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浦歌
一.
秋浦長似秋、 추포는 항상 가을 같아
蕭條使人愁。 쓸쓸하니 서글프게 하는구나
客愁不可度、 객의 서글픔 이기지 못하고
行上東大樓。 동쪽 큰 누각에 오른다.
正西望長安、 바로 서쪽으로는 장안이 보이고
下見江水流。 아래엔 강물이 흐른다.
寄言向江水、 강물에게 말하노니
汝意憶儂不。 네 마음속에 나를 기억하는가.
遙傳一掬淚、 한 손 가득 내 눈물을 멀리 띄워
爲我達揚州。 나를 위해 양주로 보내주려무나
秋浦 : 唐时属池州郡。故址在今安徽省贵池县西。
儂 : 나 농. 나, 저, 당신, 너, 영감, 민족의 이름. 掬 : 움킬 국. 움키다. (두손으로)움켜쥐다. 손바닥, 웅큼.
二.
秋浦猿夜愁、 추포에 원숭이 울음소리 밤새도록 구슬픈데
黃山堪白頭。 황산 봉우리에 눈이 덮였네.
淸溪非隴水、 청계는 농산의 물이 아니어도
翻作斷腸流。 도리어 애를 끊는 듯 흐르네.
欲去不得去、 떠나려 해도 떠나지 못하니
薄游成久游。 잠시 논다는게 긴 여행이 되었구나.
何年是歸日、 언제 돌아갈 날 있으려나,
雨淚下孤舟。 눈물이 비 오듯 흘러 외로운 배를 적신다.
淸溪 : 安徽省 池州府 성 북쪽에 있으며, 考溪山에서 발원하여, 池州府 성을 지나서 長江으로 합류한다.
隴水 : 甘肅省 隴西郡과 陝西省에 위치한 隴山에서 흘러나오는 黃河지류로, 隴頭歌에서 「隴頭流水, 鳴聲幽咽。 遙望秦川, 肝腸斷絶。」
(隴頭에 흐르는 물, 우는 소리 그윽이 흐느끼네. 멀리 秦川 바라보니, 애끊는 듯하네.)라 하였다.
三.
秋浦錦駝鳥、 추포의 비단 타조
人間天上稀。 세상에 드물다.
山雞羞淥水、 꿩조차 맑은 물 부끄러워
不敢照毛衣。 감히 깃털도 비추지 못하네.
淥 : 밭을 록. 밭다. 밭침. 거름. 여과함. 물이 맑다. 깨끗함. 강 이름. 술 이름.
四.
兩鬢入秋浦、 추포에 와서 귀밑머리가
一朝颯已衰。 하루아침에 순식간에 세었구나.
猨聲催白髮、 원숭이 울음소리 백발을 재촉하니
長短盡成絲。 머리숱이 모두 희어져버렸네.
颯 : 바람소리 삽. 바람소리. 바람불다. 질풍. 기세를 꺾다. 바람이 물건을 짜부라뜨림. 쇠하다. 어지러워지다. 떨어지다. 단단하다. 견고함.
五.
秋浦多白猨、 추포에는 흰 원숭이가 많아
超騰若飛雪。 날뛰는 모습 흰 눈 날리는 것 같네.
牽引條上兒、 가지 위 새끼 끌어안고
飲弄水中月。 술마시며 물 속에 비친 달 희롱하네.
六.
愁作秋浦客、 추포의 나그네 수심만 일어
强看秋浦花。 애써 꽃들을 보네.
山川如剡縣、 산천은 섬현 같은데
風日似長沙。 바람과 햇빛은 장사 닮았네.
剡 : 날카로울 염/땅이름 섬. 날카롭다. 창끝, 칼날. 깎다. 삭제함. 침범하다. 빛나는 모양. 일어서는 모양. 화살이 나는 모양. 縣이름.
剡水=剡溪=剡中=剡縣: 浙江省 會稽縣 山陰. 長沙 : 湖南省 長沙市로 洞庭湖 남쪽 湘江하류에 있다.
七.
醉上山公馬、 술 취하면 산공처럼 말에 오르고,
寒歌甯戚牛。 추우면 영척의 우각가를 부른다.
空吟白石爛、 부질없이 백석란(白石爛)만 읊조리며
淚滿黑貂裘。 흐르는 눈물로 검은 담비갓옷 잔뜩 적셨네.
山公(=山簡, 253~312)은 西晉사람으로 襄陽에 鎭을 두었고 술을 탐닉하며 세월을 보냈다.
甯戚 : 춘추시대 영척이 齊桓公을 만나려 했는데 때마침 제환공의 행차를 접해 소의 뿔을 두드리며 「白水之詩」를 불렀다. 환공을
수행하던 그 노래의 뜻을 몰라 고심하다가 管仲이 愛妾 婧의 도움을 얻어 그 뜻을 알고 환공에게 보고하여 등용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영척이 부른 노래를 商歌라 하는데 牛角歌, 扣角歌, 飯牛歌라고도 한다.
商歌 : 悲凉的歌. 商聲凄凉悲切, 故稱. 后亦以'商歌'比喩自荐求官.
