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虞二妃
有虞二妃者,帝堯之二女也。長娥皇, 次女英。舜父頑母嚚。父號瞽叟,弟曰象,敖游於嫚,舜能諧柔之,承事瞽叟以孝。母憎舜而愛象,舜猶內治,靡有姦意。四嶽薦之於堯,堯乃妻以二女以觀厥內。二女承事舜於畎畝之中,不以天子之女故而驕盈怠嫚,猶謙謙恭儉,思盡婦道。
嚚 : 어리석을 은. 어리석다. 우둔함. 말을 못하다. 벙어리. 진실성이 없다. 말에 거짓이 많음. 모질다. 간사하다.
유우(有虞)는 순(舜)임금으로 두 명의 아내가 있었는데, 요(堯)임금의 두 딸이다. 언니는 아황(娥皇)이고, 동생은 여영(女英)이다. 순(舜)의 아버지는 완고하고 어머니는 계모로 모질었다.
아버지는 사람들이 고수(瞽叟)라 불렀으며, 이복동생인 상(象)이 있었는데, 오만하고 방자하며 매우 게을렀다.
순은 그 동생을 부드럽게 유도하여 대하였으며 또한 아버지를 잘 섬겨 효도를 다하였다.
어머니가 상(象)만을 아끼고 순을 미워하였지만, 순은 오히려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조금도 부모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실이 사악(四嶽)에게 알려져 요임금에게 천거되었으며, 이에 요임금은 두 딸을 순의 아내로 보내어 순의 집안을 살펴보게 하였다.
두 딸은 그 거친 시골로 가서 순을 잘 섬겼으며, 천자의 딸이라고 해서 교만하거나 사치하지 않고, 오히려 가족들을 공경하고 검소하며 겸손하여 집안의 화목을 위해 부덕(婦德)을 다하였다.
瞽叟與象謀殺舜。使塗廩,舜歸告二女曰:「父母使我塗廩,我其往。」 二女曰:「往哉!」 舜既治廩,乃捐階,瞽叟焚廩,舜往飛出。象復與父母謀,使舜浚井。舜乃告二女,二女曰:「俞,往哉!」 舜往浚井,格其出入,從掩,舜潛出。
○ 舜往飛出 : 사기 본기에는 “순은 두 개의 삿갓으로 자신을 보호하며 지붕에서 내려와 도망쳐 가까스로 죽음을 면했다.
(舜乃以兩笠自捍而下,去,得不死.)”라고 되어 있다.
○ 格其出入,從掩,舜潛出 : 사기 본기에는 “순이 우물을 깊이 파 들어갔을 때 고수와 상이 함께 흙으로 우물을 메워버렸다. 그러
자 순은 미리 파둔 비밀 통로를 통해 도망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舜既入深,瞽叟與象共下土實井,舜從匿空出,
去.)”라고 되어 있다.
어느 날 아버지 고수는 상과 모의하여 순을 죽이려고 곡식창고의 지붕을 고치라고 시키자 순이 집에 돌아와 두 아
내에게 고하며 말하였다.
"부모님께서 지붕을 고치라 하시니, 나는 다녀와야 하겠소."
두 부인이 말했다. "그러시다면 다녀오셔야지요!"
순이 지붕을 다 고치고 내려오려니, 사다리를 치워 버리고 고수가 창고에 불을 질렀다.
이에 순은 지붕에서 뛰어 내려 목숨을 건졌다.
또 다시 상은 부모와 모의하여 순으로 하여금 우물을 파도록 시켰다.
순은 이에 두 아내에게 알리자, 두 아내는 말했다. "예, 그러시다면 다녀오셔야지요!"
순은 우물속의 바닥을 파면서, 들락거릴 정도의 작은 공간을 파 두었다.
이에 고수와 상이 쫓아와 우물을 막아 버렸으나 순은 물속을 헤엄쳐 나왔다.
時既不能殺舜,瞽叟又速舜飲酒,醉將殺之,舜告二女,二女乃與舜藥浴汪,遂往,舜終日飲酒不醉。舜之女弟繫憐之,與二嫂諧。父母欲殺舜,舜猶不怨,怒之不已。舜往于田號泣,日呼旻天,呼父母。惟害若茲,思慕不已。不怨其弟,篤厚不怠。
○ 藥浴汪 : 술에 취하지 않는 약.
이미 죽은 줄 알았던 순을 죽이지 못했음을 알고, 고수는 또 순을 죽이려 술을 권하였다.
순이 술에 취한 뒤에 죽이려고 하자 이를 안 순이 두 부인에게 말하였다.
