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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歷史와文學/列國志

第二六回. 歌扊扅百里認妻, 獲陳寶穆公證夢.

by 柳川 2021. 3. 22.

第二六回. 歌扊扅百里認妻, 獲陳寶穆公證夢.

 

 

話說秦穆公深知百里奚之才,欲爵爲上卿。百里奚辭曰:「臣之才,不如臣友蹇叔十倍。君欲治國家,請任蹇叔而臣佐之。」 穆公曰:「子之才,寡人見之眞矣,未聞蹇叔之賢也。」 奚對曰:「蹇叔之賢,豈惟君未之聞,雖齊宋之人,亦莫之聞也。然而臣獨知之。臣嘗出遊於齊,欲委質於公子無知,蹇叔止臣曰:『不可。』 臣因去齊,得脫無知之禍。嗣遊於周,欲委質於王子頹,蹇叔復止臣曰:『不可。』 臣復去周,得脫子頹之禍。後臣歸虞,欲委質於虞公,蹇叔又止臣曰:『不可。』 臣時貧甚,利其爵祿,姑且留事,遂爲晉俘。夫再用其言,以脫於禍,一不用其言,幾至殺身,此其智勝於中人遠矣。今隱於宋之鳴鹿村,宜速召之。」 穆公乃遣公子縶假作商人,以重幣聘蹇叔於宋。百里奚另自作書致意。

 

委質 : 타국의 신하가 상대국의 군주를 접견할 때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리는 의식에서 나온 말로 귀순, 신복(臣服)이란 말로 쓰였다

 

 

 

섬진의 목공(穆公)은 백리해의 재주를 깊이 알아보고 그를 상경(上卿)에 봉하려고 하였으나 백리해가 사양하며 말했다.

"신의 재주는 신의 벗인 건숙(蹇叔)의 10배나 부족합니다. 주군께서 나라를 잘 다스리시려면 건숙을 임용하시고 신이 그를 돕도록 하소서"

목공이 말했다. "그대의 재주는 과인이 그 진면목을 보았으나 건숙의 현명함은 아직 들은 바 없습니다."

백리해가 대답했다. "건숙의 현명함을 어찌 주군만 듣지 못하셨겠습니까? 제(齊)나라, 송(宋)나라 사람도 그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유독 신만이 그를 압니다.  신이 일찍이 제나라로 벼슬을 구하러 가서 공자 무지의 신하가 되고자 했을 때 건숙이 신을 말리며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그리하여 제나라를 떠났기 때문에 무지가 당했던 재앙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주나라로 벼슬을 구하러 가서 왕자 퇴를 섬기려고 하였습니다만 건숙이 또 신을 말리면서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신은 또 주나라를 떠났기 때문에 왕자 퇴가 받은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후 신이 우나라에 돌아가 우공을 섬기려 하자 건숙이 또 신을 말리며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신은 그때 너무나 심한 가난으로 고통을 받고 있던 상황이라 작록의 이로움에 이끌려 잠시 머무르며 우공을 섬겼다가 마침내 당진에 사로잡혔습니다. 

재차 그의 말을 들었더라면 화를 벗어날 수 있었는데 한 번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 거의 죽을뻔 했으니 이로써 그의 지혜가  보통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그는 송나라의 명록촌(鳴鹿村)에서 은거하고 있으니 속히 그를 부르십시오."

목공이 마침내 공자 집을 상인으로 위장시켜 후한 예물을 가지고 송나라에 가서 건숙을 맞아오게 하였다. 백리해는 따로 서찰을 작성하여 그의 뜻을 알렸다. 

 

 

 

 

公子縶收拾行囊,駕起犢車二乘,逕投鳴鹿村來。見數人息耕於隴上,相賡而歌。歌曰:

山之高兮、無攆、

途之濘兮、無燭。

相將隴上兮、泉甘而土沃。

勤吾四體兮、分吾五穀。

三時不害兮、饔飱足、

樂此天命兮、無榮辱!

 

賡 ; 이을 갱. 잇다. 계승함. 갚다. 보상함.                           攆 : 쫒을 련(년). 쫒다. 내쫒다.    

濘 : 진창 녕. 진창.  물이 끓는 모양. 작은 시내. 또는, 흐름이 작은 모양.

 

 

 

공자 집이 행랑을 수습하여 소달구지 2승으로 출발하여 바로 명록촌으로 달려왔다.  몇 사람이 밭두둑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쉬고 있었는데 서로 이어서 노래를부르고 있었다. 그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산이 높아도 내쫒지 않지만,

길이 진창인데도 등불도 없다.

함께 밭두둑에 오르니, 샘물은 감미롭고 땅은 기름지네.

내 몸을 부지런히 놀려 오곡을 경작한다.

농사철에 재앙이 없어도 아침 저녁밥으로 족하다. 

이렇게 천명을 즐기니 영욕도 없도다!

 

 

 

 

縶在車中,聽其音韻,有絶塵之致,乃嘆謂御者曰:「古云『里有君子,而鄙俗化。』 今入蹇叔之鄕,其耕者皆有高遁之風,信乎其賢也。」乃下車,問耕者曰:「蹇叔之居安在?」 耕者曰:「子問之何爲?」 縶曰:「其故人百里奚有書,託吾致之。」 耕者指示曰:「前去竹林深處,左泉右石,中間一小茅廬,乃其所也。」 縶拱手稱謝。復登車,行將半里,來至其處。縶擧目觀看,風景果是幽雅。

 

隴西居士有隱居詩云:

翠竹林中景最幽,

人生此樂更何求?

數方白石堆雲起,

一道清泉接澗流;

得趣猿猴堪共樂,

忘機麋鹿可同遊。

紅塵一任漫天去,

高臥先生百不憂。

 

 

 

공자 집이 수레 안에서 그 노래소리를 듣자니 세속과는 단절된 곳에 온 것 같아 탄식하며 마부에게 말했다. 

"옛말에 '마을에 군자가 있으면 비속한 것들이 바르게 변화한다.'고 하였는데 지금 건숙이 사는 마을에 들어오니 농사짓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고결한 은둔자의 풍모가 있으니 그의 어짐을 믿을만 하도다!"

바로 수레에서 내려 밭가는 사람에게 물었다. "건숙이 사는 곳이 어디에 있습니까?"

밭가는 사람이 물었다. "왜 그를 찾으십니까?"

공자 집이 대답했다. "그의 친구인 백리해란 분의 편지를 가지고 왔는데 그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밭을 갈던 사람이 가리켜 주었다.

"앞으로 나가시면 대나무 숲 깊은 곳에 좌측에는 샘이 있고 우측에는 돌이 있는데 가운데에 한 작은 초가집이 있는데 바로 그가 사는 곳입니다."

공자 집이 손을들어 공수의 예를 올리며 고마움을 표했다. 다시 수레에 올라 반리쯤 가자 그곳에 도착했다. 공자 집이 눈을 들어 둘러보니 풍경이 과연 그윽하고 운치가 있었다.

 

농서거사가 은거하는 사람을 읊은 시가 있다. 

 

비취색 대나무숲 속 경치가 매우 그윽하니,

사람이 살면서 이러한 즐거움을 또 어디에서 찾겠는가?

사방에서 흰 돌무더처럼 구름이 피어 오르고,

길가에서 맑은 샘물이 골짜기에 흘러 들어간다.

