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旻之什
何人斯
彼何人斯?其心孔艱。 저 자가 누구인가? 그 마음 매우 험하도다.
胡逝我梁,不入我門! 어찌 내 어량에 가는데 내 문안에는 들어오지 않는가.
伊誰云從?維暴之云。 누구를 따르는가, 포공이로다.
二人從行,誰爲此禍? 두 사람이 가는데 누가 이 화를 일으켰는가?
胡逝我梁,不入唁我! 어찌 내 어량에 가면서도 나에게 들어와 문안조차 않네.
始者不如今,云不我可。 처음에는 지금같지 않았는데 어찌 내가 옳지 않는가.
彼何人斯?胡逝我陳? 저 자는 누구인가? 어찌 내 뜰안의 통로를 가는가?
我聞其聲,不見其身。 내 그 소리를 들었는데 그 몸을 보이지 않네.
不愧于人,不畏于天。 사람도 부끄러워 하지 않고 하늘조차 두려워하지 않네.
彼何人斯?其爲飄風。 저 자는 누구인가? 그가 회오리바람이로다.
胡不自北?胡不自南? 어찌 북쪽에서 오지않는가? 어찌 남쪽에서 오지 않는가?
胡逝我梁,祗攪我心! 어찌 내 어량에 가면서 내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가.
爾之安行,亦不遑舍; 너 천천히 가면서 어찌 쉴 틈도 없다 하고,
爾之亟行,遑脂爾車。 너 급하게 가면서 네 수레에 기름칠할 틈이 있는가.
壹者之來,云何其盱! 한번이라도 오기를 어찌 바라겠는가.
盱 : 쳐다볼 우. 쳐다보다. 부릅뜨다. 검고 고은 눈. 크다. 근심하다. 바라다. 우쭐하여 날뛰는 모양.
爾還而入,我心易也; 너 돌아와 들어오면 내 마음 기쁠텐데,
還而不入,否難知也。 너 돌아와도 들어오지 않으니 사정을 알지 못하겠구나.
壹者之來,俾我祗也。 한번이라도 오면 내가 편안할 터인데.
難 : 어려운 사정. 꺼리다. 피함.
伯氏吹塤,仲氏吹篪。 형은 질나발을 불고 아우는 젓대를 부네.
及爾如貫,諒不我知。 너와 더불어 꿰는것과 같은데 참으로 나를 알지 못하도다.
出此三物,以詛爾斯。 이 세가지 물건을 내놓고 너와 맹세하노라.
塤 : 질나발 훈. 壎과 同字. 질나발.(흙을 구워 만든 관악기)
篪 : 저이름 지. 저(笛)이름. 피리. 대 이름.
及 : 더불어 하다.
詛 : 저주할 저(조). 저주하다. 맹세하다. 서약하다. 맹세. 욕하다. 원망함.
為鬼為蜮,則不可得。 귀신이 되었거나 물여우가 되었으면 할수 없도다.
有靦面目,視人罔極。 뻔뻔스러운 얼굴로 사람을 보니 끝이 없노라.
作此好歌,以極反側。 이 좋은 노래를 지어 네 반복무쌍함을 바로 잡으려 하노라.
蜮 : 물여우 역. 물여우. 헷갈리게 하다. 개구리, 두꺼비.
靦 : 부끄러워할 전(면). 뻔뻔스럽다. 부끄러워하다. 뻔뻔스러운 모양. 낯두꺼운 모양. 부끄러워하는 기색. 무안해하는 모양.
[註]
彼何人斯?其心孔艱。胡逝我梁,不入我門!伊誰云從?維暴之云。
피하인사? 기심공간。 호서아량, 불입아문! 이수운종? 유포지운。
저 어떤 사람인고? 그 마음이 심히 험하도다. 어찌 내 어량에는 가는데 내 문에는 들어오지 아니하는고? 누구를 따르는고?
오직 포공이로다.
○賦也. 何人 亦若不知其姓名也. 孔 甚, 艱 險也. 我 舊說 以爲蘇公也, 暴 暴公也,皆畿內諸侯也.
