衛靈夫人
衛靈公之夫人也。靈公與夫人夜坐,聞車聲轔轔,至闕而止,過闕復有聲。公問夫人曰:「知此謂誰?」夫人曰:「此必蘧伯玉也。」公曰:「何以知之?」夫人曰:「妾聞:禮下公門式路馬,所以廣敬也。夫忠臣與孝子,不爲昭昭信節,不爲冥冥墮行。蘧伯玉,衛之賢大夫也。仁而有智,敬於事上。此其人必不以闇昧廢禮,是以知之。」公使視之,果伯玉也。
위나라 영공(靈公)의 부인 이야기이다. 어느날 밤, 영공이 부인과 더불어 앉아 있는데 수레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궐문앞에 이르러 멈추었다가 궐문을 지나서 다시 수레소리가 들렸다.
영공이 부인에게 물었다. "저 자가 누군지 아시오?"
부인이, "저 사람은 반드시 거백옥(蘧伯玉)일 것입니다." 라 답했다.
영공이, "그대가 어찌 그것을 아시오?"하고 물으니, 부인이 답했다.
"제가 듣기로 예기(禮記)에 대궐 문앞에서는 수레에서 내려 로마(路馬 : 천자나 제후의 수레를 끄는 말)에게 절을 한다고 하였는데 깊은 경의를 보이는 것입니다. 무릇 충신 효자는 밝은 곳에서 예를 보이지 않으며 어두운 곳에서 행실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거백옥은 위나라의 현명한 대부입니다. 어질고 지혜가 있으며 윗사람을 존경으로 섬깁니다. 그 사람은 반드시 어둡다 해서 예를 어기지 않을 것이고 이로써 알게 된 것입니다."
영공이 사람을 시켜 알아보니 과연 거백옥이었다.
公反之,以戱夫人曰:「非也。」夫人酌觴再拜賀公,公曰:「子何以賀寡人?」夫人曰:「始妾獨以衛爲有蘧伯玉爾,今衛復有與之齊者,是君有二賢臣也。國多賢臣,國之福也。妾是以賀。」公驚曰:「善哉!」遂語夫人其實焉。
君子謂衛夫人明於知人道。夫可欺而不可罔者,其明智乎!詩云:「我聞其聲,不見其人。」此之謂也。
頌曰:衛靈夜坐,夫人與存,有車轔轔,中止闕門,夫人知之,必伯玉焉,維知識賢,問之信然。
영공이 거꾸로 부인을 희롱하하여 말했다. "거백옥이 아니라 하오."
이에 부인이 술을 따라 올리고는 두번 절하고 영공에게 축하했다.
"그대는 어찌 과인에게 축하를 하는 것이오?" 하고 영공이 물으니 부인이 답했다.
"본시 저는 오로지 위나라에 거백옥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위나라에 또 거백옥과 같은 사람이 있으니 이는 군주께 두 사람의 현명한 신하가 있다는 것입니다. 나라에 현신이 많게 되면 나라의 복이니 제가 그래서 축하를 드린 것입니다."
연공이 놀라며 말했다. "훌륭하도다 !"하고는 결국 부인에게 그가 거백옥이었다고 실토를 하였다.
군자는, "위부인이 사람을 알아보는 도에 밝았다." 했다.
시에, "내 그 소리를 들었는데 그 몸을 보이지 않네.(小雅/小旻之什/何人斯)라 함은 이를 말하는 것이다.
송에 이르기를, "위영공이 밤에 부인과 함께 앉아있었는데 수레바퀴소리가 요란하더니 궐문 앞에서 그친 것을 듣고는 그 부인이 반드시 거백옥이라 알아 보았는데 지혜란 현명함을 알아보는 것이며 물어보는 것도 참으로 그렇다.
齊靈仲子
齊靈仲子者,宋侯之女,齊靈公之夫人也。初,靈公娶於魯聲姬,生子光,以爲太子。夫人仲子,與其娣戎子,皆嬖於公。仲子生子牙,戎子請以牙爲太子代光,公許之。仲子曰:「不可。夫廢常,不祥;聞諸侯之難,失謀。夫光之立也,列於諸侯矣。今無故而廢之,是專絀諸侯,而以難犯不祥也。君心悔之。」「在我而已。」仲子曰:「妾非讓也,誠禍之萌也。」以死爭之,公終不聽,遂逐太子光,而立牙爲太子,高厚爲傅。
靈公疾,高厚微迎光。及公薨,崔杼立光而殺高厚。以不用仲子之言,禍至於此。君子謂仲子明於事理。詩云:「聽用我謀,庶無大悔。」仲子之謂也。
頌曰:齊靈仲子,仁智顯明,靈公立牙,廢姬子光,仲子强諫,棄適不祥,公旣不聽,果有禍殃。
絀 : 꿰맬 출. 꿰매다. 솔기. 물리치다. 허리를 굽히다. 겸양. 부족하다.
