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中國歷史와文學/列國志

第一回. 周宣王聞謠輕殺, 杜大夫化厲鳴冤.

by 柳川 2021. 3. 22.

第一回. 周宣王聞謠輕殺, 杜大夫化厲鳴冤.

 

 

 

詞曰:

 

道德三皇五帝,功名夏后商周;

英雄五霸鬧春秋,頃刻興亡過手!

青史幾行名姓,北邙無數荒邱;

前人田地後人收,說甚龍爭虎鬥。

 

 

말하기를,

 

도덕으로는 삼황오제이며, 공명으로는 하후상주인데.

오패의 영웅들 춘추시대를 진동했으나, 순식간에 흥망이 지나갔도다.

청사에 몇 줄 이름을 남겼어도 북망산에는 수많은 무덤으로 황량하고,

앞 사람의 땅은 뒷 사람이 거두는데 무엇때문에 치열하게 싸웠는가.

 

 

話說周朝,自武王伐紂,即天子位,成康繼之,那都是守成令主。又有周公、召公、畢公、史佚等一班賢臣輔政,眞個文修武偃,物阜民安。自武王八傳至於夷王,覲禮不明,諸侯漸漸强大。到九傳厲王,暴虐無道,爲國人所殺。此乃千百年民變之始。又虧周召二公同心協力,立太子靖爲王,是爲宣王。那一朝天子,卻又英明有道,任用賢臣方叔、召虎、尹吉甫、申伯、仲山甫等,復修文、武、成、康之政,周室赫然中興。

 

虧 ~ : ~ 덕분에          覲禮 : 제후가 천자를 찾아 보는 례.

周召 : 周公과 召公의 後孫. 지위가 세습되어 계속 그렇게 불렀음. 여왕 실각후 周公, 召公 주도하에 14년간 공화정이 행해졌음.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 주왕을 정벌하고 천자의 위에 오른 이후 성왕, 강왕이 계승하였으나 그들은 모두 성을 지킨 영주였을 뿐이었다. 또 주공과 소공, 필공, 사일등 현명한 신하들이 정사를 도와 진실로 문을 닦으며 무를 그쳐 덕치를 지향하니 물자가 번성하고 백성이 평안했다. 무왕으로부터 8번 황위(皇位)가 전해져 이왕(夷王) 때에 이르는 동안, 제후들이 천자를 찾아 보는 근례(覲禮)가 분명치 않게 되고 제후들이 점점 강대해져 갔다. 아홉번째 제위를 계승한 여왕은 포학무도하여 백성에 의하여 죽임을 당했다. 이것이 천 백년간의 민심이반의 시초가 되었다.  또 주공과 소공의 후예가 한 마음으로 협력한 덕택으로 태자 정이 왕위에 오르게 되었으니 바로 선왕이다.  선왕은 하루 아침에 천자가 되었으나 영명하고 도가 있어, 어진 신하인 방숙, 소호, 윤길보, 신백, 중산보등을 기용하고, 다시 문왕, 무왕, 성왕, 강왕의 정치를 본받고자 하니 주나라 왕실이 찬란한 중흥기를 맞이하였다.   

 

 

有詩爲證:

夷厲相仍政不綱,

任賢圖治賴宣王。

共和若沒中興主,

周曆安能八百長!

 

 

시가 있어 증명한다.

 

이왕과 여왕이 거듭 다스려 기강이 바로 서지 못하였는데,

어진 신하를 임용하여 바른 정치를 도모한 것은 선왕의 덕택이었도다.

공화정 시대에 중흥주가 없었다면,

주나라가 어찌 8백년이나 오래 갈 수 있었으랴!

 

 

 

卻說宣王雖說勤政,也到不得武王丹書受戒,戶牖置銘;雖說中興,也到不得成康時教化大行,重譯獻雉。至三十九年,姜戎抗命,宣王御駕親征,敗績於千畝,車徒大損,思爲再擧之計,又恐軍數不充,親自料民於太原。(那太原,即今固原州,正是鄰近戎狄之地。料民者,將本地戶口,按籍查閱,觀其人數之多少,車馬粟芻之饒乏,好做準備,徵調出征。)太宰仲山甫進諫不聽。

 

丹書 : 황제(黃帝)와 전욱(顓頊)의 정치를 기록한 책으로 무왕이 강태공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戶牖置銘 : 단서의 내용을 지게문과 바라지 등에 새겨놓고 날마다 그대로 실천했다.

重譯獻雉 : 지금의 월남지방에 있었던 월상씨(越裳氏)라는 나라가 말이 다른 아홉 나라를 거쳐 성왕에게 흰꿩 한 쌍을 바친 것을 말함.

敗績 : 자기 나라의 패전을 이르는 말.  대패함.      車徒 : 車兵과 徒兵(步兵)

 

 

선왕이 비록 정사에 부지런하였다고 하지만 무왕의 단서를 얻지 못하고 지게문과 창문에 새겨진 계율도 받지 못하였으며, 나라를 중흥시켰다고 하지만 성왕과 강왕 시대의 교화를 크게 행하지도 못하였고, 여러 나라를 거쳐 흰 꿩을 바쳤다는 것과 같은 상서로운 일도 없었다. 

선왕 39년이 되자, 강융(姜戎)이 항명하여 선왕이 수레를 몰고 직접 정벌하려 하였으나 천묘에서 대패하여 병거와 보병을 크게 상실하였고 다시 군대를 일으키려 하였으나 군 병력이 충당되지 못할까 두려워 친히 태원에서 요민(料民)하였다. (태원은 지금의 고원주로 인근에 융적의 땅이 있다. 요민이라는 것은 본래 땅과 호구를 장부와 대조하여 조사하고, 인구의 다소와 거마의 곡식과 꼴의 많고 적은 상태를 보는 것으로 조세와 징발에 대비하는 것이다.)  태재 중산보가  간언하였으나 선왕은 듣지 않았다.  

 

 

後人有詩云:

犬彘何須辱劍鋩?

隋珠彈雀總堪傷!

皇威褻盡無能報,

枉自將民料一場。

 

何須 : 何必  구태어 ~할 필요가 있겠는가.            鋩 : 칼끝 망. 칼끝, 창끝.    

隋珠 :  隨侯之珠. 수나라 임금이 큰 뱀을 구해 줬는데, 그 뱀이 은혜를 갚기 위해 천하의 보배인 옥구슬을 수후에게 물어다 줬다고 한다.

         수(隨)나라는 강동에 있는 작은 나라.   

隋(隨)珠彈雀, 明珠彈雀 : 작은 것을 탐내다 큰 것을 잃거나,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음을 비유하는 말.  <出處 : 莊子 讓王>

 

 

후인이 시를 지어 말했다.

 

하필이면 개돼지로 칼날을 더럽히겠는가?

수후의 아름다운 구슬로 참새를 쏘니 상처만 입는구나!

