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感
比來嗟潦倒、已矣效劬勞。 요즘 기력이 쇠한데, 이젠 나라를 위해 힘써야 하겠구나.
地僻市朝遠、天寒星斗高。 땅이 외져 저자거리는 멀고 날씨가 추우니 별들도 높이 떠있구나.
初疑觸麟角、漸似刮龜毛。 처음에 기린 뿔을 만지나 했더니 점차 거북의 털을 깎는 것 같이 되었도다.
左右逢原處、何人爲我招。 좌우에서 도의 근원을 만나는 곳에 그 누가 나를 불러줄까?
<牧隱詩藁 第 6卷>
比來 : 요즘. 근래. 潦 : 큰비 료(로). 큰 비, 장마. 길바닥에 괸 물. 적시다. 담금. 강이름.
潦倒 : 초라하게 되다. (투쟁·생활 등의) 의욕을 잃다. 야물지 못하다. 영락(零落)하다.
已矣 : 이제 마지막이다! 어쩔 도리가 없구나! 끝났구나!
劬勞 : 자식을 낳아 기르는 수고. 여기에서는 詩經에 나오는 문구에서 인용한 것으로 國事에 수고한다는 뜻으로 쓴 것으로 보임.
詩經 小雅/彤弓之什/鴻雁, 北山之什/北山에 劬勞라는 말이 나오는데, 北山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或燕燕居息,或盡瘁事國, 어떤자는 편안하게 쉬고, 어떤자는 전력을 다하여 나라를 섬기며,
或息偃在床,或不已于行。 어떤자는 침상에 누워 쉬고, 어떤자는 부역감을 그치지 않네.
初疑觸麟角 : 기린의 뿔은 극히 희귀한 것이므로 학업의 성취등을 비유한다. <北史 文苑列傳>에 「學者如牛毛, 成者如麟角」이란 文句가 있다. (학자는 소의 털과 같고 성취한 자는 기린의 뿔과 같다.)
漸似刮龜毛 : 소식(蘇軾)의 詩 <東坡八首>에 「刮毛龜背上, 何時得成氈」 (거북의 등에서 털을 긁어 언제 모전을 만들겠는가?)라는 文句가
나온다.
[한국고전종합DB의 해석및 注 參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