두 부인은 이에 술에 취하지 않는 약인 약욕왕(藥浴汪)을 주어 먹게 하였다.
결국에는 순은 하루 종일 술을 마셨으나 취하지 않았다.
순의 누이 동생인 계(繫)는 그 사실을 알고 가슴 아파하며 두 올케와 사이좋게 지내었다.
부모가 순을 여러 차례 죽이고자 하였으나, 순은 오히려 원망하지 않았지만 순의 부모는 더욱 더 노하였다.
순이 농장에 나가서 하늘을 쳐다보고 부모를 부르면서 소리 내어 울부짖었다.
해를 입음이 이와 같았건만, 순은 부모를 끊임없이 사모하였으며, 아우인 상을 원망하지도 않고, 우애를 돈독히 하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既納於百揆,賓於四門,選於林木,入於大麓,堯試之百方,每事常謀於二女。舜既嗣位,升為天子,娥皇為后,女英為妃。封象於有庳,事瞽叟猶若初焉。天下稱二妃聰明貞仁。舜陟方,死於蒼梧,號曰重華。二妃死於江湘之間,俗謂之湘君。
君子曰, 「二妃德純而行篤。
詩云, 「不顯惟德,百辟其刑之。」 此之謂也。
頌曰, 「元始二妃,帝堯之女,嬪列有虞,承舜於下,以尊事卑,終能勞苦,瞽叟和寧,卒享福祜。』
○ 百揆(백규) : =百官. 모든 벼슬아치.
○ 사문(四門) : 천자가 신하들과 함께 조회를 보는 명당의 사방으로 난 대문
○ 入於大麓(입어대록) : 요임금이 순에게 산림에 들게하나 폭풍과 뇌우에도 설 길을 잃지 않았다.
○ 창오(蒼梧) : 지금의 광서성 창오현.
詩經/周頌/淸廟之什/烈文
無競維人,四方其訓之。 견줄 사람이 없어 사방이 가르침을 받도다.
不顯維德,百辟其刑之。 그 덕이 드러나지 않으나 모든 제후가 본보기로 삼도다.
於乎!前王不忘。 오오 ! 전왕을 잊지 못하노라.
이미 순은 많은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어 사방의 문의 내빈들을 접대하는 직책에 앉았다. 요임금은 울창한 숲을 골
라 순을 들여보냈으나 순은 지혜로써 살아 나왔다.
요임금은 순의 행동을 백방으로 시험하고, 중요한 일마다 두 딸에게 계책을 물었다. 천자의 후계자로 지목된 순은
요임금으로 부터 천자의 자리를 물려받아 천자가 되고 언니인 아황은 왕후가 되고, 동생인 여영은 왕비가 되었다.
그리고 아우인 상을 유비(有庳) 땅에 봉하여 제후로 삼고, 아버지 고수를 섬기기를 처음처럼 하였다.
천하에서는 왕후와 왕비의 총명하며 정숙하고 어진 것을 칭송하였다.
순임금은 제후를 살펴보기 위해 순방에 나섰다가, 창오(蒼梧)에서 세상을 떠나니 그의 호를 중화(重華)라고 하였다.
두 부인은 장강(長江)과 상수(湘水) 사이에서 세상을 떠나자, 세간에서는 그들을 일러 상군(湘君)이라 말한다.
군자는 말하기를, "순임금의 두 비(妃)의 덕은 순수했고 행실은 돈독했다"고 했다.
시에 이르기를, "그 덕이 드러나지 않으나 모든 제후가 본보기로 삼도다.(周頌/淸廟之什/熱文)"라 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송(頌)에 이르기를, "본디 두 비(妃)는, 요임금의 딸로 유우씨(有虞氏) 집안을 섬기어, 순임금을 뒤에서 내조하였고 존귀한 몸으로 비천한 집안을 섬기며 많은 어려움과 괴로움을 견뎠으니, 마침내 고수도 마음을 부드럽고 편안히 가져 행복을 누리다 세상을 마쳤다"고 하였다.
棄母姜嫄
棄母姜嫄者, 邰侯之女也。當堯之時, 行見巨人跡, 好而履之。歸而有娠, 浸以益大, 心怪惡之, 卜筮禋祀以求無子, 終生子, 以爲不祥, 而棄之隘巷, 牛羊避而不踐。乃送之平林之中, 後伐平林者咸薦之覆之。乃取置寒冰之上, 飛鳥傴翼之。姜嫄以爲異, 乃收以歸, 因命曰棄。
禋 : 제사지낼 인. 제사지내다. 삼가다. 천제지내다. 하늘에 제사지냄.