○舊說 暴公爲卿士 而譖蘇公. 故 蘇公 作詩以絶之. 然 不欲直斥暴公故 但指其從行者而言. 彼何人者, 其心甚險. 胡爲往我之梁, 而不入我
之門乎. 旣而問其所從, 則暴公也. 夫以從暴公而不入我門, 則暴公之譖己也明矣. 但舊說於詩 無明文可考 未敢信其必然耳.
○부라. 하인은 또한 그 성명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음이라. 공은 심함이고, 간은 험함이라. 아는 구설에 소공이 된다하고 포는 포공이니 다
기내의 제후라.
○구설에 포공이 경사가 되어 소공을 참소함이라. 그러므로 소공이 시를 지어서 끊음이라. 그러나 포공을 직접 물리치고자 아니했으므로 다
만 그 따라다니는 자를 지목하여 말함이라. 저 어떤 사람인고. 그 마음이 심히 험하도다. 어찌 내 어량에는 가는데 내 문에는 들어오지 아니
하는가? 이미 그 따르는 바를 물었다면 포공이리라. 무릇 포공을 따르면서 내 문에는 들어오지 아니하니 포공이 나를 참소한 것이 분명하니
라. 다만 시의 구설에 글로 가히 상고할 만큼 분명함이 없으니 감히 그 틀림없이 그렇다는 것을 믿지 못하노라.
二人從行,誰為此禍?胡逝我梁,不入唁我!始者不如今,云不我可。
이인종행, 수위차화? 호서아량, 불입언아 ! 시자불여금, 운불아가。
두 사람이 따라가니 누가 이 화를 만들었는고? 어찌 내 어량에는 가는데 들어와서 나를 위로하지 않는고? 처음에는 지금처럼
나를 옳지 않다고 이르지는 아니했느니라.
○賦也. 二人 暴公與其徒也. 唁 弔失位也.
○言二人相從而行, 不知誰譖己而禍之乎. 旣使我 得罪矣. 而其逝我梁也, 又不入而唁我, 汝始者與我親厚之時, 豈嘗如今不以我爲可乎.
○부라. 2인은 포공과 그 무리라. 언은 지위 잃음을 위로함이라.
○말하기를, ‘두 사람이 서로 따라가니 누가 나를 참소하여 화가 되게 하였는지를 알지 못하겠구나. 벌써 나로 하여금 죄를 얻게 하고, 그 내
어량에 가는데 또 들어와서 나를 위로하지 아니하니, 네가 처음에 나와 더불어 친후하게 지낼 때에는 어찌 일찍이 지금처럼 나를 옳지 않
다고 했는가?
彼何人斯?胡逝我陳?我聞其聲,不見其身。不愧于人,不畏于天。
피하인사? 호서아진? 아문기성, 불견기신。 불괴우인, 불외우천。
저 어떤 사람인고? 어찌 내 뜰의 길을 가는고? 내 그 소리는 들었고, 그 몸은 보지 못했노라. 사람에게는 부끄럽지 않겠거니와 하
늘에게는 두렵지 아니한가?
○賦也. 陳 堂塗也, 堂下至門之徑也.
○在我之陳, 則又近矣. 聞其聲而不見其身, 言其蹤跡之詭秘也. 不愧于人, 則以人爲可欺也. 天不可欺 女獨不畏于天乎. 奈何其譖我也.
○부라. 진은 당의 길이니, 당 아래에서 문에 이르는 지름길이라.
○내 뜰의 길에 있다면 또한 가깝고, 그 소리를 듣는데 그 몸을 보지 못함은 그 종적을 속여 감춤을 말함이고,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다면 사람
은 가히 속일 수 있기 때문이라. 하늘은 가히 속일 수 없으니 너는 홀로 하늘에 두렵지 아니한가? 어찌 그 나를 참소하는가?
彼何人斯?其為飄風。胡不自北?胡不自南?胡逝我梁,祗攪我心!
피하인사? 기위표풍。 호불자북? 호불자남? 호서아량, 지교아심!
