桑扈之什
頍弁
有頍者弁,實維伊何? 우뚝한 고깔, 실로 이것은 무엇인가?
爾酒既旨,爾殽既嘉。 네 술이 맛 좋고 음식도 맛있도다.
豈伊異人?兄弟匪他。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형제이지 남이 아니로다.
蔦與女蘿,施于松柏。 겨우살이와 송라가 송백위에 뻗어 있도다.
未見君子,憂心弈弈; 군자를 뵙지 못해 걱정이 크더니,
既見君子,庶幾說懌。 군자를 뵈오니 참으로 기쁘도다.
頍 : 머리들 규. 머리를 들다. 머리장식.
蔦 : 담쟁이 조. 담쟁이, 담쟁이덩굴. 겨우살이. 유홍초,
蘿 : 쑥 라(나). 쑥. 무. 여라. 풀가사리(풀가사릿과의 해초). 울타리. 소나무겨우살이. 담쟁이덩쿨.
弈 : 바둑 혁. 바둑. 도박, 노름. 휘장. 바둑두다. 도박하다. 예쁘다.
有頍者弁,實維何期? 우뚝한 고깔, 실로 이것은 무엇인가?
爾酒旣旨,爾肴旣時。 네 술이 맛 좋고, 네 안주도 훌륭하도다.
豈伊異人?兄弟具來。 어찌 다른 사람이리오? 형제가 모두 왔도다.
蔦與女蘿,施于松上。 겨우살이와 송라가 소나무 위에 뻗어 있도다.
未見君子,憂心怲怲; 군자를 뵙지 못해 마음에 근심이 크더니,
既見君子,庶幾有臧。 군자를 뵈오니 참으로 좋도다.
蔦 : 담쟁이 조. 담쟁이, 담쟁이덩굴. 겨우살이. 유홍초,
怲 : 근심할 병. 근심하다. 근심스럽다.
有頍者弁,實維在首。 우뚝한 고깔, 머리 위에 썼도다.
爾酒既旨,爾肴既阜。 네 술이 맛 좋고, 안주도 푸짐하도다.
豈伊異人?兄弟甥舅。 어찌 다른 사람이리오? 형제와 친척이로다.
如彼雨雪,先集維霰。 눈이 내릴 듯 먼저 싸락눈이 내리는 구나.
死喪無日,無幾相見。 죽을 날도 기약 없고, 자주 만날 수도 없으니
樂酒今夕,君子維宴。 오늘 저녁 술을 즐기도록 군자가 잔치를 벌였노라.
[註]
有頍者弁,實維伊何?爾酒既旨,爾殽既嘉。豈伊異人?兄弟匪他。蔦與女蘿,施于松柏。未見君子,憂心弈弈;既見君子,庶幾說懌。
유기자변, 실유이하? 이주기지, 이효기가。 기이이인? 형제 비타。 조여여라, 이우송백。 미견군자, 우심혁혁 ; 기견군자, 서기열역。
우뚝한 고깔이여, 실로 무엇인고. 네 술이 다 맛있으며, 네 안주가 다 아름다우니 어찌 다른 사람이리오. 형제라,다른 사람이 아니로다. 겨우살이와 송라가 송백위에 뻗어 있도다. 군자를 보지 못한지라 마음의 근심이 심히 크더니 이윽고 군자를 보니 참으로 기쁘도다.
[참조] 여라(女蘿)
여라와 관련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사전적 해설로는 ‘선태(蘚苔)식물에 속하는 이끼의 하나. 암수딴그루이며 나무 위에서 나는데 광택이 있다. 줄기는 실과 같이 가늘고 길며 잎은 피침 모양이고 홀씨주머니는 달걀 모양’이라고 되어 있다.
다음은 http://blog.daum.net/jbs0001에 올려진 ‘새삼(토사자)’란 제하의 글을 일부 발췌하여 편집했다.
