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句
一。
遲日江山麗、 긴 봄날 강산은 아름답고,
春風花草香。 봄 바람에 화초는 향기를 내뿜는구나.
泥融飛燕子、 진흙 머금고 제비 날아가며,
沙暖睡鴛鴦。 모래 따스해지니 원앙이 졸고 있네.
二。
江碧鳥逾白、 강이 푸르니 새는 더욱 하얘지고,
山靑花欲然。 산이 푸르니 꽃은 타는 듯 붉구나.
今春看又過、 금년 봄이 또 지나가니,
何日是歸年。 어느 날에나 고향에 돌아갈까?
然 : 불탈 연/그럴 연. 불타다. 불태우다.
[해설]
764년 봄 두보 53세에 피난지 성도 완화초당에서 무제로 쓴 절구 2수 가운데 첫 번째 작품으로 타향에서 맞는 봄 풍경을 노래하였다.
一首는 봄날의 경치를 서정적으로 노래할 만큼 두보의 여유로운 마음을 표현한 몇 수 안 되는 작품 중 하나다.
따스한 봄빛이 강산을 아름답게 비추고 부드러운 바람은 꽃향기를 내뿜게 하는구나. 제비는 진흙을 머금고 집짓기에 바쁘고, 쌍쌍이 원앙도 따뜻한 모래위에 노곤함을 달래고 있다. 결국 두보에게는 멍든 가슴 속에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봄을 잠시나마만끽하고 있는 듯 한 청도생활이 가장 행복한 생활이었다 한다.
二首는 성도 완화초당에서 무제(無題)로 쓴 절구 2수 가운데 두 번째 작품으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삶의 무력감 속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토로하였다.
첫 번째, 두 번째 구는 강과 산을 소재로 벽(碧), 백(白), 청(青), 홍(紅)의 화려한 네 가지 색깔을 조화하여 봄의 아름다운 정경을 시각적으로 묘사하였다.
세 번째, 네 번째 구는 위에 서술한 화창한 봄이 지나감을 아쉬워하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을 향수로서 표현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전반부의 화려한 경치를 후반부의 애절함으로 대비시켰다. 매년 아름다운 봄기운은 찾아오지만 기약 없는 고향 길을 애끓는 심정으로 찾아헤메었으나, 결국 두보는 죽을 때까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