황제의 위엄이 다하여 보상할 수도 없는데,

쓸데없이 스스로 한바탕 요민만 행하려고 하네.

 

 

 

再說宣王在太原料民回來,離鎬京不遠,催趲車輦,連夜進城。忽見市上小兒數十爲群,拍手作歌,其聲如一。宣王乃停輦而聽之。

 

歌曰:

月將升,日將沒;

檿弧箕箙,幾亡周國。

 

趲 : 놀라 흩어질 찬. 놀라 흩어지다. 흩어져 달아나다. 재촉하다.    檿 : 산뽕나무 염. 산뽕나무.  箙 : 전동 복. 전동(箭筒). 화살을 넣는 .

 

 

선왕이 태원에서 요민을 행하고 돌아오는데 , 호경과의 거리가 멀지 않아 거련을 재촉하여 밤에도 쉬지 않고 성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갑자기 저자거리에 어린 이이들 수십명이 무리를 이루어 나타나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 소리가 한결같았다.  선왕이 어가를 멈추고 들었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달이 떠오르면,

해가 질 것인데,

산뽕나무 활과 기라는 풀로 만든 전대는

주나라를 거의 망하게 할 것이다.

 

 

 

宣王甚惡其語。使御者傳令,盡拘衆小兒來問。群兒當時驚散,止拿得長幼二人,跪於輦下。宣王問曰:「此語何人所造?」 幼兒戰懼不言;那年長的答曰:「非出吾等所造。三日前,有紅衣小兒,到於市中,敎吾等念此四句,不知何故,一時傳遍,滿京城小兒不約而同,不止一處爲然也。」  宣王問曰:「如今紅衣小兒何在?」  答曰:「自敎歌之後,不知去向。」 宣王嘿然良久,叱去兩兒。卽召司市官吩咐傳諭禁止:「若有小兒再歌此詞者,連父兄同罪。」 當夜回宮無話。

 

司市官 : 저자를 관리하는 관리.    嘿 : 默과 同字

 

 

선왕은 그 가사가 매우 귀에 거슬렸다. 마부에게 영을 전하도록 하여 아이들을 모두 잡아오게 하여 전말을 모두 물어보려 하였다. 아이들이 모두 놀라 흩어지고 다만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각각 1명씩 잡혀와 어가 앞에 꿇어 앉혀졌다.

선왕이 물었다. "이 가사는 누가 지었느냐?"

작은 아이는 두려워 말을 못하고 큰 아이가 대답했다. "그 가사는 저희들이 지은 것이 아니고 3일전 붉은 옷을 입은 아이가 시중에 나타나 저희들에게 이 네 구절을 가르쳐 외우게 하였는데 그 까닭은 모르겠으나 한 순간에 퍼져 도성안의 아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한 곳도 빠짐없이 그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선왕이 물었다. "지금 붉은 옷을 입은 아이는 어디에 있느냐?" 

"노래를 가르치고나서는 그 후에 어디로 갔는지는 모릅니다."

선왕은 말없이 한참 있다가 두 아이를 꾸짖고 돌려보냈다. 즉시 사시관을 불러 그 노래를 금지하는 것을 전하여 알리도록 하였다.

"이 노래를 다시 부르는 아이가 있으면 그 부형까지 연루시켜 같은 죄로 처벌하겠다." 하고는 당일로 궁에 돌아가 아무 말이 없었다.

 

 

 

次日早朝,三公六卿,齊集殿下,拜舞起居畢。宣王將夜來所聞小兒之歌,述於衆臣:「此語如何解說?」 大宗伯召虎對曰:「檿,是山桑木名,可以爲弓,故曰檿弧。箕,草名,可結之以爲箭袋,故曰箕箙。據臣愚見:國家恐有弓矢之變。」太宰仲山甫奏曰:「弓矢,乃國家用武之器。王今料民太原,思欲報犬戎之仇,若兵連不解,必有亡國之患矣!」 宣王口雖不言,點頭道是。又問:「此語傳自紅衣小兒。那紅衣小兒,還是何人?」 太史伯陽父奏曰:「凡街市無根之語,謂之謠言。上天儆戒人君,命熒星化爲小兒,造作謠言,使群兒習之,謂之童謠。小則寓一人之吉凶,大則係國家之興敗。熒火星,是以色紅。今日亡國之謠,乃天所以儆王也。」  

  

熒星 : 熒惑星. 화성’을 재화나 병란의 징조를 보여 주는 별이라 하여 이르는 말.

 

 

다음 날 일찍 조회를 열어 삼공육경이 모두 궁에 모여 아침인사 의식을 마쳤다.  선왕이 지난 밤 아이들이 부른 노래를 들은대로 신하들에게 알려주고 물었다.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하겠소?" 

대종백 소호가 대답했다. "염은 산뽕나무의 이름인데 그것으로 활을 만들 수 있어서 산뽕나무 활이라고 하였습니다. 기는 풀 이름인데 그것을 엮어 전대를 만들 수 있어 기복이라 하였습니다. 신의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나라에 활과 화살로 인한 변고가 있을까 두렵습니다." 

태재 중산보가 아뢰었다. "활과 화살은 나라에서 쓰는 무기입니다. 왕께서 지금 태원에서 요민을 행하시고 견융에 대한 원수를 갚으려고 생각하시는데 군대의 연합을 풀지 않으신다면 반드시 나라를 망하게 할 우환이 있을 것입니다."

선왕은 말하지는 않았어도 머리를 끄덕여 수긍하였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이 가사는 오로지 붉은 옷을 입은 아이에게서 나온 것인데 그 붉은 옷을 입은 아이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오?"

태사 백양보가 아뢰었다. "무릇 저자거리에는 근거없는 말들이 떠도는데 그것을 요언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인군께 경계를 내리는 것으로 형혹성에 명하여 어린 아이로 변해 요언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습득시켜 그것을 동요로 부르게 한 것입니다. 작게는 한 사람의 길흉을 말하고 크게는 나라의 흥망을 연관시킵니다. 형화성은 붉은 색입니다. 오늘 날의 망국적인 노래는 하늘이 왕께 경계하는 것입니다.

 

 

 

宣王曰:「朕今赦姜戎之罪,罷太原之兵,將武庫內所藏弧矢,盡行焚棄,再令國中不許造賣。其禍可息乎?」  伯陽父答曰:「臣觀天象,其兆已成,似在王宮之內,非關外間弓矢之事,必主後世有女主亂國之禍。況謠言曰:『月將升,日將沒』,日者人君之象,月乃陰類,日沒月升,陰進陽衰,其爲女主干政明矣。」 宣王又曰:「朕賴姜后主六宮之政,甚有賢德,其進御宮嬪,皆出選擇,女禍從何而來耶?」 伯陽父答曰:「謠言『將升』『將沒』,原非目前之事。況『將』之爲言,且然而未必之詞。王今修德以禳之,自然化凶爲吉。弧矢不須焚棄。」 宣王聞奏,且信且疑,不樂而罷。起駕回宮。

 

 

선왕이 물었다. "짐이 이제 강융의 죄를 사면하고 태원의 군대를 파하여 무기고 안에 저장된 활과 화살을 모두 태워버리고 다시 영을 내려 나라안에서 활을 만들어 파는 것을 불허한다면 그 화를 면할 수 있겠소?"