원숭이들에게 나아가 함께 즐기려 하였다가,

때를 놓쳐 사슴들과 놀았노라.

세속일 모두 하늘에 맡기니,

고와(高臥)선생은 걱정이 없어 백살까지 살겠도다.

 

 

 

 

縶停車於草廬之外,使從者叩其柴扉。有一小童子,啟門而問曰:「佳客何來?」 縶曰:「吾訪蹇先生來也。」 童子曰:「吾主不在。」 縶曰:「先生何往?」 童子曰:「與鄰叟觀泉於石梁,少頃便回。」 縶不敢輕造其廬,遂坐於石上以待之。童子將門半掩,自入戶內。須臾之間,見一大漢,濃眉環眼,方面長身,背負鹿蹄二隻,從田塍西路而來。縶見其容貌不凡,起身迎之。那大漢即置鹿蹄於地,與縶施禮。縶因叩其姓名。大漢答曰:「某蹇氏,丙名,字白乙。」縶曰:「蹇叔是君何人?」對曰:「乃某父也。」 縶重復施禮,口稱:「久仰!」 大漢曰:「足下何人?到此貴幹?」 縶曰:「有故人百里奚,今仕於秦,有書信託某奉候尊公。」 蹇丙曰:「先生請入草堂少坐,吾父即至矣。」 言畢,推開雙扉,讓公子縶先入。蹇丙復取鹿蹄負之,至於草堂。童子收進鹿蹄。蹇丙又復施禮,分賓主坐定。公子縶與蹇丙談論些農桑之事,因及武藝。丙講說甚有次第,縶暗暗稱奇,想道:「有其父方有其子,井伯之薦不虛也。」 獻茶方罷,蹇丙使童子往門首伺候其父。少頃,童子報曰:「翁歸矣!」

 

塍 : 밭두둑 승(증).          久仰 : [상투어] 존함은 오래 전부터 들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인사]        貴幹 : [경칭] 직업. 직무. 용무.

 

 

 

공자 집이 초가집 밖에서 수레를 멈추고 종자에게 사립문을 당겨보게 했더니 한 작은 동자가 문을 열고 나와 물었다. 

"손님께서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공자 집이 말했다. "나는 건숙선생을 만나러 왔네."

동자가 말했다. "우리 주인님은 안계십니다."

공자 집이 물었다. "선생님은 어디 가셨는가?"

동자가 대답했다. "주인님은 이웃의 노인들과 석량(石梁)에 샘을 구경하러 가셨습니다. 조금만 지나면 곧 돌아오실 것입니다."

공손집은 감히 경솔하게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 위에 앉아 기다렸다.  동자는 문을 반쯤 닫고 문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사람의 체격이 큰 사나이가 나타났는데 짙은 눈썹에 고리 눈을 하고 얼굴은 네모졌으며 키가 컸다.  그는 사슴 다리 두개를 등에 짊어지고 밭두둑 서쪽 길로 왔다.  공손집은 그의 모습이 범상치 않음을 보고 몸을 일으켜 맞았다. 

그 큰 사나이는 즉시 사슴다리를 땅에 내려놓고 공손집에게 예를 올렸다.  

공자 집이 그의 성명을 묻자, "저는 건(蹇)씨로 이름을 병(丙)이라 하고 자는 백을(白乙)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공자 집이 물었다. "건숙이라는 분은 그대와 어떤 사이입니까?"

"제 부친이십니다."라고 대답하자,  공자 집이 거듭 예를 올려 인사했다. "존함을 들은지 오래입니다."

대한(大漢)이 물었다. "족하(足下)는 누구신데 이곳에 오셨습니까?"

공자 집이 대답했다. "친구인 백리해란 분이 지금 섬진에서 벼슬을 하게 되셨는데 저에게 부친께 올리는 편지를 맡기셔서 편지를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건병이 말했다. "선생께서는 집에 들어와 잠시 앉으십시오. 부친께서 곧 돌아오실 것입니다."

말을 마치자 사립문 양쪽을 활짝 열고 공자집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는 다시 사슴 다리를 등에 메고 집으로 들어가니 동자가 사슴다리를 받아 들어갔다. 건병은 다시 예를 베풀고 격식에 따라 손님과 주인의 자리에 좌정했다. 

공자 집이 건병과 담론을 나누는데 사소한 농사일에서부터 무예에 이르기까지 건병의 말에는 조리가 매우 정연하여 공자 집이 암암리에 그 훌륭함을 칭찬하며 생각했다. 

"그 부친에 바로 그 아들이라고 하더니 정백의 추천이 헛되지 않았구나."

차를 가져오자 건병은 동자에게 사립문으로 나가 그 부친이 오시는지 기다리게 했다.

잠시 후 동자가 와서 보했다. "노옹께서 돌아오십니다."

 

 

  

 

卻說蹇叔與鄰叟二人,肩隨而至,見門前有車二乘,駭曰:「吾村中安得有此車耶?」 蹇丙趨出門外,先道其故。蹇叔同二叟進入草堂,各各相見,敘次坐定。蹇叔曰:「適小兒言吾弟井伯有書,乞以見示!」 公子縶遂將百里奚書信呈上。蹇叔啟緘觀之。

略曰:

奚不聽兄言,幾蹈虞難。幸秦君好賢,贖奚於牧豎之中,委以秦政。奚自量才智不逮恩兄,擧兄同事。秦君敬慕若渴,特命大夫公子縶布幣奉迎。惟冀幡然出山,以酬生平未足之志。如兄戀戀山林,奚亦當棄爵祿相從於鳴鹿之鄉矣!

蹇叔曰:「井伯何以見知於秦君也?」 公子縶將百里奚爲媵逃楚,秦君聞其賢,以五羊皮贖歸始末,敘述一遍。「今寡君欲爵以上卿,井伯自言不及先生,必求先生至秦,方敢登仕。寡君有不腆之幣,使縶致命。」

 

肩隨 : 윗사람과 함께 걸을 때, 예를 갖추는 뜻으로 윗사람보다 조금 뒤에 떨어져서 따라감.

幡然 : 마음을 돌리다. 마음을 고쳐 먹음. 孟子에 이 문구가 있다.

        湯三使往聘之, 旣而幡然改曰, 『與我處畎畝之中, 由是以樂堯舜之道, 吾豈若使是君爲堯舜之君哉! 吾豈若使是民, 爲堯舜之民哉!

        吾豈若於吾身, 親見之哉!』      [萬章 <上> 第7章]

 

 

 

 

건숙은 이웃 노인 두 사람과 함께 돌아오는데 문앞에 수레 2대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 물었다.

"우리 마을에 어찌 이런 수레가 와 있는가?"

건병이 급히 문밖에 나가 먼저 그 사유를 설명했다. 건숙은 두 사람의 노인과 함께 초당으로 들어와 각각 상견의 예를 취하고 좌정했다.

건숙이 말했다. "우리 아이가 아우인 정백으로부터 편지가 왔다고 하던데 보여주시겠습니까?" 