<劉向 列女傳 辨通傳/齊管妾婧> <列國志 第十八回 曹沫手劍劫齊侯 桓公舉火爵寧戚>
☞ 甯戚의 牛角歌(飯牛歌) 齊桓公이 관중의 보고를 받고 영척을 접견하였을 때 명척이 부른 노래.
南山燦,白石爛,中有鯉魚長尺半。 남산은 찬란하고 백석은 빛나며 잉어는 커서 한 자 반이나 되네.
生不逢堯與舜禪,短褐單衣纔至骭。 요순시대를 만나지 못하여 짧은 베옷에 홑저고리 겨우 정강이만 가렸네.
從昏飯牛至夜半,長夜漫漫何時旦? 저녁부터 소먹이느라 한밤중인데 긴긴 밤 지루한데 어느 때나 아침을 맞을꼬?
白石爛 : 우각가에 나오는 문구.
八.
秋浦千重嶺、 추포의 겹겹이 이어진 산봉우리,
水車嶺最奇。 수거령이 가장 아름답네.
天傾欲墮石、 바위가 굴러 떨어질 듯 위태롭고,
水拂寄生枝。 물은 나뭇가지를 휘감아 흐르네.
九.
江祖一片石、 한 조각 강조석은
青天掃畫屛。 하늘이 세운 병풍이라네.
題詩留萬古、 시 적어 만고에 전하려니
綠字錦苔生。 이끼 돋아나면 비단 위 녹색글자 되겠네.
江祖石 : 추포의 청계하(淸溪河) 맞은편에 만라산이 있으며 《一統志(일통지)》에 의하면 “강조산(江祖山)은 귀지(貴池) 서남 25리에
있으며 수십 길 되는 바위하나가 우뚝 서있어 강조석이라 명하였다.” 라고 하였다.
一O.
千千石楠樹、 수없이 많은 석남수,
萬萬女貞林。 나무 울창한 여정림.
山山白鷺滿、 산마다 백로 가득하고
澗澗白猿吟。 골짜기마다 흰원숭이 끽끽대네.
君莫向秋浦、 그대는 추포에 오지 말라.
猿聲碎客心。 원숭이 울음소리에 나그네 마음 아프다네.
一一.
邏人橫鳥道、 라인석은 가파른 길에 걸쳐 있고
江祖出魚梁。 강조석은 어량위에 솟았네.
水急客舟疾、 물살이 급해 배도 빠르게 지나치는데
山花拂面香。 산 꽃 향기가 얼굴을 스치네.
邏 : 돌 라. 돌다. 순행함. 감돌다. 안개따위가 낌, 순찰원. 기슭. 가로막다.
邏人石 : 邏人磯라고도 함. 安徽省 池州市 남쪽 20리 萬羅山에 있는 바위이다.
一二.
水如一匹練、 물은 한 필의 비단을 펼쳐놓은 듯,
此地卽平天。 여기가 바로 평천호라네.
耐可乘明月、 달이 밝은 김에
看花上酒船。 배 띄워 술마시며 꽃구경이나 할거나.
一三.
淥水淨素月、 맑은 물에 흰 달을 씻는데,
月明白鷺飛。 달 밝은데 백로가 날아간다.
郞聽採菱女、 사내들은 마름따는 처녀들 기다려,
一道夜歌歸。 밤길 함께 노래하며 돌아가네.
菱 : 마름 릉. 마름. 바늘꽃과의 한해살이풀. 聽 : 기다리다. 말을 잘 듣다. 순종함. 살피다.
一四.
爐火照天地、 화롯불 밝게 비치는데.
紅星亂紫煙。 불똥이 연기 속에 어지러이 튄다.
?郞明月夜、 달 밝은 밤, 불빛에 홍조를 띈 사내들,
歌曲動寒川。 노랫가락이 차가운 물 위에 울려 퍼진다.
? : = 赧. 얼굴붉힐 난. ?郞 : 불에 비쳐져 얼굴이 붉게 물든 남자. 川 : 내, 물 흐름의 총칭. 벌판, 들판.
一五.
白髮三千丈、 백발이 삼천 장.
緣愁似箇長。 근심으로 이렇게 자랐나.
不知明鏡裡、 알지 못하겠네 거울 속 늙은이.
何處惹秋霜。 어디에서 서리를 맞았는가?
一六.
秋浦田舍翁、 추포의 촌 늙은이
採魚水中宿。 고기 잡느라 물에서 밤을 지새네.
妻子張白鷴、 아내는 흰 꿩 잡으려
結罝暎深竹。 대나무숲에 그물 감추어 설치했네.
鷴 : = 鷳. 소리개 한. 소리개. 흰 꿩. 暎 : 映. 덮다. 덮어가림. 深 : 감추다. 깊게 치다.
十七.
桃波一步地、 도파는 아주 가까워
了了語聲聞。 말 소리도 똑똑히 들리네.
闇與山僧別、 산승에게 말도 없이 떠나는데
低頭禮白雲。 고개 숙여 백운사에 예를 표하네.
挑波 : 지주시 추포 남쪽 사십여 리 떨어진 고을로 지금의 도파향(桃坡鄕).
白雲 : 백운사란 절로 해석했는데 스님과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는 입장에서, 흰구름을 향해 작별인사를 한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