백양보가 대답했다. "신이 천상을 보니, 그 조짐이 이미 이루어져 왕궁내에 있는 것 같으며 관외의 활과 화살의 일이 아니고, 반드시 주상의 다음 세대에 여자가 주상이 되어 나라를 어지럽히는 재난이 있을 것입니다. 요언에 '달은 떠오르고, 해는 질 것이다.' 라고 했는데  해라는 것은 인군을 상징하는 것이며 달은 음류를 상징합니다. 해는 지고 달은 떠오른다는 것은 음이 성하고 양은 쇠퇴한다는 것으로 여자가 주인이 되어 정사에 간여하는 것이 분명할 것입니다."

선왕이 또 물었다. "짐은 다행히도 강후가 육궁을 다스리는 주인이 되어 매우 현숙하고 덕이 있으며, 궁에 빈을 진어하며 선발하고 간택하는 것  모두를 맡고 있는데 여자의 재앙이 어디에서 온다는 것이오?"

백양보가 대답했다. "요언에는 '장차 올라간다.' 와 '장차 진다.'고 하였는데, 목전의 일이 아닙니다. 이 '장차'라고 하는 말은 장차 그렇게 될 것이나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왕께서 지금 덕을 닦고 기도를 한다면 자연히 흉함이 변하여 길한 것이 될 것입니다. 활과 화살을 반드시 태워버릴 것도 아닙니다."

선왕이 아뢰는 말을 듣고 믿음이 가기도 하고 의혹도 있어 언짢은 모습으로 조회를 끝내고 궁으로 돌아갔다.

 

 

 

姜后迎入。坐定,宣王遂將群臣之語,備細述於姜后。姜后曰:「宮中有一異事,正欲啟奏。」 王問:「有何異事?」 姜后奏曰:「今有先王手內老宮人,年五十餘,自先朝懷孕,到今四十餘年,昨夜方生一女。」 宣王大驚,問曰:「此女何在?」姜后曰:「妾思此乃不祥之物,已令人將草蓆包裹,拋棄於二十里外清水河中矣。」 宣王卽宣老宮人到宮,問其得孕之故。老宮人跪而答曰:「婢子聞夏桀王末年,褒城有神人化爲二龍,降於王庭,口流涎沫,忽作人言,謂桀王曰:『吾乃褒城之二君也。』 桀王恐懼,欲殺二龍,命太史占之,不吉。欲逐去之,再占,又不吉。太史奏道:『神人下降,必主禎祥,王何不請其漦而藏之?漦乃龍之精氣,藏之必主獲福。』 桀王命太史再占,得大吉之兆。乃布幣設祭於龍前,取金盤收其涎沫,置於朱櫝之中,(忽然風雨大作,二龍飛去。)桀王命收藏於內庫。自殷世歷六百四十四年,傳二十八主,至於我周,又將三百年,未嘗開觀。到先王末年,櫝內放出毫光,有掌庫官奏知先王。先王問:『櫝中何物?』 掌庫官取簿籍獻上,具載藏漦之因。先王命發而觀之。侍臣打開金櫝,手捧金盤呈上。先王將手接盤,一時失手墮地,所藏涎沫,橫流庭下。忽化成小小元黿一個,盤旋於庭中,內侍逐之,直入王宮,忽然不見。那時婢子年才一十二歲,偶踐黿跡,心中如有所感,從此肚腹漸大,如懷孕一般。先王怪婢子不夫而孕,囚於幽室,到今四十年矣。夜來腹中作痛,忽生一女。守宮侍者,不敢隱瞞,只得奏知娘娘。娘娘道此怪物,不可容留,隨命侍者領去,棄之溝瀆。婢子罪該萬死!」 宣王曰:「此乃先朝之事,與你無干。」 遂將老宮人喝退。隨喚守宮侍者,往清水河看視女嬰下落。不一時,侍者回報:「已被流水漂去矣。」 宣王不疑。

 

涎 : 침 연. 침. 점액, 끈끈한 액체. 탐내다. 부러워 함. 물이 흐르는 모양. 물이 가늘게 흐름.

沫 : 거품 말. 거품. 수면으로 떠올랐다 꺼지는 물방울. 침방울. 거품. 물방울, 물보라. 물거품이 일다. 흐르는 땀. 그치다. 그만 둠. 내이름. 

漦 : 흐를 시(이)/땅이름 태. 흐르다. 줄줄 흐름. 침. 입에서 나오는 거품. 피, 내이름.   禎 : 상서 정. 상서. 복. 바르다. 곧음. 선하다. 좋음.

櫝 :  함 독. 함. 궤. 관. 널. 간직하다. 궤에 넣음.    才 : 겨우, 조금.      肚 : 배 두. 배. 위, 밥통.   瞞 : 속일 만/부끄러워할 문. 

娘娘 : 당시 황후를 娘娘,  황제를 爺爺라고 불렀다고 함.   喝 : 꾸짖을 갈/목멜 애. 꾸짖다, 나무라다. 으르다. 고함치다. 목메다. 목쉰소리.

 

 

강후가 맞아들여 좌정하자 선왕은 신하들이 한 말을 모두 세세히 강후에게 말했다. 

강후가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궁중에 이상한 일이 생겨 바로 아뢰려고 하였습니다."

왕이 물었다. "무슨 이상한 일이 있소?"

강후가 아뢰었다. "지금 선왕때의 사람으로 늙은 궁인이 있는데 나이가 50여세입니다. 선 왕조시대에 임신하여 지금까지 40여년이 지났는데 지난 밤 여자 아이를 낳았습니다.." 

선왕이 크게 놀라 물었다. "그 여아는 어디 있소?"

강후가 대답했다. "제가 이 아이는 상서롭지 못한 아이라 생각하여 이미 사람을 시켜 돗자리에 싸서 20리 밖 청수하(清水河)에 버리게 했습니다."

선왕은 즉시 늙은 궁인을 불러들이게 하여 궁에 이르자 아이를 잉태하게 된 연유를 물었다. 

늙은 궁인은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

"제가 듣기로 하나라 걸왕 말년, 포성에 신인이 두마리의 용으로 변하여 왕의 궁정에 내려와 입에서 침과 거품을 흘렸는데 갑자기 사람의 말로 걸왕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포나라 성의 두 군주입니다.' 걸왕이 몹시 두려하여 두 용을 죽이려고 태사에게 명하여 점을 치게 하였는데 불길하다고 점괘나 나왔습니다. 용을 쫒아내려고 점을 치게 하였더니 또 불길하다고 하였습니다. 