공자 집이 백리해의 서신을 바치자 건숙이 봉함을 뜯어 보았다. 대략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제가 형의 말씀을 듣지 않았다가 우나라에서 곤경을 겪었습니다. 다행히도 섬진의 군주께서는 어진 선비를 좋아하시어 목동으로 있던 저를 속량시켜 진나라의 정사를 맡기셨습니다. 제가 스스로 헤아리건대 재주와 지혜가 형께 미치지 못하여 형을 천거하여 일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섬진의 군주께서는 형을 공경하고 흠모하기를 목마른자가 물을 찾듯 하시고 특별히 대부 공자 집에게 명을 내리시어 예물을 갖추어 형을 맞아오게 하셨습니다. 오로지 바라는 바는 형께서 마음을 돌리시고 산을 나오시어 평생이루지 못한 뜻을 펴시는 것입니다.

형께서 산림에 은거하시는 일에 연연하신다면 저도 벼슬을 버리고 명록촌으로 가서 형을 따를 뿐입니다!"

 

건숙이 물었다. "정백이 어떻게 섬진의 군주를 만나게 되었습니까?"

공자 집은 우나라가 당진에 멸망당하고 포로가 되어 끌려갔다가 당진 헌공의 장녀인 백희가 섬진으로 시집을 가게 되자  백리해가  그 잉신(媵臣)으로 수행하던 중 초나라로 도망쳤던 일과 섬진의 군주가 그의 현명함을 알고 양가죽 다섯장을 바쳐 속량시키고 돌아오게 한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두루 설명했다.

"지금 저희 군주께서는 상경의 벼슬을 내리려고 하시는데 정백은 스스로 선생에 미치지 못하다고 하시며 반드시 선생을 찾아 섬진으로 모셔와야만  벼슬을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군주께서는 약소하나마 예물을 주시며 저에게 선생을 모셔오라는 명을 내리셨습니다."

 

 

 

 

言訖,即喚左右於車廂中取出徵書禮幣,排列草堂之中。鄰叟俱山野農夫,從未見此盛儀,相顧驚駭,謂公子縶曰:「吾等不知貴人至此,有失迴避。」 縶曰:「何出此言?寡君望蹇先生之臨,如枯苗望雨。煩二位老叟相勸一聲,受賜多矣!」二叟謂蹇叔曰:「旣秦邦如此重賢,不可虛貴人來意。」 蹇叔曰:「昔虞公不用井伯,以致敗亡。若秦君肯虛心仕賢,一井伯已足。老夫用世之念久絶,不得相從。所賜禮幣,望乞收回,求大夫善爲我辭!」 公子縶曰:「若先生不往,井伯亦必不獨留。」蹇叔沉吟半晌,嘆曰:「井伯懷才未試,求仕已久,今適遇明主,吾不得不成其志。勉為井伯一行,不久仍歸耕於此耳。」 童子報:「鹿蹄已熟。」蹇叔命取牀頭新釀,之以奉客。公子縶西席,二叟相陪,瓦杯木箸,賓主勸酬,欣然醉飽。不覺天色已晚,遂留縶於草堂安宿。次早,二叟攜樽餞行,依前敘坐。良久,公子縶誇白乙之才,亦要他同至秦邦。蹇叔許之。乃以秦君所贈禮幣,分贈二叟,囑咐看覷家間:「此去不久,便再得相敘。」 再吩咐家人:「勤力稼穡,勿致荒蕪。」二叟珍重而別。蹇叔登車,白乙丙爲御。公子縶另自一車,並駕而行。夜宿曉馳,將近秦郊,公子縶先驅入朝,參謁了秦穆公,言:「蹇先生已到郊外。其子蹇丙,亦有揮霍之才,臣並取至,以備任使。」 穆公大喜,乃命百里奚往迎。

 

參謁 :  대궐에서 신하들이 왕을 알현하는 것.           

揮霍之才 : 뜻이 분명치 않으나 霍이 빠르다는 의미가 있어 霍을 사졸(士卒)로 보고  '장수(將帥)의 재목'으로 해석함.

 

 

 

말을 마치자 바로 좌우 종자들을 불러 수레의 짐칸에서 예물 목록과 예물을 가져오게 하여 초당에 펼쳐 놓았다.  이웃 노인들은 모두 산야의 농부들이라 이와 같이 성대한 예물은 본 적이 없어 서로 쳐다보며 놀라 공자 집에게 말했다.

"우리는 귀인이 이곳에 오신지 몰랐었습니다.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그러자 공자 집이 말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저희 군주께서는 건선생이 오시기를 마른 묘목이 비오기를 바라듯 기다리고 계십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두분 노인께서는 한 말씀 권하는 말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 노인이 건숙에게 말했다.

"섬진에서 이렇게 현자를 중용하려고 하는데 귀인의 발걸음을 헛되게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건숙이 말했다.

"지난 날 우공은 정백의 말을 듣지 않아서 패망하게 되었습니다. 섬진의 군주께서 겸허하게 현자를 구한다면 정백 한 사람으로 이미 족하다고 봅니다.  노부는 세상에 나가고 싶은 마음을 끊은지 오래 되었으니 따를 수 없습니다. 군주께서 하사하신 예물은 거두어 돌아가시기 바라며 대부께서 나를 위해 잘 변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자 집이 말했다. "선생께서 가시지 않으면 정백은 반드시 홀로 머무시지 않을 것입니다."

간숙이 한동안 생각하다가 탄식했다.

"장백이 훌륭한 재주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써보지도 못한 채 벼슬을 구한지 이미 오래 되었으나 이제 밝은 주인을 만났는데 내가 그의 뜻을 이루게 해주지 않을 수 없구나. 정백때문에 함께 가기는 하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리라!"

동자가 와서 알렸다. "사슴 다리가 다 익었습니다."

건숙이 명을 내려 침상 머리맡에 있는 새로 담은 술을 가져오게 하여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공자 집은 서쪽에 앉고 두 노인이 마주 보며 배석하고 질그릇 잔에 나무 젓가락을 사용하며 손님과 주인이 서로 권하며 즐겁게 마시며 취했다. 어느덧 날이 이미 저물자 공자 집을 초당에 머루르게 하고 편안하게 묵게 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술병을 들고 와서 송별연을 베풀려고 앞에 펼쳐 놓고 앉았다. 

한참 후 공자 집은 건숙의 아들인 백을(白乙)의 재주를 칭찬하며 섬진에 그도 동행하기를 권하자 건숙이 허락했다.

섬진의 군주가  보낸 예물을 두 노인에게 나눠 주고 집안을 돌봐주기를 부탁했다. 

"지금 간다해도 오래지 않아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다시 가인(家人)들에게 분부했다. "농사일에 힘써 땅을 황폐하게 만들지 말라." 

두 노인은 몸을 소중히 여기라고 당부하고 작별했다.  건숙이 수레에 오르자 아들 백을이 수레를 몰았다. 공자 집이 스스로 나머지 수레를 따로 타고 머리를 나란히 하며 떠났다. 

밤이 되면 자고 새벽에 출발하여 섬진의 도읍이 가까워지자 공자 집이 먼저 조정에 달려가 목공을 알현하여 보고했다. 

"건선생은 이미 교외에 도착했습니다. 그의 아들 건병(蹇丙)도 휘곽지재(揮霍之才)가 있어 신이 그와 함께 왔으니 모두 임용해 쓰십시오."

목공이 크게 기뻐하고 백리해에게 명하여 가서 맞이하게 하였다.