저 어떤 사람인고? 그 회오리바람이로다. 어찌 북으로부터 아니하며 어찌 남으로부터 아니하는고? 어찌 내 어량에 가는고? 다만
내 마음을 어지럽히도다.
○賦也. 飄風 暴風也. 攪 擾亂也.
○言其往來之疾 若飄風然. 自北自南, 則與我不相値也. 今則逝我之梁, 則適所以攪亂我心而已.
○부라. 표풍은 사나운 바람이라. 교는 흔들고 어지럽힘이라.
○말하기를, ‘그 가고 옴의 빠름이 마치 회오리바람과 같으니라. 북으로부터 하고 남으로부터 하면 나와 더불어 서로 만나지 않거늘 지금 내
어량을 가니(오는 방향이 일정하다면 내가 너를 피하여 만나지 않을 텐데 아무데서나 불쑥불쑥나타나 너와 부딪히니) 다만 내 마음을 어지
럽게 할 뿐이라.
爾之安行,亦不遑舍;爾之亟行,遑脂爾車。壹者之來,云何其盱!
이지안행, 역불황사 ; 이지극행, 황지이거。 일자지래, 운하기우。
네가 느릿느릿 갈 때에도 또한 쉴 겨를이 없더니 네가 급히 감에 어느 겨를에 네 수레에 기름을 치랴? 한번이라도 오면 어찌
그 바라보리오.
○賦也. 安 徐, 遑 暇, 舍 息, 亟 疾, 盱 望也. 字林 云盱 張目也, 易 曰盱豫悔, 三都賦 云盱衡而誥, 是也.
○言爾平時徐行 猶不暇息, 而況亟行, 則何暇脂其車哉. 今脂其車 則非亟也. 乃託以亟行, 而不入見我, 則非其情矣. 何不一來見我, 如何使我
望汝之切乎.
○부라. 안은 느릿느릿함이고, 황은 겨를이고, 사는 쉼이고, 극은 빠름이고, 우는 바라봄이라. 『자림』(晉, 呂忱 撰, 540部 12824字)에서 ‘우는
눈을 크게 뜬다.’ 했고, 『주역』(雷地豫괘
蜀의 번화한 모습을 노래한 시)에서는 ‘눈을 크게 뜨고(衡은 眉目之間也니盱衡은 擧眉大視也라 : 형은 눈썹과 눈의 사이니, 우형은 눈썹을
들고 크게 봄이라) 고한다.’고 했으니, 이것이라.
○말하기를, ‘네 평소에 천천히 갈 때에도 쉴 겨를이 없었는데 하물며 급히 감에 어느 겨를에 그 수레에 기름을 치리오. 지금 그 수레에 기름을
친다면 급함이 아니니라. 이에 급히 가는 것을 빙자하여 들어와 나를 보지 아니하니 그 정이 아니니라. 어찌 한번이라도 와서 나를 보지 아니
하여 어찌 나로 하여금 너를 바라봄을 간절하게 하는가.’하니라.
爾還而入,我心易也;還而不入,否難知也。壹者之來,俾我只也。
이환이입, 아심이야 ; 환이불입, 부난지야。 일자지래, 비아지야。
네가 돌아가다가 들어오면 내 마음이 기쁘겠거늘 돌아가면서도 들어오지 않으니 그러지 않음을 알지 못하리로다. 한번이라도
온다면 내가 편안해지리라.
○賦也. 還 反, 易 說, 祗 安也.
○言爾之往也 旣不入我門矣. 儻還而入 則我心猶庶乎其說也, 還而不入, 則爾之心 我不可得而知矣. 何不一來見我, 而使我心安乎. 董氏曰
是詩至此, 其詞益緩, 若不知其爲譖矣.
○부라. 환은 돌아옴이고, 이는 기쁨이고, 지는 편안함이라.