제나라 영중자(靈仲子)는 송나라 제후의 딸로 제나라 영공의 부인이다. 애초에 영공은 노나라 성희(聲姬)와 혼인하여 아들 광(光)을 낳았는데 광을 태자로 삼았다. 부인 중자는 그 동생 융자(戎子)와 더불어 영공의 총애를 받았다.
중자가 아들 아(牙)를 낳으니 융자는 태자 광을 폐하고 아를 태자로 삼을 것을 청하여 영공이 허락하였다.
중자가 아뢰었다. "안됩니다. 무릇 법도를 어기면 상서롭지 못하니, 듣건대 제후의 환난은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이미 광을 태자로 세워 제후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이제 잘못도 없는데 그를 폐하면 이는 제후들에게 함부로 쫒아냈음을 보여 상서롭지 못한 일을 자행하였다고 비난받을 것입니다. 준주께서 후회하실 것입니다."
"내 마음대로 할 뿐이다."
중자는, "제가 응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재앙의 싹이 되기 때문입니다."하고 결사코 간하였으나 영공이 끝내 듣지 않고 마침내 태자 광을 폐하고 아를 태자로 세워 고후(高厚)를 태부(太傅 : 태자의 스승)로 삼았다.
靈公疾,高厚微迎光。及公薨,崔杼立光而殺高厚。以不用仲子之言,禍至於此。
君子謂仲子明於事理。詩云:「聽用我謀,庶無大悔。」仲子之謂也。
頌曰:齊靈仲子,仁智顯明,靈公立牙,廢姬子光,仲子强諫,棄適不祥,公旣不聽,果有禍殃。
杼 : 북 저/도토리 서/개수통 서. 북, 베틀의 북. 얇다. 말하다. 펼침. 길다. 벽, 담. 도토리(나무). 물통. 개수통. 물을 푸다.
영공이 병이 들자 고후가 은밀히 광을 모셔오려 하였는데, 공이 죽으니 최저(崔杼)가 광을 옹립하고 고후를 죽였다. 영공이 중자의 말을 듣지 않아 이와같은 재앙이 닥친 것이다.
군자는, "중자가 사리에 밝았다." 하였다.
시에, "내 계책을 듣고 쓴다면 크게 후회하지 않으리라.(大雅/蕩之什/抑)"함은 중자의 말이다.
송에 이르기를, "제나라 영공의 중자는 어질고 지혜로우며 현명함이 드러나 영공이 아를 태자로 세우고 성희의 아들 태자 광을 폐하려 하자 중자가 강력히 간하여 적자를 폐하면 상스럽지 못한일이 닥칠 것이라 하였는데도 영공이 듣지 않아 과연 재앙이 닥쳤다."고 했다.
魯臧孫母
臧孫母者,魯大夫臧文仲之母也。文仲將爲魯使至齊,其母送之曰:「汝刻而無恩,好盡人力,窮人以威,魯國不容子矣,而使子之齊。凡姦將作,必於變動。害子者,其於斯發事乎!汝其戒之。魯與齊通壁,壁鄰之國也。魯之寵臣多怨汝者,又皆通於齊高子、國子。是必使齊圖魯而拘汝。留之,難乎其免也。汝必施恩布惠,而後出以求助焉。」 於是文仲託於三家,厚士大夫而後之齊。
장손의 모친은 노나라 대부 장문중(臧文仲)의 모친이다. 문중이 노나라 시신으로 제나라에 갈 때, 그 모친이 그를 보내며 말했다. "너는 모질고 은혜를 모르며, 남을 즐겨 혹사시켜 가난한 사람이 두려워하고 노나라 에서도 너를 용납하지 않고
사신으로 너를 제나라에 보내었다. 무릇 변동이 있으면 반드시 어지러운 일이 생긴다. 너를 해치려는 자는 순식간에 일을 벌이니 너는 그것을 경계하여라. 노나라와 제나라는 성채(城砦)로 통하는데 성채는 이웃나라이다. 노나라의 총신들은 너를 원망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그들은 제나라의 고자(高子), 국자(國子)와 통하고 있다. 네가 제나라에 사자로 가면
반드시 제나라로 하여금 노나라를 도모하기 위햐여 너를 구금하도록 할 것이다. 네가 제나라에 머물게 되면 어려움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너는 반드시 은혜를 베풀어 떠난 후에 위급할 때 그들의 도움을 받도록 해라."
이리하여 문중은 세 가문(맹손, 숙손, 계손)에 뒷일을 부탁하고 사대부들에게 두터운 은혜를 베풀고 그 후에 제나라로 떠났다.