 

 

 

  

蹇叔旣至,穆公降階加禮,賜坐而問之曰:「井伯數言先生之賢,先生何以敎寡人乎?」 蹇叔對曰:「秦僻在西土,鄰於戎狄,地險而兵强,進足以戰,退足以守。所以不列於中華者,威德不及故也。非威何畏,非德何懷;不畏不懷,何以成霸?」 穆公曰:「威與德二者孰先?」 蹇叔對曰:「德爲本,威濟之。德而不威,其國外削;威而不德,其民內潰。」 穆公曰:「寡人欲布德而立威,何道而可?」 蹇叔對曰:「秦雜戎俗,民鮮禮敎,等威不辨,貴賤不明,臣請爲君先敎化而後刑罰。教化旣行,民知尊敬其上,然後恩施而知感,刑用而知懼,上下之間,如手足頭目之相爲。管夷吾節制之師,所以號令天下而無敵也。」 穆公曰:「誠如先生之言,遂可以霸天下乎?」 蹇叔對曰:「未也。夫霸天下者有三戒:毋貪,毋忿,毋急。貪則多失,忿則多難,急則多蹶。夫審大小而圖之,烏用貪?衡彼己而施之,烏用忿?酌緩急而布之,烏用急?君能戒此三者,於霸也近矣。」 穆公曰:「善哉言乎!請爲寡人酌今日之緩急。」 蹇叔對曰:「秦立國西戎,此禍福之本也。今齊侯已耄,霸業將衰。君誠善撫雍渭之眾,以號召諸戎,而征其不服者。諸戎旣服,然後歛兵以俟中原之變,拾齊之遺,而布其德義。君雖不欲霸,不可得而辭矣。」 穆公大悅曰:「寡人得二老,眞庶民之長也!」 乃封蹇叔爲右庶長,百里奚爲左庶長,位皆上卿,謂之「二相」。並召白乙丙爲大夫。自二相兼政,立法教民,興利除害,秦國大治。

史官有詩云:

子縶薦奚奚薦叔,

轉相汲引布秦庭。

但能好士如秦穆,

人傑何須問地靈。

 

穆公見賢才多出於異國,益加採訪。公子縶薦秦人西乞術之賢,穆公亦召用之。百里奚素聞晉人繇余負經綸之略,私詢於公孫枝。枝曰:「繇余在晉不遇,今已仕於西戎矣。」 奚嘆惜不已。

 

☞ 問地靈 :

땅의 신에게 묻는다. 부탁한다. 땅의 도움을 청한다. → 결국 벼슬을 구해 헤맨다는 듯인데 일자리를 찾아 '방황했다.'로 해석한다.

  

 

 

건숙이 도착하자  목공은 계단을 내려와 예를 베풀고 앉게 한 다음 물었다.

"정백이 수차례에 걸쳐 선생의 현명함을 말했는데 선생은 과인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시겠습니까?"

건숙이 대답했다.

"섬진은 중원의 서쪽에 치우쳐 있어 융(戎)과 적(狄)에 인접해 있고 지세가 험준하며 병사들은 강합니다.  그러므로 나아가면 싸울 수 있고 물러나면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원의 제후국의 반열에 들지 못한 것은 위엄과 덕이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엄이 없는데 어찌 두려워하며, 덕이 없는데 어찌 품겠습니까? 두려워하지도 않고 품지도 못하는데 어찌 패업을 이루겠습니까?"

목공이 물었다. "위엄과 덕중에서 어느 것이 먼저입니까?"

건숙이 대답했다.

"덕이 근본이며 위엄은 덕을 이루는 것입니다.  덕이 있으나 위엄이 없으면 나라 밖으로부터 침식당하고 위엄이 있으나 덕이 없으면 백성이 안에서 무너집니다."

목공이 다시 물었다. "과인이 덕을 펴고 위엄을 세우고자 하는데 어느 방법이 좋습니까?"

건숙이 대답했다. "섬진은 융(戎)의 풍속이 섞여 있기때문에 백성들에게 예절교육이 드물어 위엄이 드러나도 분별하지 못하고 귀천(貴賤)이 분명치 않습니다. 그러므로 신이 주군께 청하는 바는 먼저 교화를 행하신 후에 형벌을 내리시라는 것입니다.  교화가 행해지면 백성들이 윗사람을 존경할 줄 알게 되는데 그런 후에 은혜를 베풀면 감동할 줄 알고 형벌을 내리면 두려워할 줄 알게 되니 상하간에 수족과 머리처럼 서로를 위하게 되는 겻입니다. 이는 관이오가 군대를 다스린 방법이라 천하를 호령해도 적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목공이 물었다. "선생의 말씀대로 하면 천하의 패자가 될 수 있습니까?"

건숙이 대답했다. "아직 부족합니다. 천하의 패자가 되려면 세가지 삼가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즉, 탐하지 말고 분노하지 말며, 급하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탐하면 많이 잃게 되며, 분노하면 어려움이 많아지고 급하게 서두르면 많이 넘어집니다. 크고 작은 것을 살피고 헤아리는데, 어찌 탐합니까?  상대와 자신을 견주어 행하는데 어찌 분노합니까? 완급을 헤아려 베푸는데 어찌 급하게 하겠습니까? 주군께서 이 세 가지를 경계하신다면 패자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목공이 말했다. "좋은 말씀이십니다. 과인을 위해 천천히 할 일과 급하게 할 일을 에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건숙이 대답했다. "섬진은 서융(西戎)의 땅에 나라를 세웠는데 이것은 화의 근원이 되기도 하고 복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제금 제(齊)나라 군주인 환공(桓公)은 이미 늙어 패업이 점차 쇠해질 것입니다. 주군께서는 옹(雍)과 위수(渭水)연안 지역 백성들을 잘 위무하여 주시고 모든 융나라 사람들을 호령하시어 부르시고 말을 듣지 않는 자들은 정벌하십시오. 모든 융을 복종시키고 난 연후에 병사들을 거두어 중원에 변이 생기기를 기다리셨다가  제(齊)나라의 유업을 습득하시어 그 덕과 의로움을 펴신다면 주군께서 패자가 되기를 원하시지 않더라도 사양하실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목공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과인이 두 분 노인을 얻었는데 참으로 백성들의 어른이로다!"

그리하여 건숙을 우서장(右庶長), 백리해를 좌서장(左庶長)에 봉하였는데 지위가 모두 상경(上卿)이라 이상(二相)이라 불렀다. 

아울러 건숙의 아들 백을(白乙) 병(蹇丙)을 불러 대부를 삼았다. 두 사람의 재상이 정치를 행하는데 법을 세우고 백성을 교화하며 이로움을 일으키고 재앙을 없애니 섬진이 크게 다스려졌다.

 

사관이 시를 지었다.

공자 집이 백리해를 천거하고 백리해는 건숙을 추천하여, 

서로 이끌고 인도하여 섬진의 조정에 포진했도다.

제후들이 다만 선비 구하기를 섬진의 목공처럼 하였다면,

인재들이 어찌 천하를 방황했겠는가?

 

목공은 어질고 재능있는 선비들이 나른 나라에서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더욱 사람을 내보내 인재를 알아보게 했다.  공자 집은 섬진 사람 서걸술(西乞術)을 어진 자라고 천거하자 목공이 또 불러 기용했다.  백리해는 평소 당진 사람 요여(繇余)가 경륜지략을 지니고 있다고 들었던 터라 공손지에게 은밀히 물었다. 

