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9章
哀公問於有若曰, 「年饑用不足, 如之何?」 有若對曰, 「盍徹乎?」 曰, 「二 吾猶不足, 如之何其徹也?」 對曰, 「百姓足君孰與不足, 百姓不足君孰與足?」
애공이 유약에게 물었다.
“흉년이 들어 국가 재정이 부족하니,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유약이 대답하였다.
“어찌 10분의 1 세법인 철법을 시행하지 않으십니까?”
애공이 말하였다.
“나에게는 10분의 2의 세금도 오히려 부족한데, 어찌 철법을 시행하겠는가?”
유약이 대답하였다.
“백성이 풍족한데 군주가 누구와 더불어 부족하겠으며, 백성이 부족한데 임금이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겠습니까?”
○稱有若者 君臣之詞. 用 謂國用. 公意 蓋欲加賦以足用也.
○유약이라고 말한 것은 인군과 신하의 말이라. 용은 나라에서 씀을 이름이라. 애공의 뜻은 대개 부세를 더하여서 써 족하게 쓰고자 함이라.
有若對曰, 「盍徹乎?」
유약이 대답하였다.
“어찌 10분의 1 세법인 철법을 시행하지 않으십니까?”
○徹 通也, 均也. 周制 一夫受田百畝, 而與同溝, 共井之人 通力合作, 計畝均收, 大率民得其九, 公取其一. 故 謂之徹. 魯自宣公 稅畝, 又逐畝什取其一, 則爲什而取二矣. 故 有若 但專行徹法, 欲公節用以厚民也.
○철은 통함이며 고루함이라. 주나라의 제도에 한 지아비가 전 백묘를 받아 도랑이 같고 우물이 같은 사람으로 더불어 힘을 통하고 같이 지어서 밭두둑을 계산하여 고루 거두니 대체로 백성이 그 아홉을 얻음에 공전은 그 하나를 취함이라. 그러므로 철(10분의 1을 세금으로 취함)이라 이름이라. 노나라가 선공으로부터 세묘(밭두둑을 계산하여 세금을 받음)하고 또 밭두둑을 따라 십에 그 하나를 취하니 곧 십에서 이를 취함이 되니라. 그러므로 유약이 다만 오로지 철법을 행하여 애공이 절용하여서 써 백성을 후하게 해주고자 함이라.
曰, 「二 吾猶不足, 如之何其徹也?」
애공이 말하였다.
“나에게는 10분의 2의 세금도 오히려 부족한데, 어찌 철법을 시행하겠는가?”
○二 卽所謂什二也. 公 以有若 不喩其旨. 故 言此 以示加賦之意.
○2는 곧 이른바 10분의 2라. 애공이 유약으로써 그 뜻을 깨우치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이를 말하여 써 더 부세할 뜻을 보여줌이라.
對曰, 「百姓足君孰與不足, 百姓不足君孰與足?」
유약이 대답하였다.
“백성이 풍족한데 군주가 누구와 더불어 부족하겠으며, 백성이 부족한데 임금이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겠습니까?”
○民富 則君不至獨貧, 民貧 則君不能獨富, 有若 深言君民一體之意, 以止公之厚斂, 爲人上者所宜深念也.
○楊氏曰, 仁政必自經界始, 經界正而後 井地均, 穀祿平而軍國之須皆量是以爲出焉. 故 一徹而百度擧矣, 上下寧憂不足乎. 以二 猶不足而敎之徹, 疑若迂矣. 然 什一 天下之中正, 多則桀, 寡則貉, 不可改也. 後世 不究其本, 而唯末之圖故, 征斂無藝, 費出無經 而上下困矣. 又惡知盍徹之當務而不爲迂乎.
○백성이 부하면 곧 인군이 홀로 가난한데 이르지 아니하고 백성이 가난하면 인군이 능히 홀로 부하지 못하리라. 유약이 깊이 군민일체의 뜻을 말하여 써 공의 후렴을 그치게 함이니 사람의 위가 된 자(임금) 마땅히 깊이 생각하여야 할 바라.