齊果拘之,而興兵欲襲魯。文仲微使人遺公書,恐得其書,乃謬其辭曰:「斂小器,投諸台。食獵犬,組羊裘。琴之合,甚思之。臧我羊,羊有母。食我以同魚。冠纓不足,帶有餘。」 公及大夫相與議之,莫能知之。人有言:「臧孫母者,世家子也,君何不試召而問焉?」於是召而語之曰:「吾使臧子之齊,今持書來云爾,何也?」
제나라는 과연 그를 붙잡아 두고 군사를 일으켜 노나라를 습격하려고 하였다. 문중은 은밀히 사람을 시켜 노나라 군주에게 보낼 문서를 작성하게 하면서 그 문서를 빼앗길까 두려워 은어로 작성하도록 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작은 그릇을 모아 돈대(墩臺)에 보내라. 사냥개를 잘 먹이고 양가죽 옷을 지어라. 거문고를 연주하고 깊이 생각하여라.
내 양은 거두는데 내 양에게는 어미가 있다. 나에게 같은 생선을 먹이라. 관 끈은 모자라고 띠는 여유가 있다."
이를 받아 본 노나라 군주는 대부들과 함께 상의해 봤지만 그 내용을 알 수가 없었다.
어떤자가 말하기를, "장손의 모친은 대대로 녹을 받아 온 집안의 딸인데 군주께서는 불러 물어 보시지 않습니까?"
이리하여 군주는 그 모친을 불러 말하였다.
"내가 장자를 사신으로 제나라에 보냈는데 지금 문서를 보내 말을 전해왔습니다. 무슨 말인가요?"
臧孫母泣下襟曰:「吾子拘有木治矣。」公曰:「何以知之?」對曰:「斂小器投諸台者,言取郭外萌,內之於城中也。食獵犬組羊裘者,言趣饗戰鬥之士而繕甲兵也。琴之合甚思之者,言思妻也。臧我羊羊有母者,告妻善養母也。食我以同魚者,其文錯。錯者,所以治鋸。鋸者,所以治木也。是有木治係於獄矣。冠纓不足帶有餘者,頭亂不得梳,飢不得食也。故知吾子拘而有木治矣。」 於是以臧孫母之言軍於境上,齊方發兵,將以襲魯,聞兵在境上,乃還文仲而不伐魯。
君子謂臧孫母識微見遠。詩云:「陟彼屺兮,瞻望母兮。」此之謂也。
頌曰:臧孫之母,刺子好威,必且遇害,使援所依,旣厚三家,果拘於齊,母說其書,子遂得歸。
梳 : 빗 소. 빗, 얼레빗. 빗다. 머리를 빗음.
장손의 모친은 눈물을 흘리며 옷깃을 여미고는 말하였다. "제 아들은 구금되어 형구(刑具)를 차고 있습니다."
"어찌 그 것을 아십니까?" 공이 물으니,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작은 그릇을 거두어 돈대에 보내라는 것은 성곽 밖의 백성을 성안으로 거두라는 말이며, 사냥개를 잘 먹이고 양의 갖옷(가죽옷)을 지으라 함은 군사들을 잘 먹이고 무기를 손질하라는 말입니다. 거문고를 연주하고 깊이 생각하라 함은 아내를 생각한다는 말이며, 내 양을 거두는데 내 양에게는 어미가 있다 함은 아내에게 어미를 잘 봉양하라는 말입니다. 나에게 같은 생선을 먹게 하라 함은 문착(文錯 : 말을 바꾸어 씀)이며, 착이라 함은 톱질하는 것이고, 톱질한다는 것은 나무를 다스리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무로 만든 형구를 차고 옥에 같혀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관끈은 부족하나 허리띠는 여유가 있다 함은, 머리가 흐트러져도 빗질을 할 수가 없으며 배가 고파도 먹을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아들이 옥에 갇혀 나무형구를 차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장손의 모친의 말에 따라 국경에 군을 배치하니, 제나라에서 군대를 일으켜 노나라를 침입하려다가 국경에 군대가 배치되었음을 알고 문중을 돌려보내고는 노라라를 침략하지 않았다.
군자는, "장손의 모친에게는 세세한 부분까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있다,"고 했다.
시에 이르기를, "저 민둥산에 올라 어머니 계신 곳을 바라보네.(國風/魏風/陟屺)"라 함은 이를 말하는 것이다.
송에 말하기를, "장손의 모친은 아들이 위엄을 보이는 것을 즐겨 반드시 해를 입을 것을 알고 아들로 하여금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의탁하여 지원을 받도록 세 가문과 두터운 교분을 맺도록 하였는데 과연 제나라에 가서 구금되자 모친에게 문서로 알리도록 하여 아들이 마침내 돌아오도록 하였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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