공손지가 대답했다. "요여는 당진에서 불우하게 지내다가 지금은 서융(西戎)에 가서 벼슬하고 있습니다."

백리해는 탄식을 금치 못했다. 

 

 

 

  

卻說百里奚之妻杜氏,自從其夫出遊,紡績度日。後遇饑荒,不能存活,攜其子趁食他鄕,展轉流離,遂入秦國,以澣衣爲活。其子名視,字孟明,日與鄕人打獵角藝,不肯營生。杜氏屢諭不從。及百里奚相秦,杜氏聞其姓名,曾於車中望見,未敢相認。因府中求澣衣婦,杜氏自願入府澣衣,勤於擣濯,府中人皆喜,然未得見奚之面也。一日,奚坐於堂上,樂工在廡下作樂。杜氏向府中人曰:「老妾頗知音律,願引至廡,一聽其聲。」 府中人引至廡下,言於樂工,問其所習。杜氏曰:「能琴亦能歌。」 乃以琴授之。杜氏援琴而鼓,其聲淒怨。樂工俱傾耳靜聽,自謂不及。再使之歌,杜氏曰:「老妾自流移至此,未嘗發聲。願言於相君,請得陞堂而歌之。」 樂工稟知百里奚,奚命之立於堂左。

杜氏低眉歛袖,揚聲而歌。歌曰:

百里奚,五羊皮!

憶別時,烹伏雌,

舂黃齏,炊扊扅。

今日富貴忘我爲?

 

百里奚,五羊皮!

父梁肉,子啼饑,

夫文繡,妻澣衣。

嗟乎!富貴忘我爲?

 

百里奚,五羊皮!

昔之日,君行而我啼,

今之日,君坐而我離。

嗟乎!富貴忘我爲?

 

百里奚聞歌愕然,召至前詢之,正其妻也。遂相持大慟。良久,問:「兒子何在?」 杜氏曰:「村中射獵。」 使人召之。是日,夫妻父子,再得完聚。穆公聞百里奚妻子俱到,賜以粟千鍾,金帛一車。次日,奚率其子孟明視朝見謝恩。穆公亦拜視爲大夫,與西乞術白乙丙並號將軍,謂之「三帥」,專掌征伐之事。

 

 

 

 한편 백리해의 아내 두씨(杜氏)는 남편 백리해가 벼슬을 구하러 떠난 때부터 길쌈을 하며 나날을 보냈으나  훗날 기근이 들자 먹고 살 수 없어 아들의 손을 잡고 타향을 전전하며 먹을 것을 구했는데 지역을 전전하다 보니 마침내 섬진에 들어가 옷빨래를 하며 살게 되었다. 그 아들은 이름을 시(視)라 하고 자를 맹명(孟明)이라고 하였는데 날마다 마을 사람들과 사냥을 하며 재주를 겨뤘는데 삶에 애착이 없었다. 두씨는 누누히 아들에게 마을 사람들을 따라다니지 말하고 설득했다. 

백리해가 진나라의 재상이 되자 두씨는 그 성명을 듣고 일찍이 수레 안에 있는 그를 바라 보았으나 감히 서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마침 부중에서 빨래하는 여인을 구하였는데 이에 두씨가 자원하여 부중에 들어가 빨래를 했다. 부지런히 방망이질 하며 빨래를 하자 부중사람들이 모두 좋아했으나 백리해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하루는 백리해가 당상에 앉아있고 악공들이 대청 아래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두씨가 부중 사람에게 부탁했다. "이 늙은이가 음률을 잘 아옵는데 대청까지 인도해 주시면 소리를 한번 들려드리겠습니다."

부중 사람이 그녀를 그녀를 인도하여 대청아래로 가서 악공에게 말하니 그녀가 배운 것을 물었다. 

두씨가 대답했다. "거문고를 잘 뜯지만 노래도 잘합니다."

그리하여 그녀에게 거문고를 넘겨 주었다. 두씨가 거문고를 당겨 뜯는데 그 소리가 참으로 처량했다. 악공들이 모두 귀를 기울여 조용히 듣고 있었는데 스스로 자신들이 그녀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여겼다.  

다시 그녀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자 두씨가 말했다.

"노첩이 돌아다니기 시작하여 이곳에 오기까지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습니다. 바라건대 상군(相君)께 말씀드려 당에 올라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악공이 백리해에게 품해 알렸더니 백리해가 명을 내려 그녀가 당 좌측에 올라 부르도록 했다. 

두씨는 눈을 내리깔고 소매를 모으고 소리높여 노래를 불렀다. 노래는 다음과 같았다. 

 

백리해여! 다섯 장의 양가죽,

이별할 때를 기억하는가? 씨암탉을 잡고,

기장을 찧어 빗장으로 불을 지펴 밥을 지었도다.

오늘날 부귀해지니 우리를 잊었는가?

 

백리해여! 다섯 장의 양가죽.

아비는 기장밥에 고기반찬인데, 아들은 배고파 울고,

지아비는 화려한 비단 옷을 입었으나 아내는 빨래한다네.

아아! 부귀해지니 우리를 잊었는가?

 

백리해여! 다섯장의 양가죽,

지난 날 그대가 떠날때 내가 울었으나,

오늘 날에는 그대는 앉아 있고 나는 떠나네.

아아! 부귀해지니 우리를 잊었는가?

 

백리해가 노래를 듣고 깜짝 놀라 그녀를 앞으로 불러 보니 바로 자신의 아내라 서로 부등켜 안고 울었다. 

한참 지나서 물었다. "아이는 어디에 있소?"

두씨가 대답했다. "마을에서 사냥을 다닙니다."

사람을 시켜 불러오게 하니 이날 부부와 부자, 일가족이 모두 모였다. 목공이 백리해의 처자가 모두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양식 천종, 금과 비단 한 수레를 하사했다. 다음날 백리해가 그 아들 맹명(孟明) 백리시(百里視)를 조정에 나가 목공을 알현하고 베푼 은혜에 감사인사를 올렸다. 목공은 백리해의 아들 백리시에게도 대부를 삼고, 서걸술, 건석의 아들 건병을 모두 장군이라 부르니, 세간에서는 그들을 삼수(三帥)라 불렀으며 그들이 정벌(征伐)에 관한 일을 전담하게 했다.

