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月城
孤城微彎像半月、 외로운 성 약간 굽어 반달을 닮았는데
荆棘半掩猩㹳穴。 가시덤불은 원숭이 굴을 반쯤 가리웠구나
鵠嶺靑松氣鬱蔥、 곡령의 푸른 솔은 항상 울창한데
鷄林黃葉秋蕭瑟。 계림의 누른 잎은 가을엔 쓸쓸하다.
自從大阿倒柄後、 태아의 자루를 거꾸로 잡은 뒤에,
中原鹿死何人手。 중원의 사슴은 누구 손에 죽었던고?
江女空傳玉樹花、 강가의 여자들은 속절없이 옥수화를 전하는데,
春風幾拂金堤柳。 봄바람은 몇 번이나 금제의 버들을 떨쳤던가
<東文選 第6卷>
猩 : 성성이 성. 성성이. 붉은 빛깔. 다홍색. 개짖는 소리. 㹳 : 짐승이름 오. 짐승이름. 원숭이. 猩㹳 : 원숭이
鵠嶺 : 개성 송악산의 이칭. 신라 말기(末期)에 최치원(崔致遠)이 고려 태조 왕건(王建)에게 글을 보냈는데, “鵠嶺靑松鷄林黃葉곡령의
푸른 솔이요, 계림의 누른 잎이라.” 하는 문구가 있었다. 이것은 “송도(松都)는 일어나고 경주(慶州)는 망하리라.”는 뜻이다.
大阿 : 태아는 보검(寶劍)의 이름으로 한(漢)나라 유향(劉向)의 상소(上疏)에, “태아를 거꾸로 쥐고서 칼 자루를 남의 손에 쥐어 주었다.”
고 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임금이 정권(政權)을 남에게 맡긴 데 비유한 말이다.
中原鹿 : 진(秦)나라 간신(姦臣) 조고(趙高)가 임금에게 사슴을 몰고 와서 말[馬]이라 속였다. 그 뒤에 변사(辯士) 괴철(蒯徹)이, “진나라
가 사슴을 놓쳤으매 여러 사람들이 쫓는데 발이 날랜 자가 먼저 얻는다.” 하였다. 이것은 조고(趙高)의 사슴에 관한 이야기를 인
용하여 진나라가 나라를 잃은 데에 비유하였다.
玉樹花 : 진(陳)나라가 망할 때에 후주(後主)가 밤낮으로 술과 여색에 미혹하여 옥수후정화(玉樹後庭花)라는 음란한 곡조를 불렀다.
당나라 시인 두목지(杜牧之)가 그의 고도(古都)를 지나다가, “장사치 계집들은 나라 망한 한(恨)도 모르고 강가에서 아직도 정화
를 부른다[尙女不知亡國恨 隔江猶唱後庭花].”라는 시를 지었다.
金堤柳 : 수양제(隋煬帝)가 변하(汴河)에 행궁(行宮)을 짓고 강 언덕에 버들을 많이 심어서 음란하게 놀아, 나라가 망한 뒤에 버들만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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