○양씨 가로대 어진 정사는 반드시 경계로부터 비로서하니 경계가 바른 뒤에 정지(정전법의 땅)가 고르며, 곡(백성이 먹고 사는 농사지은 곡식)록이 평평하여 군대와 나라의 씀이 다 이를 헤아려 써 내놓느니라. 그러므로 한번 철법을 함에 백 가지 법도가 다 거행될 것이니 위 아래가 어찌 족하지 못함을 근심하랴. 둘도 오히려 부족하다는데 철법을 가르치니 의심컨대 오활한(막연한) 것 같으니라. 그러나 십의 일은 천하의 중정이니 많으면 걸이 되고 적으면 맥이 되니(『孟子』 告子下편 제10장) 가히 고치지 못하니라. 후세에 그 근본을 연구하지 않고 오직 끝만 도모하는 고로 세금을 취해 거두는 것이 한계가 없으며, 소비하고 내는 데(지출)는 법도가 없어서 위아래가 곤하리라. 또한 어찌 철법의 마땅히 힘써야 함을 알아서 오활한 짓을 하지 아니함이 없으랴.
* 需 須也.(『周易』 水天需卦 彖傳)
第10章
子張問崇德辨惑, 子曰, 「主忠信徙義崇德也。愛之欲其生, 惡之欲其死, 旣欲其生又欲其死 是惑也。誠不以富 亦祇以異。」
자장이, 내면의 덕을 숭상하고 미혹을 분별하는 방도에 대해 물으니, 공자가 말씀하셨다.
“충성과 믿음을 주로 하고 불의(不義)에서 정의(正義)로 옮겨 가는 것이 덕을 숭상하는 길이다. 사랑하면 그가 살기를 바라고 미워하면 그가 죽기를 바라는데, 그가 살기를 바랐다가 다시 죽기를 바라는 것이 미혹이다. ‘진실로 부(富)도 이루지 못하고 괴이하게 되었네.’라는 시구(詩句)가 있다.”
○主忠信則本立, 徙義則日新.
○(내적으로) 충신을 주장하면 근본이 서고, (외적으로) 의리에 옮기면 날로 새로우니라.
愛之欲其生, 惡之欲其死, 旣欲其生又欲其死 是惑也。
사랑하면 그가 살기를 바라고 미워하면 그가 죽기를 바라는데, 그가 살기를 바랐다가 다시 죽기를 바라는 것이 미혹이다.
○愛惡 人之常情也. 然 人之生死有命, 非可得而欲也, 以愛惡而欲其生死 則惑矣. 旣欲其生, 又欲其死 則惑之甚也.
○사랑하고 미워함은 사람의 떳떳한 감정이라. 그러나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명에 있는 것이오, 가히 얻어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니 사랑하고 미워함으로써 그 살고 죽고자 한다면 곧 의혹이라. 이미 그 살고자 하고 또 그 죽고자 하면 의혹의 심함이라.
誠不以富 亦祇以異。
‘진실로 부(富)도 이루지 못하고 괴이하게 되었네.’라는 시구(詩句)가 있다.”
[본문해설]
이를테면 돈을 벌려고 한 것이 돈도 못 벌면서 나쁜 짓만 했다는 뜻이다.
○此 詩小雅我行其野之詞也. 舊說 夫子引之, 以明欲其生死者, 不能使之生死, 如此詩所言, 不足以致富而適足以取異也.
程子曰, 此錯簡, 當在第十六篇 齊景公有馬千駟之上, 因此下文, 亦有齊景公字而誤也.
○楊氏曰, 堂堂乎張也, 難與並爲仁矣, 則非誠善補過, 不蔽於私者. 故 告之如此.
○이는 『시경』 소아편 아행기야장의 말이라. 구설에 공자가 이끌어서 써 그 살고 죽고자 하는 자가 능히 살고 죽고 못하는 것이, 이 시에서 말한 바와 같이 족히 써 부를 이루지도 못하면서 마침 족히 써 괴이한 것을 취했다라고 밝힌 것이라. 정자 가라사대 이것은 착간이니 마땅히 제16편 齊景公有馬千駟의 위에 있어야 하니 이 아랫글을 인하면 또한 제경공이란 글자가 잘못됨이라.
○양씨 가로대 (공자께서) 당당하다, 자장이여! 더불어 아울러 인을 하기가 어렵다고 하시니, 성실하고 선하여 허물을 보충하여서 사사로운데 가리지 아니하지 아니함이라. 그러므로 이와 같이 가르쳐주시니라.