 

 

 

  

姜戎子吾離,驁侵掠,三帥統兵征之。吾離兵敗奔晉,遂盡有瓜州之地。時西戎主赤斑見秦人强盛,使其臣繇余聘秦以觀穆公之爲人。穆公與之游於苑囿,登三休之臺,誇以宮室苑囿之美。繇余曰:「君之爲此者,役鬼耶,抑役人耶?役鬼勞神,役人勞民!」 穆公異其言,曰:「汝戎夷無禮樂法度,何以爲治?」 繇余笑曰:「禮樂法度,此乃中國所以亂也!自上聖創爲文法,以約束百姓,僅僅小治。其後日漸驕淫,借禮樂之名,以粉飾其身,假法度之威,以督責其下,人民怨望,因生簒奪。若戎夷則不然,上含淳德以遇其下,下懷忠信以事其上,上下一體,無形跡之相欺,無文法之相擾,不見其治,乃爲至治。」 穆公默然,退而述其言於百里奚。奚對曰:「此晉國之大賢人,臣熟聞其名矣。」 穆公蹴然不悅曰:「寡人聞之,『鄰國有聖人,敵國之憂也。』 今繇余賢而用於戎,將爲秦患奈何?」 奚對曰:「內史廖多奇智,君可謀之。」 穆公即召內史廖告以其故。廖對曰:「戎主僻處荒徼,未聞中國之聲。君試遺之女樂,以奪其志。留繇余不遣,以爽其期。使其政事怠廢,上下相疑,雖其國可取,況其臣乎?」 穆公曰:「善。」 乃與繇余同席而坐,共器而食,居常使蹇叔、百里奚、公孫枝等,輪流作伴,叩其地形險夷,兵勢强弱之實。一面裝飾美女,能音樂者六人,遣內史廖至戎報聘,以女樂獻之。戎主赤斑大悅,日聽音而夜御女,遂疏於政事。繇余留秦一年乃歸。戎主怪其來遲,繇余曰:「臣日夜求歸,秦君固留不遣。」 戎主疑其有二心於秦,意頗疏之。繇余見戎主耽於女樂,不理政事,不免苦口進諫。戎主拒而不納。穆公因密遣人招之。繇余棄戎歸秦,卽擢亞卿,與二相同事。繇余遂獻伐戎之策。三帥兵至戎境,宛如熟路。戎主赤斑不能抵敵,遂降於秦。

後人有詩云:

虞違百里終成虜,

戎失繇余亦喪邦。

畢竟賢才能幹國,

請看齊霸與秦强。

 

驁 : 준마 오. 준마. 樂章의 이름. 거만하다. 깔보다. 뻣뻣하다. 크다. 말이 거칠게 굴다.   蹴 : 공경하는 모양. 얼굴빛이 변하는 모양.

廖 : 공허할 료/성 료.       爽 : 시원할 상. 망가지다. 손상되다. 어그러지다. 잘못되다. 

 

 

 

강융(姜戎)의 군주 오리(吾離)가 섬진을 침입하여 약탈을 자행하자 목공은 세 장수(三帥)에게 군대를 이끌고 가서 강융을 정벌하게 하였다. 오리는 군대가 패하자 당진으로 도망쳐 섬진에서는 마침내 과주(瓜州)의 땅을 모두 소유하게 되었다. 

당시 서융(西戎)의 군주 적반(赤斑)이 섬진의 강성한 것을 보고 신하 요여(繇余)를 진(秦)나라에 사신으로 보내 목공의 사람됨을 살펴보게 하였다. 목공이 요여와 더불어 원유(苑囿)로 가서 노닐다가 삼휴대(三休臺)에 올라가 궁실과 원유의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요여가 말했다.

"군주께서 이러한 일을 하시며 귀신을 부렸습니까? 아니면 사람들을 부렸습니까? 귀신을 부리셨다면 신에게 수고를 끼쳤을 것이고 백성을 부리셨다면 백성들을 고통스럽게 하셨을 것입니다." 

목공이 그 말을 비범하게 여기고 말했다. "그대들 융이(戎夷)의 나라에는 예(禮)와 악(樂)의 법도가 없는데 무엇으로 나라를 다스리시오?"

요여가 웃으며 대답했다.

"예악과 법도, 바로 이것때문에 중국이 어지럽게 되었습니다.  윗대의 성인으로부터 문자로 법을 제정하여 백성들과 약속하고 근근히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그후 나날이 점차 교만해지고 방탕해지자 예악이라는 이름을 빌어 자신을 치장하고, 법도라는 위세로 가장하여 아랫사람들을 감독하고 질책하니, 백성이 원망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찬탈하는 일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융이(戎夷)는 그렇지 않고 윗사람은 순박한 덕을 가지고 아랫사람을 대하며 아랫사람은 충성과 신의로 윗사람을 섬깁니다.  상하가 한 몸이 되어 서로 모습을 보지 않아도 속이지 않으며 문자로 된 법이 없어도 서로 어지럽히지 않으니 다스림이 없어도 다스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목공은 말없이 물러나 백리해에게 그 의 말을 전했다. 

그러자 백리해가 말했다. "그 사람은 당진의 대단한 현인(賢人)입니다.  신이 익히 그 이름을 들었습니다."

목공이 얼굴빛이 변하며 불쾌해 했다. "과인이 듣기로, '이웃나라에 성인이 있으면 적이 되는 나라의 근심꺼리이다.'라 하였습니다. 지금 요여는 현명한 자인데 융(戎)에 기용되어 있으니 장차 우리 섬진에 우환이 될 것인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백리해가 대답했다. "내사(內史)의 료(廖)가 지혜가 많으니 주군께서는 그에게 물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목공이 바로 내사로 있는 료를 불러 그 일을 말했다. 

료가 대답했다.

"융의 군주는 외진 곳에 있는데 그곳은 거친 변방이라 중국의 음률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주군께서 여악사(女樂士)들을 보내신다면 그는 마음을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또 요여를 머무르게 하시고 보내지 않으시어 돌아갈 기한을 어기게 하십시오.  그렇게 되면 융의 군주는 정사를 태만히 하고 폐하게 될 것이며 상하가 서로 의심하게 될 것이니 그 나라를 취하게 된다 해도 그 신하가 어쩌겠습니까?"

목공이 말했다. "좋다."

마침내 목공은 요여와 같은 자리에 앉고 같은 그릇으로 식사하며, 항상 건숙, 백리해, 공손지등이 돌아가면서 함께지내면서 융 지역의 지형과 이(夷)의 험준함, 병세(兵勢)의 강약과 그 실상을 물었다.  한편으로는 미녀들중 음률에 능한 악사 6명을 선발하여 내사 료를 사신으로 보내 여악사들을 융주(戎主)에게 바치게 했다. 융주 적반(赤斑)이 크게 기뻐하고 매일 음악을 듣고 밤마다 미녀들과 동침하며 마침내 정사를 멀리했다. 

요여는 섬진에서 1년을 머물다 돌아갔는데 융주는 그가 늦게 올아간 것을 이상하게 여기자 요여가 말했다.

"신이 밤낮으로 돌아오고자 했으나 섬진의 군주가 굳이 머무르게 하고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융주는 그가 섬진에 다른 마음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마음 속으로 그를 매우 멀리했다.  요여는 융주가  여악사에 빠져 정사를 다스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 간곡하게 간언을 올렸으나 융주는 거절하고 용납하지 않았다. 

목공이 은밀히 사람을 보내 그를 초빙하였다.  마침내 요여는 융을 버리고 섬진에 귀순하게 되었는데 섬진에서는 바로 아경(亞卿)으로 발탁하고 두 재상과 일을 함께 하게 했다. 

요여는 융(戎)을 정벌할 계책을 바쳤는데 세 장수가 융의 국경에 이르자 도로가 익숙한 길을 가듯 완연하였다. 

융주 적반은 섬진군에 대적할 수 없게 되자 마침내 섬진에 항복했다.

 

후인이 시를 지었다. 

우(虞)나라는 백리해를 멀리하여 끝내는 포로가 되었고,

융(戎)은 요여를 잃어 역시 나라가 망했다.

필경에는 현명한 인재라야 나라를 존속시킬 수 있다.

패자(覇者)인 제(齊)나라와  강자인 섬진을 보라.