기(棄)의 어머니 강원(姜嫄)은 태(邰)나라 제후의 딸이다. 요(堯) 임금 때 강원이 길을 가다가 거인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장난삼아 그것을 밟았다. 집에 돌아왔는데 잉태(孕胎)를 하게 되어 점점 배가 불러 더욱 커지니 마음에 꺼림칙하고 괴상하게 여겨 점을 치고 치성을 드리면서 아기가 아니길 빌었으나 마침내 아기를 낳았는데 이것을 상서롭지 못하게 여겨 길거리에 아기를 버렸으나 소나 양들이 아기를 밟지 않고 피(避)해 다녔다. 이에 평림(平林)의 숲속에 버렸더니 평림의 나무꾼들이 거적을 깔고 포대기를 덮어주었다. 이에 아기를 얼려 죽이려고 얼음 위에 놓았는데 새들이 날아와 날개를 펼쳐 감싸주었다. 강원이 이상하게 여겨 아기를 안고 돌아와 이로 인해 이름을 기(棄)라 불렀다.
姜嫄之性, 淸靜專一, 好種稼穡, 及棄長而敎之種樹桑麻。棄之性明而仁, 能育其敎, 卒致其名。堯使棄居稷, 更國邰地, 遂封棄於邰, 號曰后稷。及堯崩舜卽位, 乃命之曰, 「棄! 黎民阻飢, 汝居稷, 播時百穀。」 其後世世居稷, 至周文武而興爲天子。
君子謂, 姜嫄靜而有化。
詩云, 「赫赫姜嫄! 其德不回。上帝是依!」 又曰, 「思文后稷, 克配彼天, 立我烝民。」 此之謂也。
頌曰 棄母姜嫄, 淸靜專一, 履跡而孕, 懼棄於野, 鳥獸覆翼, 乃復收恤, 卒爲帝佐, 母道旣畢。
詩經/魯頌/閟宮
閟宮有侐,實實枚枚。 비궁이 고요하니 튼튼하고 치밀하도다.
赫赫姜嫄,其德不回。 빛나는 강원, 그 덕이 어긋남이 없도다.
上帝是依,無災無害; 상제가 어여삐 여겨 재앙도 해도 없어,
彌月不遲,是生后稷。 달이 차자 지체없이 후직을 낳게 하셨도다.
周頌 · 淸廟之什/思文
思文后稷,克配彼天。 문덕하신 후직, 하늘과 능히 짝하셨도다.
立我烝民,莫匪爾極。 우리 뭇 백성을 먹이심이 그대의 지극하심이 아님이 없도다.
貽我來牟,帝命率育, 우리에게 보리를 주니 상제가 두루 기르도록 명하심이로다.
無此疆爾界,陳常于時夏。 지경과 경계를 없애고 이 나라에 떳떳함을 베풀었도다.
강원의 성품은 맑고 고요하며 어느 일에나 정성을 기울였고 씨 뿌리고 거두는 일을 가장 좋아했으며 기가 자라자 뽕나무를 심는 것과 삼 가꾸는 일을 가르쳤다. 기의 성품은 총명(聰明)하고 어질어서 어머니에게 배운 것을 능히 해내니 마침내 그 명성(名聲)을 떨쳤다. 요임금은 기에게 농업(農業)을 관장(管掌)하게 하였으며 태(邰)땅에 봉하여 제후로 삼음에 이르렀고 후직(后稷)이라고 불렀다.
요임금이 붕어(崩御)하니 순임금이 즉위하여 후직에게 명하였다.
"기여! 백성들의 굶주림을 막으라. 그대가 농사를 관장하는 자리에 있으니 백성들이 때맞춰 씨 뿌리고 거두게 하라."
그 후 자손 대대로 직(稷)의 자리를 계승하였으며 주(周)나라 문왕, 무왕에 이르러 천자가 되었다.
군자가 이르길, "강원은 조용한 성품에 사람을 교화하는 힘이 있었다." 하였고
시에 "빛나는 강원, 그 덕이 어긋남이 없도다. 상제가 어여삐 여겼도다!(魯頌/閟宮)" 라하고,
또, " 문덕하신 후직, 하늘과 능히 짝하셨도다. 우리 뭇 백성을 먹이셨도다.(周頌/淸廟之什/思文)" 라 함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송에 이르길, "기의 어머니 강원의 성품은 맑고 고요하며 어느 일에나 정성을 기울였고 발자국을 밟고 잉태하여 두려워서 기를 들에 버렸으나 새와 짐승들이 덮어주고 감싸주어 다시 거두고 사랑으로 보살펴 마침내 천자를 돕게 하니 어머니의 도리를 다한 것이다."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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