태사가 '신인이 하강하였으니 반드시 주상께 상서로울 것입니다. 왕께서는 어찌 그 침을 받아 보관하려 하지 않습니까? 침은 용의 정기입니다. 침을 보관한다면 반드시 주상께서 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걸왕은 태사에게 명하여 다시 점을 쳤더니 크게 길하다는 점괘가 나왔습니다.  그리하여 용앞에 제단을 설치하고 포와 예물을 바치고 금쟁반을 가져다가 용의 침과 거품을 받아 붉은 함 속에 넣었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크게 일더니 두 용은 날아가 버렸고 걸왕은 명을 내려 안의 창고에 받은 것을 보관하게 하였습니다.

은나라 건국으로부터 644년, 28대의 왕을 거쳐 우리 주나라에 이르렀는데 300년이 지나는 동안 열어본 적이 없습니다. 

선왕이신 여왕 말년에 이르러 함 속에서 실날같은 빛이 쏟아져 나와  창고를 관리하던 관리가 선왕께 아뢰어 알렸습니다.  선왕께서 '함속에 무엇이 있는가?' 묻자 창고를 관리하던 관리가 보관품 목록이 적힌 장부를 바쳐 올렸는데 장부에는 용의 침을 저장하게 된 원인이 모두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선왕이 열어보라고 명을내려 모시고 있던 신하가 금함을 열어 손으로 금쟁반을 들어 바쳤는데 선왕이 손으로 받으려다가 순간의 실수로 땅에 떨어뜨려 보관중이던 용의 침과 거품이 뜰 아래로 흘러 내려갔습니다.  갑자기 큰 자라의 새끼로 변하더니 뜰 안을 빙빙 돌다가 내시가 쭞아가자 바로 왕궁안으로 들어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때 저는 겨우 12살이었는데 우연히 자라가 지나간 자국을 밟았다가 마음속에 이상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배가 점점 불러오더니 임신한 것 같은 모양이 되었습니다. 선왕께서는 제가 남자도 없이 잉태한 것을 괴이하게 여기고 외진 방에 감금하여 지금까지 40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밤 뱃속이 아프더니 갑자기 여자 아이 하나를 낳았습니다.  궁을 지키는 시자(侍者)가 숨기거나 속일 수 없어 황후께 아뢰어 알렸습니다.  황후께서는 이 아이는 괴이한 물체이니 궁안에 머무르게 할 수 없다 하시고 시자에게 명하여 받아 가지고 가서 개천에 버리도록 하였습니다.  제 죄는 만번 죽어 마땅합니다."

선왕은 늙은 궁인을 꾸짖어 물러가게 하였다. 그리고 궁을 지키는 시자를 불러 청수하에 가서 여아의 행방을 알아보게 하였다.  한 시각도 되지 않아 시자가 돌아와 "이미 흐르는 물에 떠내려갔습니다." 하고 보고 하자, 선왕은 의심하지 않았다. 

 

 

 

次日早朝,召太史伯陽父告以龍漦之事,因曰:「此女嬰已死於溝瀆,卿試占之,以觀妖氣消滅何如。」  伯陽父布卦已畢,獻上繇詞。

 

詞曰:

哭又笑,笑又哭。

羊被鬼吞,馬逢犬逐。

愼之愼之,檿弧箕箙!

 

 

다음 날 아침 조회 때, 선왕은 태사 백양보를 불러 용의 침에 관한 일을 알려주고 말했다.  "이 여아는 이미 개천에서 죽었을 것인데 경이 점을 쳐보고 요기가 소멸되었는지 어떤지 보시오." 

백양보는 괘를 펼치기를 마치자 점괘를 써서 바쳤다.

 

그 점괘는,

 

울다가 웃고, 웃다가 운다. 

양은 귀신에게 삼켜지고, 말은 개를 만나 쫒긴다.

삼가하라, 삼가하라. 산뽕나무 활과 기초로 만든 전통을 ! 

 

 

 

宣王不解其說。伯陽父奏曰:「以十二支所屬推之:羊爲未,馬爲午。哭笑者,悲喜之象。其應當在午未之年。據臣推詳,妖氣雖然出宮,未曾除也。」 宣王聞奏,怏怏不悅。遂出令:「城內城外,挨戶查問女嬰。不拘死活,有人撈取來獻者,賞布帛各三百疋;有收養不報者,鄰里擧首,首人給賞如數,本犯全家斬首。」  命上大夫杜伯專督其事。因繇詞又有「檿弧箕箙」之語,再命下大夫左儒,督令司市官巡行廛肆,不許造賣山桑木弓,箕草箭袋,違者處死。司市官不敢怠慢,引著一班胥役,一面曉諭,一面巡綽。那時城中百姓,無不遵依,止有鄕民,尙未通曉。巡至次日,有一婦人,抱著幾個箭袋,正是箕草織成的,一男子背著山桑木弓十來把,跟隨於後。他夫妻兩口,住在遠鄕,趕著日中做市,上城買賣。尙未進城門,被司市官劈面撞見,喝聲「拿下!」 手下胥役,先將婦人擒住。那男子見不是頭,拋下桑弓在地,飛步走脫。司市官將婦人鎖押,連桑弓箕袋,一齊解到大夫左儒處。左儒想:所獲二物,正應在謠言;況太史言女人爲禍,今已拿到婦人,也可回復王旨。遂隱下男子不題,單奏婦人違禁造賣,法宜處死。宣王命將此女斬訖。其桑弓箕袋,焚棄於市,以爲造賣者之戒。不在話下。

 

挨 : 두들길 애. 두들기다. 밀치다. 가까이 하다. 접근함.    劈面 : 얼굴을 향하다.    撞見 : 마주치다.

 

 

선왕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백양보가 아뢰었다. "12지에 연결하여 미루어 본다면 양은 미(未)가 되고 말은 오(午)가 됩니다. 울고 웃는다는 것은 슬픔과 기쁜 것의 형상입니다. 그것은 응당 말의 해나 양의 해에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신이 헤아린 바에 의하면 요기는 궁밖으로 나갔다 할지라도 아직 제거되지 않았습니다. "

선왕은 아뢰는 말을 듣고 매우 불쾌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영을 내렸다.

"성내외를 막론하고 문을 두드려 여아가 있는지를 조사 탐문하라.  생사를 불문하고 잡아와 바치는 자가 있으면 상으로 포와 비단 각 300필을 내린다. 여아를 거두어 기르면서 보고하지 않는 자가 있으면 이웃 사람이 알아내 관에 고하면 고한 자에게도 같은 상을 내리며 본 명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전 가족을 참수한다."