 

 

 

 

西戎主赤斑,乃諸戎之領袖,向者諸戎俱受服役。及聞赤斑歸秦,無不悚懼,納土稱臣者,相繼不絶。穆公論功行賞,大宴群臣。群臣更番上壽,不覺大醉,回宮一臥不醒。宮人驚駭,事聞於外。群臣皆叩宮門問安。世子罃召太醫入宮診脈,脈息如常,但閉目不能言動。太醫曰:「是有鬼神。」 欲命內史廖行禱。內史廖曰:「此是尸厥,必有異夢。須俟其自復,不可驚之。禱亦無益。」 世子罃守於牀席之側,寢食俱不敢離。直候至第五日,穆公方醒,顙間汗出如雨,連叫:「怪哉!」 世子罃跪而問曰:「君體安否?何睡之久也?」 穆公曰:「頃刻耳。」 罃曰:「君睡已越五日,得無有異夢乎?」 穆公驚問曰:「汝何以知之?」 世子罃曰:「內史廖固言之。」 穆公乃召廖至榻前,言曰:「寡人今者夢一婦人,妝束宛如妃嬪,容貌端好,肌如冰雪,手握天符,言奉上帝之命,來召寡人。寡人從之。忽若身在雲中,縹緲無際,至一宮闕,丹青炳煥,玉階九尺,上懸珠簾,婦人引寡人拜於階下。須臾簾捲,見殿上黃金爲柱,壁衣錦繡,精光奪目。有王者冕旒華袞,憑玉几上坐,左右侍立,威儀甚盛。王者傳命:『賜醴!』 有如內侍者,以碧玉斝賜寡人酒,甘香無比。王者以一簡授左右,即聞堂上大聲呼寡人名曰:『任好聽旨,爾平晉亂!』 如是者再。婦人遂敎寡人拜謝,復引出宮闕。寡人問婦人何名。對曰:『妾乃寶夫人也。居於太白山之西麓,在君宇下,君不聞乎?妾夫葉君,別居南陽,或一二歲來會妾。君能爲妾立祠,當使君霸,傳名萬載。』 寡人因問:『晉有何亂,乃使寡人平之?』 寶夫人曰:『此天機不可預洩。』 已聞雞鳴,聲大如雷霆,寡人遂驚覺。不知此何祥也?」 廖對曰:「晉侯方寵驪姬,疏太子,保無亂乎?天命及君,君之福也!」 穆公曰:「寶夫人何爲者?」 廖對曰:「臣聞先君文公之時,有陳倉人於土中得一異物,形如滿囊,色間黃白,短尾多足,嘴有利喙。陳倉人謀獻之先君。中途遇二童子,拍手笑曰:『汝虐於死人,今乃遭生人之手乎?』 陳倉人請問其說,二童子曰:『此物名蝟,在地下慣食死人之腦,得其精氣,遂能變化。汝謹持之!』 蝟亦張喙忽作人言曰:『彼二童子者,一雌一雄,名曰陳寶,乃野雉之精。得雄者王,得雌者霸。』陳倉人遂舍蝟而逐童子,二童子忽化為雉飛去。陳倉人以告先君,命書其事於簡,藏之內府,臣實掌之,可啟而視也。夫陳倉正在太白山之西,君試獵於兩山之間,以求其跡,則可明矣。」 穆公命取文公藏簡觀之,果如廖之語。因使廖詳記其夢,並藏內府。

 

罃 : 물동이 앵. 물동이, 물독. 술단지.              顙 : 이마 상.           縹 : 휘날릴 표.  휘날리다. 나부끼다. 아득하다. 옥색, 비단.  술.

緲 : 아득할 묘. 아득하다. 아득한 모양. 작다. 적다.        縹緲 : 끝없이 넓거나 멀어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어렴풋함.

旒 : 깃발 유(류). 깃발. 면류관의 끈. 

斝 : 술잔 가. 술잔. 옥잔. (신에게 복을)빌다. 기원하다.          嘴 : 부리 취. 부리. 주둥이. 사물의 뾰족한 끝. 돌기(突起).

蝟 : 고슴도치 위. 고슴도치.  고슴도치의 털.              蝟, 陳寶 : 列國志 第 4回 참조

 

 

 

서융주 적반은 바로 뭇 융족(戎族)의 우두머리로 지난 날 뭇 융족이 모두 복종했었다. 적반이 섬진에 귀순하게 되자 모두 두려워하여 섬진에 영토를 바치며 신하를 칭하는 자가 계속 이어졌다. 섬진의 목공은 공을 논하여 상을 내린 후 신하들에게 큰 연회를 베풀었다. 

신하들은 번갈아 목공의 장수를 축원하자 목공은 자신도 모르게 크게 취하여 궁으로 돌아와 잠시 누웠다가 깨어나지 못했다. 궁인들이 놀라 밖에 알렸다. 신하들이 모두 궁문을 두드려 안부를 물었다. 

세자 앵(罃)이 태의를 궁안으로 불러 진맥하게 하였는데 맥과 호흡은 평상시와 다름없으나, 다만 눈이 감겨 있고 언동이 가능하지 못할 뿐이었다. 

태의가 말했다. "이것은 귀신의 짓입니다." 

세자가 내사 료에게 기도하라고 명을 내리려고 하는데 내사 료가 말했다.

"이것은 바로 시궐(尸闕)이라고 하는 것인데 주군께서는 반드시 기이한 꿈을 꾸고 계실 것입니다. 모쪼록 주군께서 께어나시기를 기다려야지 놀라셔서는 안됩니다. 기도해 봐야 소용없습니다."

세자 앵은 침상의 곁을 지키며 침식도 함께 하며 감히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닷새 째가 되자 목공이 이마에서 땀을 비오듯 흘리며 연이어 외쳤다.  "괴이하구나!"

세자 앵이 무릎을 꿇고 물었다. "옥체는 편안하십니까? 어찌 잠을 그렇게 오래 주무십니까?"

목공이 말했다. "잠시 잠들었을 뿐이다."

세자가 말했다. "아버님께서 잠이 드신지 벌써 닷새가 지났습니다. 기이한 꿈이라도 꾸신 것이 아닙니까?"

목공이 놀라며 물었다. "네가 어떻게 아느냐?"

세자 앵이 대답했다. "내사 료가 알려주었습니다."

목공은 바로 내사 료를 탑전에 불러 말했다.

"과인이 방금 꿈을 꾸었는데 한 부인이 비빈처럼 단장하고 나타났소. 그 여인은 용모가 단정하고 피부는 빙설처럼 희며 손에는 천부(天符)를 들고 상제(上帝)의 명을 받들라고 하며 와서 과인을 불렀소.  과인이 그 여인을 따라가는데 갑자기 몸이 구름 속에 있어 아득함이 끝이 없는 것 같았고 한 궁궐에 도착하자 단청(丹靑)이 환하게 빛났으며 옥으로 된 계단이 9척이나 되고 위에는 주렴이 걸려 있었소. 부인이 과인을 인도하여 계단 아래에서 절하게 하였소.  잠시후 주렴이 걷히면서 전각 위에 황금으로 된 기둥과 벽, 수놓은 비단 옷이 보였으며 눈이 부셨소.  어떤 왕이 면류관을 쓰고 화려한 곤룡포를 입고는 옥으로 만든 안석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좌우에는 시신(侍臣)들이 서 있었고 위의가 매우 성대하였소.  왕이 명을 내렸소. '술을 내려라!'  안에서 시종드는 자가  푸른 옥잔에 술을 따라 과인에게 하사했는데 그 향이 바할 바가 없었소. 왕이 죽간(竹簡) 하나를 좌우에 주었는데 바로 당 위에서 큰 소리로 과인의 이름을 부르며 말하는 소리가 들렸소. 