小雅/祈父之什/我行其野
我行其野,蔽芾其樗。 내 그 들을 가니 가죽나무 우거졌네.
婚姻之故,言就爾居。 혼인때문에 그대 머무는 곳으로 가노라.
爾不我畜,復我邦家。 그대 나를 돌보지 않으면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가리라.
我行其野,言采其蓫。 내 그 들로 가 소리쟁이를 캐네.
婚姻之故,言就爾宿。 혼인때문에 그대 숙소로 가노라.
爾不我畜,言歸斯復。 그대 나를 돌보지 않으면 발길 돌려 돌아가리라.
蓫 : 참소리쟁이 축. 참소리쟁이(마디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 양제초(羊蹄草). 자리공(자리공과의 여러해살이 풀). 商陸.
我行其野,言采其葍。 내 그 들에 가 무를 캐네.
不思舊姻,求爾新特。 옛 혼인 생각지 않고 그대 새 짝을 찾네.
成不以富,亦祗以異。 부를 이루지도 못하고, 다만 괴이할 뿐이로다.
葍 : 메꽃 복. 메꽃. 메(메꽃의 뿌리) 䔰(무우 부).
第11章
齊景公問政於孔子, 孔子對曰, 「君君臣臣父父子子。」 公曰, 「善哉。信如君不君, 臣不臣, 父不父, 子不子, 雖有粟吾得而食諸。」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서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하는 것입니다.”
경공이 말하였다.
“좋은 말씀입니다. 진실로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고 아비가 아비답지 못하고 자식이 자식답지 못하다면 비록 곡식이 있다한들 내가 그것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齊景公 名 杵臼, 魯昭公末年 孔子適齊.
○제경공의 이름은 저구나 노나라 소공 말년에 공자가 제나라를 가셨느니라.
孔子對曰, 「君君臣臣父父子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하는 것입니다.”
○此 人道之大經, 政事之根本也. 是時 景公失政而大夫陳氏厚施於國, 景公 又多內嬖, 而不立太子, 其君臣父子之間 皆失其道. 故 夫子告之以此.
○이는 인도의 큰 법도요 정사의 근본이라. 이때에 경공이 정사를 잃고 대부 진씨가 나라에 후하게 베풀고, 경공이 또한 안으로 첩들이 많아 태자를 세우지 아니하니, 그 군신 부자 사이에 다 그 도를 잃음이라. 그러므로 부자가 이로써 고하셨느니라.
公曰, 「善哉。信如君不君, 臣不臣, 父不父, 子不子, 雖有粟 吾得而食諸。」
경공이 말하였다.
“좋은 말씀입니다. 진실로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고 아비가 아비답지 못하고 자식이 자식답지 못하다면 비록 곡식이 있다한들 내가 그것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景公 善孔子之言, 而不能用, 其後 果以繼嗣不定, 啓陳氏弑君簒國之禍.
○楊氏曰, 君之所以君, 臣之所以臣, 父之所以父, 子之所以子, 是必有道矣, 景公 知善夫子之言, 而不知反求其所以然, 蓋悅而不繹者 齊之所以卒於亂也.
○경공이 공자의 말씀을 선하다하고 능히 쓰지 못하더니 그 뒤에 과연 계사로써 정하지 못하여 진씨가 인군을 죽이고 나라를 찬탈하는 화의 문을 열었느니라.
○양씨 가로대, 인군이 써 인군된 바와 신하가 써 신하된 바와 아비가 써 아비된 바와 자식이 써 자식된 바는 이것이 반드시 도가 있거늘, 경공이 부자의 말씀을 선한 줄만 알고 그 소이연을 돌이켜 구함을 알지 못했으니, 대개 기뻐할 줄만 알고 연역하지 못하니 제나라가 써한 바 마침내 어지러워졌느니라.
第12章
子曰, 「片言可以折獄者, 其由也與 !」 子路無宿諾。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한마디 말로 소송을 판결할 수 있는 자는 유(仲由 : 子路)일 것이다.”
자로는 하겠다고 승낙한 일에 대해서는 묵혀두는 일이 없었다.
○片言 半言. 折 斷也. 子路 忠信明決. 故 言出而人信服之, 不待其辭之畢也.