○말하기를, ‘네가 갈 적에 이미 내 문에 들어오지 않았고, 혹시 돌아갈 적에라도 들어왔다면 내 마음이 오히려 거의 그 기뻤을 것이거늘 돌아가
면서도 들어오지 않았으니 너의 마음을 내가 가히 알지 못 하겠노라. 어찌 한번이라도 와서 나를 보고 내 마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하지 못
하는가.’하니라. 동씨는 “이 시가 이에 이름에 그 말이 더욱 완곡하니, 그 참소 당함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하니라.
儻 갑자기 당, 혹시 당
伯氏吹塤,仲氏吹篪。及爾如貫,諒不我知。出此三物,以詛爾斯。
백씨취훈, 중씨취지。 급이여관, 양불아지。 출차삼물, 이저이사。
백씨가 질나발을 불면 중씨가 젓대를 부니라. 너와 더불어 꿰미와 같으니 진실로 나를 알지 못할진댄 이 세 가지 물건을 내놓고
서 너와 맹세를 하리라.
[참고] 壎篪(훈지)
伯氏 仲氏는 형과 동생을 부르는 말로, 위 시구에서 ‘형은 질나발을 불고 아우는 젓대를 분다.’는 데에서 연원하여 사이좋은 형제간을 ‘壎篪’라
고 한다. 壎과 塤은 같이 쓰인다.
○賦也. 伯仲 兄弟也, 俱爲王臣, 則有兄弟之義矣. 樂器 土曰壎, 大如鵝子, 銳上平底, 似稱錘六孔. 竹曰篪, 長尺四寸, 圍三寸, 七孔 一孔 上出,
徑三分, 凡八孔, 橫吹之, 如貫 如繩之貫物也, 言相連屬也. 諒 誠也. 三物 犬豕雞也, 刺其血, 以詛盟也.
○伯氏吹壎而仲氏吹篪 言其心 相親愛而聲相應和也. 與汝 如物之在貫, 豈誠不我知而譖我哉. 苟曰誠不我知 則出此三物 以詛之可也.
○부라. 백과 중은 형제이니 함께 왕의 신하가 되면 형제의 의가 있음이라. 악기에 흙으로 만든 것을 질나발이라고 하니, 크기가 거위 알 만하여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평평하고 저울추와 같으면서 구멍이 여섯이라. 대나무로 만든 것을 젓대라 하니, 길이가 한 자 네 촌이고, 둘레가 세 촌
이고, 일곱 구멍에 한 구멍이 위로 솟아나와 길이가 삼 푼이니 무릇 여덟 구멍이 되고 옆으로 부니라. 꿰미와 같음은 노끈으로 물건을 꿰어놓
은 것과 같으니 서로 이어져 붙어있는 것과 같으니라. 양은 ‘진실로’이라. 삼물은 개, 돼지, 닭이니 그 피를 찔러서 맹세함이라.
○백씨는 질나발을 불고 중씨는 젓대를 분다는 것은 그 마음이 서로 친애하고 소리가 서로 응하여 화함을 말함이라. 너와 더불어 물건을 꿰미
함과 같거늘 어찌 진실로 나를 알지 못하고 나를 참소하는고? 만약 진실로 나를 알지 못한다면 이 세 가지 물건을 내놓고서 맹세함이 가하니
라.
為鬼為蜮,則不可得。有靦面目,視人罔極。作此好歌,以極反側。
위귀위역, 즉불가득。 유전면목, 시인망극。 작차호가, 이극반측。
귀신이 되었든가 물여우가 되었다면 할 수 없거니와 버젓이 얼굴과 눈을 두고서 사람을 보는데 끝이 없느니라. 이 좋은 노래를
지어서 반칙함을 다하노라.