상대부 두백에게 명을 내려 그 일을 전담하여 감독하도록 하였다. 점괘에 또 산뽕나무 활과 기복이라는 말이 있어 다시 하대부 자유에게 명을 내려 사시관으로 하여금 상가를 순찰하는 일을 감독하게 하고, 산뽕나무 활과 기초전대를 만들어 파는 것을 불허하고 위반자는 사형에 처하도록 하였다.  사시관은 감히 태만히 할 수 없어 한 무리의 서리(胥吏)들을 이끌고 한편으로는 설득하고 한편으로는 순찰을 했다.  

그 때 성안의 백성들은 그 영에 따르지 않은 자가 없었으나, 다만 시골에 사는 백성중에 아직 모르는 자가 있었다. 순찰을 돌기 시작한 다음 날 한 사람의 아낙네가 몇 개의 전대를 안고 있었는데 바로 기초로 짜 만든 것이었고, 한 사내는 산뽕나무 활 열 개를 등에 지고 아낙네를 뒤따라 가고 있었다. 그 부부 두 사람은 먼 시골에서 살고 있었는데 낮 동안에 성안 저자거리에서 팔아치우려고 길을 재촉하였다. 미처 성문에 닿기도 전에 사시관과 정면으로 마주쳤는데 사시관이 큰 소리로 "잡아라." 하고 명령하자 수하의 서리들이 먼저 아낙네를 사로 잡았다. 그 남자는 얼굴을 보기도 전에 산뽕나무 활을 땅에 내동댕이 치고 나는 듯 달려나가 위기에서 벗어났다. 사시관은 아낙네를 쇠사슬로 묶고 뽕나무 활과 기초전대와 함께 일제히 대부 좌유가 있는 관부로 보냈다.

좌유가 생각하기를, 획득한 두가지 물건은 바로 요언에 들어맞는 것이고, 태사가 '여인의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금 자신이 아낙네까지 잡았으니 왕의 금령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이리하여 남자의 존재는 은폐하여 기록하지 않고, 다만 아낙네가 금령을 거스르고 뽕나무 활과 기초전대를 만들어 팔았으니 법대로 사형에 처함이 마땅하다고 아뢰었다. 선왕은 명을 내려 그 여인을 참하고 그 일을 마치도록 하였다.  뽕나무 활과 기초전대는 저자에서 태워 없애고 제조 판매를 금하는 금령을 내렸음은 말할 것도 없다.  

 

 

後人有詩云: 

不將美政消天變,

卻泥謠言害婦人!

漫道中興多補闕,

此番直諫是何臣?

 

 

후인이 지은 시가 있다.

 

훌륭한 정치로 하늘의 변고를 사라지게 하지는 않고,

오히려 요언에 빠져 아낙네만 해쳤구나.

부질없이 도로써 나라를 중흥시킨다고 많은 사람이 도왔는데,

이번에 바로 간한 자는 어느 신하인가?

 

 

 

話分兩頭。再說那賣桑木弓的男子,急忙逃走,正不知:「官司拿我夫婦,是甚緣故?」 還要打聽妻子消息。是夜宿於十里之外。次早有人傳說:「昨日北門有個婦人,違禁造賣桑弓箕袋,拿到即時決了。」  方知妻子已死。走到曠野無人之處,落了幾點痛淚。且喜自己脫禍,放步而行。約十里許,來到清水河邊。遠遠望見百鳥飛鳴。近前觀看,乃是一個草蓆包兒,浮於水面,衆鳥以喙啣之,且啣且叫,將次拖近岸來。那男子叫聲 「奇怪!」  趕開衆鳥,帶水取起蓆包,到草坡中解看。但聞一聲啼哭,原來是一個女嬰。想道:「此女不知何人拋棄,有衆鳥啣出水來,定是大貴之人。我今取回養育,倘得成人,亦有所望。」  遂解下布衫,將此女嬰包裹,抱於懷中。思想避難之處,乃望褒城投奔相識而去。

 

放步 : 마음 내키는 대로 걸음. 또는 그 걸음.   趕開 : 내쫒다. 쫒아버리다.     定 : 반드시.    投奔 : (의탁할 곳을) 찾아가다. 몸을 의탁하다.  相識 : 서로 안면이 있음.

 

 

말이 두 갈래로 나뉜다.  그 뽕나무 활을 파는 남자는 급히 도망치느라 미처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었다.

"관리들이 우리 부부를 잡으려고 했는데 무슨 까닭일까?" 라고 생각하고 다시 도성으로 돌아가 아내의 소식을 알아보려고 했다.

그날 밤은 도성 십리 밖에서 묵었다.  다음 날 아침 어떤 사람이 말을 전해 왔다.

"어제 북문에서 한 여인이 뽕나무 활과 기초전대를 만들어 파는 것을 금지한 영을 어겨 잡혔는데 바로 처형되었다." 

사내는 그제서야 아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다. 마구 달려 인적없는 넓은 들로 나가서 멈추고는 한동안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재앙에서 벗어난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정처없이 마냥 걸었다.  대충 십리쯤 걸었을까? 청수하의 물가에까지 오게 되었다. 

아득히 멀리서 수많은 새들이 날면서 우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하나의 돗자리에 아이가 싸여 있고 물 위에 떠 있었는데 수많은 새들이 부리로 돗자리 끝을 물고, 울기도 하면서 가까운 언덕으로 끌고 가고 있었다. 

그 남자는 "기괴한 일이다." 라 중얼거리고는 새들을 쫒아버리고 물속에서 돗자리를 들어 안고 초목이 무성한 언덕에 올라가 풀어 보았다. 

단지 들리는 것은 울음소리 뿐이었는데 원래 이 아이는 하나의 여자아이였다. 

그는 생각하기를, "이 여아는 어떤 사람이 버렸는지는 모르지만 수많은 새들이 입으로 물고 물에서 건져내려고 한 사실로 볼 때 반드시 이 아이는 대단히 귀한 사람일 것이다.  지금 데리고 가서 길러 성인이 되면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고는 무명 적삼을 벗어 그 여아를 감싸 품에 안았다.  그리고 난을 피할 곳을 생각하다가 포성에 사는 친지에게 몸을 의탁하려고 그 곳을 향해 떠났다.          

 

 

 

髯翁有詩,單道此女得生之異:

懷孕遲遲四十年,

水中三日尙安然。

生成妖物殃家國,

王法如何勝得天!

 

髯 : 髥. 구레나룻, 양볼의 수염. 수염.      髯翁 : (수염을 기른) 노인. 텁석부리 영감.  이하 고유명사로 보고 독음대로 염옹으로 표기. 

 

 

염옹이 시를 지어, 이 아이가 태어나게된 기이한 일들을 모두 말했다.

 

잉태한지 장장 40년이 흘렀으니,

물 속에서 지낸 삼일은 차라리 편안했다.