掌禹錫(장우석, 宋나라 仁宗때 사람, 『嘉祐補注神農本草』)은 『呂氏春秋』에 의하면 菟絲(토사)는 뿌리가 없고 그 뿌리는 땅에 박혀있지 않는 茯苓(복령)이라고 하였다. 『抱朴子』에서는 菟絲라는 약초는 아래에 토끼 모양 뿌리가 있다. 이 토끼 모양 뿌리가 없으면 실 같은 줄기가 위에서 살 수 없다, 따라서 실제로는 땅에 박혀있지 않다. 토끼모양 뿌리가 죽으면 넝쿨 줄기가 죽는다고 하였다. 또한 菟絲의 처음 뿌리는 그 모양이 토끼와 비슷하며 그것을 캐내어 상처를 내서 진액과 丹을 섞어서 바르면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菟絲라는 명칭이 생겼다고 하였다. 반면 蘇頌(소송, 宋대 사람, 『圖經本草』)은 “『抱朴子』의 말은 지금은 믿지 않는다. 어찌 하나의 그것을 하나의 약물로 분류할 수 있겠는가? 孫炎(손염)이 『爾雅』를 해석한 것에 의하면 唐, 蒙, 女蘿, 菟絲라는 네 가지 명칭은 本草의 唐蒙이라고 하였다.
『詩經』에는 蔦와 女蘿라는 기록이 있고, 毛萇(모장)은 女蘿는 菟絲라고 하였다. 본초에는 菟絲라는 명칭은 있지만 女蘿라는 명칭은 없으며 오직 松蘿가 女蘿라는 기록만 있다. 그러므로 두 가지 모두 寄生 식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本草綱目』을 지은 明代의 李時珍(이시진, 1518~1593)은 “毛萇은 『詩經』의 주석에서 女蘿는 菟絲라고 하였고, 『吳普本草』(魏의 오보가 편찬한 본초학서)에서는 菟絲를 松蘿라고 하였다. 陸佃(육전)의 『埤雅』에서는 木部에 女蘿를 두었고, 草部에 菟絲를 두어 두 가지 약재를 따로 구별하여 놓았다. 이 같은 잘못은 모두 『爾雅』에서 詩를 해석할 때 잘못하여 두 약재를 하나로 해석하였기 때문이다. 張揖(장읍)의 『廣雅』에서는 菟丘는 菟絲이고 女蘿는 松蘿라고 하였다. 陸機의 『詩疏』에서는 菟絲는 풀 위에 자라고 누렇고 붉은 것이 金 같으며, 松蘿는 소나무 위에 자라며, 가지가 푸
르게 나오는 것”이라 하였다.
○賦而興又比也. 頍 弁貌, 或曰擧首貌. 弁 皮弁. 嘉, 旨 皆美也. 匪他 非他人也. 蔦 寄生也, 葉似當盧, 子如覆盆子, 赤黑甛美. 女蘿 兎絲也, 蔓連草上, 黃赤如金, 此則比也, 君子 兄弟爲賓者也. 奕奕 憂心無所薄也.
○此亦燕兄弟親戚之詩. 故 言有頍者弁, 實維伊何乎. 爾酒旣旨, 爾殽旣嘉, 則豈伊異人乎. 乃兄弟而匪他也. 又言蔦蘿施于木上, 以比兄弟 親戚 纏緜依附之意, 是以 未見而憂, 旣見而喜也.
○부하고 흥하고 비교한 시라(‘有頍者弁, 實維伊何. 爾酒旣旨, 爾殽旣嘉.’는 본 그대로 쓴 賦詩이고, ‘豈伊異人, 兄弟 匪他. 蔦與女蘿 施于 松栢.’는 비교한 시이며, ‘未見君子 憂心奕奕 旣見君子 庶幾說懌’는 흥기한 시임)기는 고깔의 모양이니, 혹자는 머리를 든 모양이라 하니라.
변은 가죽고깔이라. 가와 지는 다 아름다움이라. 비타는 타인이 아니라. 조는 기생하는 것이니 잎이 당로(겨우살이 종류)와 같고, 열매는 복분 자와 같으며 검붉고 달고 맛있음이라. 여라는 토사니 풀 위에 벋어서 누르고 붉으며, 금과 같으니, 이는 곧 비교함이라. 군자는 형제가 손님이 된 자라. 혁혁은 근심하는 마음이 박한 바가 없음이라.