[참고] 물여우
날도랫과 곤충의 애벌레를 말한다. 몸의 길이가 2~6cm이며, 분비액으로 원통 모양의 고치를 만들어 그 속에 들어가 물 위를 떠돌아다니며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여름에 나비가 된다. 옛날에 물가에 갔다가 가려움증이 생기거나 부스럼 등이 생기면 물여우가 그 사람의 그림자에
머금고 있던 모래를 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접 쏘이지 않은 것 같은데도 피부병 증상이 생기기에 물속의 귀신 벌레라고 하여 계귀충(溪鬼
蟲)이라고 부르고, 모래를 머금기에 함사(含沙) 사슬(沙蝨)이라 하고, 잘 쏘기에 사공(射工) 포창(抱槍) 수노(水弩)라 하고, 그림자를 쏜다하여
사영(射影), 여우처럼 재빠르다하여 단호(短狐) · 수호(水狐) 등으로 부른다. 물여우는 그 형체를 원통형으로 위장하여 벌레처럼 보이지 않으면
서도 사람을 쏘므로, 속임수를 써서 남의 눈을 현혹시키는 것을 물여우의 이름을 따서 ‘影射(영사)’라 한다.
○賦也. 蜮 短狐也니 江淮水에 皆有之. 能含沙以射水中人影, 其人 輒病, 而不見其形也. 靦面 見人之貌也. 好 善也. 反側 反覆不正直也.
○言汝爲鬼爲蜮, 則不可得而見矣. 汝乃人也. 靦然有面目, 與人相視 無窮極之時, 豈其情 終不可測哉. 是以 作此好歌, 以究極爾反側之心也.
(何人斯八章)
○부라. 역은 단호(물여우)니 강수 회수에 다 있느니라. 능히 모래를 머금고 있다가 물속에서 사람 그림자를 쏘면 그 사람이 문득 병이 들지만
그 형체를 보지 못하니라. 전면은 사람의 모양을 봄이라. 호는 좋음이라. 반칙은 정직하지 못함을 반복함이라.
○말하기를, ‘네가 귀신이 되거나 물여우가 된다면 가히 얻어 보지 못하거니와 너는 이에 사람이라. 버젓이 얼굴과 눈이 있어서 사람과 더불어
서로 봄에 다하는 때가 없으니 어찌 그 정을 끝내 가히 헤아리지 못하리오. 이로써 이 좋은 노래를 지어서 네 반칙하는 마음을 다하였노라.’
하니라. (하인사8장이라)
何人斯八章 章 六句
此詩 與上篇文意 相似 疑出一手, 但上篇 先刺聽者, 此篇 專責讒人耳. 王氏曰暴公不忠於君, 不義於友, 所謂大故也. 故 蘇公絶之. 然 其絶
之也, 不斥暴公, 言其從行而已, 不著其譖也, 示以所疑而已. 旣絶之矣 而猶告以壹者之來, 俾我祗也. 蓋君子之處己也忠, 其遇人也恕, 使其
由此悔悟, 更以善意從 我固所願也. 雖其不能如此, 我固不爲已甚, 豈若小丈夫然哉. 一與人絶, 則醜詆固拒, 唯恐其復合也.
이 시는 상편과 더불어 문장의 뜻이 서로 같으니 아마도 한 사람의 손에서 나온 듯한데, 다만 상편은 먼저 듣는 자를 비난하였고, 이 편은 오로
지 참소하는 사람을 꾸짖었느니라. 왕씨는 “포공이 임금에게 불충하고, 벗에게 불의하니 이른바 대고라. 그러므로 소공이 끊었느니라. 그러나
그 끊음에 포공을 배척하지 아니하고 그 따라다니는 자를 말했을 뿐이고 그 참소함을 드러내지 않고 의심하는 바로써 보였을 뿐이며, 이윽고
절교함에 오히려 한번이라도 온다면 나로 하여금 편안하리라고 말하였으니,
대개 군자가 자기 몸을 처신하기를 충성스럽게 하고, 그 사람 대하기를 용서로 하여, 하여금 이로 말미암아 후회하고 깨달아서 고쳐서 선의로
써 따름을 내가 진실로 원하는 바이고, 비록 그 능히 이와 같이 아니하더라도 내가 진실로 이미 심하게 하지 아니하니 어찌 소장부와 같이 그러
하랴? 한번 다른 사람과 절교하면 추악하게 비방하고 완고하게 거절하여 오직 그 다시 합할까를 두려워하리오.” 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