요물로 태어나 나라에 재앙을 끼친다 해도,

왕의 법이라 해도 어찌 하늘의 뜻을 꺾을 수 있겠는가!

 

 

 

宣王自誅了賣桑弓箕袋的婦人,以爲童謠之言已應,心中坦然,也不復議太原發兵之事。自此連年無話。到四十三年,時當大祭,宣王宿於齋宮。夜漏二鼓,人聲寂然。忽見一美貌女子,自西方冉冉而來,直至宮廷。宣王怪他干犯齋禁,大聲呵喝,急喚左右擒拿,並無一人答應。那女子全無懼色,走入太廟之中,大笑三聲,又大哭三聲,不慌不忙,將七廟神主,做一束兒捆著,望東而去。王起身自行追趕,忽然驚醒,乃是一夢。自覺心神恍惚,勉强入廟行禮。九獻已畢,回至齋宮更衣,遣左右密召太史伯陽父,告以夢中所見。伯陽父奏曰:「三年前童謠之語,王豈忘之耶?臣固言 『主有女禍,妖氣未除。』  繇詞有哭笑之語,王今復有此夢,正相符合矣。」  宣王曰:「前所誅婦人,不足消『檿弧箕箙』之讖耶?」 伯陽父又奏曰:「天道玄遠,候至方驗。一村婦何關氣數哉!」 宣王沉吟不語。忽然想起三年前,曾命上大夫杜伯督率司市,查訪妖女,全無下落。頒胙之後,宣王還朝,百官謝胙。宣王問杜伯:「妖女消息,如何久不回話?」  杜伯奏曰:「臣體訪此女,並無影響。以爲妖婦正罪,童謠已驗,誠恐搜索不休,必然驚動國人,故此中止。」

 

冉冉 : 부드럽게 아래로 드리문 모양. 천천히 움직이는 모양. 한들거리는 모양.     干犯 : 범하다. 저지르다. 

呵 : 꾸짖을 가(하)/어조사 아. 꾸짖다. 웃다. 껄껄 웃음. 불다. '하'하고 임김을 내붊. 어조사. 감탄, 놀람의 뜻을 나타냄.

捆 : 두드릴 곤. 두드리다. 묶다.    胙 : 제육 조/나라이름 작. 祭肉. 음복고기. 섬돌, 계단, 임금자리. 갚다. 보답하다. 복을 내리다.

七廟 : 천자의 태묘. 중앙에 태조를 모시고 좌우에 三人씩 모신다. 제후는 五廟.    九獻 : 태묘에서 조상에게 9번 술을 올리는 예. 

 

 

선왕은 뽕나무 활과 기초전대를 판 여인을 죽인 이후, 동요에서 말한 참언에 대응하였다고 여기고 마음이 느긋해졌으며, 태원의 군사에 관한 일은 다시 거론 하지도 않았다.  이로부터 여러 해동안  아무 일이 없었다.  

선왕 43년에 큰 제사를 지낼 때가 되어 선왕이 재궁에서 묵게 되었다. 그날 밤 이경 무렵, 인적이 없이 조용했는데 갑자기 한 미모의 여인이 서쪽에서 한들한들 걸어오더니 바로 궁의 뜰에 이르렀다. 선왕은 그녀가 재궁의 금역을 범한 것을 괴이히 여겨 큰 소리로 꾸짖고는 급히 좌우 시위들을 불러 잡으라고 명하였으나 한 사람도 응답이 없었다. 그 여인은 전혀 두려운 기색도 없이 태묘 안으로 들어가, 크게 세번 소리내어 웃고는, 또 큰 소리로 세번을 곡한 후 서두르지도 않고 칠묘의 신주를 한 다발로 묶어 들고는 동쪽으로 나갔다. 왕이 몸을 일으켜 몸소 쫒아가려고 하다가 홀연히 놀라 깨었는데, 그것은 한 바탕 꿈이었다. 

스스로 마음이 황홀함을 느끼고 힘써 간신히 태묘에 들어가 예를 올렸다. 아홉 차례 술을 올리는 예를 마치자 재궁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 입고 근시를 보내 은밀하게 태사 백양보를 불러 꿈속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다.   

백양보가 이뢰었다. "삼년 전 동요의 가사를 왕께서는 어찌 잊으셨습니까? 신은 본래 주공께 '여인의 재앙이 있을 것인데 그 요기가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 고 말씀드렸습니다. 점괘에 울고 웃는다는 말이 있었는데, 왕께서 지금 또 그 모습을 꿈에서 보셨으니 바로 점괘와 꿈이 맞아 떨어지는 것입니다."

선왕이 물었다. "전에 여인을 죽였는데도  '산뽕나무 활과 기초전대'의 참언을 없애기에 부족했다는 것이오?" 

백양보가 다시 아뢰었다. "천도는 오묘하고 아득하여 그 조짐은 때가 되어야 증험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시골 여인이 어찌 기수에 관련이 있겠습니까?"

선왕은 망설이며 말이 없었다.  갑자기 삼년 전의 일이 떠 올랐는데 상대부 두백에게 명을 내려 사시관을 감독 통솔하게 하고 요녀를 색출하게 하였으나 전혀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하였었다. 

선왕이 조정으로 돌아가자 백관이 제사고기를 나누어 준 것을 사례하였다. 

선왕이 두백에게 물었다. "요녀의 소식에 대해서는 어찌 오랫동안  회답이 없었소?"

두백이 아뢰었다. "신이 몸소 그 여인의 집을 찾아갔으나 영향을 줄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요부에게는 바로 벌을 내려 동요는 이미 증험하였고, 수색을 그만두지 않으면 반드시 백성들이 놀라 동요할까 진실로 두려워 하였기 때문에 그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宣王大怒曰:「旣然如此,何不明白奏聞?分明是怠棄朕命,行止自繇。如此不忠之臣,要他何用!」 喝敎武士:「押出朝門,斬首示衆!」 嚇得百官面如土色。忽然文班中走出一位官員,忙將杜伯扯住,連聲:「不可,不可!」 宣王視之,乃下大夫左儒(是杜伯的好友,擧荐同朝的。),左儒叩頭奏曰:「臣聞堯有九年之水,不失爲帝;湯有七年之旱,不害爲王。天變尙然不妨,人妖寧可盡信?吾王若殺了杜伯,臣恐國人將妖言傳播,外夷聞之,亦起輕慢之心。望乞恕之!」  宣王曰:「汝爲朋友而逆朕命,是重友而輕君也。」 左儒曰:「君是友非,則當逆友而順君;友是君非,則當違君而順友。杜伯無可殺之罪,吾王若殺之,天下必以王爲不明。臣若不能諫止,天下必以臣爲不忠。吾王若必殺杜伯,臣請與杜伯俱死。」宣王怒猶未息,曰:「朕殺杜伯,如去藳草,何須多費唇舌?」 喝敎:「快斬!」  武士將杜伯推出朝門斬了。左儒回到家中,自刎而死。

 

荐 : 거듭할 천/풀이름 존. 거듭하다. 자주, 돗자리. 풀, 모이다. 쌓임. 천거하다.  費唇舌 : 장광설을 늘어놓다.   唇舌 : 입술과 혀. 말재주. 

