 一係於人, 其可以自致者, 惟不愧不怍而已, 學者可不勉哉!
○임씨(林之奇, 北宋人) 가로대 이 세 가지 즐거움은 하나는 하늘에 달려 있고 하나는 사람에 달려 있음이오, 그 가히 써 스스로 이루는 것은 오직 하늘에 부끄럽지 아니하고 사람에게 부끄럽지 아니할 뿐이니 배우는 자 가히 힘쓰지 아니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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