○편언은 반마디 말이라. 절은 끊음이라. 자로는 충성되고 미덥고 밝게 결단하니라. 그러므로 말이 나가는데 사람들이 믿고 복종하여 그 말이 다 끝남을 기다리지 않느니라.
子路 無宿諾.
자로는 하겠다고 승낙한 일에 대해서는 묵혀두는 일이 없었다.
○宿 留也, 猶宿怨之宿, 急於踐言, 不留其諾也. 記者因夫子之言而記此, 以見子路之所以取信於人者 由其養之有素也.
○尹氏曰, 小邾射以句繹奔魯曰, 使季路要我, 吾無盟矣, 千乘之國 不信其盟, 而信子路之一言, 其見信於人 可知矣. 一言而折獄者, 信在言前, 人自信之故也. 不留諾 所以全其信也.
○숙은 머물음이니 숙원(오래된 원망)의 숙과 같으니 말을 실천하는데 급하여 그 허락을 머무르게 하지 않음이라. 기록한 자가 부자의 말씀으로 인하여 이를 기록하여서 써 자로의 써한 바 사람에게 믿음을 취한 바가 그 기르는데 소질이 있음으로 말미암았음을 보여줌이라.
○윤씨 가로대 소주역이 구역으로써 노나라에 망명하면서 가로대 계로(자로)로 하여금 나에게 요구할진댄 나는 맹세가 없다(맹세할 것도 없다. 그만큼 믿는다)라고 하니, 천승의 나라에 그 맹세를 믿지 않고, 자로의 한 마디 말을 믿으니 그 사람에게 믿음을 보였음을 가히 알만하니라. 한 마디 말에 옥을 끊는다는 것은 믿음이 말 앞에 있어서 사람이 스스로 믿는 까닭이라. 허락을 머무르지 않음은 써 그 믿음을 온전히 하는 바라.
第13章
子曰, 「聽訟吾猶人也, 必也使無訟乎 !」
공자가 말씀하셨다.
“소송에서 판결하는 것이야 나도 남과 똑같이 하겠지만, 그보다 나는 반드시 송사가 없도록 할 것이다.”
○范氏曰, 聽訟者治其末塞其流也, 正其本淸其源, 則無訟矣.
○楊氏曰, 子路 片言可以折獄, 而不知以禮遜爲國, 則未能使民無訟者也. 故 又記孔子之言, 以見聖人不以聽訟爲難, 而以使民無訟 爲貴.
○범씨 가로대, 송사를 듣는다는 것은 그 끝을 다스리고 그 흐름을 막는 것이니, 그 근본을 바루며 그 근원을 맑게 하면 곧 송사가 없음이라.
○양씨 가로대, 자로는 반 마디 말에 가히 써 옥을 판단하나 예와 손순함으로써 나라함(정치함)을 아지 못하니 능히 백성으로 하여금 송사가 없게 하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또한 공자의 말씀을 기록하여 써 성인이 송사를 듣는 것으로써 어려움을 삼지 않고 백성으로 하여금 송사를 없게 함을 귀함으로 삼았음이라.
第14章
子張問政, 子曰, 「居之無倦, 行之以忠。」
자장이 정사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씀하셨다.
“정사를 마음에 두어 게을리하지 말고, 정사를 행할 때에는 충심(忠心)으로 해야 한다.”
○居 謂存諸心 無倦則始終如一, 行 謂發於事以忠則表裏如一.
○程子曰, 子張少仁無誠心, 愛民則必倦而不盡心. 故 告之以此.
○거는 저 마음을 존함을 이름이니 게을리하지 아니하면 시종이 한결같고, 행실은 일에서 발표함을 이름이니 충성으로써 하면 표리가 한결같으니라.
○정자 가라사대 자장이 인은 적고 성심이 없어서 백성을 사랑함에는 곧 반드시 게을러 마음을 다하지 않음이라. 그러므로 이와 같이 가르치시니라.
第15章
子曰, 「博學於文, 約之以禮, 亦可以不畔矣夫 !」
공자가 말씀하셨다.
“군자가 널리 글을 배우고 예로 요약하여 행한다면 또한 도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重出.
○거듭 나옴이라(雍也 第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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