○이 또한 형제 친척을 위해 잔치를 베푼 시라. 그러므로 말하기를, ‘우뚝한 고깔이여, 실로 무엇인가. 네 술이 이미 맛있고, 네 안주가 이미 아름다우니 어찌 다른 사람이랴. 이에 형제이고 타인이 아니니라.’고 하고, 또 말하기를, ‘겨우살이와 송라가 나무 위로 벋었음이라.’고 하여 형제 친척이 얽히고 이어지고 의지하고 붙어있는 뜻을 비교함이니, 이로써 보지 못하여 근심하고, 이윽고 보고는 기뻐함이라.
有頍者弁,實維何期?爾酒既旨,爾肴既時。豈伊異人?兄弟具來。蔦與女蘿,施于松上。未見君子,憂心怲怲;既見君子,庶幾有臧。
유기자변, 실유하기? 이주기지, 이효기시。 기이이인? 형제구래。 조여여라, 이우송상。 미견군자, 우심병병 ; 기견군자, 서기유장。
우뚝한 고깔이여, 실로 무엇인고. 네 술이 다 맛있으며, 네 안주가 다 아름다우니 어찌 다른 사람이리오. 형제가 함께 오도다. 겨우살이와 송라가 송백위에 뻗어 있도다. 군자를 보지 못한지라 마음의 근심이 꽉 차 있더니 이윽고 군자를 보니 참으로 좋도다.
○賦而興又比也. 何期 猶伊何也, 時 善, 具 俱也. 怲怲 憂盛滿也. 臧 善也.
○부하고 흥하고 비교한 시라. 하기는 ‘이하’와 같음이라. 시는 좋음이고(대개 물건이 때가 되면 다 익으므로 時를 ‘좋다’라고 해석함), 구는 ‘함께’라. 병병은 근심이 가득 참이라. 장은 좋음이라.
有頍者弁,實維在首。爾酒既旨,爾肴既阜。豈伊異人?兄弟甥舅。如彼雨雪,先集維霰。死喪無日,無幾相見。樂酒今夕,君子維宴。
유기자변, 실유재수。 이주기지, 이효기부。 기이이인? 형제생구。 여피우설, 선집유산。 사상무일, 무기상견。 낙주금석, 군자유연。
우뚝한 고깔이여, 실로 머리에 있도다. 네 술이 다 맛있으며, 네 안주가 다 많으니 어찌 다른 사람이리오. 형제요 생질과 외삼촌이로다. 저 함박눈에 먼저 싸락눈이 모이니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서로 보기도 드물진대 술 마시며 오늘 저녁을 즐거워하여 군자가 잔치를 하도다.
○賦而興又比也. 阜 猶多也. 甥舅 謂母姑姉妹妻族也. 霰 雪之始凝者也. 將大雨雪 必先微溫, 雪自上下, 遇溫氣而搏 謂之霰, 久而寒勝 則大雪矣. 言霰集則將雪之候, 以比老至則將死之徵也. 故 卒言死喪無日, 不能久相見矣, 但當樂飮, 以盡今夕之歡, 篤親親之意也. (頍弁三章)
○부하고 흥하고 비교한 시라. 부는 많음과 같음이라. 생구는 고모 이모 자매 처족을 이름이라(『爾雅』曰謂我舅者 吾謂之甥也, 母之昆弟爲舅, 母之從父昆弟爲從舅. 妻之父爲外舅. 妻之母爲外姑. 姑之子爲甥, 舅之子爲甥, 婦稱夫之父曰舅, 稱夫之母曰姑, 姑舅在則曰君舅君姑, 沒則曰先舅先姑). 선은 눈이 처음 엉기는 것이니 장차 큰 함박눈이 내리려 할 때에 반드시 먼저 조금 따뜻하여 눈이 위에서부터 내리다가 온기를 만나 단단해진 것을 싸락눈이라 하고 오래 되어 찬 기운을 이기면 큰 눈이 내림이라. 싸락눈이 모이면 장차 눈이 올 징조라는 것을 말하여 늙음에 이르면 장차 죽을 징조를 비교함이라. 그러므로 끝으로 말하기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서로 보는 것을 오래할 수 없으니 다만 마땅히 즐거이 술을 마시면서 오늘 저녁의 즐거움을 다하자.’고 하니, 친친의 뜻을 두터이 함이라. (기변3장이라)
摶 뭉칠 단, 엉길 단
頍弁三章 章十二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