'임호(任好)는 내 뜻을 받들어 당진의 난을 평정하라!'

이와 같은 소리를 재차 말했소. 부인은 과인에게 절하여 사례하게 하고  다시 궁궐 밖으로 인도했소. 

과인이 부인에게 이름을 물었더니, '첩은 보부인(寶夫人)이라고 합니다.  태백산 서쪽 기슭에 살고 있으며 군주의 영토에 속해 있는데 군주께서는 듣지 못하셨습니까? 첩의 지아비는 섭군(葉君)이며 남양(南陽)에서 따로 살면서 간혹 1~2년에 한번씩 첩을 만나러 옵니다. 군주께서 첩을 위해 사당을 세워 주시면 군주께서 패자가 되시어 이름이 만세에 전해지도록 하겠습니다.'

과인이 이어서 물었소. '당진에서는 무슨 난이 일어나는데 과인에게 그 난을 평정시키라 하십니까?'

그러자 보부인이 말했소. '그것은 천기이므로 미리 누설할 수 없습니다.' 

얼마 후 닭울음소리가 들리자 벽력같은 소리가 나며 과인이 놀라 깨어났소. 이 꿈이 상서(祥瑞)로운 꿈인지 모르겠소."

내사 료가 대답했다. 

"당진의 제후 헌공은 여희를 총애하여 태자를 멀리하고 있는데 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천명이 주군께 이르렀으니 주군의 복이십니다."

목공이 물었다. "보부인을 위해서는 어찌 해야 할까?"

료가 대답했다.

"신이 듣건대 선공이신 문공(文公) 때  진창(陳倉)에 사는 사람이 흙 속에서 이상한 물건을 하나 얻었는데 모습은 가득 찬 자루같고 색은 황색과 흰색의 중간이며 짧은 꼬리에 발이 많이 달려 있고 주둥이는 뾰족했습니다. 진창인이 그것을 선군에게 바치려고 가는 도중에 두 동자를 만났는데 그들이 박수를 치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너는 죽은 사람들을 모질게 대하더니 이제는 산 사람의 손에 당하게 되었구나.' 진창인이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묻자  두 동자가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고슴도치라고 하는데 땅 속에서 살면서 죽은 사람들의 뇌를 먹으며 그 정기를 취하여 마침내 변화에 능하게 되었습니다. 조심해서 가져가십시오!'

그러자 고슴도치도 주둥이를 내밀고는 갑자기 사람으로 변하더니 말했습니다.  '저 두 동자는 한 쌍의 꿩인데 이름을 진(陳), 보(寶)라고 하며 꿩의 정령들입니다. 수컷을 얻으면 왕이 되고 암컷을 얻으면 패자가 됩니다.'  이에 진창인이 고슴도치를 놔둔채 동자들을 쫒아갔으나 두 동자는 갑자기 꿩으로 변하여 날아가버렸습니다. 진창인이 그 일을 선군(先君)께 보고하자 선군께서는 명을 내려 서간에 그 일을 기록하여 부고안에 보관하게 하셨는데 신이 그 일을 담당하여 열어볼 수 있었습니다.  진창산은 바로 태백산의 서쪽에 있으니 주군께서는 두 산 사이에 사냥을 나가시어 그 자취를 찾아보신다면 밝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목공이 문공때 보관했던 죽간을 가져오게 하여 보니 과연 료가 말한 것과 같았다.  그리하여 목공은 료에게 그 꿈을 상세히 기록하여 부고안에 보관하게 하였다.     

 

 

  

 

次日,穆公視朝,群臣畢賀。穆公遂命駕車,獵於太白山。迤邐而西,將至陳倉山,獵人擧網得一雉雞,玉色無瑕,光采照人。須臾化爲石雞,色光不減。獵者獻於穆公。內史廖賀曰:「此所謂寶夫人也。得雌者霸,殆霸徵乎?君可建祠於陳倉,必獲其福。」 穆公大悅,命沐以蘭湯,覆以錦衾,盛以玉匱。即日鳩工伐木,建祠於山上,名其祠曰:寶夫人祠。改陳倉山爲寶雞山。有司春秋二祭。每祭之晨,山上聞雞鳴,其聲徹三里之外。間一年或二年,望見赤光長十餘丈,雷聲殷殷然,此乃葉君來會之期。(葉君者,即雄雉之神,所謂別居南陽者也。)至四百餘年後,漢光武生於南陽,起兵誅王莽,即漢祚,爲後漢皇帝,乃是得雄者王之驗。

 

 

다음 날, 목공이 조회를 보는데 신하들이 모두 경하를 올렸다.  목공이 마침내 명을 내려 수레에 올라 태백산으로 사냥을 나갔다. 서쪽으로 줄을 이어 마침내 진창에 이르렀는데 사냥꾼이 친 그물에 한 마리의 꿩이 걸렸다. 옥색으로 흠이 하나도 없고 광채가 사람에게까지 비쳤다.  순식간에 돌로 변했는데 색과 광채가 변함이 없었다.

사냥꾼이 목공에게 바치자 목공 곁에 있던 내사 료가 경하하며 말했다.

"이것이 이른바 보부인(寶夫人)입니다. 암꿩을 얻는 자는 패자가 된다고 하였는데 이미 패자(覇者)의 징조가 나타난 것 아닙니까? 주군께서 진창에 사당을 세우신다면 반드시 복을 받게 되실 것입니다."

목공이 크게 기뻐하고 명을 내려 돌로 변한 꿩을 난초를 넣어 끓인 물에 목욕을 시킨 후 비단 이불로 감싸 옥으로 만든 상자에 넣어 보관하게 하였다.  즉일로 장인(丈人)들을 모으고 나무를 베어 산 위에 사당을 세운 후 그 사당의 이름을 보부인사(寶夫人祠)라 지었다.  또 진창산의 이름을 보계산(寶雞山)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관리를 두어 해마다 봄과 가을에 두번 제사를 지냈다.  제사를 지내는 날 새벽에는 산 위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3리 밖까지 들렸다. 일년이나 이년 사이에 10여장이나 높이 치솟는 붉은 빛이 보이고 뇌성이 은은히 들렸는데 이것은 바로 섭군이 와서 보부인을 만나는 때라고 하였다. 

(섭군은 바로 숫꿩의 신이니 이른바 남양에서 따로 살고 있는 자이다)

400여년이 지난 후 한(漢)나라 광무제(光武帝)가 남양에서 태어나 군사를 일으켜 왕망(王莽)을 주살하고 한나라를 부흥시켜 후한의 황제가 되었는데 이것은 숫꿩을 얻는 자가 왕이 된다는 것을 증험하였다고 할 것이다. 

 

 

 

畢竟秦穆公如何定晉亂,再看下回分解。

 

 

필경 진목공은 어떻게 진나라의 난을 평정했는지 알려면 다음회를 보라.