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風
黍離
彼黍離離,彼稷之苗。 기장은 늘어졌고 조는 싹이 났네.
行邁靡靡,中心搖搖。 발걸음은 머뭇머뭇 마음은 울렁울렁.
知我者,謂我心憂; 나를 아는 자는 내마음 울적하다 하고
不知我者,謂我何求。 나를 모르는 사람 내가 무언가 찾는다 하리라.
悠悠蒼天,此何人哉!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이것은 누구 탓인가 !
彼黍離離,彼稷之穗。 기장은 늘어졌고 조는 이삭이 패었네.
行邁靡靡,中心如醉。 발걸음은 머뭇머뭇 마음은 취한듯.
知我者,謂我心憂; 나를 아는 자는 내 마음 울적하다 할것이고
不知我者,謂我何求。 나를 모르는 사람 내가 무언가 찾는다 하리라.
悠悠蒼天,此何人哉!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이것은 누구 탓인가 !
彼黍離離,彼稷之實。 기장은 늘어졌고 조는 열매를 맺었네.
行邁靡靡,中心如噎。 발걸음은 머뭇머뭇 마음은 목이 메인듯.
知我者,謂我心憂; 나를 아는 자는 내 마음 울적하다 할 것이고
不知我者,謂我何求。 나를 모르는 자는 내가 무언가 찾는다 하리라.
悠悠蒼天,此何人哉! 아득한 푸른 하늘이여. 이것은 누구 탓인가 !
噎 : 목멜 열. 목메다. 근심하다. 가로막다. 덮어서 막다. 울음소리.
[註]
王一之六
王 謂周東都洛邑, 王城畿內, 方六百里之地. 在禹貢豫州大華外方之間, 北得河陽, 漸冀州之南也. 周室之初 文王 居豊, 武王 居鎬, 至成王, 周公 始營洛邑, 爲時會諸侯之所, 以其土中, 四方來者 道里均故也. 自是 謂豊鎬爲西都, 而洛邑爲東都. 至幽王嬖褒姒, 生伯服, 廢申后及太子宜臼, 宜臼奔申, 申侯怒, 與犬戎, 攻宗周, 弑幽王于戱. 晉文侯鄭武公, 迎宜臼于申, 而立之, 是爲平王. 徙居東都王城, 於是 王室遂卑, 與諸侯無異. 故 其詩不爲雅而爲風. 然 其王號 未替也. 故 不曰周而曰王. 其地則今河南府及懷孟等州是也.
왕은 주나라 동쪽 도읍지인 낙읍을 이름이니 왕성의 서울 안이 사방 6백리의 땅이라. (『서경』) 우공에 예주 대화의 외방 사이에 있어서 북으로는 하양을 얻고 기주의 남쪽으로 걸쳐 있느니라. 주나라의 처음에 문왕이 풍땅에서 거하시고 무왕이 호땅에 거하시더니 성왕에 이르러 주공이 비로소 낙읍을 경영하여 때로 제후들이 모이는 곳으로 삼았으니 그 땅이 중간에 있어서 사방에서 오는 자가 도리(길의 거리)가 균등하기 때문이니라. 이로부터 풍호를 서도라 하고 낙읍을 동도라 이르니라. 유왕에 이르러 포사를 사랑하여 백복을 낳고 신후 및 태자 의구를 폐하니 의구가 신나라로 도망하니까 신나라 제후가 노하여 견융과 더불어 종주인 주나라를 쳐서 유왕을 희땅에서 시해하였다.
진 문후와 정 무공이 의구를 신에서 맞이하여 세우니 이가 평왕이 되니라. 이사하여 동도 왕성에 거쳐하니 이때에 왕실이 드디어 낮아져서 제후와 더불어 다름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그 시를 아라 하지 않고 풍이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그 왕호(왕이라 부르는 것)는 막히지 않았음이라. 그러므로 주나라라고 하지 않고 왕이라 하였느니라. 그 땅은 곧 지금의 하남부와 회맹 등의 고을이 이것이라.
彼黍離離,彼稷之苗。行邁靡靡,中心搖搖。知我者,謂我心憂;不知我者,謂我何求。悠悠蒼天,此何人哉!
피서리리, 피직지묘。 행매미미, 중심요요。 지아자는 위아심우; 부지아자, 위아하구。 유유창천, 차하인재!
저 기장이 늘어져있거늘 저 조는 싹이 났도다. 길을 감이 비틀비틀하여 마음속이 울렁거리노라. 나를 아는 자는 나더러 근심이 있다 하거늘 나를 알지 못하는 자는 나더러 무엇을 구하는고 하나니 아득한 푸른 하늘아, 이 어떤 사람인고?
○賦而興也. 黍 穀名. 苗 似蘆, 高丈餘. 穗黑色, 實圓重. 離離 垂貌. 稷 亦穀也. 一名穄, 似黍而小. 或曰粟也. 邁 行也. 靡靡 猶遲遲也.