 

 

선왕이 크게 노하여 말했다. "기왕에 그렇게 하였다면 이와 같은 일을 어찌 명백히 아뢰어 알리지 않았는가? 분명히 이것은 짐의 명을 업신여기고 그만 둔 것이며, 행동을 멈출 일을 스스로 결정하였다.  이와 같이 불충한 신하를 어디에 쓰겠는가!"

큰 소리로 무사들에게 지시했다. "이자를 조문 밖으로 끌고 나가 참수하여 효시(梟示)하라!"

백관들은 놀라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그때 갑자기 문반 중에서 한 관언이 뛰쳐 나와,  황급히 두백을 끌고 나가는 것을 막고는 연달아 소리쳤다. "불가합니다. 불가합니다."

선왕이 보니 하대부 좌유였다. 좌유는 두백과 친한 친구였으며 조정에 함께 천거된 자이다. 좌유는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신이 듣기에 요임금은 9년의 홍수에도 제위를 잃지 않았으며, 탕왕은 7년의 가뭄에도 왕의 지위에 손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늘이 내린 재앙에도 오히려 지위를 유지하는데 방해가 되지 못했습니다.  사람의 요언을 어찌 다 믿을 수 있겠습니까? 왕께서 두백을 죽이신다면 신은 백성들에게 요언이 널리 알려질까 두렵습니다.  밖의 오랑캐들이 그 소식을 듣고 우리나라를 하찮게 여기고 깔보는 마음을 일으킬 것입니다. 부디 그를 용서해주소서."

선왕이 말했다. "너는 친구를 위해 짐의 명을 거스르는데  이것은 친구를 중히 여기고 임금을 가볍게 보는 것이다."

좌유가 말했다. "임금이 옳고 친구가 그르다면 친구를 거스르고 임금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며, 친구가 옳고 임금이 그르다면 임금을 거역하고 친구를 따르는 것이 마땅합니다. 두백이 죽을 죄를 지은 바 없는데 왕께서 그를 죽이신다면 천하 사람들은 반드시 왕을 현명치 못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신이 간하여 형을 멈추게 할 수 없다면 천하는 반드시 신을 불충한 신하로 여길 것입니다. 왕께서 반드시 두백을 죽이시겠다면 신도 두백과 함께 죽여 주시기를 청합니다." 

선왕은 아직도 노여움이 가시지 않은 상태로 말했다. "짐이 두백을 죽이는 것은 잡초를 제거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어찌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느냐." 하고는 큰 소리로 호령했다. "빨리 참하라!"

무사들이 두백을 끌고 나가 조문 밖에서 참형에 처했다. 좌유는 돌아가 집안에서 스스로 목을 베어 죽었다.

 

 

 

髯翁有贊云:

賢哉左儒,直諫批鱗。

是則順友,非則違君。

彈冠誼重,刎頸交眞。

名高千古,用式彝倫。

 

批鱗 : 批逆鱗.  임금 또는 권세나 힘있는 자의 노여움을 사다. 역린을 치다. 

彈冠 : 관의 먼지를 턴다는 뜻으로, 관리가 될 준비를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염옹이 기리는 글을 썼다.

 

현명하도다, 좌유여! 직간으로 황제의 노여움을 샀구나.

벗이 옳다면 벗을 따르고, 군주가 그르다면 군주를 거역하는 것이다.

벼슬에 나아가는 것이 마땅하고 중요하지만 문경지교도 순수한 것이다.

이름을 천고에 드높이며 떳떳한 윤리를 행하여 보여주었도다.

 

 

 

杜伯之子隰叔,奔晉,後仕晉爲士師之官。子孫遂爲士氏。食邑於范,又爲范氏。後人哀杜伯之忠,立祠於杜陵,號爲杜主,又曰右將軍廟,至今尚存。此是後話。

 

 

두백의 아들 습숙(隰叔)은 진(晉) 땅으로 도망하여 후일 진나라에서 벼슬하여 사사의 관직에 올랐다.  자손은 이에 사씨가 되었는데 범(范) 땅을 식읍으로 받았기 때문에 또 범씨가 되었다.  후인이  두백의 충성을 애석히 여겨 두릉에 사당을 세우고 '두주'라 불렀으며 또 우장군 묘로 불러 지금에 이르러서도 아직 남아 있는데, 이것은 후일의 이야기이다.

  

 

 

再說宣王次日,聞說左儒自刎,亦有悔殺杜伯之意,悶悶還宮。其夜寢不能寐。遂得一恍惚之疾,語言無次,事多遺忘。每每輟朝。姜后知其有疾,不復進諫。至四十六年秋七月,玉體稍豫,意欲出郊游獵,以快心神。左右傳命:司空整備法駕,司馬戒飭車徒,太史卜個吉日。至期,王乘玉輅,駕六騶,右有尹吉甫,左有召虎,旌旂對對,甲仗森森,一齊往東郊進發。那東郊一帶,平原曠野,原是從來游獵之地。宣王久不行幸,到此自覺精神開爽,傳命扎住營寨。吩咐軍士:「一不許踐踏禾稼;二不許焚燬樹木;三不許侵擾民居。獲禽多少,盡數獻納,照次給賞;如有私匿,追出重罪!」 號令一出,人人賈勇,個個爭先。進退周旋,御車者出盡馳驅之巧;左右前後,彎弧者誇盡縱送之能。鷹犬借勢而猖狂,狐兔畏威而亂竄。弓響處血肉狼藉,箭到處毛羽紛飛。這一場打圍,好不熱鬧!宣王心中大喜。

 

扎 : 뺄 찰. 빼다. 뽑음. 소리의 형용. 구축하다. 표, 쪽지.   圍 : 에워싸다. 사냥(하다).

 

 

선왕은 다음 날 좌유가 자살했다는 말을 듣고 두백을 죽인 것을 후회하는 마음이 있어 착잡한 마음으로 환궁하였다. 그날 밤 침소에 들었어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선왕은 마침내 하나의 황홀병을 얻어 말이 두서가 없고, 국사를 빠뜨리거나 잊는 일도 잦아졌다. 조회도 빈번하게 열지 않았다. 강후는 선왕에게 병이 있음을 알고는 다시 간언을 하지 않았다. 

주선왕 46년 가을 7월이 되자 선왕은 몸의 상태가 점점 좋아져 교외로 사냥을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심신이 건강해졌다. 좌우에 명을 전하여 사공에게 어가를 정비하고 사마에게는 병거와 보병을 단속하게 하는 한편 태사에게는 점을 쳐 길일을 택하도록 했다.  

사냥을 나갈 날이 되자 선왕은 말 여섯필이 끄는 옥로에 올랐는데 오른 쪽에는 윤길보가, 왼쪽에는 소호가 호종하여 정기를 한쌍씩 들게 하고 무장한 병사들이 삼엄하게 호위하는 가운데 일제히 동쪽 교외로 진발하였다.  그 동쪽 교외는 드넓고 평평한 들로 본래 옛부터 사냥터로 쓰여진 땅이었다.  선왕은 오랫동안 궁밖으로 행차를 나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냥터에 이르자 정신이 확 트이고 상쾌해짐을 느끼고,  명을 전하여 영채를 세우도록 하였다.  

그리고 군사들에게 분부하였다.

"첫째 벼농사를 짓는 논에 들어가지 말 것, 둘째 수목을 태우거나 훼손하지 말 것, 셋째로 민가를 침탈하지 말 것.  잡은 짐승은 많건 적던간에 모두 바칠 것이며 그 성적순에 따라 상을 내린다. 사냥한 짐승을 몰래 은폐한 자가 적발되면 중죄로 처벌한다."

호령이 한번 떨어지자 사람마다 용기백배하고 개개인이 선두를 다투었다. 나아가고 물러나며 주위를 도는데 수레를 모는 자들은 달리는 재주를 발휘하는데 진력하였고, 좌우 전후를 살펴 활시위를 당기는 자들은 전력을 다하여 활솜씨를 과시하려고 하였다.  매와 사냥개들은 그 기회를 틈타 날뛰니 여우와 토끼들은 그 위세를 두려워 하여 어지러이 달아났다. 시윗소리 나는 곳에는 혈육이 낭자하고 화살이 이르는 곳에 털과 깃털이 분분히 날렸다. 그 한바탕 사냥은 열기로 매우 시끄럽지 않았겠는가! 선왕은 매우 기뻤다. 

 

 

 

日已矬西,傳令散圍。衆軍士各將所獲走獸飛禽之類,束縛齊備,奏凱而回。行不上三四里,宣王在玉輦之上,打個眼瞇,忽見遠遠一輛小車,當面沖突而來。車上站著兩個人,臂掛朱弓,手持赤矢,向著宣王聲喏曰:「吾王別來無恙?」  宣王定睛看時,乃上大夫杜伯,下大夫左儒。宣王吃這一驚不小。抹眼之間,人車俱不見。問左右人等,都說:「並不曾見。」  宣王正在驚疑。那杜伯左儒又駕著小車子,往來不離玉輦之前。宣王大怒,喝道:「罪鬼,敢來犯駕!」拔出太阿寶劍,望空揮之。只見杜伯左儒齊聲罵曰:「無道昏君!你不修德政,妄戮無辜,今日大數已盡,吾等專來報冤。還我命來!」話未絕聲,挽起朱弓,搭上赤矢,望宣王心窩內射來。宣王大叫一聲,昏倒於玉輦之上,慌得尹公腳麻,召公眼跳,同一班左右,將薑湯救醒,兀自叫心痛不已。當下飛駕入城,扶著宣王進宮。各軍士未及領賞,草草而散。

正是:乘興而來,敗興而返。

 

矬 : 키작을 좌. 키가 작다. 난장이. 낮추다. 낮아짐.    瞇 : 눈 잘못뜰 미. 실눈을 뜨다. 눈을 가늘게 뜨다. 잠깐 졸다. 눈을 잘 못 뜨다. 

喏 : 대답하는 소리 야(낙). 대답하는 소리. 예. 인삿말을 하며 인사하다.    睛 : 눈동자 정. 눈동자. 싫어하는 눈빛.  並 : 모두, 다. 결코.

 

 

해가 이미 서쪽으로 기울자 왕은 명을 전하여 사냥을 그치게 했다. 많은 군사들이 각각 잡은 들짐승과 날짐승류를 바치자 모두 묶어 승전고를 울리며 회군하게 하였다.  행군이 3~4리도 채 가지 못하여 선왕이 옥련 위에서 바라보니 눈이 흐릿한데 갑자기 멀리에서 한 대의 작은 수레가 마주보며 부딛칠 듯이 달려왔다.  수레 위에는 두 사람이 서있었는데 팔에는 붉은 활을 매고 손에 붉은 화살을 들고는 선왕에게 다가와서 인사하였다. "폐하께서는 그동안 별 탈이 없으셨습니까?"

선왕이 시선을 집중시켜 보니 상대부 두백과 하대부 좌유였다.  선왕이 머뭇거리며 맞이하고 적지않게 놀랐다. 눈을 비비는 사이에 사람과 수레가 모두 사라졌다. 좌우에 물어보니 모두 "결코 본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선왕은 다만 놀랍고 의심스러울 뿐이었다.  두백과 좌유는 또 작은 수레를 타고 나타나 왔다 갔다 하면서 옥련앞을 떠나지 않았다.

선왕은 크게 노하여 큰 소리로 꾸짖었다. "죄지은 귀신들이 어찌 감히 나타나 어가를 범하는가!" 

그리고는 태아보검을 뽑아 허공을 향해 휘둘렀다.  두백과 좌유는 똑같이 소리내어 매도할 뿐이었다.

"무도하고 어리석은 왕아! 너는 덕을 닦아 정사를 펴지 않고 함부로 죄없는 사람을 죽였다. 오늘 너의 운수도 다하여 우리는 오직 원수를 갚으러 왔다. 우리의 목숨을 살려내라!"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붉은 활을 당겨 붉은 화살을 매고는 선왕의 심장을 향해 쏘았다. 선왕은 큰 소리로 한 마디 부르짖고는 옥련위에 혼절하여 쓰러지니  윤공은 당황하여 다리가 마비되었고, 소공은 눈에 경련이 일었으나 주변 신하들과 함께 생강탕을 써서 깨어나게 했는데 선왕은 깨어나자 가슴의 아픔이 가시지 않는다고 절규했다. 바로 나는듯이 어가를 달려 입성하자 선왕을 부축하여 궁으로 모셨다. 

각 군사들은 포상도 받지도 못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그야 말로 흥을 타고 갔다가 흥이 깨져 돌아온 것이다.     

 

 

 

髯翁有詩云:

赤矢朱弓貌似神,千軍隊裏騁飛輪。

君王枉殺還須報,何況區區平等人。

 

 

염옹이 시를 지었다.

 

붉은 화살에 붉은 활을 든 모습이 귀신 같아

천군의 대열 속을 나는 듯 수레를 달렸도다.

군왕이 잘못하여 사람을 죽이면 보복은 당연한데

어찌 구구하게 남과 같기를 바라겠는가.

 

 

不知宣王性命如何,且看下回分解。

 

 

선왕의 생명은 어찌 될 것인가, 다음 회를 보면 분명히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