搖搖 無所定也. 悠悠 遠貌. 蒼天者, 據遠而視之, 蒼蒼然也.
○周旣東遷, 大夫行役, 至于宗周, 過故宗廟宮室, 盡爲禾黍, 閔周室之顚覆, 彷徨不忍去. 故 賦其所見黍之離離, 與稷之苗, 以興行之靡靡,
心之搖搖. 旣歎時人, 莫識己意, 又傷所以致此者 果何人哉. 追怨之深也.
○부하고(黍之離離 與稷之苗) 흥한(行之靡靡 心之搖搖) 시라. 서는 곡식 이름이라. 묘는 갈대와 비슷하니 높이가 한 길 남짓이고, 이삭은 검은 색이며, 알갱이는 둥글고 무거우니라. 리리는 드리운(늘어진) 모양이라. 직은 또한 곡식이니 일명 제(피 제)라 하니 기장과 비슷하 면서 작음이라. 혹이 가로대 조(조 속)라 하니라. 매는 감이라. 미미는 느릿느릿함과 같음이라. 요요는 정한 바가 없음이라. 유유는 먼 모양이라. 창천이라는 것은 먼 곳에 의거하여 봄에 푸르고 푸른 듯함이라.
○주나라가 이미 동쪽으로 천도함에 대부가 부역을 가는데 종주국이었던 주나라에 이르러 옛 종묘궁실이 다 벼와 기장밭으로 된 곳을 지 나다가 주나라 왕실이 전복된 것을 민망히 여기서 방황하면서 차마 가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그 기장이 드리우고 피가 싹인 난 것을 보 고 시를 지어서 써 길을 감이 더디고 마음이 울렁거림을 흥기함이라. 이미 당시의 사람이 자기의 뜻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탄식하고 또 써한 바 이토록 이르도록 만든 자가 과연 누구인가하며 속상해하니 원망이 이어짐이 심함이라.
彼黍離離,彼稷之穗。行邁靡靡,中心如醉。知我者,謂我心憂;不知我者,謂我何求。悠悠蒼天,此何人哉!
피서리리, 피직지수。 행매미미, 중심여취。 지아자, 위아심우; 부지아자, 위아하구。 유유창천, 차하인재!
저 기장이 늘어져있거늘 저 조는 이삭이 패었도다. 길을 감이 비틀비틀하여 마음속이 취한 듯하노라. 나를 아는 자는 나더러 근심이 있다하거늘 나를 알지 못하는 자는 나더러 무엇을 구하는고 하나니 아득한 푸른 하늘아, 이 어떤 사람인고!
○賦而興也. 穗 秀也. 稷穗下垂. 如心之醉. 故 以起興.
○부하고 흥한 시라. 수는 이삭이 팬 것이라. 피의 이삭이 아래로 늘어진 것이 마치 마음이 취한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흥을 일으킴이
라.
彼黍離離,彼稷之實。行邁靡靡,中心如噎。知我者,謂我心憂;不知我者,謂我何求。悠悠蒼天,此何人哉!
피서리리, 피직지실。 행매미미, 중심여열。 지아자, 위아심우; 부지아자, 위아하구。 유유창천, 차하인재!
저 기장이 늘어져있거늘 저 조는 여물었도다. 길을 감이 느릿느릿하여 마음속이 목 메인 듯하노라. 나를 아는 자는 나더러 근심이 있다하거늘 나를 알지 못하는 자는 나더러 무엇을 구하는고 하나니 아득한 푸른 하늘아, 이 어떤 사람인고!
○賦而興也. 噎 憂深不能喘息, 如噎之然. 稷之實 如心之噎. 故 以起興. (黍離三章)
○부하고 흥한 시라. 열은 근심이 깊어 능히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이 목 메인 것 같으니라. 피의 열매가 마음의 목 메임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흥을 일으킴이라. (서리3장이라)
黍離三章章十句
元城劉氏曰 常人之情, 於憂樂之事, 初遇之, 則其心 變焉, 次遇之, 則其變 少衰, 三遇之, 則其心 如常矣, 至於君子忠厚之情, 則不然, 其行役往來, 固非一見也, 初見, 稷之苗矣, 又見 稷之穗矣, 又見 稷之實矣, 而所感之心, 終始如一, 不少變而愈深, 此則詩人之意也.
원성유씨 가로대 보통 사람의 감정은 근심하고 즐거운 일에 처음 만나면 그 마음이 변하고, 두 번 만나면 그 변함이 조금 쇠하고, 세 번 만나면 그 마음이 평상과 같아지지만, 군자의 충성스럽고 두터운 정에 이르러서는 그렇지 아니하여 그 부역을 가고 옴에 진실로 한 번만 보는 것이 아니니, 처음 봄엔 피가 싹이 나고, 또 봄엔 피가 이삭이 패고, 또 봄엔 피가 열매 맺지만, 느끼는 바의 마음이 끝과 처음이 하나같아서 조금이 변하지 않고 더욱 깊어지니, 이것은 곧 시인의 뜻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